C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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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뱅크 시중은행 전환 성공 자평한 황병우 "최적의 은행장 뽑고 지주 회장 전념하겠다"
-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 겸 iM뱅크 은행장 < iM뱅크 >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 겸 iM뱅크 행장이 iM뱅크 행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9월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기인 올해 말까지 은행장 임기를 마치고 앞으로 그룹 회장 역할에 집중하겠다. 앞으로 3개월에 걸쳐 새로운 은행장 선임을 위해 그룹의 '자회사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으로 자리를 잡고자 지금까지 그룹 회장과 iM뱅크 행장을 겸임해 왔다"며 "다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전임자들 선례에 따라 행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iM금융 관계자는 "'자회사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의 객관적 평가 기준과 공정한 절차를 바탕으로 충분한 자질과 역량을 갖춘 최적의 후보자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2023년 1월 2년 임기의 행장에 오른 후 2024년 말 1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더 이상 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황 회장의 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황 회장은 2023년 iM뱅크(옛 대구은행) 행장에 이어 2024년 iM금융지주(옛 DGB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후 지역은행이던 회사를 전국은행으로 변모시킨 인물이다. iM금융지주는 2025년 3월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상호 변경을 위한 정관 개정을 결의하고 사명 변경을 공식화했다. 이는 2024년 5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iM뱅크로 사명을 바꾼 것과 결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 비수도권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것은 iM뱅크가 처음이었다. 회사는 시중은행 전환에 따라 영업지역을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황 회장은 iM금융지주를 시중금융지주로 자리잡게 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도에 영업망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황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와 ESG경영 확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황 회장은 2023년 이후 6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시행해 왔다. 2024년 말 밸류업 공시에서는 2027년까지 15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2024년과 올해 각각 자사주 1만 주씩을 사들였다. 또한 황 회장은 줄곧 ESG경영 확대를 강조해 왔다. 행장 취임 전에는 iM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장을 지냈다. 그는 2025년 1월 한국재무관리학회가 수여하는 'ESG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했고, iM금융그룹의 ESG경영 사례가 올해 9월 영국의 국제학술저널 '아시아 퍼시픽 비즈니스 리뷰(Asia Pacific Business Review)'에 소개되기도 했다. 황병우 회장은 1967년생으로,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대구은행에 입사해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했고, DGB경영컨설팅센터장과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본리동지점장을 거쳤다. 2018년 DGB금융지주로 옮겨 비서실장과 경영지원실장, 그룹 미래기획총괄, 그룹 지속가능경영총괄 겸 ESG전략경영연구소장을 역임했다. 2023년 대구은행 행장, 2024년 DGB금융지주 회장에 각각 선임됐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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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반도체 '1등 아니면 죽는다' 창업주 정신 절실, 곽동신 SK하이닉스 외 고객 다변화 온힘
-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아버지 곽노권 한미반도체 창업회장의 '기술 1등 생존철학'을 계승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고객사 다변화를 위해 힘을 더욱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반도체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독점 공급하던 유통구조를 유지하지 못함에 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 반도체 장비 TC본더의 중요성과 기술 혁신을 통한 고객 다변화 노력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한화세미텍과 손잡고 HBM 제조용 TC본더를 도입했고 한미반도체는 거래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미반도체는 2017년부터 HBM 양산에 쓰이는 TC본더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했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사이 HBM 개발 초기부터 한미반도체와 긴밀히 협업해 성능을 맞춰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싱글벤더(단일 하청) 구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공시를 살펴봐도 SK하이닉스에만 공급을 강제하는 별도 독점 조항은 확인되지 않는다. TC본더는 인공지능에 활용되는 HBM을 제작하기 위해 여러 개의 D램을 쌓는 과정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D램 칩들 사이를 견고하게 접합해주는 장비다. HBM제조에서 TC본더가 중요한 이유는 HBM을 제작할 때 1천 개가 넘는 미세한 접촉 포인트를 정확하게 맞춰야 하고 열과 압력을 균일하게 제어하지 못하면 반도체의 불량이나 성능저하로 이어져서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협력관계는 2024년 말까지 깊이 있게 진행돼 2024년 기준 한미반도체 매출의 74%는 SK하이닉스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 초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과 손잡고 HBM용 TC본더를 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 한화세미텍은 2020년부터 TC본더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2024년 SK하이닉스와 품질검증(퀄테스트)를 진행해 올해 3월 210억 원 규모 첫 장비납품 계약을 맺었다. 반도체업계 안팎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싱글벤더(단일 하청)에서 듀얼벤더(복수 하청)로 전환한 배경을 놓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노림수가 있었다고 바라본다. TC본더 납품을 받을 때 가격 협상력을 키우고, 벤더 사이 기술경쟁을 유도해 성능과 수율개선을 노린다는 것이다. 곽 회장은 독점적 지위 상실에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SK하이닉스에 TC본더 가격을 28% 인상하는 방안을 통보하고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파견된 CS(고객서비스) 엔지니어 전원을 철수시키는 등 초강수를 두었다. 또한 한화세미텍과는 기술유출 및 특허침해 소송을 지난해 12월 제기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곽 회장은 이처럼 한미반도체의 입지를 지키려는 작업들을 진행하면서 고객 다변화를 동시에 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마이크론)을 고객사로 새로이 확보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마이크론은 그동안 일본 신카와의 TC본더를 주로 써왔는데 한미반도체와 새롭게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 곽 회장은 삼성전자와도 지속적으로 만나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HBM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안을 모색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 실무진이 몇 차례 논의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 곽동신, 한미반도체 위기 아버지 곽노권의 '기술 1등 생존철학'으로 극복할까 '기업을 하면서 1등이 아니면 죽는다' 곽동신 회장의 아버지 곽노권 한미반도체 창업회장의 유명한 경영어록이다. 곽노권 창업회장은 2006년 한 매체(MBN)과 인터뷰에서 '한미반도체 구성원들은 세계에서 1등이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항상 고객이 신뢰하고 만족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기술우선 경영철학을 갖게 된 이유는 창업초기부터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곽노권 창업회장은 모토로라 코리아의 반도체 장비 제조부문에서 14년간 근무하면서 반도체 장비기술을 체득한 뒤 1980년 한미금형(현재 한미반도체)를 창업했다. 곽 창업회장은 당시 작은 금형제품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기술자립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반도체 초정밀 금형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회사 소파에서 매일 잠을 자면서 연구개발에 매진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곽노권 창업회장의 기술 우선 경영철학은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을 보였다. 2000년대 초 반도체 경기 불황이 닥쳤을 때도 곽노권 창업회장은 인력감축과 투자축소 대신 정 반대의 길을 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장을 새로 짓고, 기계를 사들이고, 유휴인력은 기술교육을 시키면서 고용을 유지했다. 불황이었기에 첨단 가공장비도 저렴하게 들여오고 공장증축도 오히려 쉬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반도체 경기가 살아났던 2009년 하반기부터 이런 곽노권 창업회장의 투자가 고스란히 결실로 돌아왔다. 이 같은 곽노권 창업회장의 성공스토리는 한미반도체가 최근 겪고 있는 위기상황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곽동신 회장으로서는 기술력 혁신을 통해 고객사 확보에 힘을 써 입지를 회복하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어서다. 시장전망업체들에 따르면 한미반도체가 우위를 보이는 HBM용 TC본더 시장은 앞으로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기술적 차별화를 달성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P모간에 따르면 HBM용 TC본더 시장규모는 2024년 4억6100만 달러에서 2027년에는 1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동신 회장은 현재 TC본더 장비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데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장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7월 차세대 HBM용 장비인 플럭스리스 본더를 공개했다. 기존에는 D램을 쌓아올리면서 붙일 때 플럭스(D램을 잇는 마이크로 범프에 부착돼 정렬과 산화막 제거역할을 하는 소재)라는 물질이 쓰였는데 수율(완성품에서 양품 비율)저하에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정 이후에도 잔여물이 남았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는 플럭스를 제외하는 새로운 공법에 적합한 장비를 만들어 최근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가 기술혁신에 속도를 더해가야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HBM 제조사 입장에서는 장비사를 다변화하며 공급의 안정성을 가져가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한미반도체도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술력 혁신을 통한 성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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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반도체 오너 곽동신 아들 곽호성이 명품 판매업체 곽신홀딩스서 경영수업 받는 이유
