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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계열사 10곳 CEO 임기 만료, 임종룡 회장 연임과 책임경영 기조에 운명 달렸다.
우리금융그룹 16개 계열사 가운데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는 무려 10개에 이른다. 이들 CEO의 연임과 관련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여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우리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레이스가 시작됐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CEO들의 연임을 향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16개 계열사 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 '불안과 기대' , 비은행 강화와 내부통제 논란 사이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공식적으로 회장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금융권에서는 임종룡 회장의 연임을 가를 가장 커다란 변수는 실적과 내부통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우리금융지주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공식적으로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우리금융그룹 내부 인사 가운데는 이렇다 할 후보가 보이지 않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이번 회장 선임 레이스가 임종룡 회장의 연임과 외부인사 영입이라는 두 가지 카드 중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종룡 회장의 연임을 가를 가장 커다란 변수는 실적과 내부통제다. 실적의 명암이 있는데다가 손태승 전 회장에서 시작된 내부통제 그늘이 여전히 우리금융지주에 드리워있기 때문이다. ◆ 우리금융지주 실적의 명암, 상반기 역성장과 3분기의 '반전'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에 지배주주순이익(순이익) 1조5520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1.5% 감소한 것으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상반기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우리금융지주뿐이다. 2025년 연간 순이익 시장기대치 기준으로도 4대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 성장률이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업분석 플랫폼 컴퍼니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2025년에 2024년보다 순이익이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 성장률이 각각 14.3%, 15%, 9.2%로 전망되는 것을 살피면 4대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낮은 것이다. 다만 이는 1분기 명예퇴직비용 1690억 원과 우리투자증권 출범 등 일회성 요인 때문이고 우리금융지주의 이익체력 자체가 약해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의 실적은 3분기에 극적 반전에 성공했다. 우리금융지주의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796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3분기만 놓고 본다면 지난해 3분기보다 무려 37.6% 늘어난 순이익을 냈다. 누적이자이익은 6조7320억 원, 누적비이자이익은 1조44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 4.6% 늘었다. 기업의 수익성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지표인 ROE 역시 10.87%로 올해 2분기보다 1.47%포인트, 2024년 연간 ROE보다는 1.82%포인트 늘었다. 물론 3분기 호실적과 관련해 순이익의 급증은 일회성 이익 때문이고 이를 제거하면 '무난한 실적'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30일 레포트를 내고 "일회성 이익을 제거하면 무난한 실적"이라며 "우리투자증권의 실적이 한국투자증권 추정치와 시장기대치를 상회한 것은 주로 보험사 인수 관련 염가매수차익(5810억 원)이 추정치를 초과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 우리금융지주의 외형 확장, 보험업 편입·증권 출범으로 '종합금융' 가속 우리금융지주는 순이익의 굴곡과 별개로 외형 성장 측면에서는 일관되게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2024년 8월1일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면서 우리금융그룹의 최대 약점 가운데 하나인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강했다. 또한 올해 7월1일에는 동양생명·ABL생명 인수·편입을 마무리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 합계는 약 55조1602억 원으로 생명보험 업계 5위인 농협생명보험(53조8704억 원)과 비슷하다. 2024년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 합산 당기순이익(세후기타포괄손익 제외)은 4194억 원을 기록했으며, 단순 계산으로 이를 그룹의 2024년 당기순이익에 합산하면 우리금융그룹의 2024년 비은행 당기순이익 비중은 2%에서 15%까지 확대된다. ◆ 주가와 밸류에이션, 역대 최고가 갱신 행진에도 PER 최저권 임종룡 회장이 재임하는 동안 우리금융지주를 향한 자본시장의 평가는 매우 우호적이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임 회장의 취임일인 2023년 3월24일 1만1010원이었으나 올해 11월4일 종가 기준 2만6250원까지 상승했다. 2025년 7월18일 장중에는 2만71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올해 금융지주들을 향한 시장의 평가가 대부분 우호적이기는 하지만, 우리금융지주의 주가 상승률은 그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12월30일 종가와 올해 11월4일 종가 비교 기준 4대금융지주의 주가 상승률은 우리금융지주 70.8%, KB금융지주 47%, 신한금융지주 60.3%, 하나금융지주 54.8% 등이다. 고무적인 점은 급격한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가치 상승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과 11월4일 종가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62배로 신한금융지주(7.97배)와 KB금융지주(8.21배)보다 낮고 하나금융지주(6.22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 내부통제 리스크, 경영실태평가 강등과 직접 책임 논란 문제는 내부통제다. 금융감독원은 2025년 3월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했다. 우리금융지주가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은 것은 2004년 이후 21년 만의 일이다.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에게 경영유의 11건과 개선사항 10건을 통보했다. 준법감시, M&A 내부통제, 이사회 운영, 성과평가 등 핵심 거버넌스 전반이 '미흡' 판정을 받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장검사를 통해 적발된 우리은행이 부당대출 사건은 모두 101건, 규모는 모두 2334억 원이다. 부당대출이 적발된 다른 은행인 KB국민은행(291건, 892억 원), NH농협은행(90건, 649억 원)보다 규모 측면에서 압도적이다. 우리은행의 부당대출 규모가 다른 회사보다 훨씬 큰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 때문이다. 이 사건과 관련된 부당대출 규모는 지난 조사에서 350억 원으로 파악됐었지만 올해 조사에서 380억 원(합산 730억 원)이 추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451억 원이 임종룔 회장의 취임 이후 취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 과정에서 리스크관리위원회 사전 심의 없이 이사회 일정을 정했다는 점 역시 거버넌스와 내부통제 측면의 약점으로 지적됐다. 금융감독원은 보고서에서 "그룹에 보험전문가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해당 인수 건의 리스크 검토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내부통제와 관련해 임종룡 회장에게 직접적 책임이 있는 것은 아리나느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쌓아왔던 부실이 터진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장기간 다수의 부당대출이 취급되는 동안 금융지주 차원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 모피아 청산으로 흐르는 정부와 여당 기류, 임종룡 연임에 영향 줄까 한쪽에서는 임종룡 회장이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 경제비서관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라는 점이 연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특히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소위 '모피아'라 불리는 관료 출신 세력을 청산하겠다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만큼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라는 점이 임 회장의 연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모피아는 기획재정부(Ministry of Finance)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기재부(과거 재무부) 출신의 관료들이 자신들만의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는 단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기획재정부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하는 방안을 담고 있는데 금융권에서는 이를 모피아 청산을 향한 정부와 여당 차원의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의 약점 가운데 하나인 비은행 부문 강화에서 좋은 성과를 낸 만큼 현재로서는 연임 가능성이 낮지 않다"며 "다만 내부통제 이슈가 계속 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형 성장의 성과를 내실 측면의 리스크가 덮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금융지주 회장 인선 투명성 압박 거세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한 발 비켜나 있는 이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국정감사에서 금융지주 회장 선임의 '투명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과점주주 체제'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긴장감에서 한 발 비켜나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금융)지주 회장이 된 뒤 이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채워 일종의 참호를 구축하는 이들이 보인다. 그렇게 되면 금융이 지켜야 할 고도의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서 이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월21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이야기다.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된 국회의원의 질의에 답변으로 이야기 한 것이지만, 금융지주 회장 인선의 '투명성'을 문제삼았다는 점에서 올해 말 회장 레이스가 예고돼있는 금융지주들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긴장감에서 살짝 비켜나있는 금융그룹이 있다. 바로 우리금융지주다. 민영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과점주주 체제'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지주 회장이 자신의 사람들을 이사회에 채우기가 어렵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위원장 시절 그 틀을 만든 직접당사자인 데다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금융지주 과점주주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임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과점주주 이사회라는 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궁금해하는 시선도 나온다. ◆ 셀프 연임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우리금융지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최근 회장 승계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리금융지주 임추위에는 사외이사 7명 전원이 참여하고 있다. 7명 가운데 6명(윤인섭 사외이사 제외)이 임 회장 취임 이후 선임됐다. 일반적 금융지주라면 이사회에 임 회장의 입김이 닿아있다고 의심하기 쉬운 구조다. 하지만 현재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윤인섭(푸본그룹 추천), 김춘수(유진PE 추천), 김영훈(다우키움그룹 추천), 이강행(한국투자금융그룹 추천) 등 4명이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라는 점을 살피면 사외이사 가운데 과반이 임 회장의 영향력 밖에 있다. 소위 '셀프 연임' 논란의 구조는 금융지주 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한 뒤 자신의 사람들로 채워진 임추위에서 다시 한 번 회장으로 선임되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그 사이에 과점주주라는 견제세력을 끼워넣어 이와 같은 논란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금융지주가 회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외부 후보들에게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 역시 우리금융지주 회장 인선의 투명성을 높여주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경영승계규정을 개정하면서 롱리스트 후보군을 선장한 이후 외부 후보군에게 별도 오리엔테이션 등을 시행해 충분하게 회사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직접 규정했다. 외부 인사가 단순히 '들러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경쟁자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임종룡 회장 역시 관료 출신의 외부 인사로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 임종룡 직접 세운 과점주주체제, 과점주주 줄어들면서 흔들린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은행의 과점주주체제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임종룡 회장은 우리금융의 과점주주 체제를 만들어 낸 인물로 꼽힌다.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 체제가 임종룡 회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재직하던 때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통해 우리은행 지분 29.7%를 매각하면서 성립됐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당시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성격의 과점주주들이 기업가치 제고라는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합리적 경영을 추구할 것"이라며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중심의 경영 지원체제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과점주주 체제의 성립 당시 과점주주의 수는 모두 7곳이었다. 동양생명(4%), 미래에셋자산운용(3.7%), 유진자산운용(4%), 키움증권(4%), 한국투자증권(4%), 한화생명(4%), IMM PE(6%)이 그들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판도가 달라졌다. 2021년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과점주주 이탈의 시작을 알렸고 2022년에는 한화생명이 우리금융지주를 떠났다. IMM PE 역시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2024년 중순부터 2025년 1월에 걸쳐 전량 매각했다. 심지어 2024년 3월 예금보유공사가 보유한 잔여지분을 우리금융지주가 직접 모두 사들이면서 완전민영화가 완료됐고, 또 다른 과점주주가 진입할 통로도 사라졌다. ◆ 늘어나는 우리금융지주 선임 사외이사의 비중, 4대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사추위 없는 우리금융지주 문제는 과점주주의 이탈과 함께 우리금융지주의 사외이사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2년에는 사외이사 7명 가운데 6명이 과점주주 추천으로 이사회에 합류한 인물들이었지만 2023년에는 6명 가운데 5명, 2025년에는 7명 가운데 4명으로 비율이 줄어갔다. 단순히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의 수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그 빈자리를 우리금융지주가 선임한 사외이사로 채우면서 비율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가운데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의 비율은 2022년 85.7%에서 2025년 57%로 대폭 감소했다. 임 회장이 만들었던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 체제가 아이러니하게도 임 회장의 임기 동안 약화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회사가 선임한 사외이사의 비중이 늘어난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가 4대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상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윤리·내부통제위원회,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경영위원회 등 7개의 상설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사추위를 따로 운영하지 않고 임추위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구조다. 한국ESG기준원이 발간하는 지배구조모범규준은 대규모 상장법인의 이사회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따로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모두 사추위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임추위 전원이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는 점에서 사추위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독립성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추천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므로 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구성원 전원이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다'라며 '선임 이후에도 사외이사와 회사간 이해상충행위를 반기별 점검 및 이사회 보고 중으로 사외이사의 독립성 공정성 강화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임추위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면 사외이사의 선임의 독립성은 어느정도 확보돼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역할분리에 따른 이해상충 원천 방지, 책임소재 명확화, 사외이사 독립성의 제도적 토대 마련 등 ESG기준원이 사추위를 따로 둘 것을 권고하는 이유가 있는 만큼 우리금융지주 자체 추천 사외이사의 비중이 늘어날 수록 사추위의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비전 밀고가는 김범석, AI로 확장하는 조직개편 움직임 주목
