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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 '생각의 전환'으로 영업이익 증가 압도적, 전근식 불황에도 연구개발비 늘렸다
전근식 한일시멘트 및 한일현대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의 경영능력이 주목받고 있다.불황 속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하는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한일시멘트> [씨저널]전근식 한일시멘트 및 한일현대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이 불황에도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64주년을 맞은 한일시멘트는 7~8개 업체들의 과점체제인 시멘트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으로 '만
성신양회 무역업 키워 시멘트 불황 견딜 힘 갖춰, 김태현 지배력 강화 아직 해결 못해
무역업은 김태현 성신양회 회장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시멘트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성신양회의 실적을 개선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성신양회> [씨저널] 성신양회는 '천마표 시멘트'로 잘 알려져있지만 시멘트 업계에서 크게 눈에 띄는 기업은 아니다. 2023년 기준 시장점유율은 13.2%로 업계 5위에 머물러있다. 그러나 성신양회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무역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역업은 김태현 성신양회 회장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시멘트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성신양회의 실적을 개선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성신양회는 2017년부터 종속회사 진성인터내셔널을 신규 설립해 무역업을 해왔다. 싱가포르, 하노이, 상하이 등을 거점으로 시멘트 등 건설자재뿐 아니라 유연탄, 무연탄 등 자원류를 거래한다. 흥미로운 점은 성신양회의 무역업 비중이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4년 성신양회의 매출액 1조1626억 원 가운데 무역은 19.4%를 차지해 레미콘 비중(15.1%)을 넘어섰다. 2023년의 무역과 레미콘 비중이 각각 11.9%, 16.7%였던 것을 보면 무역의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한 셈이다. 특히 2025년에도 시멘트 업계의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살피면 성신양회의 전체 사업에서 무역업의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외환위기 수준의 불황을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이 주요 시멘트 기업 출하량 감소폭을 추정한 결과 성신양회가 -25.8%로 경쟁기업(한일시멘트 –24.7%, 삼표시멘트 –21.1%, 쌍용C&E –17.3%, 아세아시멘트 -15.8%) 가운데 가장 감소폭이 컸다. 시멘트 업계의 불황은 역설적으로 성신양회의 다각적 사업 포트폴리오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경쟁기업은 내수 시멘트 비중이 높아 업황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는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쌍용C&E와 아세아시멘트의 시멘트 비중은 각각 82.13%, 82.81%로 성신양회 63.6%에 비해 높다. 다만 한쪽에서는 김태현 회장이 무역업을 통해 시멘트업계의 불황에 잘 대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남은 과제가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주로 지적되는 과제는 김태현 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거버넌스 개선이다. 김태현 회장은 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 성신양회 지분 13.75%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모두 합치면 35.7%로, 소액주주들이 지분의 50.18%를 들고있는 상장사라는 점을 살피면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비교적 공고해보인다. 하지만 분쟁의 불씨는 남아있다. 아버지인 김영준 명예회장이 여전히 11.38%의 지분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동생인 김석현 성신양회 사장도 지분 4.85%를 보유하고 있다. 김태현 회장이 2021년 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영권 승계 자체는 김태현 회장으로 굳혀진 모양새지만, 아버지와 동생의 지분을 합치면 김 회장의 지분을 넘어선다는 점은 잠재적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김 회장이 아버지 김영준 명예회장으로부터 성신양회를 본격 승계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다. 2002년 성신양회에 입사해 기획이사를 맡은 뒤 2013년 대표이사가 됐다. 김 회장은 이후 개인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한쪽에서는 유진그룹 계열 건설·레미콘 회사인 동양이 꾸준히 성신양회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제안 등을 통한 동양의 경영 개입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다만 동양은 성신양회 지분 투자 목적을 두고 '단순 투자'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역시 김태현 회장의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성신양회는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4년 ESG 등급 발표에서 종합 C등급을 받았다. 문제는 E, S, G 가운데 G(거버넌스) 항목의 등급이 최하 등급인 D등급이라는 것이다. 경쟁기업인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의 거버넌스 등급은 B+, 삼표시멘트는 A등급이다. 김 회장이 미등기 임원이라는 점 역시 성신양회 지배구조의 약점으로 꼽힌다. 등기임원은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선임되며 법적 권한과 함께 책임도 지게 된다. 하지만 미등기임원은 주주총회 등의 선임 과정이 생략되며 책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실제로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오너가 미등기임원으로 남아있다는 사실은 책임경영 측면에서 매우 치명적 결함인 셈이다. 성신양회의 2025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지배구조핵심지표 15개 항목 가운데 성신양회가 준수하고 있는 지표는 8개에 불과하다. 김주은 기자
아세아시멘트 '순환연료 대체율'은 업계 부동의 1위, 임경태 공장장 때부터 탈탄소 경영 진심
시멘트 업계 3위 아세아시멘트가 친환경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역삼동 아세아시멘트 본사에서 2023년 한국해비타트 '희망의 집짓기' 사업 후원 협약을 체결하는 임경태 대표이사(왼쪽). <아세아시멘트> [씨저널] 아세아시멘트는 국내 시멘트업계에서 점유율 기준 업계 3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아세아시멘트가 업계에서 1위를 하고 있는 분야가 하나 있다. 바로 '순환연료 대체율'이다. 시멘트는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한다. 철강과 석유화학에 이어 탄소배출량 3위 업종이다. 이 탄소는 대부분 석회석을 고온으로 가열하는 '소성 과정'에서 배출된다. 석회석을 가열할 때 필요한 유연탄이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이 유연탄을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등 순환자원으로 대체하는 비율이 바로 순환연료 대체율이다. 아세아시멘트의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아세아시멘트의 순환연료 대체율은 50%다. 대부분 30~40%대인 경쟁사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 아세아시멘트 탈탄소의 지휘관 임경태, '에코멘트'와 'SCR설비'로 친환경 성과 입증 임경태 아세아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이 탈탄소 행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임 대표는 김웅종 대표이사 부사장과 각자대표체제로 아세아시멘트를 이끌고 있다. 임 사장은 경영총괄을, 김 부사장은 영업총괄을 각각 맡고 있다. 임 사장은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에너지 효율화와 배출가스 감축을 위한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순환자원을 활용한 저탄소 경영을 강화해왔다"라며 "앞으로도 투명하고 공정한 윤리경영, 탄소중립 실현,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 등 ESG 중심의 전략을 통해 기업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치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세아시멘트는 올해까지 순환원료(석회석을 제외한 원료 중 천연자원이 아닌 원료의 비율) 사용률 65% 달성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2024년 기준 아세아시멘트의 순환원료 대체율은 64.8%로 거의 목표에 근접해있다. 임 대표의 탈탄소 행보의 성과는 다른 분야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바로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특수시멘트인 '에코멘트' 생산과 국내 시멘트 업계 최초 선택적촉매환원(SCR) 설비 도입이다. 에코멘트는 GPC(일반 시멘트에 기능성 재료를 미리 혼합해 생산하는 방식)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탄소저감형 특수시멘트다. 아세아시멘트에 따르면 기강도 자극제와 조강 개선재 등을 최적 배합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멘트 대신 에코멘트로 최대 30%까지 대체해도 일반 시멘트와 동등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충북 제천 시멘트공장에서 가동을 기다리고 있는 SCR 설비는 임 대표의 탈탄소 행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성과 가운데 하나다. 아세아시멘트는 2023년 약 30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제천 시멘트 공장에 SCR 설비를 구축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 설비의 가동 예정 시점은 2025년 10월이다. 만약 예정대로 충북 제천 시멘트 공장에서 SCR 설비가 가동된다면 이는 국내 시멘트 업계 최초 사례가 된다. SCR은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s) 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설비다. 해당 설비를 적용하면 질소산화물 배출을 90% 이상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40년째 '아세아인' 임경태 대표, 제천 공장장 시절부터 이어진 '친환경' 행보 국내 최초로 SCR 설비가 가동되는 시멘트공장인 제천 시멘트 공장은 임 대표에게 뜻깊은 곳이기도 하다.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 공장장을 지냈던 곳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제천 시멘트 공장장을 맡고 있던 시절부터 환경 문제를 강조해왔다. 그는 공장장 시절인 2016년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멘트 업계는 초기에는 시멘트 생산 위주로 돌아갔지만 2005년부터는 환경부문이 강화되고 있다"라며 "(제천 공장도) 환경개선 노력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임 대표는 아세아시멘트에 생산기술자로 입사해 40년에 가까운 세월을 아세아시멘트에서 보냈다. 충북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아세아시멘트 충북 제천 시멘트 공장장, 아세아시멘트 생산본부장 등을 지냈다. 김주은 기자
크래프톤 '인조이' 동시접속 급감해 실패라고 볼까, 김창한 경쟁작 '심즈 초반 고전' 돌아본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오른쪽)가 4월11일 젠슨황 엔비디아 대표이사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크래프톤 링크드인> [씨저널] 8만7377명과 1848명. 크래프톤이 야심 차게 선보인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의 출시 첫날(3월28일)과 6월30일의 동시접속자 수다. 출시 1주일 만에 100만 장을 판매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던 인조이의 흥행이 계속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주는 숫자다. 싱글 플레이 게임이라는 것을 살피더라도 상당히 가파른 감소폭으로,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인조이는 배틀그라운드 중심의 '원게임 리스크'를 극복하고자 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의 전략적 승부수였다는 점에서 그 파장은 더욱 크다. ◆ 넘기 힘든 '심즈'의 벽, 인조이 초반 돌풍 이어가지 못하는 이유 인조이의 가장 큰 경쟁작은 EA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시리즈 '심즈'다. 1997년 첫선을 보인 심즈는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방대한 콘텐츠와 노하우를 축적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최신작과 다양한 확장팩에 담긴 이 방대한 콘텐츠는 심즈의 강력한 경쟁력이자 인조이가 당장 넘기 힘든 벽이다.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는 그 특성상 유저가 게임 안에서 얼마나 다양한 삶을 경험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유저 100명이 있다면 100개의 서로 다른 목표와 원하는 경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장르 자체의 자유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다른 장르의 게임들보다 방대한 콘텐츠를 필요로 하며, 심즈 시리즈는 오랜 시간 축적한 아이디어와 시스템 완성도를 통해 이를 만족시키고 있다. 인조이가 콘텐츠 측면에서 단기간에 심즈의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실패'라 부르기엔 이른 판단, 얼리억세스의 맥락 이해 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상황을 단순히 '실패'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크래프톤은 인조이를 '얼리억세스(앞서 해보기)' 방식으로 선보였는데, 이는 장기적 콘텐츠 확장과 개선을 전제로 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인조이는 정식 버전이 아닌 '체험판' 혹은 '베타 서비스'에 가깝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특유의 콘텐츠 부족 문제는 초기 단계에서는 불가피하다"라며 "심즈 시리즈 역시 신작 발매 이후 추가 DLC나 확장 콘텐츠를 통해 점진적으로 완성도를 높여가는 방식으로 프랜차이즈를 성장시켜왔다"고 말했다. 