-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자사 'TC본더' 제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아들 곽호성씨를 명품 판매업체 곽신홀딩스에서 경영수업을 시키고 있다. 곽신홀딩스는 2018년까지 BMW의 한국 공식딜러였고 현재는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제이콥앤코'의 국내 공식 판매를 맡고 있는 업체다. 제이콥앤코는 가격이 5억 원이 넘는 럭셔리 시계 브랜드로, 곽신홀딩스가 국내 공식 리테일러로 선정되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곽 회장은 아들 곽호성씨를 지난해 곽신홀딩스의 사내이사로 앉힌데 이어 올해에는 곽신홀딩스 보유 지분을 60%까지 늘렸다. 2019년까지 곽신홀딩스의 주주 구성을 보면 한미반도체 49%, 한미네트웍스 34.46%, 곽동신 회장 16.54%였다. 곽신홀딩스는 2023년 한미네트웍스를 흡수합병하고 회사이름을 한미컴퍼니에서 곽동신 회장의 이름을 차용한 곽신홀딩스로 바꿨다. 곽 회장은 올해까지 한미네트웍스와 한미반도체가 보유했던 곽신홀딩스 지분을 잇달아 인수한 것인데 이는 곽신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함으로써 아들 곽호성씨를 사내이사로 올리려는 준비작업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업계에서는 곽 회장이 곽호성씨를 곽신홀딩스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하는 것을 두고 경영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면서 승계작업을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바라본다. 재계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를 꼽을 수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홀딩스컴퍼니→현대엘리베이터→현대무벡스 등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데 정지이 전무는 시스템통합(SI)업체로 현대그룹의 중심 사업군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는 기업인 현대유엔아이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한 바 있다. 현대유엔아이는 2018년 현대엘리베이터 물류자동화사업부문과 합병해 현대무벡스로 통합됐다. 이처럼 작거나 그룹 중심에서 벗어난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하면 부담없는 학습 경영학습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획과 재무회계, 원재료 구매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반면 곽호성씨가 그룹의 주력회사인 한미반도체에서 경영을 배울 경우 주된 사업흐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도한 관심과 성과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더구나 한미반도체는 현재 주력 고객사인 SK하이닉스에서 듀얼벤더(복수하청) 구조로 변모하면서 독점적 지위에 도전을 받고 있는 급박한 상황을 만나고 있어 곽호성씨가 경영수업을 받기에는 주목도가 너무 높다. 곽동신 회장은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곽호성씨를 먼저 곽신홀딩스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광호성씨는 2002년 생으로 알려져 있는데 2025년 기준으로 만 23세로 비교적 젊은 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곽신홀딩스에서 이른 경영수업을 받는 것은 한미반도체 오너일가의 교육전통에 따른 것으로 읽힌다. 곽동신 회장도 24세의 나이에 한미반도체에 입사해 일찌감치 경영수업을 받았다. 곽동신 회장은 2007년 33세에 아버지 곽노권 창업회장과 공동대표이사를 맡은 때부터 지분을 크게 늘리면서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2007년 9월 곽노권 창업회장으로부터 한미반도체 주식 240만 주를 받아 지분율이 2.59%에서 12.6%까지 높아졌고, 2008년 4월에는 378만 주를 증여받아 지분율 27%를 넘기며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재계에서는 한미반도체가 2000년대 중후반 수입차 딜러 사업에 나서면서 사업다각화에 나섰던 것도 당시 곽동신 회장의 경영승계 시기와 맞물려 있어 곽동신 회장이 주도했던 신사업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딜러 사업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지만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곽동신 회장 같은 중견기업 2세 경영인들이 주로 뛰어드는 사업분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곽호성씨가 현재 사내이사로 있는 곽신홀딩스가 과거 이 수입차 딜러 사업을 했던 것에 비춰볼 때 곽동신 회장은 아들이 자신과 비슷한 궤적을 걷게 하고 싶었던 것으로 읽힌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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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반도체 3인 이사회는 오너 곽동신 중심, 결단력 의사결정과 독단적 의사결정 사이
-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한미반도체의 지배구조를 개선할까. <그래픽 씨저널> 한미반도체가 오너 중심의 이사회를 두고 있다. 이런 구조는 결단력 있는 의사결정을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독단으로 흘러 경영을 그르칠 수 있다는 비판적 시선이 나온다. 특히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최근 SK하이닉스와 거래관계에서 이례적으로 감정적 대응과 엔지니어 일방 철수 같은 극단적 조치를 취한 것을 두고 독단적 의사결정의 위험성이 현실화 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 한미반도체의 강력한 오너중심 지배구조와 이사회 구성 한미반도체는 곽동신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2025년 9월12일 기준 전체 지분의 55.66%를 보유하는 강력한 오너 중심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곽동신 회장이 최대주주로 34.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가족들이 각각 4% 안팎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가족 경영체제가 단단히 구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족 중심의 주주 구성에 더해 이사회도 단출해 곽동신 회장의 영향력이 한미반도체 전반에 강하게 미칠 수 있게 돼 있다. 한미반도체 이사회는 전체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사외이사는 1명뿐이다. 구체적으로 사내이사는 2명으로 곽동신 회장과 한미반도체 이사회 의장인 김민현 사장이 맡고 있고, 사외이사는 반도체 연구원으로 오랜 경력을 갖추고 SK하이닉스에서도 일했던 이가근씨가 활동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로 꼽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28년 이상 한미반도체에 재직한 인물인 김민현 사장이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회사 입장을 대변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한미반도체는 이사회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김 사장을 의장으로 선출했겠지만 곽동신 회장과 오랫동안 맺어온 관계에 비춰보면 독립적으로 활동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 해외영업부도 거친 인물로 2015년 곽노권 창업회장이 등기이사 자리에서 사임한 때부터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지속해서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다. 더구나 한미반도체는 감사위원회 등 별도 조직이 없어 오너인 곽동신 회장을 견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성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신영태 전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겸임교수가 감사로서 홀로 감사업무를 하고 있다. 신 감사는 금융감독원에서 비은행검사국 국장검사역을 맡았고 KB자산운용에서 상근감사위원으로서 활약했지만 감사위원회 등 별도 조직이 없는 것은 견제기능에 한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 한미반도체의 낮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과 부족한 개선 의지 한미반도체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20%에 불과하여 매우 미비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코스피 상장사 평균 54.6%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한미반도체는 15개 항목 가운데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여부 등 3가지 항목 외에는 모두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지배구조 개선 의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미반도체는 2024년 5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향후 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이사 선임을 위한 별도의 기구 설치에 관해 검토할 것'이라며 '내부절차나 지침을 마련하고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실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물론 사외이사 교육 등과 관련된 사항은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의 기업에만 의무화 돼 있고, 한미반도체는 자산총계가 2025년 2분기 말 기준 약 7400억 원 수준인 만큼 강제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오너 중심의 이사회 구조는 자칫 독선적 의사결정을 초래할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올해 초에 있었던 SK하이닉스의 공급망 갈등으로 한미반도체가 CS(고객서비스) 엔지니어를 철수시킨 것이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공급망 다변화 전략으로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TC본더를 한미반도체에서만 받는 일원화 체제에서 한화세미텍으로 다각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한미반도체 경영진은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파견됐던 CS 엔지니어 인력을 전원 철수했고, TC본더 가격도 인상했다. 이 결정을 두고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김승현 법무법인 선인 변호사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경영판단은 냉철하고 전략적 판단아래 이뤄져야 하는데 한미반도체 경영진이 SK하이닉스와 TC본더 공급과정에서 일으킨 감정적 대응은 주주의 이익을 해칠 상당한 우려가 있다'며 '기업은 오너만의 회사가 아니며 전체 주주에 충실해야 하는 만큼 보다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비합리적 결정을 막을 견제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미반도체는 자산총액 2조 원 미만의 기업으로 감사위원회, 이사회 단일성 도입 등의 의무가 있지 않다'며 '앞으로 상법과 자본시장법 등 법령의 변화를 고려해 건전한 지배구조를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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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미국 전략 흔들림 없다는 호세 무뇨스, SUV 전기차 하이브리드 3개 축 계속