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 [씨저널] "How did I ever live without Coupang?(우리가 쿠팡 없이 그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쿠팡의 비전을 이렇게 설명했다.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을 넘어 소비자 일상의 전 영역을 연결하는 '생활 인프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쿠팡이 강조해온 '생활 인프라 플랫폼'은 이제 소비자 생활 전반을 넘어 기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가운데 쿠팡의 핵심 AI 책임자가 자리를 떠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쿠팡은 11월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최근 프라남 콜라리(Pranam Kolari) 검색·추천부문 부사장이 11월14일 사임한다고 밝혔다. 콜라리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쿠팡에서 검색 품질 개선과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커머스 전반에 적용하는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최근 쿠팡이 기술 인프라를 확장하고 AI 조직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의 사임이 단순한 인사이동을 넘어 내부 구조 변화의 신호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쿠팡 플랫폼 '생활 영역' 넘어 기술로 확장, AI클라우드·개발자 네트워크 플랫폼 시작한다 쿠팡이 강조해온 '생활 인프라 플랫폼'은 이제 소비자 생활 전반을 넘어 기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쿠팡은 소비자 일상의 모든 활동을 하나의 생태계 안에 담은 뒤, 이제 AI와 클라우드 기반으로 플랫폼의 기술적 자립과 확장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외부 물류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전국에 풀필먼트센터와 로켓 배송망을 확장하며 '물류 인프라'를 체화해왔다. 빠른 배송의 핵심 경쟁력인 물류 기반을 직접 운영하면서 배송 품질과 통제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내년까지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장과 설비투자,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등에 3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로켓배송 가능 지역은 전국 260개 시군구의 70% 수준에서 전국 단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쿠팡은 'AI 자동화·로봇 설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 물류 자동화 관련 기술 인력은 올해 기준 750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초에는 자체 AI클라우드를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로 리브랜딩해 상업화를 본격화했다. CIC는 싱가포르 데이터센터업체 엠피리온디지털의 서울 데이터센터를 임차해 기반을 확보하고 쿠팡 내부와 외부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에 도입해왔다. AI 개발자 네트워크 플랫폼 자회사로 알려진 '엘리브에이트'도 올해 새롭게 설립됐다. 세부 사업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1월8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해커톤 '핵서울(Hack Seoul)의 후원사로 참여하며 개발자 커뮤니티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24시간 안에 주제에 맞는 IT서비스를 개발하는 대회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엔젤핵과 이 행사를 공동주관 했다. 이는 단순한 신사업 진출을 넘어서 쇼핑·물류·결제 중심의 생활 플랫폼을 기술 인프라 중심의 생태계로 고도화하려는 전략적 수순으로 풀이된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스타트업 정신이 남아있어 신규 사업을 대대적으로 기획해서 출원하기보다는 시범삼아 시작해보는 경우도 있다"며 "거시적 관점에서는 이런 쪽으로 사업이 더 발전될 수 있겠지만 내부적으로 구체화된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 쿠팡 '와우 멤버십' 중심으로 커지는 시장지배력과 공정성 논란 이 모든 확장의 중심에는 '와우 멤버십'이 있다. 쿠팡은 쇼핑과 배달, 콘텐츠를 하나의 멤버십으로 통합해 소비자 록인(가두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하나의 멤버십으로 쇼핑·배달·OTT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고, 이 구조가 체류시간과 결제빈도 상승으로 이어진다. 쿠팡은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AI·클라우드 기반 무형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할 포석을 마련하고 있다. 그 결과 쿠팡은 시장 지배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몰 거래액 242조 원 기준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22.7%로 업계 1위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쿠팡이츠는 서울 지역 8개 카드사 결제금액 기준 매출 2113억 원으로 시장 1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올해 6월 국내 OTT 시장 점유율 21%로 넷플릭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역대 최대다. 쿠팡은 매출 12조8455억 원, 영업이익 224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51.5% 증가했다. 다만 공정위는 쿠팡의 수익구조가 소비자와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에게 불공정한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쿠팡이 협력업체 입점을 유도해 상품 다양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뒤, 일정 점유율에 이르면 자체 브랜드(PB)나 직매입 비중을 늘려 입점업체의 판매 영역을 잠식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입점업체들은 쿠팡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판매마진 축소나 상품 노출 감소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에 놓였다. 쿠팡이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인기 상품과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직접 판매를 강화하면서 결과적으로 입점업체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시장 종속은 더욱 심화되는 구조다. 공정위는 올해 10월에도 쿠팡이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과정에서 기존 고객의 '즉시 동의'를 유도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쿠팡은 지난해 4월 멤버십 이용료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리면서 쇼핑몰 초기화면 팝업창을 통해 동의를 받았다. 그러나 '(가격변경 동의)나중에 하기' 문구는 작고 눈에 띄지 않게 표시한 반면 '가격 인상 동의' 버튼을 강조해 사실상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결제화면에서도 '가격인상 동의' 관련 문구를 끼워 넣어 이용자의 동의를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안수진 기자
김범석 왜 쿠팡 리스크에 인간 방패 경영만 하나, 강한승 정종철 홍용준 계열사 3곳 대표 김앤장 출신
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 [씨저널] 쿠팡은 최근 4년 동안 일용직 노동자들이 퇴직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전국 고용노동지청에 접수된 진정·고소·고발이 103건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건은 8건(10% 미만)뿐이다. 유일하게 쿠팡 본사를 압수수색한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에서만 기소의견이 나왔지만, 부천지청은 올해 4월 '증거 불충분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노동청 서울노동지청의 심사를 거쳐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는바, 본 건 취업규칙 변경은 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근로기간을 임의로 초기화할 수 있도록 변경한 취업규칙 문건이 발견됐지만 최종 보고서에서는 누락됐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문지석 전 부천지청 부장검사는 올해 10월 열린 국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검찰 지휘부의 외압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이 사건은 쿠팡의 리스크 대응 방식이 '제도적 개선'보다는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해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쿠팡 3개 계열사에서 김앤장 출신 대표이사 나와, 이사회도 법조·전관 출신이 장악 쿠팡은 노동과 공정거래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전관 법조인과 관료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해 '사람으로 막는 구조'를 구축했다. 대표적 사례가 강한승 전 쿠팡 대표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사법연구원 동기로 '호형호제'하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10·26사건 당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변호인이였던 강신옥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기도 하다. 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 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며 쿠팡의 법률 자문을 맡았다. 쿠팡이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으로 택배업체와 소송전을 벌이던 시기 강 대표가 쿠팡의 법률 자문을 전담하며 2017년 대법원 승소를 이끌었고 그 뒤 2020년 쿠팡의 경영관리총괄 대표로 영입됐다. 김범석 의장이 손꼽는 주요 경영진 5명 안에 들 정도로 신임을 받다가 올해 국내 직함을 모두 내려두고 미국의 쿠팡Inc.로 갔다. 국내에서는 박대준 대표와 각자대표로 지내며 경영 전반을 담당해왔다. 당시 박 대표 밑으로 대관팀이 꾸려졌으나 강 대표의 법무조직 역시 대관기능을 겸했다고 알려졌다. 쿠팡의 이사들은 법조인 출신이 과반을 차지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올해 6월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쿠팡 주식회사의 이사 6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출신이거나 해당 로펌에 재직 중이다. 특히 3개 계열사 대표이사가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도 확인된다. 강한승 쿠팡 대표,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대표다. 정종철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판사 출신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기업법무 변호사로 재직하다 쿠팡에 합류했다. 당시 법무팀에 인사업무도 통합돼 조직의 핵심역할을 맡았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쿠팡의 법률 자문 역할을 해온 법무법인이다. 공식홈페이지에서는 2018년부터 쿠팡의 자문을 맡아왔던 이력이 확인된다. 특히 쿠팡Inc.의 뉴욕증권거래소 기업공개(IPO) 관련한 법률 자문을 했다. 지난해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1628억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고등법원에 낸 소송도 김앤장이 변호해 왔다고 알려졌다.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변호사는 "특정 로펌 출신이거나 현직에 소속된 변호사들을 사외이사로 두면 회사 경영진의 판단이 사실상 관철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며 "만약 회사가 특정 로펌과 상시적 법률 자문계약을 맺고 있다면 이 로펌 출신·소속 변호사가 사외이사가 되는 것은 더욱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 조직 전체로 확산된 '사람 중심' 리스크 관리 기조 쿠팡의 법무와 대관조직에도 전직 공직자와 검사, 공정위 출신 인사가 대거 포진돼있다. 한편 쿠팡은 2020년대 들어 사내 변호사 인원을 50명에서 100명 수준으로 확대하며, 신입 변호사에게 스톡옵션과 대형 로펌 수준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위메프 등 경쟁사에 비해 사내변호사 수(10~20명)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 논란이 된 '쿠팡 퇴직금 수사 외압 의혹' 상설특검 후보 추천 과정에서도 쿠팡과 인적 연결고리가 드러났다. 특검 후보 추천에 관여하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집행부 소속 비상근 간부 2명이 현재 쿠팡의 상무급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두 변호사는 지난해까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보좌진으로 근무하다 쿠팡으로 이직했다. 올해 초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취임하면서 임원으로 합류했다. 쿠팡에서는 각각 국회팀과 사회공헌팀에서 근무했다. 이 가운데 국회팀 소속 변호사는 10월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변협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지적하자 곧바로 소속 부서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변협 회장이 법률상 상설특검 후보 추천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대법원장과 대법관 후보 추천권도 가지고 있다. 이를 두고 쿠팡 임원이 이 추천위에 속한 변협 간부로 활동할 경우 수사대상 기업인 쿠팡이 특검 후보 추천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쿠팡 관계자는 "특검 결정 수개월 전 이미 채용이 진행되고 완료된 직원들로 해당 업무와 전혀 무관한 직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의 관료출신 인사 영입은 공정거래 사건에서도 두드러진다. 쿠팡은 2022년 8월 자체브랜드(PB) 부당 우대 혐의가 참여연대 신고로 공식 제기됐고 그 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3급 공무원과 경찰청 경사가 각각 쿠팡의 전무와 부장 직위로 취업 승인신청 했지만 취업제한에 걸렸다. 하지만 다음 달인 9월 동일한 2건에 대해 취업이 승인됐다. 취업제한은 심사대상자가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기관 업무와 취업예정업체 간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된 경우에 받는 심사결과다. 이 사건은 지난해 1628억 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당시 쿠팡은 과징금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공정위와 정면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검사와 검찰, 공정위 출신을 포함한 14명의 퇴직공직자를 영입해 규제기관 출신 인사 영입으로 방어망을 강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 취업심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사이 퇴직공직자 9명이 쿠팡에 취업 승인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5명이 쿠팡 행을 택했다. 대부분 검찰이나 경찰,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 대통령 비서실 출신이었다.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변호사는 "고위공직자가 회사 경영의 전문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공직에서의 경험이 경영 판단을 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며 "기업은 법조나 전관 출신 이사를 합류시킬 때 일정부분 로비창구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김범석 '글로벌 경영' 전념한다고 미국 갔는데, 쿠팡은 '글로벌 스탠더드' 지키고 있나
김범석 쿠팡Inc. 의장.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쿠팡이 스스로를 '한국을 넘어선 글로벌 기업'으로 내세우지만 그 실체를 두고는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명분으로 국내 직함을 모두 내려뒀지만 여전히 막강한 의결권을 통해 쿠팡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특히 김 의장이 국내 경영에서 손을 뗀 2021년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동일인(총수) 지정을 요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상 위반 혐의와 관련한 고소·고발이 이뤄지던 시기다. 결과적으로 그는 이 시점부터 국내법상 법적 책임의 당사자 범위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그의 퇴진이 국내의 법적·제도적 제약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의심이 일었다. 쿠팡은 김 의장의 말처럼 '글로벌 기업'다운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가. '글로벌 스탠더드'란 단순히 해외 상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투명한 지배구조와 사회적 책임을 기반으로 한 윤리적 경영과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토대로 한 지속가능 경영을 포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의장은 한국 내에서의 '사회적 책임'에는 침묵하고 있다. ◆ '글로벌 경영 전념' 명분으로 물러난 김범석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은 국내 재벌 총수에게 법적 책임과 공시 의무, 내부거래 제한 등을 부과하는 제도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미국 국적자이므로 동일인 지정 대상이 아니다"는 논리를 내세워 이 제도의 적용을 피했다. 문제는 법적 책임만 사라졌을 뿐, 실질적 지배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의장은 여전히 모회사인 쿠팡Inc.의 의결권 74.3% 정도를 보유하며, 이를 통해 쿠팡의 경영권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쿠팡Inc.는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쿠팡의 지분 100% 들고 있다. 결국 법적 책임은 분리하면서도 경영 통제권은 유지하는 '이중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 같은 지배구조는 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가 커지던 시점과 맞물려 논란을 키웠다. 당시 쿠팡 국내 물류센터에서는 과로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가 잇따르며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장이 '글로벌 경영 전념'을 이유로 국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은 법적·도덕적 책임의 최종 선에서 자신을 분리하려는 의도로 비쳤다. 쿠팡의 사업 중심은 여전히 한국에 있다. 쿠팡 Inc.가 지난해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 법인에서 발생하고, 미국·유럽·아시아 등 기타 지역 매출은 각각 5% 미만에 불과하다. SEC 공시에서 쿠팡은 "최고운영의사결정자(CODM)는 김범석 최고경영자(CEO)다"며 "쿠팡은 한국 소매시장과 기타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한다"고 명시했다. 이 공시 내용은 쿠팡의 핵심 의사결정이 여전히 김 의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한국 사업이 중심축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미국 회사"라는 이유로 국내 법적·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의장의 사임은 결과적으로 법적 책임을 끊기 위한 조치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그는 그 뒤에도 국회에서 여러 차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해외 체류를 이유로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올해 10월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같은 태도를 유지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김 의장이 2015년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 등의 혐의로 국정감사 증인에 채택됐을 때는 '농구를 하다 다쳤다'는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현재 김 의장은 대만과 미국을 오가며 해외 사업을 직접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쿠팡의 경영 실체가 여전히 한국에 머무르는 만큼 '해외상장을 방패삼은 국내 책임 회피'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쿠팡의 ESG,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잇따라 수면 위로 올라와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도 반복되고 있다. 쿠팡은 경쟁업체 입점 방해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 과도한 수수료 등 불공정 거래로 공정위로부터 여러 차례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받았다. 공정위는 10월13일에도 쿠팡이츠가 입점업체에게 불공정한 약관 조항을 60일 이내 시정하라는 권고조치를 내렸다. 해당 조항은 할인 전 금액기준 수수료 부과와 배달가능 지역 일방적 제한, 약관변경 시 공지, 대금지급 보류사유 불명확 등이다. 쿠팡이츠가 정당한 사유없이 시정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공정위는 위원회 의결을 거쳐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쿠팡이 알고리즘을 조작해 직매입·자체브랜드(PB)상품을 검색결과 상단에 임의 노출한 혐의는 공정위 제재에 이어 검찰에 기소돼 12월12일 공판을 앞두고 있다. 쿠팡은 일부 PB상품이나 직매입 상품을 상위 노출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 '소비자가 오인했다는 객관적 정황이 없다'는 점을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배송 자회사 쿠팡CLS는 8월12일 경기도 안성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사망한 사건으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발생한 정슬기씨 사망 사건과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첫 '과로사 기소' 사례가 될지 노동계와 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법은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의 사망이나 중대한 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책임자까지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2022년 시행된 뒤 아직까지 '과로사'로 기소된 사례는 없다. 쿠팡은 해외에서도 노동 관련 법적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물류센터에서는 오버타임 체불과 식사·휴식시간 미제공, 부당해고 등 노동법 위반 혐의로 최소 6건의 민사소송이 제기됐고, 일부는 현재 진행 중이다. 결국 쿠팡은 '글로벌 상장사'라기엔 사회적 책임에서 모범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쿠팡의 지배구조, '글로벌 기업' 수준에 맞지 않다 쿠팡의 지배구조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독립적 이사회가 요구되지만, 쿠팡은 오히려 김범석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 1인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차등의결권이 김 의장의 의결권을 강화하고 있다는 측면도 지배구조의 핵심 항목인 '주주권리'측면에서 대표적 개선과제로 꼽힌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자와 경영진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러한 구조는 경영진의 영향력이 이사회에 과도하게 미칠 수 있어 독립적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우려를 낳는다. 감사와 사내이사 겸직 금지 규정 역시 지켜지지 않아 이사회 독립성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국내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윤혜영 쿠팡 리테일부문 대표는 2021년부터 사내이사이자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가 이사회 독립성을 훼손하고 내부통제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방문옥 지배구조 연구원은 "감사는 독립성을 가지고 회사의 의사결정을 살펴봐야 한다"며 "모회사의 감사가 자회사나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를 하고 있다면 자기가 하는 의사결정을 자기가 감시하게 되므로 역할 충돌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 내부회계자문센터 보고서에서는 "이사회는 내부통제시스템의 감독자로서 기업 자산 보호와 재무정보의 정확성, 법규 준수를 확보해야 한다"며 "이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 발전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책임의 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국제 의결권 자문기관 ISS도 쿠팡의 지배구조를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11월 ISS가 산출한 '거버넌스 퀄리티 스코어'에서 쿠팡은 감사·이사회·주주권익·보상 부문 모두 8~9점을 기록했다. 점수는 1~10점 사이로, 숫자가 높을수록 취약함을 의미한다. ISS는 창업자 중심의 다중의결권 구조와 CEO·이사회 의장 겸직, 경영진 보상 투명성 부족 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안수진 기자