특히 인조이는 심즈라는 퍼스트 무버가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패스트 팔로워'로서 유리한 지점에 위치하고 있기도 하다. 심즈가 오랜시간 축적해 온 콘텐츠 아이디어, 그리고 어떤 콘텐츠가 유저들에게 사랑받았고 어떤 콘텐츠가 외면받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모두 공개돼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의 생활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의 게임 화면. <크래프톤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 김창한의 장기 전략, '프랜차이즈화' 의지에 주목 김창한 대표는 인조이를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적인 프랜차이즈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실제로 그는 3월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인조이는 심즈와 유사한 유저층을 겨냥했으며, 프랜차이즈화가 가능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2014년 출시된 심즈4는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신규 확장팩을 통해 유저와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심즈4의 가장 최근 확장팩은 올해 3월7일 발매됐으며 올해 7월11일에도 신규 확장팩 '신비로운 자연'이 발매된다. 재미있는 점은 심즈4 역시 2014년 첫 출시 당시에는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는 점이다. 전작보다 퇴보한 인공지능, 줄어든 콘텐츠, 여전히 산적해있는 버그 등 때문에 메타크리틱 전문가 평점은 70점, 유저 평점은 4.4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전작인 심즈3의 메타크리틱 전문가평점 76점, 유저평점 7.8점이었으며 심즈2는 각각 90점, 8.5점이었다는 것을 살피면 출시 초기에는 심즈4가 사용자들에게 완전히 외면을 받았었던 셈이다. 실제로 심즈4를 향해 유저들의 비판 강도가 높아지면서 심즈4의 프로듀서였던 그레이엄 나르돈은 "기능 하나를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개발 리소스가 필요한지 고려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심즈의 사례를 살피면 인조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판단할 때 현재의 수치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섣부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인조이는 라이브서비스 게임이 아닌 만큼 동시접속자 수로 흥행을 판단하기는 어렵고 누적 판매량이 중요하다'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콘텐츠를 추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크래프톤에게 일본은 '게임 메이저리그', '개발자' 김창한 'IP 생태계 구축' 바라본다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온 김창한 대표가 이번에는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다음 글로벌 시장 타깃으로 일본을 선택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말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에는 7천억 원을 투자해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투자 회사 ADK를 인수했다. 그동안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온 크래프톤이 이번에는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중국, 인도 게임 시장과 일본 게임 시장은 그 특성이 완전히 다른 곳이다. 김 대표가 다음 공략처로 일본을 선택한 배경에는 김 대표 특유의 '개발자적 자의식'과 게임 생태계에 대한 장기적 비전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인구 기반 현금창출 시장과 일본 시장의 본질적 차이, 콘솔 게임의 본산 크래프톤의 기존 글로벌 전략은 인구 규모가 압도적인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이들 시장은 막대한 스마트폰 사용 인구, 그리고 여기에서 나오는 폭발적 모바일 게임 수요라는 특징을 갖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는 한국과 북미, 유럽 등 시장에서는 PC와 콘솔(가정용 게임기) 버전이 주력이지만 중국과 인도에서는 모바일 버전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돼있다. 일본 시장은 이 두 시장과 궤를 달리하는 곳이다. 인구 규모는 중국이나 인도에 미치지 못하지만, 게임 산업의 질적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콘솔 게임의 태동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아타리 쇼크 이후 세계 콘솔 게임의 중심은 일본으로 옮겨갔다. 그 때부터 일본 게임 시장은 닌텐도, 소니, 세가의 3대 축을 중심으로 콘솔게임 위주로 재편됐고, 세가가 경쟁에서 탈락한 이후에도 여전히 닌텐도와 소니는 세계 콘솔 게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또한 일본은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 '파이널 판타지', '젤다의 전설', '바이오하자드', '몬스터헌터' 등 세계적 IP들의 발상지다. 단순히 수요만으로 접근하는 시장이 아니라, 게임 IP의 정교한 구축과 확장에 최적화된 무대인 셈이다. ◆ '개발자' 김창한의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 크래프톤 IP 생태계 구축의 실험장 김창한 대표는 경영보다 개발에 근본을 두고 있는 최고경영자다. 게임 개발자로서의 정체성이 의사결정의 뿌리다. 그런 그에게 북미, 유럽, 일본은 단순한 판매처가 아니라 '메이저리그'로 불릴 만한 경쟁의 중심지다. 이미 중국과 인도에서 수익 기반을 확보한 크래프톤이 일본 시장을 선택한 것은, 단기적 수익보다 크래프톤을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시키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이제는 수익 이상의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는 판단, 그리고 그 다음 도전 무대는 '게임 개발자가 꿈꾸는 무대'여야 한다는 철학이 맞물리며, 자연스럽게 글로벌 공략의 무대가 일본으로 옮겨간 셈이다. 특히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원히트 원더'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IP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상황에서 일본 시장은 자체 IP를 실험하고 확장할 수 있는 가장 전략적인 거점이 될 수 있다. 크래프톤은 ADK 인수를 통해 일본 시장 공략의 첫 발을 내딛었다. 사진은 오야마 순야 ADK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 ADK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 서브컬처의 '라틴어'로 불리는 일본어, 크래프톤 일본 공략과 동시에 장르 확장에도 나선다 김창한 대표는 일본 공략에 나서면서 또 다른 도전도 시작했다. '서브컬처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확장을 시도한 것이다. 최근 크래프톤은 서브컬처 장르의 신작 '프로젝트 C3'를 공개했다. 서브컬처 장르는 확장성은 높지 않지만 소수의 마니아 층에게 매우 강력하게 어필하는 장르로, 그동안 크래프톤이 한 번도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분야다. 프로젝트 C3의 공개는 명백히 일본 시장을 겨냥한 행보로 읽을 수 있다. 일본은 전 세계 서브컬처 콘텐츠의 중심지이며, 일본어는 글로벌 서브컬처 시장에서 마치 표준어처럼 작동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중국과 한국의 서브컬처 매니아들이 일본어로 대화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서브컬처 업계에서는 일본에서 통하면 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넥슨의 '블루아카이브'는 한국에서는 출시 초기에 큰 반향을 얻지 못했지만, 일본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다시 국내와 중국에서도 주목을 받게 됐다. 애플리케이션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블루아카이브의 누적 매출은 올해 2월 기준 6억5천만 달러(약 8800억 원)를 넘어섰으며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일본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프로젝트 C3는 크래프톤 산하 제작사 펍지 스튜디오가 크래프톤 재팬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라며 "규모나 출시 국가 등에 대한 세부 내용은 보안상 밝히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크래프톤 인도 일본에 깔고있는 IP 발굴 포석, 김창한 '될성부른 떡잎' 보는 눈 믿는다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 업계에서 단연 가장 '잘 나가는' 회사로 꼽힌다. 하지만 그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원게임 리스크'라는 치명적 약점이 하나 자리잡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3N은 한때 국내 최고의 게임회사 3곳(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을 일컫는 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무도 3N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게임업계의 '2황'은 1N1K(넥슨, 크래프톤)으로 재편된지 오래다. 이처럼 국내 게임업계에서 크래프톤은 단연 가장 '잘 나가는' 회사로 꼽힌다. 그러나 그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치명적 약점이 하나 자리잡고 있다. 바로 '원게임 리스크'다. ◆ 김창한 원게임 리스크 해소 노력, 하지만 크지 않은 성과 '배틀그라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활시뮬레이션 장르의 신작 게임 '인조이'가 출시 초기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등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인조이는 돌풍을 길게 이어가지 못했고, 여전히 '원게임 리스크'는 크래프톤의 약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 대표는 인조이, 눈물을 마시는 새 등 자체 제작 IP를 확장하는 동시에 외부의 감각 있는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이를 보완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해양 어드벤처 게임 '서브노티카'를 만든 미국의 언노운월즈를 2021년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언노운월즈의 인수 역시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언노운월즈는 2024년에 당기순이익 13억 원을 내는데 그쳤다. 2023년에도 언노운월즈의 당기순이익은 17억 원에 불과했다. 언노운월즈를 인수하는 데 언아웃 조항(경영 성과에 따라 추가 지급하는 금액)을 빼더라도 5858억 원이 들었다는 것을 살피면 성공한 인수합병이었다고 보기 힘들다. ◆ 사람 수만큼 아이디어 많은 인도, 김창한 인재 기반 IT 강국에 주목 최근 새로운 IP를 발굴하기 위한 김 대표의 눈은 인도와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최근 게임업계의 새로운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 게임 시장은 모바일 분야에서는 예전부터 주목받는 곳이었지만, 최근에는 콘솔·PC 게임 분야에서도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공개된 에오스게임즈(Aeos Games)의 '언리쉬 더 아바타'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게임의 플레이 영상은 공개 직후 글로벌 게임 커뮤니티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으며 퍼져나갔고 '인도의 세키로'라는 별명을 얻으며 기대를 받고 있다. 인도 시장이 이제 막 떠오르고 있는 시장인 만큼, 인도에서 김 대표의 IP 확보 전략은 이미 크게 성공한 회사를 커다란 금액에 인수하는 방식보다 소위 '될성부른 떡잎'을 지원하는 쪽으로 잡힌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최근 인도 게이밍 인큐베이터 2기 기업 6곳을 발표하며 이들 기업에 전문가 멘토링, 지원금, 개발 인프라 등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게임 전문 벤처캐피탈(VC)인 블루오션게임즈를 통해 3천만 달러(약 400억 원) 규모의 인디게임 투자 펀드를 출시하고 앞으로 3년 동안 100곳 이상의 글로벌 인디 게임 개발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 대표는 인도를 단순히 거대한 시장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IP의 산실로 인식하고 있다. 인도는 아직 선진 IT시장으로 평가받지 않지만, 구글의 CEO인 선다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사티아 나델라 등을 배출한 인재 기반 IT 강국이다. 김 대표의 전략은 14억 명 규모의 내수를 보유한 인도 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중국처럼 현지 문화와 전통, 축제 등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지역인 만큼 현지 문화를 반영한 IP 발굴의 필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한종원 코트라(KOTRA) 뉴델리무역관은'꾸준히 성장하는 인도 게임 산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인도 게임 시장은 전통 및 축제에 대한 선호도 등 강한 현지 문화적 색채가 나타나는 곳"이라며 "높은 완성도와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 유명 IP의 산실 일본, ADK 인수로 닻 올린 일본 공략 크래프톤은 최근 약 7천억 원을 들여 일본의 종합광고회사 ADK를 인수했다. ADK는 광고회사지만 마징가 시리즈, 도라에몽, 크레용신짱(한국 이름 짱구는못말려), 사이버포뮬러 등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아는 유명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지원하기도 한 애니메이션 업계의 거물이기도 하다. 크래프톤은 이번 인수를 두고 글로벌 애니메이션과 게임 간 협업 가능성을 넓히고, 일본 내 콘텐츠·미디어 사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ADK가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에 깊이 관여해왔음에도 실제 IP 소유권은 다른 기업에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마징가 시리즈의 IP는 원작자인 고 나가이 만화가가 가지고 있고 마징가 애니메이션의 제작 및 유통 권리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토에이가 가지고 있다. ADK를 인수했다고 해서 크래프톤이 마징가를 활용한 게임을 추가적 협상 없이 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크래프톤은 왜 ADK를 선택했을까? 