-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그룹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언급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미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 미국 이민당국의 조지아 공장 단속 이후 나온 현대차그룹 고위층의 첫 공식 입장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 내 투자를 축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국 시장은 현대차에게 그만큼 중요하다. 판매량과 수익성이 전체 실적을 견인할 정도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기아 수출의 45%를 차지하며, 글로벌 판매량의 23%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SUV)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의 판매가 집중된 시장이다. 2분기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현대차 SUV는 26만2천대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호세 무뇨스 사장이 수출 완성차에 미국 관세 15%가 붙게 되자 현지 설비 증축으로 생산량을 확보하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트'를 준공한 데 이어, 인근에 배터리 합작법인 건설에 나섰다. 6조 원 규모의 투자로 연간 전기차 30만 대 분량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계획이다. 완공 목표는 2026년이었으나 이번 이민당국 단속 여파로 건설은 최소 2개월에서 3개월 정도 지연될 것으로 추정된다. 인력 공백도 과제다. 건설현장 인력 다수가 해외에서 고용된 인원으로 상당수가 귀국을 희망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 온 무뇨스 사장이 이번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무뇨스 사장은 1965년 스페인 출생으로 푸조-시트로엥 판매원으로 경력을 시작해 토요타와 닛산 등 아시아계 기업에서 요직을 거쳤다. 닛산 유럽·북미·중국 법인장을 지내며 원가 절감과 마케팅 전략으로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해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미주권역 총괄을 겸임하며 수익성 개선과 미국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시장에서 SUV와 하이브리드 중심 라인업 조정과 판매장려금 축소 등의 경영전략을 내세웠다. 지난해 판매량은 무뇨스 사장 취임 전인 2018년보다 40% 증가한 91만1805대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법인 순이익도 1조5459억 원으로 568%가량 증가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현대차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번 위기에서도 '미국 전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두고 "계획에는 변동이 생겼지만 앞으로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이제 짓고 있는 공장이기 때문에 기존 생산물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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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외부세력 완전히 떼내려는 현정은, 사모펀드 H&Q에 3100억 상환 온힘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2025년 8월8일 서울 연지동 사옥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현대그룹 신입매니저 수료식에서 신입사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023년 쉰들러(Schindler Holding AG) 등의 경영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투자자를 영입했다. 당시 현 회장은 쉰들러의 주주대표소송에 최종 패소해 회사에 1700억 원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해야 했다. 이자까지 포함하면 지급액은 약 2900억 원에 이르렀다. 이 돈은 대부분 주식담보대출과 보유 주식 매각대금으로 마련했다. 또한 당시는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의 계열사인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주주행동을 펼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었다. 당시 KCGI자산운용은 "일련의 소송 당사자가 회사의 상근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심각한 이해관계 충돌의 우려가 있다"면서 현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직 사퇴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현 회장은 쉰들러 소송 패소에 따른 주식담보대출을 저리의 다른 대출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국내 사모펀드인 H&Q코리아와 접촉했고, 이후 H&Q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게 됐다. H&Q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배회사인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3100억 원어치를 인수했다. RCPS와 CB가 2300억 원, EB가 800억 원어치이다. EB는 현대엘리베이터 보통주 약 190만 주(4.9%)를 교환 대상으로 발행됐다. 당시 H&Q 쪽은 오너인 현 회장과의 직접적인 거래라는 점에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고 최소 8.5%가 보장된 수익률도 만족스럽다고 판단해 투자에 참여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만약 현 회장이 투자금을 갚지 못한다면 현대홀딩스컴퍼니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H&Q가 인수한 RCPS와 CB에는 일정 시점 후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되살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이 부여돼 있다. RCPS 콜옵션 행사기간은 1차와 2차로 나뉘는데, 1차는 2025년 1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2차는 2026년 4월부터 2026년 10월까지다. 1차 금리가 8.5%, 2차 금리가 11%이므로 1차에 상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CB에 대한 콜옵션도 2026년 11월부터 행사 가능한데, 금리는 11%다. 만약 현대홀딩스컴퍼니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H&Q는 투자금 상환 또는 보통주 전환 요구를 할 수 있다. H&Q가 투자금 회수를 원한다면 현대홀딩스컴퍼니는 연복리 12%가 적용된 금액을 갚아야 한다. 주식 전환을 요구할 경우 H&Q는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 49.9%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 때 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50.1%가 된다. 업계에서는 현대홀딩스컴퍼니가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행사하지 않을 경우 경영권에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현 회장이 오랜 기간 쉰들러와 행동주의 펀드 등 외부세력에 시달렸던 만큼, H&Q가 경영권에 변수가 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별탈없이 H&Q에 상환을 완료한다면 현대그룹과 현대엘리베이터는 사모펀드의 영향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고, 현 회장은 외부 간섭을 최소화한 채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추진할 수 있다. 즉 현대그룹은 외부 세력을 떨쳐내고 현 회장 체제를 안정화하면서 현 회장의 맏딸인 정지이 전무로의 승계를 본격 준비할 수 있는 시점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자금이다. 현대그룹은 우선 1차 콜옵션 행사 기간 내에 RCPS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데, 1차 상환 금액은 약 12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조기상환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 현정은은 H&Q 상환자금 어떻게 마련하나 현대그룹은 H&Q에 상환할 자금 마련 방안에 대해 고심해 왔다. 현재 배당 확대와 자산 매각 등 크게 두 가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현대그룹은 2023년부터 현대엘리베이터의 배당을 크게 확대했다. 2022년 500원이던 배당을 2023년 4천 원으로, 2024년에는 중간배당(1500원)을 포함해 5500원으로 올렸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은 2022년 25.39%에서 2023년 45.28%에서 2024년 108.40%로, 시가배당률은 2022년 1.77%에서 2023년 9.02%, 2024년 10.50%로 높아졌다. 총 배당액도 2022년 204억 원에서 2023년 2008억 원으로 증가했다. 배당 확대의 최대 수혜자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19.26%)인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된다. 또한 현대그룹은 그룹의 연지동 사옥 매각도 추진 중이다. 2025년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볼트자산운용·하나증권 컨소시엄을 확정해, 현재 세부 실사 등이 진행 중이다. 매각대금은 약 4500억 원으로 알려졌는데, 정식 계약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매각은 현대그룹이 연지동 사옥의 마스터리스(전면 임차)를 유지하고 매각대금 일부(약 100억 원)를 보통주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해당 자산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확보하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옥 매각이 당장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라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엘리베이터 배당 확대와 사옥 매각을 통해 마련된 자금은 H&Q에서 빌린 자금을 상환하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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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노렸던 쉰들러 지분 5% 미만으로, 현정은 지루한 싸움 어떻게 이겼나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22년 7월13일 충주 스마트 캠퍼스에서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충주캠퍼스 이전 기념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한때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였던 스위스 엘리베이터 업체 쉰들러(Schindler Holding AG)가 지분율을 점점 줄이고 있다. 