하나손해보험 적자 탈출까지 2% 부족, 삼성화재 출신 배성완에게 2년은 충분했을까 짧았을까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하나손보의 적자 규모를 해마다 줄여나갔다. 하지만 배 사장의 연임 전망은 엇갈린다. <하나손해보험> [씨저널] 하나손해보험(하나손보)은 2020년 출범한 이후 권태균, 김재영 대표이사가 차례로 취임했지만 모두 연임에 성공하지 못했다. 배성완 대표이사 사장은 김재영 대표의 후임으로 2024년 1월부터 2년간 하나손보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해마다 하나손보의 적자 규모를 줄여나갔지만 여전히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배성완 사장의 연임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포트폴리오, 수익성 지표 개선해도 규모의 경제서 밀려 하나손보는 2020년 하나금융이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70%를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2021년 한 해 170억 원 순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배성완 사장이 취임 첫해인 2024년 적자 규모는 눈에 띄게 줄었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하나손보의 원수 손해율은 2023년 91.6%에서 2024년 90.1%로 1.5%포인트 줄어들었다. 하나손보가 자동차보험 전문 손보사로 출발한 만큼 하나손보의 보험 포트폴리오는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오르면서 장기보험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비중은 2020년 각각 61.1%, 33.6%의 비중을 차지하다가 2024년에는 45.4%, 44.0%로 엇비슷한 수준까지 조정됐다. 배성완 사장은 취임 때부터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을 강조했다. 하나손보가 출범할 당시 강조했던 '디지털 보험사'라는 기조에 변화를 준 것이다. 하나손보의 포트폴리오 선회는 배성완 사장의 이력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화재에 근무할 당시 배성완 사장의 주요 이력은 장기보험 부문이다. 2019년 장기보험부문 기획팀장 상무, 2021년 장기보험부문장 부사장을 맡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소형 손보사인 하나손보가 규모의 경제효과를 낼 수 없어 안정적인 보험 포트폴리오 변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하나손보의 시장점유율은 총자산 기준 0.5%에 불과하다. ◆ 적자 해결 못한 채 하나금융지주 지원만 6천 억 결국 배성완 사장이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적자 규모를 줄였더라도 적자 자체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이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하나손보의 손실이 하나금융지주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적자 규모가 2020년 68억 원, 2022년 631억 원, 2023년 879억 원, 2024년 280억 원으로 쌓이면서 하나금융지주의 계열사 지원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손보가 출범한 이후 6천억 원 가량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2020년 7월 하나손보의 지분을 70%에서 84.6%로 늘리면서 1260억 원을 투자했고, 2022년, 2024년, 2025년에 각각 1500억 원, 1천억 원, 2천억 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하나손보는 대주주의 유상증자가 이어지면서 자기자본 비중은 18.5%로 높은 편"이라면서도 "보험부문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체적인 자본유지능력은 열위하다"고 평가했다. ◆ 배성완의 30년 삼성화재 경력 하나손보에서 꽃필 수 있을까 배성완 사장은 30년 넘게 삼성화재에 몸담았던 외부 인사다. 1992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부사장을 끝으로 2023년 삼성화재 상근고문으로 물러났다가 2024년 1월 하나손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그룹(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가운데서도 순혈주의가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외부 인사가 영입된 데 대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선임 당시 하나손보는 배성완 사장에 대해 "손해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획·영업 분야 등에서 전문 역량을 갖추고 있어 하나손보를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
남궁원 하나생명보험 대표 '연임 0' 흑역사 단절하나, 흑자 만들었으나 몸집이 너무 미약해
하나생명보험이 올해 흑자 기조를 이어가자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나생명보험>[씨저널]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강화 움직임에서 보험업 성장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4대 금융그룹(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하나금융이 최약체이기 때문이다.남궁원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하나금융의 이런 최대 약점을 보완해줄 인물로 발탁됐다. 취임 첫해 하나생명보험(하나생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자 그의 연임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하지만 하나생명의 실적 개선이 아직 유의미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나금융 계열사 전체에서 하나생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0.4%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나생명의 시장점유율도 2023년 보험료수입 기준 0.7%에 불과하다.◆ 은행업 수익성 하락하며 비은행 부문 경영 핵심 과제로 떠올라경쟁사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총자산 기준 생보 22개사 가운데 하나생명의 순위는 19위로 최하위권이다.반면 신한금융은 4위, KB금융은 7위로 상위권을 차지한다. 순위에 없던 우리금융도 단숨에 6위 규모로 올라섰다. 지난해 이사회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로 결의하면서 하나금융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격차를 벌린 것이다.문제는 금융사에서 보험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보험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는 은행업 퇴조와 연관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1월 '경제환경의 구조적 변화와 은행의 전략 변경 필요성' 보고서에서 은행의 수익성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가속돼 "은행의 대출 위주 수익 창출 전략의 지속 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실제로 은행업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NIM은 2012년 이후 2%대 아래로 떨어져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최근 5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1.42%, 2021년 1.45% 2022년 1.62%로 근소한 차이로 올랐다가 다시 2023년 1.65%, 2024년 1.57%, 2025년 상반기 1.52%로 꺾이는 추세다.은행업의 수익성 전망이 악화하면서 각 금융사별로 비은행 부문 실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적 쌓고 계약률 올렸는데 전임자 '연임 0회' 전력 깰까남궁원 사장은 2024년 선임돼 하나생명 실적을 개선시켰다. 하나생명은 2023년 별도기준 순손실 55억 원을 냈는데 2024년 순이익 124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한 것이다.올해 임기가 종료되는 남궁원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이유다.긍정적 지표도 눈에 띈다. 하나생명의 지난해 신계약률은 40.6%로 생보 22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보유계약 금액 증가율도 19.2%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생보사 절반 이상 보유계약 금액이 감소하는 추세였음을 감안하면 하나생명이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음을 알 수 있다.하나생명은 올해에도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하나생명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302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6% 늘었다.하나생명에 따르면 올해 수익성 개선은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상품 위주의 판매 호조에 따른 것이다. 하나생명은 투자 부문에서도 해외 상업용 부동산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위험자산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며 지속적으로 수익 포트폴리오를 개선해나가고 있다.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시즌2가 올해 시작된 만큼 하나생명의 흑자전환이라는 성과를 낸 남궁원 사장을 교체할만한 이유를 실적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다만 한쪽에서는 하나생명의 역대 대표이사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사장이 드물다는 점에서 남궁 사장의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영국 은행 HSBC가 2013년 하나생명(당시 하나HSBC생명)의 지분 49%를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하나생명이 재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연임에 성공한 사장은 한 명도 없다. 김인환, 권오훈, 주재중, 김인석, 이승열 사장 모두 첫 번째 임기를 마친 뒤 물러났다.남궁 사장의 전임자인 임영호 전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임기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12월 경질됐다.◆ 안정이냐 또 다른 도전이냐, 하나생명 갈림길에서 함영주의 선택은남궁원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2023년 말 열린 하나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8개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새로 추천된 인사다.당시 하나생명 인사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다른 계열사 사장단 유임을 결정한 것과 다른 흐름이어서 주목받았다.남궁원 사장은 1991년 외환은행(현 하나은행)에 들어가 증권운용실장과 전략기획부 팀장을 거쳐 자금시장본부장을 맡았다.이후 자금시장사업단장 상무, 자금시장그룹장 전무와 부행장, 경영기획그룹장 부행장, 자금시장그룹 부행장을 거쳐 2024년 하나생명 사장이 됐다.남궁원 사장의 임기는 올해 말 종료된다. 김주은 기자
하나금융지주 오랜 '아픈 손가락' 된 비은행 부문, 함영주 인수합병 아닌 다른 길 모색하는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비은행 부문을 강조하는 것은 하나금융그룹의 수익 구조에서 비은행 부문이 유독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비은행 부문의 동반 진출을 통해 수익 기반을 다양화해야 한다.(2025년 신년사)""비은행 부문의 성장 저하 등 그룹의 부족한 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2024년 신년사)""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을 포함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2023년 신년사)"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2022년 3월 회장에 취임한 이후 신년사에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비은행 부문'을 언급했다. 함영주 회장이 이렇게 비은행 부문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은 하나금융그룹의 수익구조에서 비은행 부문이 유독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이는 올해 3분기 하나금융지주 실적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하나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 3분기 순이익을 보면 은행 부문과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가 크게 갈린다.◆ 고착되는 은행 쏠림 현상, 경쟁사와 비교하면 더 심해하나금융지주는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조4334억 원으로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3조1333억 원을 냈다. 하나금융지주 전체 순이익 가운데 하나은행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이른다.문제는 은행 쏠림 현상이 고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은행 부문 순이익 의존도는 84.3%로 올해 3분기보다 2.7%포인트 낮았다.지난해와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을 비교해보면 순이익이 12.7% 증가한 하나은행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하나캐피탈이 47.1%로 감소폭이 가장 컸고 하나자산신탁(-35.1%), 하나생명(-26.3%), 하나카드(-7.8%), 하나증권(-6.7%)이 뒤를 이었다.경쟁사인 KB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KB금융지주는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 은행 부문의 기여도가 63%다. KB국민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5% 증가했을 뿐 아니라 비은행 부문인 KB손해보험 또한 3.6% 증가했다.KB국민카드(-24.2%), KB증권(-9.2%), KB라이프생명(-2.3%) 등 비은행 부문에서 누적 순이익이 감소하더라도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또 다른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도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 은행 부문 기여도가 70.6%다. 특히 보험과 증권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져 비은행 부문이 강화되는 흐름을 보였다.신한라이프는 3분기 누적 순이익 5145억 원으로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2488억 원에서 올해 3594억 원으로 44.4% 증가했다.◆ 최대 실적 쌓아 연임 성공했지만 비은행 부문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주요 금융지주는 은행 부문의 실적이 과반을 차지하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금융지주의 은행 부문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하나금융지주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2021년 32.9%까지 올라간 적도 있다. 하지만 함영주 회장 취임 이후인 2022년 18.9%, 2023년 4.7%로 급격히 떨어지고 2024년 15.7%를 기록하며 줄곧 20%를 넘지 못했다.함영주 회장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아픈 손가락일 수밖에 없다.남은 임기 동안 비은행 부문 기여도를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약점을 남기는 셈이다.◆ 밸류업 핵심 과제로 비은행 강화 꼽았으나 인수합병 전략은 철회하나함영주 회장은 연임을 앞두고 직접 비은행 부문 강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올해 2월 하나금융그룹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하나금융그룹의 밸류업'이라는 인터뷰에서 함영주 회장은 "앞으로 그룹의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일에 주력하겠다"며 "최근 부진했던 비은행 부문의 수익기여도를 약 30%까지 끌어올린다면 하나금융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1% 또는 12%를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결국 비은행 부문 기여도를 끌어올리는 것을 그룹 밸류업의 핵심 과제로 꼽은 것이다.함영주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가 자체적 경쟁력을 갖출 뿐만 아니라 계열사 간의 협업을 통해서 그룹의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고 말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비은행 부문 강화를 이야기할 때 함께 언급되곤 했던 인수합병(M&A)에 대한 얘기가 이번에는 빠졌다.올해 신년사에서도 "자생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인수합병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조직에 심각한 부담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비은행 강화 전략을 선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지난해까지 인수합병은 함영주 회장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전략이었다. 하지만 몇 년 간 굵직한 인수합병 시도가 좌절되면서 함영주 회장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하나금융지주는 2023년 10월 KDB생명 인수를 포기한 전력이 있다. 하나생명과 합치면 업계 19위에서 10위로 단숨에 올라설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있었지만 KDB생명의 재무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인수를 포기했다.롯데카드 또한 2019년 처음 인수를 시도했다가 불발된 뒤로 올해까지 시장에서 주요 인수 후보로만 거론될 뿐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주은 기자
'PBR 0.2' 대한제분 왜 증시에 있을까, '이재명 밸류업'에도 이건영 주주환원에 관심 없어
대한제분 인천공장 전경 <연합뉴스>[씨저널] 코스피 상장사인 대한제분은 2025년 6월 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3에 그쳤다. 11월3일 기준으로는 주가 하락으로 0.21을 기록하고 있다.대한제분의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11월3일 종가 기준으로 업종PER 14.48에 한참 못 미치는 4.71에 그친다.이 같은 숫자는 대한제분 주가가 극도로 저평가돼 있는 것을 보여준다.이재명 대통령은 과거 대선후보 시절에 "PBR 0.3배 미만 회사는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으로 청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극단적인 발언이지만 저평가 기업의 주가부양과 주주환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 대통령은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고질적인 문제로 보고 대선 기간부터 주식시장 활성화를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제고 등 주주친화적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또한 이재명 정부는 앞으로 윤석열 정부 시절 '당근' 중심의 밸류업을 넘어, '채찍'을 통한 강제성에 핵심을 둔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시행할 것으로 점쳐진다.이미 준비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대표적이다. PBR 등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상장사나 중복상장과 쪼개기상장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제분이 정부가 추진하는 '채찍' 밸류업 프로그램의 우선 타깃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대한제분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실적과 양호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주주와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의지가 약하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더욱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주주환원·주가부양 관심없어 보이는 대한제분 이건영그런데 이건영 회장 등 대한제분 경영진은 회사의 저평가를 해소하는 데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지금까지 대한제분은 공식적인 밸류업 계획이나 자사주 소각·활용 전략을 발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다만 2022년 한국투자증권과 64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맺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후 자사주 취득은 기타취득 27주 외에는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2024년 4분기 중 자사주 4657주를 매각했다.2025년 6월 말 현재 대한제분의 자사주 비율은 2.4%다.대한제분의 유일한 주주환원인 배당도 다른 상장사에 견줘 미흡한 편이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현금배당성향은 각각 4.71%, 9.99%, 5.07%, 11.85%에 그쳤다. 한국거래소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2024년 코스피 상장사 중 배당법인의 배당성향은 34.74%였다.또한 대한제분의 시가배당률도 같은 기간 1.62%, 1.89%, 1.96%, 2.77%에 그쳤다. 2024년 코스피 배당법인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기준 3.05%로 나타났다.이와 함께 대한제분의 오너 일가 중심의 폐쇄적인 경영,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도 저평가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대한제분이 주가부양에 관심이 없는 근본적인 원인은, 경영의 초점이 주주가치 극대화가 아닌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와 사익 추구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대한제분 경영진과 오너 일가가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본다.씨저널은 대한제분 쪽에 주주환원 및 주가부양 정책을 내놓을 계획이 있는지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이승열 기자