이번 인수의 핵심은 ADK가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 전반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ADK는 전신인 아사히통신사(ATATSU) 시절인 1980년대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에 폭넓게 관여해왔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탄탄한 네트워크는 크래프톤이 일본 내 다양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협력할 때 강력한 중개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본은 외부 기업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고, 콘텐츠 IP 보호가 강력한 시장이다. '콘텐츠 갈라파고스'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크래프톤은 ADK를 통해 이러한 장벽을 간접적으로 넘고, 일본 제작사들과의 협업을 보다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한 셈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월4일 중구 더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오픈AI 비공개 워크숍 '빌더랩'에 참석한 샘 올트먼 CEO를 만나러 가고 있다. <연합뉴스> ◆ IP를 보는 눈으로 성공한 김창한, 'IP 감별력'이라는 무형 자산에 주목 김 대표는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통해 성공한 인물이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김 대표에세 처음으로 배틀그라운드 기획 이야기를 들었을 때를 두고 "한 시간 동안 받았던 느낌이 매우 선명한데, 그 티타임에서 하는 모든 이야기가 다 '말이 되는' 내용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ADK는 직접적으로 IP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초기 단계부터 유망한 IP에 투자하고 협업해온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김 대표가 ADK를 주목한 이유도 단순히 물리적 자산을 넘어, ADK의 IP 선별 및 투자 전략과 그들이 축적한 네트워크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크래프톤이 자체 오리지널 IP를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제휴를 확대할 때 김 대표의 또다른 '눈'이 되어줄 수 있는 회사인 셈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ADK가 직접 유명 애니메이션들의 IP를 보유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제작에 많은 투자를 한 회사'라며 '현재 시점에서 공개하긴 어렵지만 ADK를 통해 진행하려고 하는 IP 관련 사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이한준 토지주택공사 고질병 내부통제 및 부채비율과 씨름, 3기 신도시 품질로 평가받는다
(왼쪽부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LH본사에서 열린 'LH 종합사항 점검회의'에 함께 들어서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씨저널]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그동안 내부통제 강화와 재무건전성 개선에 집중해 왔다. 토지주택공사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원 비리 문제와 200%를 웃도는 부채비율로 지적을 받아왔다. 이 사장은 취임한 뒤 "공공기관의 도덕성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의 내부통제 기준 강화에 발맞춰 조직 내부의 자정노력을 해왔다. 재무제표를 개선해 경영평가 등급도 2년 연속 끌어올렸다. 이 사장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줬지만, 토지주택공사가 온전히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변화가 절실한 지점이다. ◆ 한국토지주택공사 계속되는 부패문제, 국민의 신뢰 회복할 방법은? 2024년 연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토지주택공사는 지난해 엄중조치와 징계처분이 필요한 비위행위가 105건으로 2023년보다 45건이 더 늘었다. 내부통제가 강화됐지만 임직원 비리는 여전한 셈이다. 내부의 부패 문제는 2023년에도 주목을 받았다. 전 직원이 공공사업을 위한 토지 수용 과정에서 보상대상자에게 강제집행을 미뤄주겠다며 뇌물을 요구한 혐의가 드러나서다. 2023년 기소된 A씨는 최근 집행유예 2년과 벌금 800만 원,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실공사 논란도 일어났다. 토지주택공사가 지은 인천 검단 임대주택의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데 이어 무량판 구조 공공주택에 철근이 빠지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철근누락 사태 책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퇴직 임원 일감 몰아주기'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토지주택공사는 2021년부터 청렴이 핵심과제로 불거졌다. 2021년 3월 직원들이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주택 사업 지구에 집단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공직자 투기 논란은 이 사건을 계기로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며 정치권 핵심이슈로 자리했다. 일부 직원들은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투기가 법적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런 연이은 사건들이 '내부통제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내부통제는 행정관료가 갖는 재량권의 일탈을 방지하고 행정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기능을 한다. 통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행정관료가 공공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할 수 있어서다. 김학환 한국부동산경영학회 명예회장은 씨저널과 통화에서 "토지주택공사는 앞선 문제들로 내부통제가 한차례 강화됐지만 여전히 전관예우식 밀어주기가 작용하고 있다"며 "토지주택공사가 주도하는 주택공급은 토지주택공사의 특권을 높일 우려가 있어 사기업과의 역할분담으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 이한준의 해결법 탐구, 국민의 신뢰 되찾을 수 있을까 국토부는 앞서 불거진 사건들로 토지주택공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안의 주요내용은 공공주택 사업에서 토지주택공사의 역할을 덜어내 독점적 권한 남용을 막자는 것이었다. 우선 토지주택공사가 단독 또는 공동으로 시행했던 공공주택사업 권한을 민간 건설사에도 나눴다. 민간 건설사는 토지주택공사를 끼지 않고 단독으로 사업을 주관할 수 있게 됐다. 토지주택공사의 업체 선정이나 감독 권한도 다른 국가기관에 넘어갔다. 설계와 시공 등의 업체 선정은 조달청이, 감리업체 선정과 감독은 국토안전관리원이 하게 됐다. 공공주택 건설 과정에서 안전항목을 위반할 때 해당 업체의 수주를 제한하는 제도와 토지주택공사 출신 사업자와 거래를 제한하는 제도도 도입됐다. 이한준 사장도 자체적 내부 자정 노력을 시작했다. 이 사장은 직속 기구로 '국민주거혁신실'을 만들고 임대주택 품질 점검과 통제에 나섰다. 이 사장은 직접 신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해 안전과 품질을 점검하기도 했다. 취임 첫 행보로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 착공식에 참석해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최근까지도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 주요 건설 현장을 찾아 현장을 살폈다. 이 사장은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취임한 뒤 15개월 동안 전국을 누비며 6만2천km 이상을 달렸다"며 "토지주택공사는 공적 역할과 품질제고의 구체적 성과를 내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2023년 조직 재정비를 위한 인사개편에도 나섰다. 이 과정에서 외부전문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때부터 1급과 2급 승진후보자들은 '부동산 청렴도 검증위원회 심의'를 거쳐야만 진급할 수 있게 됐다. 감사실장과 선교통계획처장은 개방형 직위로 두어 공개모집과 선발 과정을 거쳐 전문가를 선임했다. 나머지 8개 부서의 장은 내부 임직원이 인정하는 인물을 공모 받아 선발했다. 직원 징계기준도 강화했다. 부동산 투기의심 사건의 조사대상은 임직원 본인에서 배우자·부모·형제·자녀까지, 조사범위는 사업지를 포함한 주변지역까지 넓혔다. 토지주택공사 출신과의 공공사업 계약도 5년 동안 금지됐다. 이 대표는 토지주택공사의 재무건전성도 높였다. 2022년 부채비율 200%를 넘겨 기재부로부터 재무위험기관에 지정됐지만, 이때부터 2년 연속 부채비율을 낮췄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5조5722억 원, 영업이익 3404억 원, 당기순이익 7608억 원으로 2023년보다 각각 12.2%, 679.5%, 47.5% 늘었다. 토지주택공사는 재무제표 개선의 노력으로 올해 경영평가에서 B등급(양호)을 받았다. 이 대표가 재임 중이던 지난해부터 경영평가 등급은 매년 한 단계씩 상승했다. 이은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토지주택공사는 지난해 임대주택 분양이 시작되고 공공주택 준공 물량이 늘어 실적이 개선됐다"며 "정부의 정책 실행기관으로 정부지원 가능성이 높아 재무융통성은 우수하다고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토지주택공사는 최근 정부 기조에 따라 3기 신도시 건설을 앞당기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속도만큼 주택 품질도 끌어 올리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로 남아있다. 정부의 속도를 따라가다가 재무 악화에 대비하지 못한 채 사업을 마친다면 국민의 신뢰를 또 한 번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자구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학환 한국부동산경영학회 명예회장은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토지주택공사 부채수준이 높아질수록 적자를 국민 세금으로 메꾸게 된다"며 "토지주택공사는 정부 정책에 따라 주택공급을 늘리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부채에 대비한 로드맵을 짜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수진 기자
이한준 토지주택공사 맡아 3기 신도시 교통 기반 구축, 이재명 정부 사장 선임 기준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왼쪽에서 3번째)이 공공주택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씨저널]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도시개발에 앞서 '교통망' 구축에 힘쓴 것으로 평가된다.'선 교통, 후 입주'를 앞세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뼈대를 완성하기도 했다.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토지주택공사의 차기 사장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이 6월4일 취임한 뒤 지금까지 숨 가쁘게 인사를 개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장의 임기가 11월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신도시 건설' 선봉장 이한준, GTX로 수도권 교통난 해결이한준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출신으로 당시 신도시 계획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연장 공약을 만들었다고 알려졌다.이는 교통망이 갖춰진 상태에서 주택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선 교통, 후 입주' 원칙에서 비롯됐다.이런 철학은 이 사장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이 사장은 1951년생으로 한양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정부와 대학 산하 연구기관에서 국토개발·교통계획 등을 연구했다. 이 기간 도시정책과 교통계획에 대한 학술논문을 저술하기도 했다.학자 출신으로 40여 년 동안 주택공급·도시개발·교통계획 연구에 매진해 왔다.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부원장을 맡은 뒤 퇴임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정책특보로 임명됐다.2006년부터 2년 동안 정책특보를 지낸 뒤에는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 됐다. 당시 GTX 사업을 처음 제안해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 공약의 뼈대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GTX는 외곽과 서울을 30분 통근거리로 잇는 지하 고속철도다. 정부는 지반 40m 아래에 터널을 뚫기 때문에 별도 토지보상 없이도 교통시설을 지을 수 있다.토지소유권은 민법상 지상과 40m 이하 지하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이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부동산 공약 설계를 함께했다.당시 새로운 신도시 개발보다 1기·2기 신도시 재개발로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그는 'YTN'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을 직접 제안했다"며 "인구 감소와 주택수요 현황을 볼 때 무리한 주택 공급보다는 기존 도시를 가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3기 신도시 정책과 관련해 "3기 신도시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입주 예정일은 2026년 이후로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라며 "공급을 서두르다 보면 품질 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국토교통 전문가' 이한준 사장 11월 임기만료 앞둬, 차기 사장은 누가 될까이한준 사장이 11월 임기를 마치는 만큼 LH 차기 사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3월 들어선 만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밑그림에 발맞출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부동산 정책은 내수경기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만큼 그동안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 토지주택공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한준 사장도 토지개발과 교통계획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이지송 초대 사장은 토목공학 학위를 들고 건설사에서 경력을 쌓아온 현장 전문가였다.이재형 사장과 박상우 사장은 행정학과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건설교통부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았다.변창흠 사장은 학자 출신으로 서울도시개발공사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등 도시개발과 부동산 정책 분야에서 연구위원으로 지냈다.2021년에는 임직원 비리를 비롯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지며 이례적으로 국세청장 출신 김현준 사장이 선임되기도 했다.김 사장은 국세청 조사국에서 부동산 투기와 탈세 등을 주로 다뤄 '조직혁신' 차원에서 선택된 것으로 풀이됐다.토지주택공사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먼저 공모와 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뽑은 뒤 국토부 장관에게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국토부 장관은 그 가운데 한 명을 뽑아 제청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역대 토지주택공사 사장은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수행자로 정부와 같은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는 인물이 당선됐다.이한준 사장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신도시 사업 밑그림을 함께 그려왔다.차기 사장은 아직 안개 속이지만 토지주택공사의 근본적 문제를 혁파하고 정부의 공급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예산 편성과 인사 개혁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있다.앞으로 국토부 장관급 인사가 마무리되면 토지주택공사 사장 후보의 윤곽도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이 대통령은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야당과 여당 구분 없이 국민 생활 안정을 생각한 인사를 하겠다"고 말했다.안수진 기자