쉰들러는 2025년 8월28일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4.2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는 쉰들러가 이른바 '5% 룰'을 적용받지 않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5% 룰'은 '상장회사의 주식 등 대량보유상황보고 의무'를 뜻한다. 5% 이상 보유 주주는 지분율이 1% 이상 변동될 경우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주주가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이 5% 미만이 됐다는 것은 주요 주주로서의 지위를 잃게 되고 경영권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쉰들러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2012년 35%로 정점을 찍었다가 이후로 점차 하락했지만, 2022년 말까지만 해도 15.50%의 만만치 않은 지분율로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던 쉰들러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지분을 팔기 시작하며 엑시트 행보를 보였다. 2023년 말에는 11.51%, 2024년 말에는 9.94%까지 지분율이 떨어졌고, 2025년 들어 지분 매각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쉰들러는 2014년 현정은 회장에게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2023년 최종 승리하자 법적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느낀 동시에, 더 이상 경영권 분쟁을 지속할 명분이 약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마침 2023년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자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면서 점차 발을 빼기로 결정한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2022년 말 2만8300원(종가 기준)에서 2025년 6월17일 9만1200원까지 올랐다. 쉰들러의 엑시트 행보는 현대엘리베이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되면서 업계에서는 현 회장의 경영권 안정화를 전망하고 있고, 증권가에서도 현대엘리베이터 주가 안정을 기대하고 있다. ◆ 쉰들러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보유 역사 쉰들러는 2003년 현대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놓고 KCC와 맞붙었을 때 백기사로 등장했다. 현정은 회장은 시숙부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자 쉰들러에 도움을 요청했다. KCC는 2004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40%대까지 매집하고 현대그룹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분 매집 과정에서 '5% 룰'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의결권 제한조치를 받는 바람에 주주총회에서 현 회장 쪽에 패했다. 이후 쉰들러는 2006년 KCC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전량인 25.54%를 인수했다. 이는 당시 국내 시장점유율 1위였던 현대엘리베이터를 인수해 한국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중도 있었다. 이어 2010년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하자 현대건설 인수를 돕는 대신 현대엘리베이터 승강기사업부를 넘겨달라고 현 회장 쪽에 제안했다. 현 회장이 이를 거절하면서 두 회사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노리고 지분율을 35%(2012년)까지 높이기도 했다. 이후 현대상선의 자금난이 불거지면서 양쪽의 갈등이 심화됐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계약한 파생상품에서 큰 손실을 입은 일이 문제가 됐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5개 금융사와 20여 건의 파생상품을 계약했다.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 매입 대가로 매입자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고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하면 그 차액을 보장해 주는 내용이다. 하지만 현대상선 주가가 급락하면서 약속한 수익을 물어주느라 현대엘리베이터는 수천억 원의 손실을 입어야 했다. 그러자 쉰들러는 현 회장이 개인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2014년 7천억 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23년 대법원에서 쉰들러가 최종 승소함에 따라 현 회장은 배상금 1700억 원(이자까지 약 2900억 원)을 회사에 배상해야 했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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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맏딸 정지이 왜 현대엘리베이터에서 후계 수업 받지 않을까, 내우외환의 보호책?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맏딸인 정지이 전무는 핵심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아닌, 현대무벡스에서 일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과 사이에 1남2녀를 뒀다.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1977년생), 정영이 현대무벡스 상무(1984년생), 정영선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1985년생)가 그들이다. 이 중 맏딸인 정지이 전무가 유력한 승계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범현대가가 전통적으로 아들 승계 원칙을 지키고 있지만 현 회장의 아들인 정영선 이사는 현대투자파트너스에서 근무 중인 것 외에는 두드러진 경력이 없다. 반면 정지이 전무는 그룹 계열사에서 착실히 경력을 쌓아 왔다. 정 전무는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와 연세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광고회사를 거쳐 2004년 현대상선(현 HMM)에 입사했다. 현대상선에서 기획지원본부 부본부장(전무), 사장실장(전무), 글로벌경영실장(전무)을 지냈다. 그러면서 그룹의 IT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 전무도 겸임했다. 그런데 정 전무는 현재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에서는 일한 적이 없다. 현대그룹은 그룹 최상단의 지배회사인 현대홀딩스컴퍼니에서 현대엘리베이터로, 현대엘리베이터에서 현대무벡스 등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정 전무는 2016년 현대상선이 그룹에서 분리된 후 현대유엔아이에서 일했고, 2018년 현대유엔아이와 현대엘리베이터 물류자동화 사업부문이 합병돼 현대무벡스가 설립된 이후에도 계속 이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따라 정 전무가 현대엘리베이터에 적을 두지 않는 이유와 향후 현대엘리베이터로 옮길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서 유력 승계 후보자들은 지분 승계와 지배력 확장을 목적으로 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정지이 전무가 소속 회사를 옮길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정지이가 현대엘리베이터 가지 않는 이유 현대무벡스는 물류자동화 사업, 승강장 플랫폼스크린도어(PSD) 시스템 사업, IT 서비스 등 크게 세 가지 사업부문을 갖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분 55.9%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정지이 전무도 4.0%를 갖고 있다. 정 전무가 현대엘리베이터가 아닌 현대무벡스에서 계속 일하는 것을 두고 현 회장이 정 전무에게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스마트물류, IT 솔루션 등 신사업을 맡긴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정 전무가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정 전무를 현대엘리베이터의 내우외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현 회장의 선택일 수도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랜 기간 스위스 엘리베이터 업체인 쉰들러와 경영권 분쟁을 겪어 왔고, 2023년에는 KCGI자산운용 등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요컨대 정 전무는 현대무벡스에서 신사업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책임을 부여받은 동시에, 외부 간섭을 최소화한 채 안정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환경을 보장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후 현대엘리베이터의 상황이 안정되면 정 전무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가 지분을 팔며 엑시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격도 멈춘 상태다. 다만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19.26%)인 현대홀딩스컴퍼니의 경우 사모펀드인 H&Q코리아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며 발행한 메자닌이 남아 있다. 그러나 그룹 내부에서는 조기 상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지이 전무는 현정은 회장의 지분을 승계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재 정 전무는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 7.89%를 갖고 있는데, 현대홀딩스컴퍼니 최대주주인 현 회장의 지분율은 61.63%다. 이어 H&Q 29.66%, 정영선 이사 0.58%, 정영이 상무 0.24% 순이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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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주가 도대체 왜 못 오르나, 이해진 최수연 '돈 버는 로드맵' 내놓아야 하는 이유
- 네이버 주식의 주가수익비율은 18.73으로 IT업계 경쟁자인 카카오의 주식보다 시장에서 훨씬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18.73과 124.53. 2025년 9월10일 종가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의 PER(주가수익비율) 배수다. PER은 주가의 저평가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지만, 한편으로는 시장이 그 회사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미래가 밝은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는 높은 PER을 부여받고, 현재는 돈을 잘 벌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기업은 낮은 PER에 머물면서 '만년 유망주'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 수치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로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급증한 이후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고, 2024년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카카오의 PER은 478.75로 네이버의 무려 25배다. 네이버가 국내 IT 공룡 경쟁사와 비교해 얼마나 '평가절하' 당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실제로 네이버의 주식 종목토론방에서는 네이버 주가를 카카오 주가와 비교하면서 네이버 주가는 왜 오르지 않는 것인지 의아해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그렇다면 왜 시장은 네이버에 이렇게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재계에서는 네이버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AI', 이 AI로 돈을 어떻게, 얼마나 벌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반복되는 저평가와 시장의 냉정한 평가 네이버 주가는 2021년 7월 고점(46만5천 원)을 찍은 뒤 4년 동안 끈질기게 하락했다. 그 흐름이 바뀐 건 올해 6월이었다. 