대한제분 세븐브로이와 '곰표밀맥주' 상표권 계약 종료 뒤 법정다툼, 이건영 왜 싸우나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가 협업해 만든 곰표밀맥주 <대한제분>[씨저널] 이건영 대한제분 회장은 2020년 맥주 제조업체인 세븐브로이와 상표권 계약을 맺고 수제맥주 사업에 진출했다.세븐브로이에 '곰표' 상표를 빌려주고 세븐브로이가 맥주의 기획·개발·제조를 모두 맡았다. 대한제분은 매출액의 1.5%에 해당하는 상표권 사용료를 받기로 했다.곰표밀맥주는 3년간 6천만 캔을 판매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하지만 두 회사는 2023년 3월 계약 종료 후 2년여의 신경전 끝에 결국 법정 싸움에 돌입했다.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 쪽이 2023년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해 손실을 입혔고 레시피를 탈취하는 등의 갑질을 저질렀다는 입장이다.반면 대한제분 쪽은 상표권 계약 만료에 따라 제조사를 바꿨을 뿐이고 세븐브로이가 주장하는 손해는 그들의 경영상 판단 때문이라고 일축한다.양쪽의 갈등이 시작된 후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을 비판하는 내용의 여론전을 지속해서 펼쳤다. 이를 통해 대한제분의 갑질이 문제가 되자 2024년 10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합의 조정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했다.을지로위원회에서는 계약 만료에 따른 세븐브로이의 손해액을 68억 원으로 확정하고 양사가 합의하도록 권유했지만 대한제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대한제분은 2025년 5월 세븐브로이가 주장하는 손해가 대한제분과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는 내용의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6월에는 세븐브로이가 곰표밀맥주 계약 종료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해 대한제분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소송도 냈다.그러면서 대한제분 쪽은 "세븐브로이가 법에 따른 권리를 주장하기보다 외부의 힘을 빌어 대한제분을 지속해서 압박하며 '갑질기업'으로 낙인을 찍고 있어, 거짓 주장에 따른 피해를 묵과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세븐보로이가 계약 기간 3년간 매출 800억 원가량을 올려 이익을 본 반면 대한제분은 갑질기업으로 몰려 큰 손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업계에서는 소송전에 본격 돌입한 이상 두 회사의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두 회사의 입장 차이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가 입장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즉 △2023년 계약 종료가 정당한지 △계약 종료 후 세븐브로이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은 원인이 대한제분 때문인지 △대한제분이 곰표밀맥주 제조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세븐브로이의 레시피를 탈취(표절)했는지다.우선 2023년 계약 종료와 관련해 세븐브로이는 곰표밀맥주의 성공이 세븐브로이의 마케팅과 프로모션 덕분인데 대한제분의 일방적인 계약 종료 후 이 같은 성과물이 사라져 버렸다고 주장한다.반면 대한제분은 두 회사의 계약이 3년 기한을 정한 상표권 라이선스 계약이며, 합의가 없으면 계약은 자동 종료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세븐브로이가 '곰표맥주 시즌2' 업체를 뽑기 위한 경쟁입찰에서 선정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계약 종료 후 경영상 어려움에 대해서 세븐브로이는 계약 종료 후 대한제분 쪽이 완제품만 재고로 인정하고 이미 생산된 맥주를 캔에 담는 걸 금지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또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뤄진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통보로 상표권 재계약을 하지 못해 큰 손실을 입었다고 하소연한다.세븐브로이는 앞서 2022년 전북 익산에 300억 원을 들여 수제맥주 신공장을 지은 바 있다.이에 대해 대한제분 쪽은 세븐브로이가 주장하는 손해는 세븐브로이의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어서 대한제분과 무관한 일이라는 태도를 보인다. 아울러 계약 규정에 따라 종료 1개월 전까지 서면으로 계약 종료 의사를 밝혔고, 재고 소진 기간도 6개월을 책정했다고 항변한다.레시피 탈취와 관련해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 쪽이 계약기간 중 수출용 맥주를 직접 납품한다는 조항을 추가하고 이를 빌미로 세븐브로이가 개발한 곰표맥주 레시피를 요구했다고 주장한다.반면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의 레시피를 표절 또는 탈취한 적이 없고 세븐브로이가 만든 시즌1과 제주맥주(현 한울앤제주)가 만든 시즌2는 완전히 다른 맥주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계약 종료 두 달 후인 2023년 5월 세븐브로이 관계자가 "대한제분에 제조법을 알려준 적은 없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고 주장했다.또한 대한제분은 수출업체가 요구한 필수서류인 원재료표(영양성분표), 제조공정표, 품목제조보고서 중 품목제조보고서는 오히려 세븐브로이가 직접 수출업체에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품목제조보고서는 품명, 원료, 배합 비율, 제조 방법, 성상(성질) 등을확인할 수 있는 핵심 자료다.◆ 갈등의 원인과 시사점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의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알 수 없다. 다만 세븐브로이가 2021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자 대한제분이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갈등이 시작됐다는 견해가 있다.곰표 브랜드를 앞세워 성공한 세븐브로이가 2023년 3월 상표권 계약 완료를 앞둔 시점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을 대한제분이 탐탁치 않게 여겼을 것이라는 의견이다.또한 상장 후 주가 변동에 따라 곰표 브랜드의 이미지가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했을 것으로 보인다.상표권 계약에 따라 얻는 수익이 너무 미미한 것도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계약에 따른 대한제분의 수익은 곰표밀맥주 매출액의 1.5%로, 연평균 약 4억 원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계약 갱신의 필요성이 제기됐을 가능성이 있다.업계에서는 두 업체의 갈등을 두고 협업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와 법적 리스크들을 계약 단계에서 꼼꼼히 반영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 됐다고 평가한다. 즉 전형적인 갈등 관리의 실패라는 것이다.특히 대한제분과 같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과 세븐브로이와 같은 중소기업 또는 스타트업이 협업하는 경우, 협업으로 형성된 브랜드 가치의 산정과 귀속문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아울러 큰 회사와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는 중소기업·스타트업일수록 협업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리스크 관리를 꾸준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이승열 기자
대한제분 소유와 경영 특이한데 다툼 없을까, 이건영 경영권 차지했지만 지배회사 지분은 누나에게
대한제분을 상징하는 곰표 BI <대한제분>[씨저널] 대한제분은 2025년 6월 말 현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17인이 42.33%의 지분율로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최대주주는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인 디앤비컴퍼니로 대한제분 지분 27.82%을 있다. 현재 대한제분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오너 3세 이건영 대표이사 회장이 7.01%로 2대주주다. 나머지는 모두 친인척과 회사 임원들이다.디앤비컴퍼니는 대한제분 기업집단의 최상단에 있는 지배회사다. 오너 일가가 84.0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파스타 및 와인냉장고 수입판매업, 밀가루 조제품 수출사업을 한다.디앤비컴퍼니는 이건영 회장의 부친인 고 이종각 명예회장(1932~2022)이 2015년 자신의 대한제분 지분 전량(18.98%)을 현물출자하면서 27.71%의 지분율로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자리잡게 됐다.당시 오너 일가의 디앤비컴퍼니 지분율은 96.3%로, 이 명예회장의 자녀들이 대한제분에 대한 지배력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편법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이 명예회장은 부인 김영자씨와 사이에 2남2녀를 뒀다.디앤비컴퍼니는 2016년부터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종각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고 공시했다. 대한제분의 공시에 따르면 이종각 명예회장의 디앤비컴퍼니 지분율은 2022년 9월 말까지 83.67%였다.그런데 2022년 말 사업보고서에서부터 디앤비컴퍼니의 최대주주가 장녀인 이혜영 하림장학재단 이사장으로 바뀌었다. 이는 2022년 2월 이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상속 과정에서 장남인 이건영 회장이 아닌 이 이사장이 대한제분의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음을 뜻한다.당시 이 이사장의 지분율은 25.71%였고 지금도 이 이사장이 21.60%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다.이 이사장은 대한제분 지분도 0.99%를 갖고 있고, 하림장학재단을 통해서도 대한제분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다. 하림장학재단은 이종각 명예회장이 1993년 설립한 장학재단이다.이에 따라 대한제분은 사실상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모양새가 됐다. 장녀인 이혜영 이사장이 최대 지분율로 회사를 지배하고 장남인 이건영 회장이 사업을 책임지는 구도가 마련됐다.이 같은 지배구조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한제분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보고 있다.◆ 이혜영의 디앤비컴퍼니 지분 향방에 주목업계에서는 향후 대한제분 지배력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건영 회장의 디앤비컴퍼니 지분 확대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대한제분 오너 일가는 외부 노출을 극히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앤비컴퍼니의 지분구조 역시 공개하지 않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이혜영 이사장의 디앤비컴퍼니 지분율이 2023년 말 25.71%에서 21.60%로 줄어든 사실이 대한제분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줄어든 지분이 어디로 갔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씨저널은 대한제분 쪽에 디앤비컴퍼니의 지분구조와 이혜영 이사장 지분 감소분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다만 여러 경우의 수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추측할 수 있다.만약 이 지분이 이건영 회장에게 이전됐다면 기업의 지배력을 이 회장에게 넘겨주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반면 이 지분이 이 이사장 자녀의 승계에 활용됐다면 이 이사장이 대한제분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혜영 이사장이 이 지분을 다른 동생인 이소영씨나 이재영씨에게 넘겼을 수도 있다. 이는 형제 간 균등한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볼 수도 있지만, 이건영 회장에 대한 견제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가능하다.이재영씨는 대한제분에서 해외 및 투자기업 담당(사장대우)으로 일하고 있다. 이소영씨는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이혜영 이사장은 1963년생으로, 경력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이건영 대한제분 대표이사 회장은 1967년생으로, 대한제분 오너 2세인 고 이종각 회장 명예회장의 장남이다.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마쳤다.1996년 대한제분 상무이사로 입사했고, 부사장, 부회장을 거쳐 2018년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이승열 기자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3H'와 '바이아웃 딜' 깃발, 김원갑 장안석 밀고 당기며 매출 7조로
김원갑 현대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부회장.[씨저널]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은 2018년 '3H 석세스 믹스(success mix)'를 신사업 철학으로 제시했다.이는 신사업 창출 과정을 H1(기존 사업), H2(연계 사업), H3(신규 사업)로 나눈 뒤, H1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디딤돌 삼아 H2와 H3를 발굴하고 안정화시켜 새로운 H1을 창출해 내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현대코퍼레이션은 전통적인 트레이딩 사업을 H1으로, 트레이딩과 연계한 생산·유통 사업을 H2로, 기존 사업과 무관한 신사업을 H3로 삼는 '3H 전략'을 추진 중이다.이와 함께 정 회장은 최근 '바이아웃 딜'을 강조하고 있다. 바이아웃 딜은 다른 기업의 지분 50% 이상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말한다.정 회장은 2025년 초 열린 글로벌전략회의(GSC)에서 "우리가 바라는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우선 당면 과제인 바이아웃 딜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정 회장의 '3H'와 '바이아웃 딜' 전략은 현대코퍼레이션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성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과거 국내 대표 '종합상사'였던 역사를 뒤로하고 회사의 체질 개선과 정체성 전환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현대코퍼레이션의 이 같은 성장 전략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두 명의 전문경영인 김원갑 부회장과 장안석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추진되고 있다.두 사람은 오랜 기간 현대그룹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들이다. 김원갑 부회장은 기획·전략에서, 장안석 사장은 재무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다.◆ 3H 전략의 확장정몽혁 회장의 3H 전략 중 H1은 현대코퍼레이션의 전통적인 먹거리인 트레이딩 사업을 말한다. 트레이딩 사업은 여전히 현대코퍼레이션 매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한다.현대코퍼레이션은 철강, 자동차, 에너지상용부품, 기계인프라, 석유화학 등의 영역에서 트레이딩 사업을 한다.H2는 트레이딩(H1)에서 확보한 사업 역량을 생산·유통 사업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현대코퍼레이션은 2025년 7월 국내 차량용 실내부품 기업인 시그마를 인수했는데, 이는 자동차부품 트레이딩 사업을 넘어 직접 제조업에 뛰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H3는 기존 사업과 완전히 무관한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이다. 가령 현대코퍼레이션은 영국에서 버섯 농장 사업을 펼치고 있고, 독일기업과 합작을 통해 폐 태양광패널 리사이클링 사업도 추진 중이다.이 같은 전략 아래 현대코퍼레이션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중이다.2022년 최초로 매출액(이하 연결기준) 6조 원을 돌파했고, 이후로도 계속 성장해 2024년 매출액 6조9957억 원, 영업이익 1335억 원, 당기순이익 121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6.31%, 34.43%, 45.08% 각각 늘어난 것이다.증권가에서는 2025년 현대코퍼레이션이 매출액 7조 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본다.장안석 현대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사장.◆ 김원갑·장안석은 누구?김원갑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부산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그룹 종합기획실, 현대산업개발, 현대자동차, 위아 등을 거쳤다. 2003년 현대하이스코 대표이사 사장, 2005년 현대하이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2016년 현대코퍼레이션에 합류해 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철강과 자동차 등 대규모 장치산업 분야에서 조직을 다룬 경험이 풍부한 기획·전략 전문가다. 지금도 현대코퍼레이션 전 사업부를 총괄하고 사업 전략과 인수합병을 챙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장안석 사장은 1961년생으로,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현대석유화학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을 거쳐 2010년 현대코퍼레이션 경영기획부문장(상무)가 됐다.2015년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당시 현대씨앤에프) 대표이사 부사장에 이어 2020년 현대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현대코퍼레이션 내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평가된다. 회사의 재무와 경영전반을 관리하고 있다.이승열 기자
현대코퍼레이션 2대주주로 자리잡은 KCC, 정몽혁 지배력 유지에 리스크 될 가능성 없나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왼쪽)과 정몽진 KCC 회장.[씨저널]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은 자신의 지분(23.62%)을 포함한 29.34%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로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다.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현대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21.79%)이며, 현대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4.31%다.이는 당장에 경영권 위협에 직면할 수 있을 만큼 낮은 숫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배력이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높은 수치도 아니다.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의 소액주주 지분율이 46.85%에 이른다.정몽혁 회장은 상대적으로 불안한 지배력을 우군인 KCC의 지분으로 보완하고 있다. 현재 KCC는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의 2대주주(12.00%)이자 현대코퍼레이션의 2대주주(12.00%)다.KCC는 정몽혁 회장의 사촌형인 정몽진 회장이 총수(동일인)로 있다. 정몽진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장남이다.KCC는 범현대가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면서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 외에도 HD한국조선해양, 현대모비스, HDC, HDC현대산업개발, HLD&I한라, HL홀딩스, 현대미래로, 현대엠파트너스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KCC가 보유한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및 현대코퍼레이션 지분은 2009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그룹이 채권단으로부터 현대코퍼레이션(당시 현대종합상사)을 인수할 때 투자한 것이다.현대코퍼레이션은 2003년 워크아웃에 들어가 채권단 관리를 받았고 2009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정몽혁 회장은 2015년 10월 무역·자원 사업부문(현대종합상사)과 브랜드·신사업 부문(현대씨앤에프)으로 회사를 분할했는데, 이때 KCC의 지분도 나뉘었다.◆ KCC 지분이 현대코퍼레이션에 리스크 될 가능성업계와 증권가에서는 KCC가 보유한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현대코퍼레이션 지분에 대해 대체로 우호지분으로 평가하면서 잠재적 리스크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KCC의 현대코퍼레이션 지분은 전통적으로 서로를 지원하는 범현대가의 전통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정몽혁 회장의 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에서, 현대코퍼레이션의 세대교체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지배력 약화나 경영 공백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 줄 확률이 높아 보인다.다만 불안 요소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일단 KCC는 현대코퍼레이션 지분 보유의 목적으로 '단순투자'가 아닌 '경영참여'로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다. KCC가 범현대가 기업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두고 범현대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목적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향후 현대코퍼레이션 내에서 경영권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 또는 KCC 내부의 상황 변화가 있는 경우, 우호지분이었던 KCC 지분의 성격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설사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정몽혁 회장 입장에서는 회사 내에 강력한 견제 세력이 상존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대규모 사업 추진, 자금 동원, 중대한 지배구조 개편 등을 추진하는 경우 KCC의 반발을 무마하거나 협조를 구해야 하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KCC가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특히 KCC그룹이 투자 목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는 경우 지분 매각을 최우선 방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또는 현대코퍼레이션 지분을 기반으로 교환사채(EB) 발행에 나설 수도 있다.이승열 기자