이재명 '진보정부서 집값 상승' 깨기 승부처 '3기 신도시', 이한준 토지주택공사 속도 맞추기 바빠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3기 신도시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안정화에 본격적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새로 신도시를 기획하기보다는 기존 3기 신도시를 완성하는 것으로 빨리 집값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도 이에 발맞춰 3기 신도시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3기 신도시 사업이 계획보다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LH가 어떤 대책을 세워 이 정부의 속도를 맞춰갈지가 주목된다.◆ 이재명 정부 '진보정권 집값 공식' 깨기 위한 속도전, 3기 신도시에 박차'진보가 정권을 잡으면 집 값이 오른다.' 시장의 인식은 수요자의 불안을 자극한다. 불안한 심리는 실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준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최고 상승률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9월로 취임 직전 87.44보다 17.02포인트 상승했다.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을 기점으로 다시 오르고 있다. 6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둘째 주보다 0.43%포인트 상승했다.이재명 정부는 '진보정권의 집값 공식'을 깨기 위해 '3기 신도시' 건설에 속도를 더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이 대통령은 최근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기존에 계획된 신도시가 많이 남아 있으나 현재 공급은 안 되고 있다"며 "기존 계획대로 하되 속도를 빨리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새로 신도시를 기획하기보단 이전부터 해왔던 신도시를 완성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신도시는 2기를 두고 봤을 때 사업 지역 지정부터 주택 분양까지 6년이 넘게 걸리는 만큼 실용주의 측면에서 기존 사업 추진의 속도를 높이는 게 효율적이라는 생각으로 보인다.신도시 건설 계획은 지금까지 3기 사업이 진행됐다.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지역은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인천 계양 등이다.문재인 정부는 이 지역에 32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고 윤석열 정부는 여기에 5만 가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다만 이 사업은 공사비 상승과 토지 수용 지연, 공장·기업부지 이전 문제 등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3기 신도시 물량 절반 이상이 2030년 이후에 공급될 것으로 바라봤다.이상경 국토부 차관은 이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이 있던 날 고양 창릉 신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이한준 토지주택공사 사장도 이에 발맞춰 신도시 주택공급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발맞춰 3기 신도시 속도 더할까, 이한준 "부채 늘더라도 소임 다할 것"이한준 사장도 '3기 신도시'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사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3기 신도시를 두고 "토지주택공사는 부채비율에 연연하지 않고 공기업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 발언은 토지보상 단계에서 채권발행으로 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신도시 개발 용지를 적극적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신도시 사업은 규모가 큰 만큼 넓은 범위의 용지를 매입해야 하는데 이때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부채부담이 늘어난다.토지주택공사는 부채가 지난해 역대 최대인 160조 원을 넘어섰지만 부채 부담을 뒤로 한 채 '사업 완수'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것이다. 이 사장의 행보는 이런 그의 의지를 뒷받침한다. 이 사장은 최근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 주요 건설 현장을 찾아 취약 부위를 점검했다.3월에는 LH경기북부지역본부에서 남양주시장과 남양주 왕숙 신도시 개발 현안을 나누기도 했다.이 사장은 신도시에 '선도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선도기업은 특정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끌어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토지주택공사는 신도시에 들어서는 앵커기업에 취득세 최대 75%와 재산세 35%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이에 따라 최근 남양주 왕숙에는 카카오가 제2데이터센터를, 부천 대장에는 대한항공이 미래항공교통연구개발센터를 짓기로 약속했다.지난해에는 우리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남양주 왕숙에 정보기술(IT)센터 '디지털 유니버스'를 조성하기로 했다.이 사장은 기업유치를 두고 "앞으로도 민·관·공의 지속적 협력으로 양질의 일자리와 고품질 공공주택을 품은 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토지주택공사는 2023년 한시적으로 건설사 사용승낙서 발급 조건을 완화해 3기 신도시 사업에 속도를 더하기도 했다.건설사는 주택을 짓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건축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토지주택공사에 매입대금의 20%를 납부하고 '사용승낙서'를 발급받아야 한다.건설사들은 건설경기 악화로 사용승낙서 발급에 필요한 대금 납부·연체에 부담감이 커지자, 공공사업 용지 매입에 소극적이었다.공공주택 용지 추첨 경쟁률은 2022년 224대 1에서 2023년 12대 1까지 줄었다.토지주택공사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건설사가 1차 중도금의 20%만 내도 사용승낙서를 발급받도록 한시적으로 조건을 완화했다.건설사가 지자체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뒤 대금을 완납해야 하는 기한도 6개월에서 12개월까지로 연장했다. 안수진 기자
일동제약 연구개발 계열사와 분업화, 윤웅섭 경영 효율화하고 개발 전문성 높이고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연구개발 기능 분업화로 의약사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일동제약이 연구개발 기능을 계열사와 분업화하는 데 속도를 더하고 있다.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능 분업화를 통해 신약 개발 전문성 강화와 본업인 의약사업 경쟁력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힘쓰고 있다.◆ 윤웅섭 회장의 분업화 결단윤웅섭 부회장은 최근 2년 동안 일동제약에 몰려 있었던 연구개발 부문을 계열회사와 분업화를 통해 경영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구체적으로 핵심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담당하는 유노비아, 항암제를 맡는 아이디언스, 신약 물질을 발굴하는 아이리드BMS, 개량 및 복합 신약을 찾아내는 일동중앙연구소로 역할 분담을 명확히 했다.윤 부회장이 이처럼 신약 개발 계열사를 늘린 이유는 각 회사가 독자적 위치에서 투자유치를 용이하게 만들어 재무건전성을 높이려는 목적이 크다.신약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여러 사업을 하는 한 회사(일동제약)에 연구개발 조직이 있으면 투자금이 분산될 수 있고, 투자자로서도 투자금이 다른 사업 운영자금에 흘러들어갈까봐 조바심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윤 부회장의 분업화 결단으로 일동제약은 계열사를 통해 투자유치와 외부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일동제약의 자회사 유노비아는 2024년 5월 대원제약과 위산분비억제제(P-CAB: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신약 후보물질인 'ID120040002'의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에 관한 계약을 맺게 됐다.또 다른 계열사 아이디언스도 같은 달 동아에스티로부터 250억 원의 전략적 지분투자를 받고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베나다파립'의 병용투여에 관한 공동개발과 관련되 계약 성과를 이뤘다.◆ 분업화로 일동제약 연구개발 부담 줄어, 지속가능 성장기반 구축윤웅섭 부회장은 2014년 대표이사 취임 때부터 '신성장동력 없이는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철학 아래 연구개발 비율을 늘려온 바 있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동제약은 연구개발 부담으로 영업손실을 보기도 했다.윤 부회장은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를 꺾을 수 없었고, 그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결국 자회사를 통한 연구개발 분업화라는 묘책을 찾게 됐고 일동제약은 계열사로 연구개발 역할을 넘기면서 의약품 사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게 됐다.일동제약의 연구개발 비용은 2023년 950억 원에서 2024년 463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25년 1분기 기준 연구개발 비용은 80억 원으로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절반 넘게 감소했다.일동제약은 그 결과 2025년 1분기 영업이익 41억 원을 보면서 5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윤 부회장의 결단으로 이처럼 실적이 개선되면서 일동제약은 의약품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일동제약은 2024년 청주공장과 안성공장의 설비보완에 180억 원을 투자했고 그 결과 생산실적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윤 부회장은 올해도 177억 원을 일동제약 설비보완에 투입해 원가절감을 이뤄 수익성 개선에 힘을 준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매출원가는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약 8% 감소한 855억 원으로 기록됐다.윤 부회장의 분업화 전략이 명확한 수치로 나타나는 만큼 앞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장우 기자
이재준 일동제약 영입 뒤 글로벌서 뛰어 흑자전환 성공, 윤웅섭 '순이익 1조' 주춧돌 놓다
이재준 일동제약 최고운영책임자 사장이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차기 성장동력을 글로벌에서 찾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연매출 1조 원, 순이익 1천억 원' 목표를 내걸었지만 일동제약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따.이재준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윤 부회장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성장동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찾고 있다.◆ 일동제약 이재준, 미래 성장 잠재력 해외에서 찾는다이재준 사장은 일동제약 해외사업 개척을 위해 글로벌 제약 바이오 관계자들과 접촉을 넓혀가고 있다.올해 초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여해 비공개 파트너 미팅 행사에 윤웅섭 부회장과 참석하기도 했다.일동제약은 지난해 10월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약 바이오행사인 'CPhl 월드와이드 2024'에, 같은 해 11월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2024 바이오 유럽'에 참여하며 풍부한 신약 파이프라인(개발예정 약물후보군)을 알렸다.일동제약은 계열사 유노비아와 아이디언스, 아이리드비엠에스 등을 통해 경구용(먹는) 비만 치료제를 비롯해 대사성질환, 위장관질환, 퇴행성 질환, 암 등의 분야에서 다수의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개발예정 약물후보군)을 확보하고 임상개발과 상용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이미 완제 및 원료 의약품을 세계 30여 개 나라에 수출하고 있는데다가 최근에는 아시아 시장을 넘어 유럽과 남미, 중동 등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일동제약의 글로벌 파트너로는 화이자, 바이엘, 산도스, 에자이, 릴리, EA파마, 시오노기, 다케다제약, 페레사 등이 꼽힌다.특히 이재준 사장은 일동제약의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먹는 비만약 후보물질 'ID110521156' 수출에 힘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이 후보물질은 하루 한 번 비타민처럼 섭취하는 형태로 초기 임상에서 충분한 체중감량 효과와 안전성을 모두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사장은 최근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일동제약그룹의 먹는 비만약 후보물질은 구조가 단순해 경쟁약물과 비교해 생산단가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며 "2026년 상반기 임상 2상에 진입하기 전까지 기술이전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 사장이 이처럼 해외 수출에 힘을 쏟는 것은 일동제약의 약품개발 상황뿐만 아니라 글로벌 개척이 자신의 전문분야로 꼽히기 때문이다.