새로 등장한 이재명 정부의 소버린AI 정책, 그리고 이재명 정부 대통령비서실의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센터장이 선임되면서 네이버 주가가 급등했다. 한동안 10만 원대에 갇혔던 주가는 단숨에 29만 원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반등은 짧았다. 이후 주가는 다시 밀리기 시작했고, 주가는 반등과 하락을 되풀이하는 '박스권'에 들어섰다. 2025년 9월 기준 네이버 주가는 20만 원 초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네이버를 바라보는 글로벌 증권사들의 시각도 냉정해졌다. 골드만삭스는 2024년 10월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있다"라고 분석했는데 2025년 6월26일 네이버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조정했다. 홍콩 증권사 CLSA는 2025년 8월6일 네이버의 목표주가(30만3천 원->20만 원)와 투자의견(중립->시장수익률 하회)을 동시에 하향했다. 재미있는 점은 네이버의 실적 지표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CSLA의 목표주가 및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가 나온 이틀 뒤인 8월8일 2025년 2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네이버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실적발표 당일인 8월8일 네이버 주가는 오히려 전날 종가보다 2.55% 하락한 22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이후로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진 못했다. 9월10일 종가 기준 네이버 주가는 23만3500원이다. ◆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 없는 네이버의 비전 네이버는 검색과 커머스라는 안정적 현금창출 기반을 발판으로 AI, LLM(대규모 언어모델), 클라우드 등 미래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로 대표되는 자체 AI 기술력을 키워나가고 있으며 이 기술력과 K-웹툰이라는 막강한 콘텐츠, 라인이라는 메신저의 파급력을 통해 일본과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도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전략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로드맵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AI는 검색, 커머스, 콘텐츠 등 전 부문의 실적 성장에 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지만 이것이 네이버 AI기술력의 효과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보이지 않고, 네이버의 콘텐츠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북미와 일본에서 계속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만이 안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현재 AI기술의 BM(수익모델)은 대체로 구독형 모델, 엔터프라이즈(B2B) 사업에 집중돼있다.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AI사업 역시 이런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현재 하이퍼클로바X를 일반 대중에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B2B AI사업 매출이 포함되어있는 네이버 엔터프라이즈부문의 매출은 2025년 2분기 기준 1541억 원으로, 네이버 전체 매출의 5.29%에 불과하다. 2025년 2분기 실적과 9월10일 종가 기준, 네이버의 포워드12PER은 19.13배로 현재 PER 18.73배보다 오히려 높다. 증권가에서 네이버의 이익 성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네이버의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해진 창업주나 최수연 대표가 직접 나서 네이버의 기술력과 비전을 어떻게 수익모델로 바꿔낼 수 있을지 제대로 된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 중요해지는 이해진 최수연 역할, 비전을 수익모델로 번역할 수 있는 리더십 주가는 기업이 앞으로 얼마나 벌 수 있는지를 반영한다. 그리고 현재 네이버를 둘러싼 핵심 질문은 단 하나, '그래서 이걸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다. 이해진 창업주와 최수연 대표가 제시하고 있는 네이버의 확장성은 AI, 헬스케어, 핀테크, 커머스 등 매우 풍부하다. 하지만 수익화 전략과 사업모델은 여전히 추상적이다. AI를 언제, 어떤 단계로, 어느 정도 규모로 만들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검색과 커머스, 콘텐츠 등 기존 사업을 어떻게 결합해 재무 성과로 연결할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올해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쇼핑 전문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겠다"라며 "현재 AI 구매 가이드에서 더 발전된 형태로 오프라인 매장의 전문 세일즈 어드바이저와 같이 고객 개개인의 쇼핑을 밀착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이 기술을 통해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이 어느 정도로 뻗어나갈 수 있는지는 제시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방향성과 구체적 로드맵이 동시에 제시될 때 시장은 그것을 그 기업의 미래 수익으로 인식한다"라며 "포워드12PER은 그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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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구 '덕력'으로 세운 글로벌 공룡 웹툰엔터테인먼트, 네이버 글로벌 전략의 핵심 되다
-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사장은 네이버의 웹툰 사업 전체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김 대표를 창업자(Founder)라고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픽 씨저널> 창업자(Founder). 네이버의 글로벌 웹툰 사업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당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신고서에 적혀있던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사장의 직책이다. 창업자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김준구 대표는 네이버의 웹툰사업 전체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네이버의 웹툰사업 전체가 김준구 대표의 '덕력' 위에 세워져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2004년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해 '네이버웹툰&소설'이라는 사내독립기업(CIC)의 대표로 일하다 2017년 네이버가 웹툰사업부를 분할해 네이버웹툰을 세울 때 네이버웹툰 대표를 맡았다. 이후 네이버가 2020년 네이버웹툰의 미국 지사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할 때 창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025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김 대표를 창업자 겸 CEO (Founder and CEO)로 소개했다. ◆ 자타공인 만화광, '덕력'을 조직 언어로 바꿔내다 김 대표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바로 '만화광'이다. 네이버웹툰의 대표로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로 다음 만화의 원고를 누구보다 빨리 볼 수 있다는 점을 꼽은 적도 있다. 어릴 때부터 모은 만화책이 1만 권 수준에 이르며, 심지어 같은 만화책을 세 권씩(소장용, 독서용, 대여용) 들여놓는 방식으로 만화책을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작자인 이현세 작가 본인도 소유하지 못한 '아마게돈'의 단행본 마지막 권을 김 대표가 소장하고 있다는 것은 만화업계에서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이런 김 대표의 '덕력'은 네이버웹툰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웹툰 플랫폼으로 키워내는 원동력이 됐다. 웹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작가들을 키워내고, 유명 작가들을 플랫폼으로 포섭하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이런 측면에서 국내 웹툰업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유료 연재작가로 데뷔하기 위해 거쳐가는 플랫폼인 '도전 만화', '베스트 도전' 등의 시스템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프로 작가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아마추어작가들이 작품과 댓글 등을 관리하고 수익 창출을 꾀할 수 있는 시스템인 '웹툰 크리에이터스' 역시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자랑하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웹툰 산업의 초창기부터 작가들과 함께 일해온만큼 웹툰 작가들과 굉장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 박태준 작가의 '외모지상주의', 신의철 작가의 '내일은 웹툰', 정다정 작가의 '역전! 야매요리', 김선권 작가의 '수사9단', 가스파드 작가의 '선천적 얼간이들' 등 여러 유명 웹툰에 김 대표를 모티프로 한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수익구조 역시 작가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을 작가에게 배분하는 비율 자체도 웹툰 플랫폼 가운데 최상위권이며 '작품을 매개로 발생한 수익은 반드시 작가와 공유한다'라는 김 대표의 원칙에 따라 작품을 통한 광고 수익 등도 작가와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구 대표의 '덕력'이 네이버웹툰의 경영 철학으로 발전하고, 이 경영 철학이 네이버웹툰 성장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김 대표는 올해 6월 미국 LA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 500인'에 선정됐고 비영리단체 골드하우스가 발표한 '2025년 미국의 영향력 있는 아시아 100인(A100)'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덕력'을 통해 쌓아올린 금자탑이다. ◆ 김준구가 키워낸 웹툰 사업, 네이버 전체 글로벌 전략의 핵심 되다 네이버는 현재 커머스 사업과 검색엔진 사업에서 창출되는 막대한 양의 현금을 바탕으로 AI와 콘텐츠라는 두 가지 종류의 미래를 쌓아나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의 2025년 상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네이버는 서치플랫폼(검색)과 커머스 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64.8%가 발생했다. 반면 6월30일 기준 네이버가 연구하고 있는 항목(보고서에서 연구가 '진행중'으로 표시된 항목) 150개 가운데 105개 항목(약 70.5%)이 AI, 콘텐츠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의 연구개발비용은 올해 상반기 기준 1조386억 원에 이르며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8.2%다. 네이버 미래의 두 축인 AI와 콘텐츠 가운데 글로벌 무대에서 더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사업은 콘텐츠, 그 가운데서도 '웹툰'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2025년 상반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전체 유료 콘텐트 매출(paid content revenue)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9.5%밖에 되지 않는다. 유료 콘텐트 매출의 7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월간활성사용자(MAU)는 1억7천만 명 이상, 서비스 국가는 150개 나라에 이른다. 