현대코퍼레이션 지분 매수 나선 정몽혁 자녀들, 장녀 정현이와 장남 정두선 두각 나타내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 <현대코퍼레이션>[씨저널] 현대코퍼레이션은 옛 현대종합상사에서 이름이 바뀐 회사인데 지분구조를 보면, 기업집단의 최상단 지배회사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가 21.79%로 최대주주다.그 뒤로 정몽혁 대표이사 회장 2.42%, 김원갑 대표이사 부회장 0.10% 순이다.정몽혁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1931~1962)의 아들이다.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으로는 정몽혁 회장과 가족들, 그리고 전문경영인이 자리잡고 있다.정몽혁 회장 23.62%, 정 회장의 장녀인 정현이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 대표 1.05%, 장남인 정두선 현대코퍼레이션 부사장 0.77%, 정몽혁 회장의 누나인 정일경씨 0.60%, 차남인 정우선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과장 0.59%, 정 회장의 부인인 이문희씨 0.58%, 재단법인 건봉장학회 0.55% 순이다.◆ 정현이·정두선·정우선 동시에 지분 매입, 승계 신호탄?정몽혁 회장의 세 자녀가 2025년 4월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지분을 동시에 추가 매입하는 일이 있었다.이에 따라 정현이 대표의 지분율은 0.78%에서 1.05%로, 정두선 부사장의 지분율은 0.54%에서 0.77%로 올랐다. 정우선 과장 역시 0.32%에서 0.59%로 지분율을 높였다.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보유한 현금으로 지분을 장내매수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와 현대코퍼레이션의 배당이 자금의 원천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이번 지분 매입은 정 회장이 승계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현대코퍼레이션 오너 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지배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9.34%에 그친다.이 때문에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정 회장의 세 자녀가 앞으로도 지속해서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씨저널은 정몽혁 회장의 승계 계획과 세 자녀의 지분 매입에 대해 묻고자 현대코퍼레이션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정현이·정두선의 경쟁구도현재 정몽혁 회장의 자녀들 중 뚜렷하게 부각되는 후계자는 없는 상태다. 정 회장이 아직 60대 중반에 불과하고 세 자녀도 젊은 나이인 만큼, 후계자 선정과 경영권 및 지분 승계 작업은 장기적으로 시간을 갖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아직 20대인 정우선 과장(1997년생)을 제외하면 정현이 대표(1988년생)와 정두선 부사장(1990년생)은 각자의 방식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장녀인 정현이 대표는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인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는 정몽혁 회장이 2002년 설립한 전구·램프 등 조명장치를 생산하는 회사로 이문희씨가 최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0억~400억 원대의 매출액에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는 건실한 기업이다. 다만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와 지분 관계는 없다.정현이 대표는 현대코퍼레이션에서 경험을 쌓은 적이 없다. 하지만 세 자녀 중 지분율에서 가장 앞서 있고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가 정 회장이 직접 설립한 회사인만큼, 향후 현대코퍼레이션의 지배구조에서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정두선 부사장은 누나와 다르게 현대코퍼레이션에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장남 승계를 원칙으로 해 온 범현대가의 가풍에 따라 정 부사장이 후계자로 선택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정 부사장은 런던커뮤니케이션대학(LCC) 마케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4년 현대코퍼레이션에 입사했다. 2019년 임원(상무보)이 된 후, 2021년 상무, 2022년 전무, 2024년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현재 현대코퍼레이션 싱가포르 법인인 현대퓨얼스 법인장을 맡고 있다.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이 2024년 3월20일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청운동 정 명예회장의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혁은 누구?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1961년생)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1931~1962)의 아들이다.정신영씨는 보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났는데, 함부르크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유명을 달리했다.정 명예회장이 가장 아끼던 동생으로, 독일 유학도 정 명예회장의 권유로 떠났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교통사고에 정 명예회장이 매우 슬퍼했다고 전한다.부친의 요절은 정몽혁 회장이 현대그룹 계열사를 물려받지 못하고 범현대가 사촌들의 도움을 받으며 경력을 이어가는 배경이 된다.정몽혁 회장은 서울 경복고등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수리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극동정유에 입사한다. 극동정유는 정 회장의 외가쪽 회사로, 어머니 장정자 서울현대학원 이사장이 고 장세환 극동쉘정유 창업주의 딸이다. 장홍선 극동유화 회장이 정 회장의 외삼촌이 된다.이후 1993년 극동정유가 현대그룹에 넘어가 현대정유(현 HD현대오일뱅크)로 바뀌자 정 회장은 1996년 현대정유 및 현대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된다. 하지만 회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자 부실경영 책임을 지고 1999년 현대석유화학, 2002년 현대정유에서 각각 대표직을 사임했다.이후 현대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채 2002년 조명기구 제조사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를 설립하고 개인사업을 했다. 그러던 중 2005년 사촌형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배려로 자동차부품 계열사인 현대메티아 대표직을 맡았다.2009년 현대종합상사(현 현대코퍼레이션)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매물로 나오자 정몽혁 회장이 경영해 보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현대가 기업들이 이를 받아들여 인수하자 현대종합상사 대표이사 회장이 됐다. 당시 현대종합상사는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현대중공업(현 HD현대)그룹에 편입됐다. 정몽준 이사장 역시 정 회장의 사촌형이다.이후 정몽혁 회장은 2015년 현대종합상사의 브랜드·신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씨앤에프(현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를 설립하고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씨앤에프 지분을 매입했다. 이어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해 독립했다.이승열 기자
다우키움그룹 후계자 김동준 시대 열렸다, 그룹의 절대적 위상 키움증권 '증손자회사'로 계속 둘까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맏아들이자 후계자인 김동준 키움증권 사장이 올해 6월 키움증권의 이사회 공동 의장을 맡게 됐다는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김 사장의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 선임이 사실상 승계의 마무리 수순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진은 김익래 전 회장. <키움증권>[씨저널] 1986년과 2000년. 각각 다우키움그룹의 두 축인 다우기술과 키움증권이 설립된 연도다.다우키움그룹은 창업주인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1986년 설립한 소프트회사 다우기술을 모태로 하는 IT·금융그룹이다. 원래 IT 사업에 주력하던 기업이었지만 2000년 키움증권 설립을 계기로 IT사업과 금융업을 아우르는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모태는 다우기술이지만, 현재 다우키움그룹의 핵심계열사는 단연 키움증권이다. 다우기술의 올해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다우기술 전체 연결매출 가운데 금융사업부의 비중은 무려 98.54%다.김익래 전 회장의 맏아들이자 후계자인 김동준 키움증권 사장이 올해 6월 키움증권의 이사회 공동 의장을 맡게 됐다는 것 역시 키움증권이 다우키움그룹 전체에서 갖는 위상을 증명하는 일이다.재계에서는 김 사장의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 선임이 사실상 승계의 마무리 수순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룹 내 위상은 최고, 지배구조에서는 '증손자 회사'인 키움증권의 아이러니재미있는 점은 이런 그룹 내 위상과 달리, 키움증권이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 하단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키움증권은 다우키움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이머니 기준으로는 '증손자회사'에 해당한다. 이머니가 다우데이타를 지배하고, 다우데이타가 다우기술을 지배하고, 다우기술이 키움증권을 지배하는 구조다.일반적으로 그룹의 핵심계열사는 지주회사 바로 아래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핵심회사가 오너의 지배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최상단 의사결정으로부터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비효율과 지배력 약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SK텔레콤의 하단에 위치하고 있었던 SK하이닉스를 SK텔레콤 인적분할 및 중간지주사 설립을 통해 SK텔레콤과 병렬적 위치로 끌어올린 SK그룹이 대표적 사례다.다우키움그룹이 이렇게 특이한 지배구조를 갖게 된 첫 번째 원인은 그룹의 무게중심 이동이다.다우키움그룹은 본래 다우기술을 중심으로 한 IT 사업 집단이었다. 제조·IT·소프트웨어가 축을 이루고, 그 근본이 바로 다우기술이었다.하지만 2000년 키움증권 설립 이후 금융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룹의 주력은 점차 증권으로 넘어갔다. 비즈니스의 심장이 바뀌었지만 지배구조의 틀은 과거의 설계를 계속 유지하게 된 것이다.◆ 키움증권이 '증손자 회사' 된 이유, 김동준 승계와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 변화하지만 이런 사실만으로는 지배구조 최상단의 회사와 키움증권 사이에 두 개의 회사나 끼어있는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현재의 지배구조가 자리잡게 된 근본적 원인은 바로 다우키움그룹의 후계구도 정비 과정에서 이머니가 최상단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이머니는 2003년 다우인터넷 금융사업부문을 물적 분할 해 설립된 온라인 정보 제공 업체다. 이머니는 2009년 7월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다우기술의 모회사인 다우데이타의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꾸준한 지분 매입을 통해 이머니는 2020년 말 기준 다우데이타의 지분을 28.55%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여전히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는 34.79%를 보유하고 있는 김익래 회장이었다.이머니가 다우데이터의 모회사로 떠오르게 된 것은 2021년이다. 김익래 전 회장은 2021년 3월 이머니에게 자신이 보유한 다우데이타 지분 0.91%를 이머니에게 매도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다우데이타 지분 5.22%를 자식들에게 나눠 증여했다.결국 2021년 12월 기준 이머니는 다우데이타 지분 31.56%를 보유한 최대주주, 김익래 전 회장은 26.57%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지배구조의 변화가 발생하게 됐다. 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 위에 이머니라는 기업이 한 층 더 얹어지며 '옥상옥' 구조가 완성된 것이다.이머니가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가 된 과정은 김동준 사장의 지배력 강화와 맞물려있다.이머니는 김 사장이 지분 33.1%를 보유하고 김 전 회장의 장녀 김진현씨와 차녀 김진이씨가 각각 6%씩 나눠갖고 있는 '가족회사'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지분 54.82%는 이머니의 자사주다. 사실상 100% 가족회사인 셈이다.김익래 전 회장이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 자리를 이머니에 넘겨준 과정이 '편법 승계'라는 비판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이 김동준 사장에게 이동했기 떄문이다.◆ 키움증권 계속 증손자회사로 놔둘 수 없다, 과제와 대안은재계에서는 김동준 사장이 빠르든 늦든 결국 키움증권을 지배구조에서 조금 더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키움증권이 이미 그룹 전체의 실적을 좌우하게 된 상황에서 오너의 결정이 신속하게 전파되고 자원을 민첩하게 배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한쪽에서는 이머니와 다우데이타가 합병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게되면 키움증권은 이머니의 증손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지배 경로가 짧아지게 된다.다만 이머니의 다우데이타 지분 확보 과정에서 끊임없이 편법승계 의혹이 나왔던 만큼 이머니와 다우데이타의 합병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이와 관련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가장 현실성이 높은 대안은 김동준 사장이 이머니에게서 다우데이타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김익래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다우데이타 지분을 물려받을 때 필요한 세금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김동준 사장이 이머니에게서 지분을 매입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느냐와 관련된 과제가 남아있다.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특히 증권사들의 지배구조 투명성이 갈수록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우키움그룹의 편법 승계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키움증권에게 상당한 부담"이라며 "최근 키움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IB 인가에서도 이 부분이 문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키움증권 이사회 갖출 것은 다 갖췄지만, 후계자 김동준 의장 선임으로 부각되는 약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2023년 5월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법적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도덕적 책임이 있는 한 그룹의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주식 매각대금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회장직도 내려놓겠다."2023년 5월, SG(소시에테제네럴)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김익래 당시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회장직에서 사퇴하며 한 이야기다.SG(소시에테제네럴)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는 2023년 4월24일 SG증권을 창구로 8개 종목의 대량 매물이 쏟아지면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한 사건으로, 김 전 회장은 주가 급락 2거래일 전 그룹의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이자 위 8개 종목 가운데 하나인 다우데이터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키움증권은 김 회장의 사퇴 이후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의 의지를 명확하게 내보였다. 2023년 5월18일 키움증권 이사회는 이군희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2000년 키움증권 설립 이후 최초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문제는 최근 이와같은 이사회 구조에 다시 한 번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키움증권은 올해 6월 김익래 전 회장의 아들인 김동준 키움증권 사장과 이현 다우키움그룹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사외이사가 의장에 선임된지 2년 만에 다시 오너인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다.키움증권의 지배구조 투명성과 관련해 다시 한 번 논란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이사회 구성 숫자와 ESG기준원 권고사항 대부분 충족, '외형'은 확실히 갖췄다키움증권 2025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키움증권 이사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으로 사외이사 비율은 약 57%다.경쟁사인 KB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과는 구성비가 같으며 한국투자증권(62.5%), NH투자증권(67%)보다는 낮은 수치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구성의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는 실질은 갖추고 있는 셈이다.이사회 산하에는 감사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이 가운데 감사위원회와 보상위원회에는 사외이사만 참여한다.한국ESG연구원은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키움증권은 이를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사내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때 권고사항인 '선임사외이사'의 선임 역시 확실하게 준수하고 있다.한국ESG기준원은 사내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을 경우 선임사외이사를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 의장의 권한을 견제하고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취합·대표할 장치를 두라는 취지다.금융투자협회 지배구조 공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3월 이현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면서 박성수 사외이사를 선임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동준 사장을 공동 의장으로 선임할 때도 박성수 사외이사의 선임사외이사직은 유지됐다.키움증권은 한국ESG기준원이 권고하고 있는 사외이사들만의 별도 회의도 따로 열고 있다.키움증권 관계자는 '별도로 사외이사회의 개최를 공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규에 사외이사회의를 연다고 명시돼있다'고 설명했다.◆ 사추위 따로 없고 임추위에서 사외이사도 추천, 임추위에는 부회장이 참여문제는 이사회 운영의 실질적 측면을 살펴보면 여전히 보완점이 남아있다는 것이다.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따로 두지 않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추천까지 맡고 있다는 것이다.한국ESG기준원은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특히 대규모 상장법인의 경우에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의 설치를 권고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더 큰 문제는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는 사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인 이현 부회장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한국ESG기준원은 역시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사추위가 아니라 임추위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있는 키움증권의 구조, 그리고 이현 부회장이 사내이사이면서 동시에 김익래 전 회장과 함께 키움증권을 창립한 창업 공신이라는 점을 살피면 사실상 사내이사의, 그리고 오너 일가의 영향력이 사외이사 선임에 반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동준의 부상과 빠른 의장 선임, 남은 책무는 '거버넌스 복원'김동준 사장은 1984년생으로 오너 2세다. 미국 USC 회계학과와 코넬대 MBA를 거쳤으며 삼일회계법인 근무 경력을 갖고 있다.2025년 3월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한 뒤 약 3개월 만에 공동 의장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제는 김동준 사장이 이현 부회장과 함께 이사회 공동 의장에 오르면서, 투명성 측면의 약점이 다시 부각됐다는 것이다.사추위를 별도로 두지 않고 임추위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구조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 구조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임추위에 참가하고 있는 '창업공신'인 이현 부회장의 존재 때문에 약점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키움증권은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두고 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감사위원회와 보상위원회 역시 선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하지만 최근 상법개정안 등 시장에서 요구하는 지배구조 투명성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키움증권이 해결해야 할 지배구조 문제가 산적해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키움증권 관계자는 '김동준 사내이사는 회계학 학사, 경영학 석사 및 회계법인 근무경력을 가진 전문가로 글로벌 사업 및 내부통제 등 리스크 관리에 기여할 수 있다'라며 '이현 사내이사는당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으며, 금융 분야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쌓은 지식 및 노하우를 토대로 규제, 환경 변화와 시장경쟁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김동준 키움증권 경영 시험대 앞에 놓인 아버지 '오너 리스크', '경영 스승' 이현 존재감 더 커져