이 사장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및 같은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의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미국 AT커니에서 제약 컨설턴트로 일했고,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도맡았으며, 2012년부터 2018년까지는 동아에스티에서 글로벌 사업본부장을 맡아 기술수출에서 성과를 내 해외시장에 밝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일동제약에 합류했던 2022년에도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서 해외전략과 해외영업, 사업개발, 위수탁 사업 등 일동제약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해 왔다.◆ 이재준 일동제약 4년 만의 연간 흑자전환, 윤웅섭의 순이익 1천억 비전 실현 주춧돌 놓다일동제약은 2021년부터 영업적자를 보고 있었다.윤웅섭 부회장이 2018년 5월 창립 77주년 기념식에서 일동제약의 새 비전으로 '연매출 1조 원과 순이익 1천억 원'을 천명했지만 정체되고 있었던 것이다.윤 부회장은 당시 "이번에 발표한 비전은 일동제약이 지향하는 목표를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감있게 형상화해 임직원들이 실천해야 할 혁신방안을 제시한 것이다"고 말했다.일동제약의 새 비전이 2021년부터 뒷걸음치다가 반등한 것은 이재준 사장의 영입 뒤의 일이다. 이 사장이 2022년 글로벌 사업본부 부사장으로 영입된 뒤 일동제약에는 실적에 변화가 나타났다.일동제약은 2022년 영업손실 735억 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2023년 영업손실 539억 원으로 손실규모를 줄인 뒤 2024년에는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이 사장은 최고운영책임자로서 윤웅섭 부회장을 보좌해 혁신을 이끈 것으로 전해진다. 인력조정과 조직개편을 통해 효율성을 증대했고 4년 만의 연간 흑자전환을 이뤘다.일동제약은 2024년 별도기준 매출 6111억 원, 영업이익 498억 원, 순이익 190억 원을 거두면서 4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을 이뤘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340억 원, 영업이익 61억 원, 순이익 28억 원을 내면서 이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이 사장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오너일가와 주주들의 신임을 두텁게 받아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이 사장은 일동제약 최고운영책임자 외에도 연구개발회사인 유노비아와 아이리드비엠에스에서 각각 대표를 맡고 있다. 또한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아이디언스에서는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O)를 겸직하고 있다.일동제약이 최근 영업이익을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약품 개발부터 운영까지 전체 과정을 실무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이재준 사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장우 기자
윤웅섭 개인회사 '씨엠제이씨' 옥상옥으로 일동제약 지배, 오랜 경영권 분쟁의 고육지책인가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일동제약의 옥상옥 구조를 해소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개인회사 '씨엠제이씨'를 정점으로 한 옥상옥 지배구조를 해소할까.일동제약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오너일가→씨엠제이씨→일동홀딩스→일동제약으로 구성돼 옥상옥 구조를 띄고 있다.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씨엠제이씨 17.02%, 윤원영 회장 14.83%, 송파재단 7.12%, 임경자씨 6.17%, 윤웅섭 부회장 1.12% 등으로 씨엠제이씨와 특수관계인이 46.6%를 들고 있는 구조다.오너 3세인 윤웅섭 부회장이 1%대 낮은 지분을 지니고도 일동제약 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영향력을 확보한 것은 씨엠제이씨 지분 90%를 들고 있어서다.씨엠제이씨는 그동안 일동제약이 겪었던 경영권 분쟁에서 방어막 역할을 했고, 윤웅섭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도 역할을 한 바 있다.◆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의 역사와 방어 메커니즘일동제약(분할 전 통합법인)은 2009년 무렵 개인주주 안희태씨와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당시 윤웅섭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안희태씨는 윤 부회장이 제약업계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주주총회에서 반대의견을 개진했다.안씨는 이 무렵 일동제약 지분을 9.85% 보유한 2대주주였고 2012년까지 지속적으로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웠다.일동제약 오너일가과 주주 안희태씨와 갈등은 2013년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해소됐다.안희태씨는 일동제약 지분을 씨엠제이씨에 주당 1만3700원에 매각하면서 시세차익을 얻었고, 일동제약 오너일가는 적대적 인수합병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지분을 개인회사 씨엠제이씨를 통해 확보했다.주목할 만한 점은 윤원영 회장이 직접 안희태씨로부터 지분을 사지 않고 씨엠제이씨를 통해 확보했다는 것이다.윤 회장은 자신이 들고 있던 일동제약 주식을 증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마련했고, 이 돈을 씨엠제이씨가 다시 윤 회장에게 빌려와 안희태 씨의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을 택했다.윤 회장은 당시 경영권을 윤웅섭 부회장에게 넘겨줄 것을 염두에 두고 이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2015년 윤원영 회장은 자신의 씨엠제이씨 지분 90%를 아들 윤웅섭 부회장에게 넘겼다.아울러 윤원영 회장은 부차적으로 영업활동을 통해 자금을 상환하도록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씨엠제이씨는 본래 일동제약 계열사 등을 상대로 경영컨설팅, 전산시스템 용역서비스를 제공해 매출을 올려온 기업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자금상환을 꾀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씨엠제이씨, 활용가치 여전히 남아 있어윤웅섭 부회장이 일동제약 그룹에서 승계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지만 아직도 윤원영 회장이 들고 있는 일동홀딩스 지분 14.83%가 남아 있어 씨엠제이씨의 활용가치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재계에서는 윤원영 회장이 자신이 들고 있는 일동홀딩스 지분을 씨엠제이씨에 넘겨주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는 시선을 내비친다.이 방법이 상속 및 증여세를 절감하기 위해 재계에서 빈번하게 이뤄지는 방식 가운데 하나로 꼽혀서다. 대표적으로 원익그룹 사례가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윤 부회장이 당분간은 씨엠제이씨를 정점으로 하는 옥상옥 구조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고 바라본다.옥상옥 구조를 띄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이런 시각에 힘을 싣는다.다만 오너일가가 지배구조를 이용해 내부거래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사익편취와 같은 행위를 할 수 있는 구조적 용이성이 있기 때문에 문제로 떠오르는 것이다.일동제약그룹의 경우 씨엠제이씨와 특수관계인 사이 내부거래 비중이 2017년 83%에서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2022년부터는 99%대를 유지하고 있다.씨엠제이씨의 구체적 거래의 조건과 목적, 경제적 효과를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일동제약 오너일가가 기업운영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제5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을 지낸 조명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일동제약의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것이 사실이라면 정상적으로 보기는 어려울 소지가 있다'며 '일동제약이 투자자를 비롯해 대외적으로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조장우 기자
도로공사 안전 강화에도 외주 작업장 사망사고 '옥에 티', 미래 경쟁력은 탄소중립과 디지털
한국도로공사 김천 본사 전경 <한국도로공사>[씨저널] 한국도로공사는 다양한 혁신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 과제들은 안전, 탄소중립, 친환경, 디지털이라는 열쇳말로 정리될 수 있다.특히 도로공사는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공기업 중 가장 많은 작업장을 관할하는 공기업인 만큼, 작업장 안전관리를 강화해 사망사고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아울러 도로공사는 고속도로를 친환경·디지털 인프라로 전환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업장 안전관리 강화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건설과 유지관리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이 때문에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에스알(SR) 등 다른 SOC 공기업보다 훨씬 많은 작업장을 관리한다.2024년 한 해 도로공사가 관리한 작업장은 1731곳으로, 주요 SOC 공기업 평균 283곳보다 월등히 많았다.특히 고속도로 작업은 대부분 자동차들이 빠르게 달리는 도로 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작업자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상시 노출된다.하지만 도로공사의 전체 작업장 중 88%가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작업장이고 소규모 외주 시공사가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자체 안전관리 역량이 미흡하다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도로공사에 따르면 작업장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인다. 2020년 8명, 2021년 9명에서 2022년 3명으로 극적으로 줄었다가 2023년 6명으로 늘었으나 2024년 4명으로 다시 감소했다.반면 이 기간 사망자는 2024년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도로공사 직영 작업장이 아닌 소규모 외주 작업장에서 나왔다.이에 따라 도로공사는 작업장 안전관리 대책을 지속 추진하면서 재해 취약요인을 집중 관리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24년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소규모 사업장(50억 원 미만)에까지 확대 적용됨에 따라 안전관리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먼저 도로공사는 소규모 작업장 안전 강화를 위한 통합발주를 추진 중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유사 공종을 50억 원 이상 규모로 통합발주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한 후 통합발주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는 50억 원 미만 소규모 공사에는 안전관리자(도로안전통제원) 배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또한 도로공사는 소규모 업체 역량 강화와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함으로써 사고를 최소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한편 도로공사는 안전사고 사망자 수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안전사고 사망자 수는 공공기관의 관리시설에서 기관의 귀책사유로 사망한 일반국민의 수를 말한다. 도로공사의 경우 2020년 이후 안전사고 사망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 고속도로도로공사는 2021년 '2050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기준 30%, 2050년까지 100% 감축해, 순 배출량 '0'을 달성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이를 위해 도로건설, 유지관리, 휴게소 운영 등 전 부문을 포괄하는 과제를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또한 도로공사는 2014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절약 추진위원회'를 운영 중이며, 2021년에는 전 부서가 참여하는 '탄소중립추진위원회'를 신설했다. 탄소중립추진위원회는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는다.탄소중립 전략의 일환으로 도로공사는 '에너지 자립 고속도로' 구축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고속도로 인프라에 적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핵심이다.대표적으로 고속도로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3년까지 281개소에 14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을 설치했고 추가로 발전소를 개발하고 있다. 또 도로지붕형 태양광과 터널관리시설 태양광도 단계적으로 설치해 나가고 있다.'에너지 자립 졸음쉼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졸음쉼터 내 태양광 그늘막을 설치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으로, 2024년까지 24곳을 조성했고 올해 50곳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이밖에도 도로공사는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대표적으로 건설공사에 유리섬유강화폴리머 철근(GFRP)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GFRP는 유리섬유를 적용한 철근으로 기존 철근보다 강하고 녹과 부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기존 철근에 견줘 생산 때 탄소 배출을 40~50%가량 줄이는 효과가 있다.도로공사는 2023년 CFRP를 국가건설기준으로 제정·등재하는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또 도로공사는 밝기가 자동 조절되는 스마트 가로등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가로등 분야 탄소배출을 22% 감축하기도 했다.아울러 휴게소의 탄소 감축을 위해 탄소관리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난방, 오수처리, 전기, 휘발유, 경유 등 10개 항목의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하고 성과 평가를 거쳐 컨설팅과 시설 개선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2024년 2월6일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휴게소에서 열린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포천~조안 구간 개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 전환한국도로공사는 지난 6월18일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열고 '디지털 전환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 마스터플랜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속도로 운영과 서비스를 혁신하고 국민 체감형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실제로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건설과 유지관리 등 업무 전반에 디지털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먼저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상용화에 대비한 첨단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대표적으로 고속도로 복합환승센터가 있다. 복합환승센터는 자동차와 기차, UAM을 모두 환승할 수 있는 거점으로, 지하에는 도로가, 지상에는 UAM이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UAM 버티포트가 각각 설치된다.또한 도로공사는 2019년 국내 최초로 건설정보모델링(BIM) 설계를 도입해 도면 등의 정보를 3D로 디지털화해 관리하고 있다. BIM은 설계 단계에서 도로시설물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함으로써 사전에 검증·보완하고 설계의 정확도를 높이는 시스템이다.인공지능(AI)도 적극 활용 중이다. 예컨대 겨울철에 도로 살얼음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구간을 자동으로 모니터링해 염수액을 사전에 살포하거나, 화물차가 요금소에 진입할 때 촬영된 CCTV 영상을 분석해 적재불량 차량을 자동 선별하는 데 AI가 활용된다.또 주행 중 카메라로 촬영한 노면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속도로의 손상 위치와 규모를 검출해 내는 'AI 기반 도로파임 자동탐지장비'도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이승열 기자