해외 매출의 대부분이 일본(전체 유료 콘텐츠 매출의 58.2%)에서 발생한다는 약점이 있긴 하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메이저리그인 미국에서도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디즈니와 글로벌 콘텐츠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8월13일 발표했다. 발표 직후 나스닥 시장에서 웹툰엔터테인먼트 주가는 하루 만에 81.2% 폭등했다. '아시아의 디즈니'를 내걸었던 회사가 그 롤모델과 협업하는 단계에 올라선 것이다. 김 대표는 2024년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 당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니어 시절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를 아시아의 디즈니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라며 "디즈니처럼 훌륭한 작품들을 글로벌로 배급할 수 있는 배급망, 지식재산(IP)을 갖춤과 동시에 디즈니처럼 100년 넘게 가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사업 성장 전략은 투트랙, 기술과 IP 웹툰엔터테인먼트 성장 전략의 핵심은 '기술'과 'IP 기반 사업 확장'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창작자를 위한 AI 창작 지원과 작품 추천 도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기술과 콘텐츠의 접목을 이뤄나가고 있다. 특히 상장을 통해 확보한 4386억 원의 자금 가운데 1808억 원을 AI를 포함한 미래 기술 개발에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AI와 웹툰이 결합된 서비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캐릭터챗' 서비스다. 캐릭터챗은 웹툰의 캐릭터를 학습한 AI와 채팅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로, 실제 캐릭터와 대화하는 것 같은 환상을 사용자들에게 선사해주는 서비스다. 캐릭터챗은 2024년 6월 출시됐는데, 웹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출시 1년만인 2025년 6월 기준 누적 접속자 수 350만 명, 메시지 1억 건을 넘겼다. 웹툰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전략의 또다른 핵심인 '원소스 멀티유즈'는 웹소설을 웹툰으로, 웹툰을 드라마·영화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마스크걸' 등 100개 이상의 웹툰 IP가 영상 콘텐츠로 제작됐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영상 플랫폼을 통해 이런 영상 콘텐츠들이 손쉽게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이 마련되면서 글로벌 유저들을 또다시 네이버 웹툰으로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익성의 덫 다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바로 수익성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3억5천만 달러(약 1조8823억 원), 영업손실 1억70만 달러(약 1400억 원)를 냈다. 2023년보다 매출은 5.1% 늘었지만 영업손실 역시 확대됐다. 2024년 1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흑자를 내면서 2024년에는 연간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었지만 2분기, 3분기, 4분기 모두 영업적자를 내면서 오히려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수익성 개선의 실마리는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에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3억4827만 달러(약 4857억 원), 영업손실 876만 달러(약 122억 원)을 냈다. 2024년 2분기보다 매출은 5.5% 늘었고 영업손실은 무려 89% 감소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각 시장 상황에 맞춘 서로 다른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북미와 유럽 등 유료 결제 문화가 자리잡지 않은 지역에서는 광고 기반 수익모델(AVOD)을 중심으로 수익화를 꾀하고 디즈니 등 글로벌 콘텐츠 업체들과 협력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면 한국, 일본 등 웹툰 문화가 이미 뿌리내린 지역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맞춤 웹툰 추천, 캐릭터챗 서비스 등을 통해 유료 독자 증가에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휘종 기자
Who 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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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운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 직선제 총장으로 캠퍼스 통합, 첨단융합교육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 주력 [2025년]
- 박정운은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총장이다. 1960년 3월20일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대학원 영어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UC버클리 대학원에서 언어학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충북 서원대학교 전임강사로 활동하다 1996년 모교인 한국외대 영어과 교수로 부임했다. 언어연구소장, 대외협력처장, 플랙스(Foreign Language EXamination, 외국어시험)센터장, 영어대학장을 지냈다. 대외적으로 담화인지언어학회 회장, 국제한국언어문화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직선제 투표를 통해 선출돼 취임 직후부터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옛 용인캠퍼스)를 하나의 대학으로 화학적 통합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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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형남 에듀윌 대표이사 회장
- 회사 소생 위해 8년 만에 경영 복귀, 신사업동력 발굴과 투자유치 주력 [2025년]
- 양형남은 에듀윌의 대표이사 회장이다. 2년 연속 적자로 자본 잠식까지 빠졌던 회사의 소생을 위해 2024년 8년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1962년 8월3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양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한성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중소기업경영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적자원개발정책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2년 국가고시교육본부(현 에듀윌)를 설립했다. 2016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에듀윌 사회공헌위원회 회장으로 있다가 2024년 대표이사 회장으로 복귀했다. 에듀윌을 국내 대표 종합교육기업으로 키워냈다. 미래 신성장 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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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아톤 대표이사
- 핀테크 보안 선두주자, AI·양자컴 신기술 사업 본격화 [2025년]
- 김종서는 아톤의 대표이사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사이버보안관제와 양자컴퓨팅 솔루션 사업을 키우고 있다. 1969년 3월27일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전자계산학과(현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외대 대학원 전자계산학과에서 전산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우기술에 입사해 금융사업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 에이티솔루션(아톤의 전신)을 설립했다. 국내 최초로 모바일증권거래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금융IT 혁신을 이끌었다. 코로나팬데믹 당시 전국민이 사용했던 PASS 등 사설인증서 시장을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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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 오너 2세로 건설·방송·환경사업 두루 거쳐, 태영건설 경영정상화 매진 [2025년]
- 윤석민은 태영그룹의 회장이다. 계열사인 태영건설이 기업재무개선작업(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함에 따라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1964년 10월9일 서울에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서울 휘문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태영건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 SBSI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2004년 태영건설과 태영인터스트리 사장에 올랐다. SBS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를 거쳐 2020년 태영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티와이홀딩스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대한스키협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소탈하고 성실하며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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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사장
- 30년 생활가전 외길, AI 프리미엄 가전 글로벌 시장 공략 [2025년]
- 류재철은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솔루션(HS)의 사업본부장 사장이다. LG전자의 프리미엄가전 ‘LG시그니처’와 맞춤형 공간가전 ‘LG빌트인’을 앞세워 북미와 유럽 가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가전에 인공지능(AI) 홈솔루션 ‘LG 씽큐AI’를 적용해 일상의 모든 제품을 연결하는 일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967년 3월15일 경남 사천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세탁기 연구원으로 LG전자(당시 금성)에 입사해 30년 동안 생활가전을 연구한 기술 전문가다. 냉장고 생산담당, RAC(룸에어컨디셔너) 사업담당을 거쳐 생활가전 전반을 맡는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을 지냈다. LG전자 H&A사업본부의 실적 신기록을 이끈 송대현 전 사장의 뒤를 이어 2023년부터 LG전자 생활가전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2024년 11월 LG전자 조직개편과 함께 공조사업도 함께 했던 H&A사업본부가 생활가전에 집중하는 HS사업본부로 개편됐다. 고객과 시장의 흐름을 잘 읽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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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민 폰드그룹 대표이사 사장
- 글로벌 브랜드 라이선스로 공격적 확장, K-뷰티 플랫폼까지 출사표 [2025]