키움증권이 소위 '갓스피'의 시대에 조용히 웃고 있다.이와 관련해 오너 2세 김동준 키움증권 사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코스피 지수가 4000을 넘어서 질주하고 있다.소위 '갓스피'의 시대에 조용히 웃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브로커리지 최강자' 키움증권이다.키움증권은 2025년 상반기 순이익 기준 국내 3위의 증권사지만, 국내 리테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오랜 시간 수성해 온 곳이다. 소위 '개미'들의 투자가 늘어날 때 가장 많은 수혜를 입는 증권사라는 뜻이다.이와 관련해 오너 2세 김동준 키움증권 사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김 사장은 아버지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은퇴 이후 조금씩 경영 보폭을 넓혀오다가 올해 6월 키움증권 이사회 공동 의장에 선임되며 다우키움그룹의 최주력 계열사인 키움증권의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문제는 김 사장이 과거 이끌었던 키움인베스트먼트, 키움PE의 성과가 부진했다는 평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2025년 키움증권의 실적 개선이 김 사장 경영 능력 검증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올해 키움증권 실적의 두 가지 축은 바로 위에서 이야기 한 '코스피 열풍'과 키움증권 창립 멤버인 이현 부회장이다.김 사장에게 전자는 브로커리지 최강자의 항해에 힘을 실어줄 '바람'이고, 후자는 경영 전반을 조언할 '스승'으로서의 버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3분기까지 탄탄한 실적, '브로커리지 최강자' 재확인키움증권은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4조5057억 원, 영업이익 7338억 원, 당기순이익 310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두 배, 순이익은 13% 증가했다.외형과 수익성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인 배경에는 키움증권의 강점인 브로커리지 부문의 호실적이 자리잡고 있다.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이 커지는 장세에서 고객 기반과 주문 인프라가 그대로 실적으로 연결됐다.여기에 IB(기업금융) 부문에서의 수익 다변화 시도가 더해지며 포트폴리오의 균형도 맞추고 있다. 브로커리지에 편중된 수익구조라는 오랜 과제를 단기간에 바꾸긴 어렵지만, 상반기 성적은 최소한 '브로커리지 최강자'라는 별칭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줬다.올해 들어 코스피 4000포인트 돌파 기대감이 커지며 개인의 시장 참여가 확대됐으며 해외주식 거래 수익 역시 눈에 띄게 성장했다.3분기에도 호실적은 이어졌다.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에 분기 순이익3224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24년 3분기보다 무려52.3% 늘어난 것이다.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3조3699억 원으로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24.13% 증가했다.키움증권 관계자는 3분기 실적과 관련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 활성화와 미국 증시 호조로 주식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키움증권에 따르면 3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6% 늘었다.◆ 장기적 관점에서 실적의 지렛대 될 초대형 IB 인가, 김동준 '아버지 오너 리스크' 극복할까좀 더 거시적 관점에서 김 사장의 경영능력을 증명할 시험대가 될 사안도 있다. 바로 키움증권이 올해 7월 출사표를 던진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이야기다.키움증권은 올해 7월 초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 신청서를 동시에 제출하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사표를 냈다.키움증권이 국내 증권사 가운데 리테일 브로커리지 최강자라고는 하지만, 이는 '수성'의 영역일 뿐 키움증권의 도약을 위해서는 IB 부문의 실적 확대가 절실하다. 그리고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가 바로 초대형 IB 인가다.초대형 IB 인가를 받게 되면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다.만기가 1년 이내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매우 높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기업 금융,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데 활용되기 때문에 IB 실적 확대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문제는 금융당국은 초대형IB 인가를 내줄 때 자기자본 요건뿐 아니라 증권사의 평판이나 사회적 인식 등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힘든 가치까지 고려한다고 알려졌다는 것이다.최근 키움증권은 김동준 사장의 아버지인 김익래 전 다우키우그룹 회장이 '집사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일종의 오너 리스크를 겪고 있다.집사게이트를 조사하고 있는 특별검사팀은 올해 7월 김익래 전 회장을 소환했다. 특검은 이 자리에서 집사게이트의 핵심인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이유와 대가성 여부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김동준 사장이 아버지의 오너 리스크를 극복하고 초대형 IB의 깃발을 올릴 수 있느냐가 키움증권의 실적이 확장될 수 있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 의장'이라는 이례적 배치, 이현의 존재가 주는 의미키움증권은 올해 6월 국내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이례적 인사를 단행했다. 대표이사가 따로 있는데도 오너 2세 사장과 창업공신 부회장이 이사회 공동 의장을 맡는 독특한 형태를 선택한 것이다. 이현 부회장은 조흥은행 출신으로 키움증권 설립부터 김익래 회장과 함께해 온 창립멤버다. 키움저축은행, 키움투자자산운용, 증권사 CEO 등을 두루 거치며 금융 전반의 작동 원리를 현장에서 체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오프라인 점포 없이 온라인으로 투자자를 모으는 키움증권의 콘셉트 또한 상당 부분 그의 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김동준 사장은 키움PE,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역임했지만, 그 기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김 사장과 이 부회장을 '공동 의장'이라는 이름 아래 한 데 배치한 데에는, '창업 공신'이 '후계자'의 경영 스승이 되기를 바라는 그룹 차원에 안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김 사장은 2025년 3월 키움증권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6월에는 이현 부회장과 함께 이사회 공동 의장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불고 있는 코스피의 훈풍은 분명 김 사장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이 호재를 연간 성과로 연결해내고 초대형 IB 인가를 획득해 브로커리지 수익 뿐 아니라 키움증권의 전반적 실적, 더 나아가 내부통제나 리스크 관리 전반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 김 사장의 경영능력 검증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현 부회장은 다우키움그룹의 중심이 IT에서 금융으로 이동하는 변곡점의 가운데 서 있었던 인물"이라며 "김동준 사장이 키움증권에서 능력을 증명해내는 과정에서 이현 부회장의 경험과 조언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아모레퍼시픽 동백기름에서 K뷰티 선봉으로, 서성환 서경배 서민정 서호정 가족과 혼맥
뒷줄 왼쪽부터 창업주의 셋째 사위 최상용 고려대학교 의대 교수, 셋째 서은숙씨, 둘째 사위 김의광 전 장원산업 회장, 맏며느리 방혜성씨, 넷째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 막내 서경배 회장, 작은 며느리 신윤경씨, 외손자 최환석씨, 첫째 서송숙씨, 외손자 김우종씨, 외손자 최범식씨, 외손자 김근종씨. 앞줄 왼쪽부터 외손자 최연식씨, 손자 서상범씨. 고 서성환 창업회장. 품에 안긴 손녀는 서수연씨, 서성환 창업회장의 배우자 변금주씨, 외손녀 최양희씨, 둘째 서혜숙씨, 품에 안긴 손녀는 서민정씨, 다섯째 서미숙씨.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서성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창업회장은 1923년 7월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에서 아버지 서대근씨와 어머니 윤독정씨의 3남3녀 가운데 차남으로 태어났다.당시 서성환 창업회장의 집은 어머니 윤독정씨가 중심이 돼 가내수공업 형태로 화장품을 만들어 파는 등 잡화도매를 하는 창성상회를 운영하고 있었다.윤독정씨는 여성들이 머릿결에 관심이 많은 것을 눈여겨보고 1932년부터 상류층이 쓰는 머릿기름인 동백기름을 만들어 팔아 돈을 벌었다.서성환 창업회장은 개성 중경소학교를 졸업한 뒤 16세부터 어머니로부터 화장품을 만드는 일을 배우며 집안일을 도왔다.이 무렵 창성상회는 소규모 잡화점을 넘어 당시 개성의 백화점에 화장품 코너를 열 정도로 성장하기도 했다.서성환 창업회장은 광복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1945년 9월 서울 중구 남창동에 태평양상회를 설립했다. 이것이 오늘날의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시초가 됐다.태평양처럼 넓은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태평양상회로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서성환 창업회장은 1947년 변금주씨와 결혼해 슬하에 2남4녀를 뒀다.장녀 서송숙씨는 박세정 전 대선제분 회장의 아들 박내희 서강대학교 교수와 결혼했으나 그 뒤 이혼하게 됐다.차녀 서혜숙씨는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자유당 시절 상공부·교통부·내부부 수장을 지낸 김일환 전 장관의 셋째 아들 김의광 전 장원산업 회장과 결혼했다.셋째딸 서은숙씨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장을 지낸 최상용 고려대학교 의대 교수와 혼인했다. 최상용 교수는 최두고 전 국회 건설위원장의 둘째 아들이다.넷째딸 서미숙 전 리베라호텔 고문은 최주호 전 우성그룹 회장의 아들 최승진 전 우성그룹 부회장과 혼인했으나, 그 뒤 이혼했다.서성환 창업회장의 장남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은 방우영 전 조선일보 상임고문의 1남3녀 가운데 장녀인 방혜성씨와 결혼했다.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했다.서성환 창업회장의 차남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1990년 신춘호 농심 창업회장의 막내딸 신윤경씨와 혼인했다.서성환 창업회장과 신춘호 창업회장은 같은 지역에 살면서 가까워져 사돈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서경배 회장은 신윤경씨와 사이에 두 딸 서민정씨와 서호정씨를 뒀다.서민정씨는 2020년 10월 신라호텔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배우자 홍라희씨의 동생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아들인 홍정환 보광창업투자 투자심사총괄과 결혼했다. 하지만 2021년 5월 결혼 8개월 만에 합의이혼했다. 조장우 기자
KAI 임원 선임 불투명하고 내부 신뢰 못 얻는 결과 낳아, 이재명 정부 상장기업답게 손보나
이재명 정부에서 새롭게 임명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차기 사장이 정치권 영향력과 내부통제라는 양면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씨저널]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정치적 입김 차단과 내부통제라는 양면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그동안 정치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생래적 위치에 더해 방만한 일부 임원에 대한 내부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KAI는 현재 사장 직무대행체제로 '리더십 공백'이 이어지고 있어, 이재명 정부에서 선임된 차기 사장이 근본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KAI, 상장기업임에도 이사 후보 선임제도 투명성 낮아KAI는 정부가 항공우주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 1999년 IMF 외환위기 이후 대우중공업·삼성항공·현대우주항공 3사의 항공사업부를 통합하는 구조조정 빅딜로 탄생했다.그래서 KAI의 최대주주는 2025년 10월 말 기준 한국수출입은행(지분 26.41%)이다.이 때문에 정권교체 때마다 사장을 비롯한 이사진 선임 과정이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낙하산 인사를 낳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이와 맞물려 KAI는 상장기업임에도 이사 후보 추천과 자격심사에 대한 투명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KAI 정관 제28조의2에서는 '이사후보의 추천 및 자격심사에 관한 세부적 사항을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후보 심사의 구체적 기준과 독립성 요건이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고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일임돼 있는 것이다.KAI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에 맞춰 추천위원회가 구성 및 운영되지만 다른 기업과 비교해 치밀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특히 오너가 있는 기업이 아닌 한국전력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비교해도 투명함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한국전력의 경우 정관이 아닌 별도의 운영규정에서 '사장의 자격요건'과 각 항목별 '세부심사기준'까지 명시돼 있다. LH 역시 사장의 심사기준과 평가점수 기준까지 규정해 두고 있어 KAI와는 차이를 보인다.또한 독립성 측면에서 KAI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과 정관에서는 제척, 기피, 회피 규정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제척·기피, 회피는 공정한 심사 또는 판정을 위해 특정위원이나 심사자가 이해관계(예: 혈연, 금전, 직장연관 등)나 편향사유가 있을 경우 심사대상에서 배제(제척), 당사자가 편향우려를 신청(기피), 스스로 심사에서 빠지는 행위(회피)를 일컫는다.◆ 임원진의 방만한 회사 운영에 대한 내부 비판 목소리도 나와이런 이사 후보 추천 과정의 제도적 약점은 KAI 내부 구성원들이 임원진을 신뢰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더욱 부각되고 있다.KAI 내부에서는 '차재병 사장 직무대행 체제'라는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임원진의 방만한 회사 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KAI가 내부 규정상 퇴사한 임원에게 2년 간 수억 원의 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와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KAI 내부에서는 출장 명목으로 여행을 다니고 학연과 지연에 의존해 자리를 지키는 임원들이 많다는 비판과 함께 이런 퇴직한 임원급여 제도가 성과를 낸 구성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는 'KAI 내부에는 임원 선임 및 승진과 내부인사와 관련해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불만 분위기가 일부 있다'며 '학연이나 지연 등 연줄에서 벗어나 성과와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문화가 자리 잡히면 좋겠다'고 말하는 현직자도 있었다.법조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에서 새로 임명될 차기 사장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 개혁을 보여야 KAI가 건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바라본다.법조계 한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KAI는 상장기업임에도 정치권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생래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투자자들과 내부 구성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KAI 사장 강구영 중도하차로 민영화 논의 불거져, 실용주의 이재명 정부의 선택 주목
경남 사천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항공기동에서 직원들이 경공격기 FA-50과 수리온 헬기의 나사를 조이고 전자기기를 설치하는 등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씨저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실용주의 노선을 취하는 이재명 정부에서 매각 테이블에 올라갈까.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KAI의 민영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다시 흘러나오면서 KAI의 운명을 두고 재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KAI는 올해 상반기까지 수주잔고를 늘려오면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인수하고자 하는 기업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AI, 방산 수출 선봉에 서서 잠재력 입증KAI는 올해 7월 강구영 전 사장 퇴임 전까지 방산 수출의 선봉에서 서서 높은 성장성을 보여왔다.KAI는 2025년 2분기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20대 계약, 필리핀 FA-50 추가 도입과 미국 콜링스와 엔진 낫셀 부품 공급 등 국내외 대형 사업계약을 잇달아 맺었다.구체적으로 지난해 6월 방위사업청과 KF-21 보라매 20대를 계약한 데 이어, 올해 6월 20대 물량을 추가로 마무리 했다.아울러 2025년 6월 필리핀 국방부와 경공격기 FA-50 12대 수출계약이 성사되면서 완제기 수출에도 탄력이 붙었다. 이는 필리핀이 2014년부터 운용해 온 FA-50 12대의 신뢰성이 검증된 결과로 평가된다.콘수엘로 카스티요 필리핀 공군 대변인은 올해 6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추가 계약한 FA-50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은 보호하고 모니터링 해야 하는 군사 영역이 매우 넓기 때문에 더 많은 전투기를 필요로 할 것이다'고 말했다. KAI의 올해 2분기 수주잔고는 3조1622억 원으로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8% 증가했다.KAI는 수익성도 개선세를 보여왔다.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5275억 원, 영업이익 1320억 원을 거뒀다.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6.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9% 증가했다.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KAI는 국내 사업과 완제기 수출 부문의 생산 인도 속도가 빨라지면서 2026년 실적이 2025년보다 좋아질 수 있다'며 '2026년 매출 5조2249억 원, 영업이익은 수익성 높은 양산사업 위주로 제품별 판매비중(믹스)가 개선돼 441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치권, KAI 민영화 논의에 불씨 다시 살려정치권에서는 KAI가 강구영 전 사장 퇴임으로 이런 수주흐름을 이어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민영화 논의도 불씨가 살아나는 모양새다.2025년 10월13일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KAI 민영화에 대한 질의를 하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우리나라 방산업이 날개를 달았는데 KAI가 제 몫을 못해 굉장히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실제로 KAI는 올해 하반기 강구영 전 사장 사퇴 후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주요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안 장관은 이런 점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장관이 KAI의 민영화를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재명 정부 안에서 KAI의 민영화를 두고 어떤 시선이 존재하는 지를 가늠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KAI 민영화에 대해서는 정권교체 전인 2024년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당시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오너가 있는 민간기업은 추진력이 강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낀다'며 'KAI도 새로운 주인을 찾아 민영화를 하려면 기재부, 산업부 등에서 승인이 나야 하고 민영화를 통해서 얻을 것이 더 많다면 분명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재명 정부에서 직접 KAI의 민영화를 적극 검토한다는 이야기는 아직 나온 것이 없다. 다만 한국수출입은행은 KAI 지분 매각을 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2025년 10월 기준 매각 계획이 없지만 추후 대내외 여건변화로 필요하다면 정부와 협의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KAI 민영화 과거에는 왜 좌절됐나, 결국 정부의 결단 남아KAI의 민영화는 과거 2012년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으나 좌절된 바 있다.2012년 8월 첫 입찰에는 대한항공만 참여해 유찰됐고 같은 해 9월 시작한 두 번째 입찰에는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이 참여해 예비입찰까지 진행됐으나, 실사를 거쳐 입찰가를 써내는 본입찰에 대항한공이 불참하면서 무산됐다.대한항공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KAI를 적정가격에 인수해 항공우주산업을 한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실사결과 주가 수준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하지만 방산업계 안팎에서는 정무적 고려를 한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다.당시 본입찰 직전인 12월16일 대통령 선거 후보 TV토론회에서 여야 대선후보가 모두 KAI 민영화에 부정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는 'KAI는 국가가 장기적 비전을 갖고 계속 투자해야 세계적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고 바라봤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 역시 'KAI 민영화 과정에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방산업계에서는 KAI 안팎에서 민영화를 둘러싼 반대 의견이 과거보다 많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결국 최종적 결정은 KAI의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과 정부의 결단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KAI의 재도약을 위해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장우 기자