이재명 정부 도로정책 윤석열 정부와 180도 달라, 공공 중심 전환에 도로공사 역할 막중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2025년 5월2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수원 지능형 교통체계(ITS) 아시아태평양총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국토균형발전과 첨단산업 육성, 친환경 교통 인프라 구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교통 공약을 내놓았다.수도권광역급행철도(KTX)의 조기 완공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면서도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과 3대 특별자치도(제주·강원·전북), 세종 행정수도 중심의 광역급행철도와 도로망을 구축해 국토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했다.아울러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도심항공교통(UAM), 스마트도시 등 4차 산업혁명 기반의 미래 사회간접자본(SOC) 정책을 제시했다. 첨단산업에 대한 규제 재설계, 국가지원 확대를 통해 교통 분야에서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이와 함께 이재명 정부는 전기차·수소차 보급 확대와 충전 인프라 확충을 통해 친환경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요컨대 이재명 정부는 앞으로 도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연결성 강화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 또한 도로 인프라를 단순한 교통망이 아닌, 친환경·디지털 인프라로 전환하겠다는 기조가 뚜렷하다.이는 윤석열 정부의 도로 정책과 기조를 달리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수도권 중심의 대규모 고속도로와 철도 신설, 수도권 철도 지하화, 고속도로 건설 민간 자본 참여 확대 등을 통한 수도권 중심의 교통망 확충, 규제 완화와 시장 활성화에 중점을 뒀다.재원 조달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민간 투자를 강화하려고 했다면 이재명 정부는 국비 투입을 통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의 역할 변화앞으로 이재명 정부의 한국도로공사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신규 도로망 확충과 국가 주도 사업을 통한 공공성 확대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윤석열 정부 때의 도로공사가 민간 중심의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하고 민자사업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우선한 것과 차별된다.이를 위해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사업 주체를 민자 중심에서공공으로 전환하면서, 이에 따른 재정 부담과 사업 리스크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낭비되는 예산을 절감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아울러 이재명 정부가 고속도로를 친환경·디지털 인프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한 만큼 도로공사도 정부의 정책과 연계해 고속도로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이를 위해 도로공사는 2021년 수립한 '2050 탄소중립 전략', 그 일환으로 중장기적으로 추진 중인'에너지 자립 고속도로', 최근 발표한 '디지털 전환 마스터플랜' 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승열 기자
정권교체 때 도로공사 사장 임기 채운 사례 없었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함진규 선택은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2025년 6월18일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열린 '함께하는 디지털 전환 선포식'에서기념사를 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씨저널]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2023년 2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됐다.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 출신이다. 임기는 2026년 2월까지다.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다른 공공기관 수장들처럼 함 사장의 거취 문제도 관심이 되고 있다.한국도로공사는 핵심 교통 인프라인 고속도로를 관할하면서 정부의 교통정책을 시행하는 주요 공기업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역대 정부에서는 정권 친화적인 인사를 임명해 왔고, 이재명 정부 역시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인사를 임명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정권 교체에 따라 도로공사의 사업 방향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정부의 교통정책은 국토균형발전과 친환경을 중심에 두고 있어 수도권과 민간 투자 중심의 윤석열 정부의 정책과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함 사장에게도 대외적으로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중도 사퇴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시선도 있다.특히 과거 진보정권에서 보수정권으로, 또는 보수정권에서 진보정권으로 정권이 교체된 시기에 역대 도로공사 사장들이 모두 중도 사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함 사장 역시 외부 압박이 표면화될 경우 임기를 마치기 전에 물러날 수 있다.다만 임기가 약 8개월 남은 시점에서 새 정부의 후임 사장 인선이 늦어질 경우 자의반 타의반으로 임기를 채울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함 사장은 지금까지 중도 사퇴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오히려 지난 6월18일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열어 '디지털 전환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7월7일 '2025년 도로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함진규 사장의 거취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함진규는 어떤 사람?함진규 사장은 1959년생으로 경기도 시흥 출신이다. 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한진그룹을 거쳐 개인사업을 하다가 정치에 입문했다.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6~7대 경기도의회 의원, 19~20대 국회의원(경기 시흥갑) 국회의원을 지냈다.21대 총선에서 패한 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도전했다가 컷오프됐다.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수도권 대책본부장을 지냈다.2023년 2월 도로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국회의원 재임 시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한 것 외에는 도로교통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 정치적 배경이 작용한 낙하산 인사라는 말도 나왔다.◆ 역대 정권교체기 도로공사 사장들의 선택2000년 이후 도로공사에는 총 8명의 사장이 임명됐다.이 중 오점록(2001~2004), 손학래(2004~2007), 류철호(2008~2011), 김학송(2013~2017) 등 4명은 임기 3년을 채우고 퇴임했고, 권도엽(2007~2008), 장석효(2011~2013), 이강래(2017~2019), 김진숙(2020~2022) 등 4명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특히 보수정권에서 진보정권으로, 또는 진보정권에서 보수정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진 후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채 버틴 사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박근혜 정부에서 2013년 11월 임명된 김학송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스스로 물러났다.문재인 정부가 2020년 4월 임명한 김진숙 전 사장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9월 자진 사임했다.노무현 정부에서 2007년 7월 임명했던 권도엽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국토해양부 1차관으로 영전한 경우다. 이는 권 전 사장이 정치색과 무관하게 건설교통 분야 실무능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다.이승열 기자
농협은행 '미스터 디지털' 강태영 '올드' 이미지 벗는다, 농민 디지털 격차 극복 과제는
강태영 농협은행장이 1월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민주당-은행권 현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최근 한 대형 인터넷 여성 커뮤니티에 "가장 세련된 이미지의 은행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이 올라왔다.이 글에는 약 26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이 가운데 세련된 은행으로 농협은행을 꼽은 댓글은 단 1개에 불과했다.농협은행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소위 '올드'하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하지만 지역 농촌사회와 맞닿아있다는 특성상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이미지가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고 있다.◆ 강태영, 농협 디지털 혁신의 선봉에 선 '디지털 인생'강태영 농협은행장은 농협은행 '디지털 혁신'의 선봉에 서 있는 사람이다.농협 내에서도 손꼽히는 디지털 전문가로 꼽힌다.농협중앙회 시절 카드마케팅부에서 카드상품개발을 담당하며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을 연구했고, 이후 농협은행의 올원뱅크 사업부, 디지털전략부, DT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왔다.농협은행의 DT부문장을 맡고 있을 때는 농협금융지주의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하며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했다.강 행장이 단순한 '디지털 전문가'를 넘어 고객 접점에서 디지털 경험 설계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전략가'로 평가받는 이유다.◆ '디지털 리딩뱅크' 향한 강태영 전략 본격화강태영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디지털 전환을 농협은행의 핵심 경영목표로 삼았다.강 행장은 2025년 경영협약을 통해 디지털 선도은행으로의 도약을 공식 선언했다. 또한 자산관리(WM), 플랫폼, 기업금융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디지털 기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올해 2월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 구축에 착수하며 한발 앞선 디지털 혁신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고객 일상 속 자연스러운 금융"을 내세우며 비대면 채널 중심의 고객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강태영 NH농협은행 DT부문 부행장(왼쪽)이 2023년 7월28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사에서 박용희 소프트베리 대표이사와 생활금융 서비스 및 전기차 충전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 NH농협은행 >◆ 농협은행의 태생적 과제, 디지털 격차 해소이러한 강 행장의 전략과 행보는 조직 내부와 금융업계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하지만 한쪽에서는 농협은행의 디지털화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바로 노령층과 젊은 세대 사이의 '디지털 격차' 때문이다.농협은행은 지역 농민과 고령 고객층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은행이다. 여전히 지역 농촌에는 현금을 직접 들고 은행에 가서 업무를 보는 노령층 고객들이 적지 않다.최근 사회적으로 노년층이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농협은행마저 디지털 전환에만 치중할 경우 이러한 디지털 격차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농협은행 관계자는 "대학생 봉사단의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해 꾸준히 어르신들의 디지털 환경 적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현장에서도 창구직원들이 어르신들에게 애플리케이션 사용 방법 등을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농협 금융계열사 대표 '코드인사' 논란 지속, 첫 직선 농협회장 강호동 책임 더 무거운 이유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취임 이후 강 회장의 인사 행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균형 잡힌 지역 안배 인사도 없고, 우수 인재를 등용하려는 능력주의 인사도 없다. 