- 임종민은 폰드그룹의 대표이사 사장이다. 이커머스 사업 확대와 해외 시장 확장,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1961년 12월25일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삼성물산에 입사해 패션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세정21을 거쳐 쌍방울에서 근무했다. 코웰패션으로 자리를 옮겨 지원부문장을 지내고 패션사업본부를 총괄했다. 2017년 코웰패션 대표이사 선임됐으며 2023년 패션부문이 인적분할돼 신설된 폰드그룹의 공동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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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근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 약물전달체 전문가로 제프티 상용화 집중, 재무안정화 과제 [2025년]
- 진근우는 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의 대표이사다. 1980년 10월27일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나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화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템플대학교 바이오연구소와 삼양바이오팜에서 항암약물전달체를 연구했다. 씨앤팜 수석연구원을 거쳐 현대바이오사이언스에 연구소장으로 힙류했다. 2025년 3월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5년부터 현대ADM바이오 공동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약물전달체 전문가다. 연구자 출신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중시한다. 임상 성공과 글로벌 허가 확보, 재무 안정성 제고, 글로벌 규제 대응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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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
- 부동산PF 여파 털고 실적 정상화 원년, '전국구' 은행 안착 힘써 [2025년]
- 황병우는 iM금융지주의 회장이다. iM뱅크의 행장도 겸하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 뒤 정체성 확립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향으로 악화했던 실적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건전한 그룹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견고히 하는 데에도 힘을 주고 있다. 1967년 4월27일 경상북도 상주에서 태어났다. 대구 성광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에서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은행 금융경제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있다가 대구은행에서 DGB경영컨설팅센터장,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본리동지점장을 맡았다. 김태오 전 DGB금융그룹 회장이 취임한 뒤 지주로 자리를 옮겨 비서실장, 경영지원실장, 그룹 미래기획총괄, 그룹 지속가능경영총괄 겸 ESG전략경영연구소장을 거쳤다. 2023년 대구은행(현 iM뱅크) 행장으로 발탁된데 이어 2024년 DGB금융지주(현 iM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됐다. 2024년 12월 iM뱅크 행장 자리를 연임하며 1년 더 행장과 지주 회장 겸하게 됐다.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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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 사장
- 현장근무만 36년 생산전문가, 해외실적 개선 · 주주가치 제고 과제로 [2025년]
- 이병학은 농심의 대표이사 사장이다. 글로벌 실적 향상과 주주가치 제고의 과제를 안고 있다. 1959년 9월11일 태어났다. 충남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했다. 농심에서 생산기술팀장, 구미공장장, 안양공장장 등을 지낸 후 생산부문장 전무를 거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 3월 농심 각자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농심에 입사해 36년간 생산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생산전문가다. 농심 공장의 자동화와 최첨단 생산공정 도입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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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식 신용협동조합중앙회 회장
- 위기해결 능숙한 소방수형 경영인, 임기말 실적 반등 시험대 [2025년]
- 김윤식은 신용협동조합중앙회의 회장이다. 2026년 2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건전성과 내부통제 강화 등 막판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적자에 빠진 신협의 경영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부실채권과 연체율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956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대구 대륜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예박물관 무민재 대표, 효성청과 대표로 있다가 세림신협 부이사장, 신협 대구지역협의회 회장, 신협중앙회 이사를 지냈다. 아리아나호텔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2018년 신협중앙회장으로 선임됐다. 두 번째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다. 서예가에서 기업인으로, 기업인에서 금융인으로 변신했다. 은행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며 점포를 줄이고 있지만 신협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점포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회원조합 가운데 대형과 소형 사이의 균형 있는 성장을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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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경제 악화와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금값 상승, 온스당 4천 달러 전망도
-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미국 고용시장 악화, 달러화 약세 등 여러 요인이 금값 상승을 더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X엠파이어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강력하고 연준은 금리 인하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금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매도와 금 매입이 시세 상승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금값은 온스당 364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FX엠파이어는 이른 시일에 1온스당 4천 달러 안팎까지 상승해 역대 최고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다만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부작용과 증시 '거품 붕괴' 등 사태가 발생한다면 금값이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심화에도 과도하게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다시금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질 수 있고, 미국 증시의 고평가 논란과 투자자들의 공포가 반영될 경우 주가 급락과 함께 금 시세에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FX엠파이어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수요와 미국 달러 약세,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악화 등이 맞물려 금 시세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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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일론 머스크 지난해 경호비용 280만 달러, 애플 팀 쿡의 3.5배
- 테슬라가 지난해 일론 머스크 CEO의 경호 업무에 들인 금액이 280만 달러(약 38억9천만 원)에 이른다는 집계가 나왔다. 엔비디아와 메타, 구글 지주사 알파벳 다른 빅테크 기업 CEO의 경호에 활용되는 예산은 이를 웃도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15일 테슬라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를 인용해 지난해 약 280만 달러가 일론 머스크 경호 비용으로 지출됐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업체에 매주 5만4천 달러(약 7508만 원)의 관련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론 머스크는 이전부터 꾸준히 자신이 신변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호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의 다른 빅테크 기업 CEO들도 상당한 비용을 들여 경호를 받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CEO 경호에 1040만 달러(약 144억6천만 원), 알파벳은 순다르 피차이 CEO의 경호에 830만 달러(약 115억4천만 원)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경호 비용도 350만 달러(약 48억6천만 원)로 일론 머스크를 웃돌았다. 반면 아마존은 앤디 재시 CEO 경호에 110만 달러를 지출했고 애플이 팀 쿡 CEO의 경호에 사용한 비용은 80만 달러에 그쳤다. 배런스는 "지난해 미국 '매그니피센트7' 빅테크 기업 CEO의 경호에 쓰인 금액은 모두 2700만 달러(약 375억3천만 원)"라며 "이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배런스는 해당 비용이 7대 빅테크 기업 시가총액 총합과 비교해 0.0001%에 그친다며 주주들도 이를 충분히 받아들일 만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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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에너빌리티 유럽 원전 시장에서 입지 다져, 박지원 주기기 수주 확대 기대 품어
- 두산에너빌리티가 유럽 원전 시장에서 입지를 단단히 다져가고 있다. 앞으로 유럽에서 원전 사업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은 유럽 원전 시장에서 성과 확대에 기대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유럽에서 원전 수주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기기 수주 확대 가능성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웨스팅하우스는 원자로 원천기술이 있지만 원전 사업의 진행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시공, 조달 등 능력에서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두산에너빌리티와 협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이미 폴란드에서 3기, 불가리아에서 2기 등 원전 수주에 성공했고 이들 사업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참여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웨스팅하우스로서는 원전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다른 기업보다 두산에너빌리티를 협업 상대로 유력하게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에서 앞으로 원전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유럽에서 지속적으로 수주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슬로베니아,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이탈리아 등에서 원전 발주가 검토되고 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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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친구인가 적인가? 퀄컴 키운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 고민 깊어진다