KAI 방산 수출 모멘텀 누리지 못해, 차재병 직무대행 체제 '리더십 공백' 길어져 걱정 커져
차재병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직무대행이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법령상 권한의 한계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방위산업 수출 모멘텀 도래에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강구영 전 KAI 사장이 자리에서 내려온 뒤 차재병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가동되면서 완전한 리더십을 보여주기 어려운 여건 때문이다.◆ KAI, 사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주요 수주전 고배KAI는 차재병 사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올해 9월에서 10월 있었던 주요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KAI와 한화시스템이 컨소시엄을 맺어 참여했던 블랙호크 헬기(UH-60) 성능개량 사업과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Block-I) 체계개발 사업의 입찰에서 낙찰에 실패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하지만 이는 차재병 사장 직무대행의 문제가 아니라 현행 상법상 KAI의 사장 직무대행 체제가 가지는 한계와 관련 깊다.상법과 KAI 정관을 종합해 살펴보면 직무대행은 임시 또는 일시적 보전을 위한 업무만 할 수 있을 뿐, 대규모 투자나 수출계약 체결의 최종 결정권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이에 따라 직무대행자가 만약 대규모 수출계약이나 투자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이사회 의결을 통해 실행하면 추후 새 최고경영자가 선임된 뒤 이의대상이 될 가능성이 존재하게 된다.법조계 한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직무대행자도 법적으로 이사로서 이사회 소집에 참여할 권리가 있지만 통상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대규모 투자, 신규사업 진출, 해외 전략적 계약체결 등은 법해석상 제약을 받을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더구나 KAI가 담당하는 방위사업의 안보상 중요성을 볼 때 직무대행 체제의 한계는 명확할 수밖에 없다.방산업계에 따르면 실제 해외 고객사(해외 정부나 국방부)들은 계약협상 과정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보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직무대행 체제로는 신뢰를 주기 힘들고 제약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KAI 리더십 공백 사태, KT의 2023년 직무대행 체제와 겹쳐 보여KAI의 2025년 10월27일 기준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한국수출입은행이 26.41%, 국민연금공단이 8.12%로 주요 주주다.KAI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인 만큼, 역대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정권교체에 따른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소리를 들어왔다.방산업계에서는 강구영 전 사장이 2025년 6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날 조기 사퇴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바라본다.강 전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 공동운영위원장을 맡아 친윤(친윤석열) 인사로 비쳐져 왔다. 강 전 사장의 퇴임으로 새로운 KAI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돼야 하지만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의 최고경영자도 현재 공석이라 KAI의 차기 사장 선임이 100일 이상 지연되고 있다.KAI에서는 강 전 사장에 앞서 제7대 안현호 전 사장이 윤석열 정부 등장과 함께 연임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정치적 영향을 받는 KAI의 사례는 2023년 정권교체 뒤 당시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 KT의 사례와 겹쳐 보인다.KT는 2002년 완전 민영화 된 뒤 명확한 지배주주가 없는 대표적 '소유분산기업'이다.이런 구조는 경영권을 장악할 핵심주주가 없다는 점이 특징인데, KT의 경우 국민연금(지분 7.67%)이 주요 주주로 있어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구조를 띄고 있다.구현모 대표는 연임 포기 당시 표면적으로는 일신상의 이유를 꼽았지만 당시 통신업계에서는 정치적 고려를 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구 대표는 2022년 11월 이사회로부터 연임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국민연금이 'KT 최고경영자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뒤 연임을 포기했다.문제는 KT의 경우 구 대표가 2023년 사임한 뒤 사외이사들이 연이어 사퇴하면서 이사진 구성까지 붕괴돼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며 위기를 넘겨야 했던 적이 있다는 것이다.장기 직무대행체제가 지니는 한계와 대외신뢰를 고려할 때 KAI의 차기 사장이 빠르게 임명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장 직무대행 체제 KAI, 언제까지 방산 모멘텀 수혜 벗어나 있을까한국은 최근 국제 정치적 불안정성과 맞물려 방위산업이 성장 모멘텀을 만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뒤 글로벌 방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점유율 상승국면에 들어섰다.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의 성공에 힘받아 세계 9위 무기 수출국(세계 점유율 2.2%)에 올랐다.한국 정부도 현재 세계 9위권인 방산 수출국 지위를 2027년에는 4위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방산업계에서는 그동안 아시아와 북미 중심의 방산 수출중심 축이 이제는 중동과 유럽, 중남미 등으로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KAI의 '리더십 공백'은 뼈아픈 지점으로 다가오고 있다.방위산업이 수주산업인 만큼 아직까지 치명적 실적 악화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리더십 공백이 더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빠른 후속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장우 기자
한진그룹 80년 쌓은 '유산' 돌아본 조원태 "헤리티지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025년 10월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한진그룹 8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창립 80주년을 맞아 회사를 세계 최고의 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조 회장은 10월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한진그룹 80주년 기념행사'에서 "1945년 11월 한진상사 창업으로 시작된 한진그룹의 역사에는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창업주의 수송보국 경영철학의 기틀과 선대 회장의 헌신 속에서 새로운 물류의 길을 끊임없이 개척해 왔다"고 말했다.이어 "계열사가 공유하는 한진그룹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더욱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이날 조 회장은 새로운 미래 전략이 담긴 '그룹 비전 2045'를 선포했다. 창립 100주년인 2045년을 대비하는 비전으로, '혁신으로 인류의 더 나은 삶과 지속 가능한 번영을 이끌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세상을 움직인다'로 정했다. 새로운 비전 달성을 위한 7개 전략도 제시했다.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매듭짓고 올해 3월에는 새로운 CI와 로고를 공개한 바 있다.조 회장은 2024년 12월 한진그룹에 편입된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합병될 때까지 남은 2년 동안 조직통합(PMI, Post-Merger Integration)을 문제 없이 완수해 통합 시너지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특히 이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두 항공사가 거느렸던 저비용항공사(LCC) 3곳의 통합이라는 어려운 과제도 완수해야 한다.이 과정을 무난히 헤쳐 나간다면 대한항공은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더 나아가 조 회장은 항공우주 사업, 도심항공(UAM)을 비롯한 미래모빌리티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도 짊어지고 있다.조원태 회장은 1975년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1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누나, 조현민 한진 사장이 여동생이다.미국 마리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힐버칼리지를 거쳐 인하대학교 경영학과로 편입했다. 학부 졸업 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2003년 한진정보통신에서 경력을 시작해 2004년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겼다.2007년 한진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의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6년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됐다. 2017년 사장, 2019년 회장으로 승진했다.이승열 기자
TYM 자사주 12% 있는데 소각 의무화 법제화 촉각, 김희용 슈퍼개미의 경영권 위협 '트라우마'
김희용 TYM 대표이사 회장이 정치권에서 부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에 경영권 강화를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김희용 TYM 대표이사 회장이 자사주를 놓고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정부여당은'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농기계 기업 TYM은 과거 이른바 '슈퍼개미'로 알려진 개인투자자 최경애씨 및 연합기관 엠케이에셋의 경영권 위협을 받자 꾸준히 자사주 비중을 늘려왔다.김희용 회장 일가의 TYM 지분은 30%대로 경영권 안정의 최소수준이기 때문에 자사주가 소각되면 지배력 안정화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TYM 지분구조와 자사주 현황TYM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은 모두 32.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구체적으로 김희용 회장의 차남인 김식 TYM 부사장 20.3%, 장남 김태식 전 부사장 5.34%, 장녀 김소원 전무 4.1%, 김희용 회장의 배우자 박설자씨가 2.12%를 들고 있다.일반적으로 의결권 30%를 경영권 안정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는데 TYM 오너 일가는 그 최소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상법상 정관 변경이나 이사의 해임, 합병을 비롯한 주요 의사결정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1/3 이상이 출석해야 하고 출석 주식 의결권의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법조계 한 관계자는 '기존 경영진의 해임에 필요한 특별결의요건 가운데 하나가 발행주식총수의 1/3이기 때문에 오너일가의 지분이 33% 이하인 기업은 지배구조 면에서 방어능력이 취약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TYM 오너 일가는 이런 취약한 지배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자사주도 늘려온 것으로 파악된다.TYM은 2019년부터 2025년 7월까지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와 2025년 10월28일 기준 자사주 비중은 11.52%(518만9913주)를 보유하고 있다.이는 2025년 10월27일 종가(6150원) 기준 약 319억1천만 원으로 중견기업인 TYM으로서는 적지 않은 규모다.◆ 김희용, 과거 개인투자자 최경애 및 엠케이에셋의 지분 확장에 '트라우마'TYM이 자사주 비중을 늘린 표면적 이유로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가 꼽힌다.하지만 농기계 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과거 2014년 개인투자자 최경애씨 및 연합기관 엠케이에셋의 지분 확장으로 곤경에 처할 뻔한 경험이 깔려 있다고 바라본다.최경애씨는 2014년 TYM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공시를 낸 바 있다. 최씨는 2019년까지 5년간 투자전문 회사 엠케이에셋과 연합해 TYM 지분을 9% 이상까지 높였다.당시 최씨는 경영참여 목적이 없다고 했지만 TYM 오너 일가는 추후 경영권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당시 김희용 회장 측 우호지분율이 25% 미만으로 불안정했기 때문이다.김희용 회장은 콜옵션(매수청구권)이 붙은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TYM에 개인회사를 팔아 마련한 현금으로 다시 TYM 주식을 사는데 투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대응했다.자사주 확대도 이런 일련의 대응방안 가운데 하나였다.자사주는 의결권을 지니지 못하지만 경영권에 위협이 발생하면 우호세력에게 지분을 넘겨 의결권을 되살리는 방법이 있다.◆ 김희용,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 움직임에 촉각김희용 회장으로서는 TYM의 높은 자사주 비중 때문에 최근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5건의 상법개정안이 발의 됐으며 현재 국회 법제사업위원회에 계류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민주당은 올해 12월 정기국회에서 3차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하고 코스피5000특위는 법안 단일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발의된 5건의 법안 가운데는 기존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 포함돼 있다.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에는 기존 자사주에도 소각을 소급적으로 의무화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법안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구체적으로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법 시행뒤 1년 안에 자사주 소각을 원칙으로 하면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나 우리사주, 사내복지기금 출연 등 특수한 경우는 목적대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자사주를 1년 안에 소각하되 발행주식 총수의 3% 미만이면 2년 이내 소각하도록 차등적용하는 법안을, 김현정 의원은 기존 보유 자사주를 법 시행 6개월 안에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민주당뿐만 아니라 조국혁신당도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방향성에 찬성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법안 통과는 유력해 보인다.다만 재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법안 통과에 막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대한상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문제점' 자료에서 '자기주식 소각을 의무화하게 되면 주가 부양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미국과 영국, 일본은 자유에 맡겨져 있다'며 '무엇보다 기업의 경영권 방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입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
김희용 TYM 경영권 승계 차남 김식으로 굳혔지만, 모든 자녀 사법 리스크에 '불안불안'
김희용 TYM 대표이사 회장이 자녀들의 사법리스크로 경영안정화를 둘러싸고 고민이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 TYM >[씨저널]김희용 TYM 대표이사 회장이 보유한 TYM 지분을 지난해 차남 김식 TYM 부사장에게 증여하면서 승계구도를 확정지었다.하지만김 부사장을 비롯한 자녀들의 사법 리스크로 향후 경영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TYM은 벽산에서 계열분리된 농기계 제조기업으로 관련 업계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다.2022년 매출 1조 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북미 시장 둔화로 실적 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TYM 후계구도 차남 김식으로 확정, 김희용 자녀 임원의 사법 리스크는 변수김희용 회장은 2024년 1월 보유했던 TYM 지분 9.62%(433만3737주)를 차남 김식 부사장에게 전량 증여했다.이에 따라 김 부사장의 지분은 기존 10.68%에서 20.3%로 확대돼 최대주주에 올랐다.상대적으로 지분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는 형 김태식 전 부사장(5.34%)과 누나 김소원 전략총괄책임자 전무(4.1%)보다 높아지면서 사실상 후계자로 확정됐다고 할 수 있다.어머니 박설자씨도 지분 2.12%를 지니고 있지만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다만 김희용 회장의 고민은 자녀들의 사법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장남 김태식 전 부사장은 2024년 2월 온라인 단체 메신저에서 음란물을 올렸다는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TYM 생산총괄책임(CMO)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장녀 김소원 전무는 TYM이 2022년 '티어4' 농기계를 국내 대리점에 '밀어내기식'으로 처분해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의 위반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받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담당 임원으로서 해임권고 대상에 오른 상태다.농기계의 티어는 오염물질 허용기준으로 티어가 높으면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다는 뜻을 담는다. TYM의 티어4 농기계는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2022년 6월 출고가 금지됐지만 대리점 재고판매는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다.TYM은 합법적 판매가 이뤄졌으며 매출 밀어내기는 아니라는 입장으로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문제는 후계자로 낙점된 차남 김식 부사장도 사법적 굴레가 있다는 점이다.김 부사장은 과거 2023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섰다. 이 때문에 2023년 1분기 제품총괄책임(CPO) 자리를 내려놓아야 했다.김 부사장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고 같은 해 4분기 운영총괄책임자(COO)로 복귀했다.김 부사장은 집행유예 기간 중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을 해 도로교통법 위반혐의로 올해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벽산 DNA 지닌 TYM, 중견 농기계 기업 위상 위태로워지나TYM은 현재 실적 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라 있다.2022년 연결기준 매출 1조1661억 원이었지만 2023년 8365억 원, 2024년 7888억 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수익성은 더 약화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3년 1220억 원에서, 2023년 765억 원, 2024년 16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고금리 기조와 해상물류비 상승, 북미 트렉터 시장의 부진이 복합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TYM의 실적은 2025년 상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TYM은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4883억 원, 영업이익 393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11.4%, 영업이익은 73.1% 늘었다.김희용 회장으로서는 실적 개선세가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자녀들의 사법적 굴레로 인해 경영 안정성에 영향을 받을지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김희용 회장은 김인득 벽산그룹 창업회장의 차남으로 벽산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가 2004년 계열분리 하면서 TYM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특히 2021년에는 회사이름을 동양물산에서 TYM으로 바꾸며 브랜드 혁신을 이뤘다.김 회장은 1942년 태어나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그 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특히 미국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박스형 트렉터에서 과감한 유선형 디자인으로 전환하는데 기여했으며, 최신 제품까지 직접 스케치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 경영행보를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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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현대차 3인 대표 체제는 정몽구 때와 어떻게 다른가, 장재훈 이승조의 존재감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30일 울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에서 환영사하고 있다. <현대차> 현대차는 무려 20년이 넘게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온 기업이다. 