오로지 하나, 강 회장과 마음을 나눴느냐, 안 나눴느냐 하는 게 유일한 인사 원칙이 되고 있다."우진하 농협중앙회 노조위원장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농협조합감사위원장 인사를 공개적으로 규탄하며 한 이야기다.강 회장의 취임 이후 강 회장의 인사 행보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 나오고 있다.강 회장은 최근 농협중앙회 조직감사위원장으로 김병수 전 NH농협하나로유통 대표를 선임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측은 '코드 인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또한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 송춘수 NH농협손해보험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수장들은 모두 강호동 회장의 사람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더욱이 모두 경상도 출신이라는 점에서 '영남 편중 인사'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공식적으로 강 회장과 뚜렷한 접점이 없는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역시 부산 출신이다.일각에서는 강 회장 취임 이후 호남 출신 인사가 단 한 명도 주요 계열사 CEO로 발탁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호남 홀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되풀이되는 농협중앙회의 보은·코드인사 관행농협중앙회에서 코드인사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농협중앙회장은 선거를 통해 선출되며,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강력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주요 계열사의 수장을 임명할 수 있다.이러한 구조는 자연스럽게 선거에서의 '보은 인사' 또는 '코드 인사' 논란으로 이어진다.실제로 농협중앙회장이 바뀔 때마다 특정 지역이나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한 임명 논란은 되풀이되어 왔다.수도권 출신인 이성희 전 회장은 경기 출신 인사를 중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협은행장 두 명(권준학, 이석용)이 연이어 경기 출신으로 선임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김병원 전 회장 때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김 전 회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같은 전남 구례 출신인 서기봉 NH농협생명 대표를 임명했으나, 서 대표는 임기 중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낙하산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5월22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2025년 농협벼전국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직선제로 전환된 첫 회장의 상징성과 위험성강호동 회장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직선제로 선출된 회장이다.직선제 도입은 농협중앙회장의 민주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코드 인사나 보은 인사 문제가 발생한다면 파장은 간선제일 때보다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특정 지역이나 계파에 편중된 인사가 반복될 경우, 농협 조직 전체가 분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미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흑색선전'과 '진흙탕 싸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선제 도입 이후 불거진 인사 논란은 농협중앙회를 향한 조합원들의 불신을 한층 심화시킬 수 있다.농협의 민주적 거버넌스를 정착시키려는 직선제의 근본 취지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인 셈이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강호동 회장은 취임 1년 차에 불과하지만 농협 역사상 중요한 제도적 전환기의 첫 주자로서 인사 기준과 원칙을 확립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신뢰 회복과 조직 통합을 위해 인사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직선 농협회장 강호동 공약 농협경제지주 통합, 민주당과 대통령실 불편한 기류부터 넘어야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17년만에 직선제를 통해 선출된 인물이다. 그의 가장 중요한 공약 가운데 하나는 바로 농협경제지주와 농협중앙회의 통합이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17년 만에 직선제를 통해 선출됐다.강호동 회장이 내세운 공약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농협경제지주와 농협중앙회의 통합 추진이다.강 회장의 농협경제지주 통합 구상은 단순한 조직 재편을 넘어 농협의 정체성과 운영 철학을 뿌리부터 다시 설계하려는 계획으로 평가된다.농협경제지주는 산하에 남해화학, 농협홍삼, 하나로유통 등을 둔 지주회사다.농협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원칙에 따라 지배구조의 정점에 농협중앙회를 두고 그 밑에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를 배치하는 형태로 분할됐다.이 신경분리 체제는 경제·금융 부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농협중앙회와 지주회사 사이의 역할 중복, 의사결정 지연, 그리고 내부 자원의 비효율적 분산 등 다양한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문제는 통합 공약이 농협 내부의 결단만으로는 실현할 수 없다는 점이다. 농협의 지배구조는 농협법(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 농협의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국회와 정부의 협력도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정치권과의 불편한 기류, 통합 추진에 걸림돌 될까강 회장의 행보를 정치권에서, 특히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그리 좋은 방향으로 해석하지 않고 있다.강 회장은 취임 이후 농협금융지주와 주요 관계사의 인사에 깊이 관여하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와 관련해 강 회장이 취임 이후 선임한 대부분의 관계사 사장들이 소위 '회장 라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월9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 회장을 향해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인사권 남용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며 "무분별한 인사는 직원들의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이와 같은 비판은 2024년 10월 열렸던 국정감사에서도 나왔다.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4년 10월18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 대상 국정감사에서 "취임하며 단행한 인사 49명 중 내부 승진자는 하나도 없었다"라며 "낙하산 보은 인사가 책임 경영에 걸맞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비판했다.강 회장의 인사 문제가 공약 실현 과정에서 필수적인 정치권과의 협력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한쪽에서는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김 실장은 2024년 말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회장 자리에 이찬우 회장이 선임되면서 고배를 마셨다.문제는 이 과정에서 강호동 회장이 이찬우 회장의 선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강 회장과 김 실장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흐르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셈이다.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영국 현지시각으로 3일 영국 NH농협은행 런던지점에서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 NH농협은행 >◆ 통합 실현의 조건과 향후 과제강호동 회장의 농협경제지주 통합 공약은 농협의 장기적인 조직 전략과 운영 철학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대형 프로젝트다.이 공약이 실현되면 농협은 보다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구조로 거듭날 수 있다. 내부의 공감대도 충분하다.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정치권이라는 관문을 뚫어내야 한다.국회와 정부의 협력 없이 통합 구상의 실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향후 농협의 조직 통합 성공 여부는 행정부 및 입법부와의 긴밀한 협의 구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라며 "강 회장이 조직 통합에 성공하느냐는 농협의 미래 비전과 정체성을 가르는 강력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범현대가 한국 재계의 중추, 정주영 정몽구 정의선 현대차그룹 가족과 혼맥
정주영 창업회장의 범현대가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기업집단으로는 현대자동차 그룹이 꼽힌다.[씨저널]범현대가는 범삼성가와 마찬가지로 한국 재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정주영 현대 창업회장을 중심으로 직계로 구성된 현대자동차그룹, 현대박화점그룹, 현대그룹, HD현대, 현대해상 등이 있으며, 방계로는 HL그룹, 현대종합금속, KCC, HDC그룹, 현대코퍼레이션 등이 있다.범현대가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기업집단은 단연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 재계의 중추를 맡고 있다.정주영 창업회장의 장남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2000년 8월 현대그룹 승계를 두고 형제 간의 갈등을 일컫는 이른바 '왕자의 난'을 겪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정공, 인천제철, 현대강관 등을 갖고 분가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탄생했다.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은 정 명예회장과 고 이정화 여사의 아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다.정 명예회장은 이정화씨 사이에 정의선 회장과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 정윤이 해비치호탤앤드리조트 고문 등 1남3녀를 두었다.이정화씨는 북한 출신의 일반가정에서 태어나 숙명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홍익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던 중 정몽구 명예회장과 연애 끝에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정 명예회장은 사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두고 결혼했을 때라고 말할 정도로 이씨와 금슬이 좋았던 것으로 전해진다.정 명예회장의 장녀 정성이 고문은 1985년 선두훈 대전선병원 이사장과 결혼해 1남 1녀를 두었다. 정 고문의 딸 선아영씨는 2016년 탤런트 길용우씨의 아들 길성진씨와 결혼해 주목을 받았다.또한 정성이 고문의 아들 선동욱씨는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손녀인 채수연씨와 결혼해 애경그룹과 혼맥을 이뤘다. 채수연씨는 채형석 애경 총괄부회장의 둘째 딸이다.정 명예회장의 둘째 딸 정명이 사장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결혼해 현대자동차그룹의 금융사업의 중심축을 맡고 있다.정태영 부회장은 종로학원 설립자인 정경진씨의 아들로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했다.정명이 사장은 정태영 부회장과 사이에 1남2녀를 두었다. 특히 장남 정준씨는 2022년 프로골프선수 리디아 고씨와 결혼해 주목을 받았다.정몽구 명예회장의 셋째 딸 정윤이 고문은 현대차그룹의 주요 협력사 삼우그룹의 신용인 회장의 아들인 신성재 삼우 부회장과 결혼했으나 2014년 이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현대자동차그룹을 이끄는 정의선 회장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선씨와 결혼해 슬하에 1남2녀를 두었다.정의선 회장의 장인 정도원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과 경복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관계가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장우 기자