- 퀄컴이 통신모뎀 반도체 최대 고객사인 애플과 헤어질 위기에 놓였다. 애플이 '아이폰 에어' 등 신제품에 자체 통신칩 탑재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결국 고성능 프로세서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협력을 강화해 모바일용 반도체 실적 타격을 만회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최근 자체 설계한 '엑시노스' 반도체로 퀄컴을 대체하는 데 속도를 내기 시작하며 아몬 CEO가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일이 더욱 다급해지고 있다. 퀄컴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혼합현실(MR)등 신사업 분야에서 모바일 반도체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까? 자세한 내용은 채널후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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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로보택시 '죽스' 상용화 시작, 라스베이거스에서 무료 운행
-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율주행 무인택시 '죽스(Zoox)' 상용화를 시작했다. 일명 '로보택시'로 부르는 자율주행 무인택시 시장은 구글 웨이모와 테슬라 등이 상용화를 주도하는 가운데 아마존은 차별화한 차량으로 승부를 걸었다. 아마존 죽스는 10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 중심가 일부 지점에서 로보택시 무료 승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용자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죽스 앱을 다운로드해 차량을 호출해서 탈 수 있다. 죽스는 앞으로 몇 달 안에 도시 전체 지역과 텍사스주 오스틴 등으로 로보택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구상을 내놨다. 죽스는 앞으로 교통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유료 운행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CNBC는 "구글 웨이모가 주도해 온 미국 로보택시 시장에 죽스가 공식 진출했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2020년 6월26일 자율주행 기술 개발 기업인 죽스를 13억 달러(약 1조8천억 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죽스는 라스베이거스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50대의 로보택시를 시범 운행하며 기술을 개선하고 데이터를 모았다. 죽스는 올해 6월18일 연간 1만 대의 로보택시를 제조할 수 있는 공장도 개장했다. 현재 이 설비는 하루에 한 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는데 일단 라스베이거스에서부터 본격 상용화에 나선 것이다. CNBC는 죽스가 웨이모나 테슬라와 차별점이 있다고 짚었다. 웨이모와 테슬라가 기존 차량을 일부 개조한 형태로 로보택시를 내놓은 반면 죽스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차량을 로보택시로 사용한다. 이에 죽스 차량은 양방향 주행이 가능하고 최대 4명이 마주 보고 탑승할 수 있다. 아이샤 에반스 죽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처음부터 탑승자에 초점을 맞춰서 차량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동차 자문회사인 텔레메트리의 샘 아부엘사미드 부사장은 "로보택시 서비스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수익을 내기까지 최소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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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연의 AI 모델 전략은 다른가, '갈라파고스'에서 살아남은 네이버가 돈 버는 방법
- 네이버 주가는 왜 늘 제자리일까? 국내 대표 IT기업 네이버가 콘텐츠와 AI를 양 축으로 미래 성장을 그려가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실적'보다는 '의문'을 품고 있다. 생성형 AI를 둘러싸고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는 자체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에 더해 외부 AI를 조합해 활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어 기반 특화 경쟁력과 글로벌 효율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 전략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연결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로드맵은 얼마나 구체적인지를 주시하고 있다. 네이버의 AI전략과 네이버 주가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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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지영 포스코이앤씨 '안전경영 시험대', 대형 수주 결과보단 현장 안전 우선 돼야
-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는 8월초 잇단 인명 사고로 대표에 취임한 뒤 "가장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모든 인프라 수주를 중단하고 안전경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 사장은 오는 10월 청주 복대동 복합개발사업과 서울 성수2구역 재개발 등 대형 수주를 앞두고, 사고 이후 대외 신뢰 회복을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 청주 복합개발사업은 포스코이앤씨가 사고 이후 처음으로 도전장을 낸 수주전으로, 송 사장 체제에서 안전경영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청주 '더샵퍼스트파크'와 '센트럴', '그리니티' 등으로 지역에서 브랜드 입지를 넓혀왔으며, 복대동 부지는 청주테크노폴리스 인근의 알짜입지다. 그러나 지역 여론은 신안산선 사고 등으로 포스코이앤씨에 여전히 부정적이며, 경쟁자인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이라 수주전은 쉽지 않다. 정부가 올해를 '산재 사망 근절 원년'으로 선언한 상황에서 송 사장은 9월 한 달 동안 안전경영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특히 10월은 청주 사업뿐 아니라 성수2구역 1조7천억 원 규모 입찰 마감과 국정감사까지 예정돼 있어 송 사장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시점이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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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웹툰의 아버지’ 김준구가 키워가는 글로벌 영향력, 글로벌 사업의 큰 축 될 수 있을까
- [채널Who]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은 AI보다 콘텐츠에 무게가 실려 있다. 그 중심에는 '덕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1위 웹툰 플랫폼을 만들어낸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있다. 김 대표는 1만 권이 넘는 만화를 보유한 만화광으로, 작가 친화적 수익모델과 생태계를 직접 설계해온 인물이다. 김 대표가 이끄는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유료 콘텐츠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으며, 디즈니와의 글로벌 파트너십 등 북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김 대표는 기술과 IP, 지역별 전략을 통해 이를 돌파하려는 중이다. 네이버의 글로벌 웹툰 전략과 김준구 대표의 이야기, 그리고 과제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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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지도·위성사진 보안시설 가림 처리, 한국 정부 요구 수용하기로
- 구글이 위성 사진 속 보안 시설을 가림 처리하라는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지식 및 정보 부사장은 이날 서울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은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과 관련 그간 제기됐던 우려 등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협력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성 이미지 속 보안 시설을 가림 처리하는 것에 더해 한국 영역의 좌표 정보를 구글 지도의 국내외 이용자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조치하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구글은 2011년과 2016년에 정부에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청했으나, 보안상의 이유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 올해 2월에도 다시 반출을 요청했다. 터너 부사장은 보안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내 파트너사와 협력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터너 부사장은 "한국 정부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도와 구글 어스에서 민감 시설에 대한 가림 처리 등 추가적 보안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필요한 경우 이미 가림 처리된 상태로 정부 승인된 위성 이미지를 국내 파트너사로부터 구입해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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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과 이정애 LG생활건강 사뭇 다른 실적 성적표, 반등 동력의 차이점
- 국내 화장품시장의 양대 기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는 와중에 사뭇 다른 성적표를 써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사업부에서 20년 만에 적자를 내며 부진에 빠졌지만, 아모레퍼시픽은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되며 안정적인 반등세를 만들어내고 있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비중국,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의 빠른 성장 전략 전환이 실적의 차이를 만들었다"며 "아모레퍼시픽의 사업 전략이 대안과 방향이 명확한 것과 달리 LG생활건강은 뚜렷한 대안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약 3800억 원으로 2019년의 4분의 1 수준까지 줄었으나 해외 온라인과 유통채널 성장을 통해 선제적 위기관리에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전체 매출의 54%에 달했던 중국 비중을 지난해 23%까지 빠르게 낮췄고,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 매출이 약 6900억 원으로 여전히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했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매출의 절반 이상이 오롯이 럭셔리 브랜드 '더후'에 쏠려 있는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설화수 24%, 라네즈 21%, 코스알엑스 10%, 이니스프리 6% 등 주요 브랜드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