오너인 그룹 회장을 중심에 놓고, 두 명의 전문경영인이 실무를 떠받치는 구조를 2004년부터 유지해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처음 출범한 2000년 현대차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당시 회장)과 전문경영인 1명의 2인 대표이사 체제였지만, 2004년 전현수 현대차 사장을 대표이사에 추가로 선임한 이후 3인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정의선 회장 역시 2018년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계속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왔다. 정 회장의 3인 대표이사 체제는 겉으로 보기에 정몽구 명예회장의 3인 대표이사 체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정 명예회장이 일반적으로 두 명의 대표이사에 각각 영업·생산 분야의 전문가를 선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현대차는 영업분야의 전문가인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CEO), 생산·안전 분야의 전문가인 이동석 대표이사 사장(CSO)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의 3인 대표이사 체제에는 정 명예회장 때와 다른 '특별함'이 있다. 바로 장재훈 완성차담당 부회장과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을 확대하고 있는 이승조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의 존재감이다. ◆ 장재훈, 그룹 전체 그림을 그리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회장인 시절에는 부회장단을 대거 두고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2인자로 불리는 부회장이 정 명예회장의 뜻을 실행하는 역할을 맡는 경영을 하는 시간이 길었다. 그러나 정의선 회장 체제가 시작된 후로도 2인자를 두지 않는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24년 말 장재훈 완성차담당 부회장이 승진하면서 그 기조가 깨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2021년 해체됐던 현대차 부회장단이 약 3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장재훈 부회장이 기획조정담당을 겸직하게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장재훈 부회장이 기획조정담당을 맡으면서 기획조정실 기존 인사들은 다른 계열사로 이동하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정의선 회장이 그룹 전체의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장재훈 부회장에게 일임하면서 조직을 새로운 2인자 중심으로 재편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의 의도를 가장 빠르게 읽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꼽힌다. 2018년 정의선 회장(당시 부회장)이 그룹 체질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을 때 장재훈 부회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지원본부장에 발탁됐다. 이후 정의선 회장이 주문한 보수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 개선에 공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정의선 회장이 그리려는 현대차의 그림을 가장 잘 파악하고, 그걸 실제로 그려낼 수 있는 인물이 장재훈 부회장인 셈이다. ◆ 이승조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 확대, 현대차그룹 변화의 '뼈대' 정의선 회장 인사의 또 다른 '세부 톱니바퀴'는 CFO의 역할 변화로 드러난다. 이승조 CFO는 현재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을 확대하고 있다. 그가 겸직한 계열사는 국내 3곳과 해외 7곳을 합쳐 모두 10곳에 이른다. 특히 그가 이사로 겸직한 국내 계열사 3곳은 모두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로 자동차 판매와 직결된 금융 리스크를 총체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CFO가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을 확대한다는 것은 사실상 CFO가 외부 회사 인수, 계열사 합병 및 분할, 조직개편 등 현대차그룹 전체의 뼈대를 다시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이 제시한 청사진을 실행 단계로 옮기는 인물이 장재훈 부회장이라면 이승조 CFO는 그룹 청사진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재무적 구조를 만드는 임무를 맡은 것이다. 이승조 CFO는 2018년 현대차 경영관리실장을 맡은 뒤 재무관리실장, 감사팀, 재경사업부장 등 그룹 내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 '재무 전문가'다. 김주은 기자
'이재명 집권 5년'이 정의선에게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고리 끊는 지배구조 개편의 골든타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 사우디아라비아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위치한 HMMME(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를 찾아 신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이재명 정부 5년은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 중요한 기회이자 고비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한 1차 상법 개정안과 집중투표제 시행을 의무화한 2차 상법 개정안이 차례로 통과되면서 정부 밸류업 기조는 점점 뚜렷해졌다. 표면적으로는 '자본시장 선진화'라는 거스르기 힘든 대세에 따르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한국 기업문화의 근본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호언한 '코스피 5000'도 많은 방향성을 암시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와 연관된다. 국내 50대 기업 가운데 순환출자 고리를 끊지 못한 유일한 기업인 현대차그룹은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안팎에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순환출자 고리 해소의 강력한 유인 부족이 문제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결정적 유인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 기조만으로는 정의선 회장 지배력에 변동을 줄 것이 분명한 지배구조 개편의 원동력이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가장 강력한 추진동력은 바로 '연쇄 도산 구조'의 단절이다. 순환출자 고리는 여러 계열사가 지분관계로 엮여있기 때문에 하나의 계열사가 위험에 빠지면 그 회사의 위험이 다른 회사로 전이되기가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연결하고 있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는 모두 상장사인 데다가 재무 건전성이 매우 높은 회사들이기 때문에 재무적 도산 가능성이 매우 낮다. 또한 과거 연쇄 도산으로 그룹 전체가 주저앉았던 대우그룹 등과 달리 현대차의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라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에 리스크의 전이 경로가 매우 짧고 명확하다. 연쇄 도산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현재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기존 계열사 전체에 강력한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지배력 약화의 위험을 무릅쓸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하는 이유가 비교적 부족하다는 뜻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금산분리'라는 커다란 벽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현대캐피탈 등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문제는 현대차그룹의 사업 성격상 금산분리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지주사 전환 체제가 오히려 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8년 3월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을 때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회사에 금융부분이 없으면 차를 판매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 현대차가 끊지 못한 4개의 순환출자 고리, 계열사 지분 어떻게 정리할까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제철',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현대차그룹에 존재하는 순환출자 고리 4개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마지막 고리다. 각 고리가 최대주주와 자회사의 관계로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야기가 나올 때 항상 언급되는 기업은, 이 고리에서 벗어나있는 현대글로비스라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을 보면 현대모비스 0.33%, 현대자동차 2.73%, 기아 1.78%, 현대글로비스 20.00%를 갖고 있다. 이를 29일 종가 기준 지분가치로 환산하면 현대모비스 931억 원, 현대차 1조4444억 원, 기아 8177억 원, 현대글로비스 2조5320억 원이다. 정 회장이 들고 있는 지분 가운데 가장 가치가 높은 지분이 현대글로비스다. 현대글로비스가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에서 벗어나있으면서도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회사로 꼽히는 이유다. 정 회장이 이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활용해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 기업, 그 중에서도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의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주요 골자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돌 때마다 상승세를 탄다. 두 회사가 현대차 승계 작업의 핵심 계열사라는 것이 시장의 흐름을 통해 드러나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신사업 추진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시장에서 정의선 회장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부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 또한 거론된다. 이 경우 필요한 수조 원대의 자금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처분 등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7.29%, 현대차 5.57%, 현대제철 11.81%, 현대엔지니어링 4.6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주은 기자
KAI 임원 선임 불투명하고 내부 신뢰 못 얻는 결과 낳아, 이재명 정부 상장기업답게 손보나
이재명 정부에서 새롭게 임명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차기 사장이 정치권 영향력과 내부통제라는 양면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정치적 입김 차단과 내부통제라는 양면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생래적 위치에 더해 방만한 일부 임원에 대한 내부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KAI는 현재 사장 직무대행체제로 '리더십 공백'이 이어지고 있어, 이재명 정부에서 선임된 차기 사장이 근본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KAI, 상장기업임에도 이사 후보 선임제도 투명성 낮아 KAI는 정부가 항공우주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 1999년 IMF 외환위기 이후 대우중공업·삼성항공·현대우주항공 3사의 항공사업부를 통합하는 구조조정 빅딜로 탄생했다. 그래서 KAI의 최대주주는 2025년 10월 말 기준 한국수출입은행(지분 26.41%)이다. 이 때문에 정권교체 때마다 사장을 비롯한 이사진 선임 과정이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낙하산 인사를 낳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맞물려 KAI는 상장기업임에도 이사 후보 추천과 자격심사에 대한 투명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AI 정관 제28조의2에서는 '이사후보의 추천 및 자격심사에 관한 세부적 사항을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후보 심사의 구체적 기준과 독립성 요건이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고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일임돼 있는 것이다. KAI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에 맞춰 추천위원회가 구성 및 운영되지만 다른 기업과 비교해 치밀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오너가 있는 기업이 아닌 한국전력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비교해도 투명함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국전력의 경우 정관이 아닌 별도의 운영규정에서 '사장의 자격요건'과 각 항목별 '세부심사기준'까지 명시돼 있다. LH 역시 사장의 심사기준과 평가점수 기준까지 규정해 두고 있어 KAI와는 차이를 보인다. 또한 독립성 측면에서 KAI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과 정관에서는 제척, 기피, 회피 규정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 제척·기피, 회피는 공정한 심사 또는 판정을 위해 특정위원이나 심사자가 이해관계(예: 혈연, 금전, 직장연관 등)나 편향사유가 있을 경우 심사대상에서 배제(제척), 당사자가 편향우려를 신청(기피), 스스로 심사에서 빠지는 행위(회피)를 일컫는다. ◆ 임원진의 방만한 회사 운영에 대한 내부 비판 목소리도 나와 이런 이사 후보 추천 과정의 제도적 약점은 KAI 내부 구성원들이 임원진을 신뢰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더욱 부각되고 있다. KAI 내부에서는 '차재병 사장 직무대행 체제'라는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임원진의 방만한 회사 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AI가 내부 규정상 퇴사한 임원에게 2년 간 수억 원의 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와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KAI 내부에서는 출장 명목으로 여행을 다니고 학연과 지연에 의존해 자리를 지키는 임원들이 많다는 비판과 함께 이런 퇴직한 임원급여 제도가 성과를 낸 구성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는 'KAI 내부에는 임원 선임 및 승진과 내부인사와 관련해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불만 분위기가 일부 있다'며 '학연이나 지연 등 연줄에서 벗어나 성과와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문화가 자리 잡히면 좋겠다'고 말하는 현직자도 있었다. 법조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에서 새로 임명될 차기 사장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 개혁을 보여야 KAI가 건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바라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KAI는 상장기업임에도 정치권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생래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투자자들과 내부 구성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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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환 그리드위즈 대표이사
전력수요관리 최초 상장 국내 1위업체, 탄소중립·RE100 실현 핵심 솔루션 제공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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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연속 무파업 임단협 타결 이끌어, 현대차그룹 노무전문가 [2025년]
구본규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차기 LS그룹 수장 후보, 에너지·인프라 중심 기술그룹 전환 주도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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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의 아픈 손가락 '힐러비' 화장품 사업, 깊은 부진의 늪 빠져나올 방법 없나?
코웨이가 분할했던 힐러비(옛 리엔케이비앤에이치)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만큼 부진하다.
올해 코웨이·넷마블에 세 차례 자금을 의존했으며 지원에도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아이폰도 구글 제미나이, '모바일 AI' 패권 다툼 더 치열해진다
애플이 아이폰에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 적용을 추진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모바일 AI'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은 '글로벌 쿠팡' 자신할까, ESG경영과 사회적 의무 현재 스코어는
쿠팡이 스스로를 '한국을 넘어선 글로벌 기업'이라고 소개하지만 그 실체를 두고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국내 직함을 내려둔 시점
노태문 삼성전자 '갤럭시S26' 가격 인상 검토하나, 부품 단가 상승압박 해결책 찾아야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하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6' 시리즈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모바일
crown
CEO UP & DOWN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에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젠슨황 엔비디아 CEO의 회동이 이어지며 AI시대 주도 기업의 위상도 올라가고 있다. 대통령실은 10월29일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10월31일 경주 APEC 회장을 찾은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관세 관련 너무 감사드립니다"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황 CEO의 '깐부치킨 만남'이 화제가 된 가운데 만남 다음날인 10월31일 엔비디아가 현대차에 GPU 5만장을 공급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젠슨황 CEO는 10월3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현대차에 GPU 5만 장을 공급해 자율주행차도 협력하고 로봇이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을 짓는 데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주가가 그야말로 '질주'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0월24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50만 원을 돌파한 데 이어 같은달 29일에는 55만 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30일 17만3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10월31일 종가는 55만9천 원이다. 올해에만 221% 상승한 것이다. 소위 '깐부 회동'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경주에서 열린 APEC 회장을 찾아 "GPU 제조에는 삼성전자가 필요하고, SK하이닉스도 물론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이브 이사회 의장
방시혁
걸그룹 뉴진스와 하이브의 자회사인 어도어 사이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1부는 10월30일 어도어가 제기한 뉴진스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에서 계약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뉴진스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진스 측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해임이 전속계반의 위반 사유이며 신뢰관계 파탄도 전속계약의 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판결이 나온 다음날인 10월31일 하이브 주가는 전날보다 5.08% 상승한 34만1천 원에 거래를 끝냈다. 하이브 주가는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인 34만5천 원을 새로 쓰기도 했다.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최주선
삼성SDI가 올해 3분기에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10월28일 올해 3분기에 매출 3조518억 원, 영업손실 5913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2.5%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SDI의 영업손실 규모는 시장 기대치인 3000억 원을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다만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삼성SDI 주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오히려 급등했다. 10월28일 삼성SDI주가는 전날보다 9.47% 증가한 31만2천 원에 거래를 끝냈다.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유영상
영원할 것처럼 이어지던 SK텔레콤의 별도기준 흑자 행진이 끊겼다. SK텔레콤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9781억 원, 영업이익 484억 원을 냈다고 10월3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90.9% 줄었다. 별도기준으로는 적자전환했다. 별도기준 3분기 영업손실은 522억 원으로, SK텔레콤이 별도기준 영업손실을 낸 것은 분기 실적 공시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SK텔레콤은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는 10월30일 SK텔레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도 일정부분 이동통신 매출 감소를 예상해야 한다"라며 "다만 3분기와 비교해 정도는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