광동제약 주요 자리에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 포진, 최성원 같은 학과 동기 후배만 신뢰하나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인재 등용이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 인재를 '좋아하는' 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다.최 회장 스스로가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기에 동문을 믿는 면도 있지만 지나친 인재 편중으로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광동제약에는 해외사업과 마케팅, 재무관리의 주요 분야에 모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 포진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해외사업을 맡고 있는 이혁종 최고전략책임자(CSO)의 경우 최 회장과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88학번 동기다.이혁종 최고전략책임자는 1969년생으로 최 회장과 동갑이며 미국 UC버클리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그는 광동제약의 해외사업 부문의 현안을 검토하고 지휘하는 중요한 역할을 위해 2020년 5월부터 광동제약에서 활동하고 있다.특히 이 최고전략책임자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 및 생산(CDMO) 전문기업인 바이넥스의 대표이사 회장도 맡고 있어 광동제약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2020년 5월에는 바이넥스가 광동제약 자기주식 150만 주를 취득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맺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당시 광동제약은 바이오 신사업 확대의 기회를 얻고 바이넥스는 유동자산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왔다.광동제약의 마케팅 부문도 최성원 회장의 서울대학교 인맥이 자리잡고 있다.최 회장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직속 후배인 최환원 광동제약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전무가 주인공이다. 최 전무는 SPC그룹에서 SPC클라우드 마케팅플랫폼부문장을 역임하면서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하다가 2021년 상반기 광동제약에 영입돼 재직하고 있다.최 전무는 광동제약의 전체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음료사업 비중이 높은 광동제약의 일반 소비자 대상 광고업무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더욱이 그는 광동제약의 광고회사 케이디엠코의 대표도 겸임하고 있어 최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케이디엠코는 연간 300억 원 규모의 광동제약 광고집행을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재무분야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 책임지고 있다.광동제약 재무기획실장인 설상현 상무는 197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광동제약에서 18년간 전문성을 키운 '광동맨'이다. 그는 케이디엠코의 감사와 광동생활건강 감사, 프리시전바이오 감사를 겸임하고 있다.광동생활건강은 최성원 회장이 지분 56.33%를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법인으로 사실상 최 회장의 개인회사로 평가받는다.또한 프리시전바이오는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으로 광동제약이 2024년 7월 아이센스로부터 지분 29.7%를 매수해 인수한 기업이다.이처럼 광동제약의 핵심계열사에 설상현 상무가 감사로 임명된 것은 그만큼 최성원 회장의 신뢰가 두텁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들 외에도 모과균 전 광동제약 사장도 최성원 회장의 경영학과 선배였으며, 염신일 사외이사와 양홍석 전 사외이사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출신이다.최성원 회장의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 인재 사랑은 오너일가의 의중을 신속하게 그룹에 전달하고 일사분란하게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소도 분명히 있다.하지만 이런 편중된 인재 고집은 자칫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전문가들은 이런 인재편중 현상이 단순한 학연 네트워크를 넘어 조직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저해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한다.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특정 학교 출신의 인사를 고집하는 것은 긍정적 측면도 분명 존재하지만 자칫 조직 내부의 분열과 공정성 및 혁신성 저하라는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며 "최근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는 이유도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 다양한 인재를 균형있게 배치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광동제약 자사주 25%로 최성원 약한 지배력 방어,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 추진 '발등에 불'
이재명 정부가 '자사주 소각'을 뼈대로 하는 상법 개정을 추진할 뜻을 내비치면서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 활용해온 광동제약과 같은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이재명 정부가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 구상을 내놓으면서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 활용해온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은 국내 제약업계 오너 중에서도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자사주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이재명 정부의 자사주 소각 정책 배경과 추진 현황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코스피 5000 시대 실현'을 목표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공약으로 제시해왔다.이 대통령은 2025년 4월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 계정에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했다.다만 6월5일 발의된 상법 개정안에는 자사주 소각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후속 입법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전해진다.정부도 이미 단계적으로 자사주 관련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금융위원회는 자사주 소각계획 의무공시 대상을 기존 발행주식 5% 이상에서 1% 이상으로 확대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력 개정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정치권에서는 이 방침이 2026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재명 정부에서 자사주 소각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태세를 보이면서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우선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많은 비용이 투입된 것도 문제인데다가 지배구조의 강화방안으로 자사주를 활용한 경우 경영권 방어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광동제약의 취약한 지배구조와 자사주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국내제약업계에서도 특히 취약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2025년 1분기 기준 최성원 회장의 개인지분은 6.59%에 불과하고 특수관계인(가산문화재단 5%, 광동생활건강 3.51%, 기타친익척 1.59%)을 모두 포함해도 18.2%에 그친다.일반적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이 되어야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배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광동제약이 보유한 자사주의 비중은 25.07%로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에 달한다.이는 제약업계에서 자사주 비중이 높은 대웅제약(29.67%), 현대약품(18.33%), 환인제약(17.92%)과 비교해도 특이한 구조로 평가받는다.다른 제약사들의 경우 오너 일가의 지분이 자사주 비중을 웃돌지만, 광동제약은 자사주 비중이 최대주주 지분보다 높은 유일한 제약사로 알려져 있어서다.최 회장은 광동제약의 자사주 비중을 높게 가져감으로써 나머지 유통주식에서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의 실질적 지분비중을 높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최 회장은 광동제약을 통해 2004년부터 자사주 매집을 시작해 현재까지 한 번도 소각한 적이 없다.이 때문에 제약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전략적 활용에 중점을 둔 조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자사주는 당장 의결권은 없지만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우호세력인 다른 기업의 자사주와 맞교환할 경우 의결권을 되살릴 수 있어 경영권 방어에 중요한 수단으로 꼽힌다.더구나 광종제약처럼 오너 일가의 지분이 낮은 상황에서는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에 절실한 도구될 수 있다.현재 광동제약에는 외국계 기관투자자인 피델리티 퓨리탄 트러스트가 지분 9.99%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최 회장이 선뜻 자사주를 소각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거론된다.피델리티는 2013년 광동제약 창업주 최수부 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대거 광동제약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현재까지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보유 목적을 명시하고 있지만 제약업계에서는 앞으로 이른바 변심을 하여 '경영권 참여'를 노릴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조장우 기자
광동제약 4천억 삼다수 놓치면 '중대 위기', 최성원 제약사업 결실까지 시간 필요한데
광동제약이 삼다수 위탁판매 입찰경쟁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광동제약이 삼다수 입찰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삼다수 위탁판매가 광동제약 전체 매출에서 33%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으로서는 삼다수 위탁판매권을 놓치게 되면 차기 성장동력 확보에도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입찰에 온힘을 다하고 있다.◆ 삼다수 판권 둘러싼 치열한 눈치싸움삼다수는 국내 생수시장에서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1위 브랜드다. 그 뒤를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13%), 농심 백산수(8%)가 추격하고 있다.삼다수는 시장에서 압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규모가 4천억 원에 달해 4년마다 열리는 위탁판매권 입찰이 주목받는다.이번 '제주삼다수 제주도 외 위탁판매사 공개모집' 입찰은 2025년 6월5일부터 7월24일까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광동제약뿐만 아니라 동아제약, 동아오츠카, 오뚜기, 농심, 웅진식품 등 다양한 식품·음료 및 제약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특히 이번 입찰에서는 기존 위탁판매 범위에 더해 '대형마트' 판매권 까지 포함되면서 신규 위탁판매사의 예상 연매출이 413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생수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이번에 판권이 새로운 업체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최성원 회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삼다수 마진률을 두고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 사이 이견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광동제약은 2013년부터 13년 간 삼다수 위탁판매를 맡아오면서 유통 전문성을 바탕으로 삼다수의 위상을 높여왔지만 이번에 자칫 유통권을 잃게 되면 2024년 전체 매출 9748억 원 가운데 3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수익원을 잃게 돼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광동제약은 일단 올해 12월까지 삼다수 위탁판매권을 확보한 상태지만 이번 입찰을 따내지 못한다면 당장 내년부터 새로운 대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 삼다수와 음료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사업 구조적 문제가 위기 키워광동제약의 근본적 문제는 사업구조의 왜곡과 관련이 깊다는 지적도 나온다.최성원 회장은 광동제약이 제약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의 54.6%를 삼다수와 옥수수수염차, 비타500등 식음료(F&B)에서 올려왔다.광동제약의 2024년 기준 식음료부문 매출은 약 9천억 원으로 의약품 부문을 압도하고 있다. 제약기업으로서 정체성이 흐려지고 있는 셈이다.최성원 회장의 광동제약 운영에서 나타난 이런 구조적 문제는 제약 관련 연구개발 투자 부족에서도 나타난다.2024년 기준 광동제약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6%로 매우 적다. 이는 1조 클럽 제약사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같은 매출 규모의 다른 제약사들과 비교해 보면 한미약품은 12.8%, 종근당은 8.81%, 유한양행은 9.5%로 광동제약이 현저히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이러한 연구개발 분야의 투자 부족은 신약개발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의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광동제약은 임상 2상까지 진행했던 천연물 치료제 KD501의 개발을 보류했으며 현재 주요 파이프라인은 비만치료제 KD101과 여성성용저하 장애 치료제 '바이리시' 등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물론 최성원 회장이 제약사업 자체를 완전히 도외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광동제약은 2024년 체외진단 전문기업 프리시전바이오를 인수했고 뒤이어 이탈리아의 희귀의약품 전문기업 '키에서'를 통해 4종류의 치료제를 도입하면서 제약부문을 강화하기도 했다.다만 이런 제약사업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최성원 회장은 고심하게 됐다. 조장우 기자
SK텔레콤 고객 신뢰가 돈보다 더 중요하다고 태도 바꾼 유영상 "실적 감소는 감내하겠다"
유영상SK텔레콤 대표이사가 2025년 7월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입장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7월4일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한 피해 보상책으로 위약금을 면제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유영상 대표는 "이번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고,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이날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 △8월 요금 50% 할인과 매월 데이터 추가 제공 등 5천억 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 △향후 5년간 총 7천억 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보보호 혁신안을 발표했다.이번 혁신안에는 지난 4월18일 보안사고 발생 이후 해지한 고객과 7월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이는 사고 발생 이후 약 석 달간 고객의 위약금 면제 요청에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았던 SK텔레콤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그간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5월7일 해킹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위약금 면제에 대해서는 "현재 SK텔레콤 이사회가 논의 중"이라며 말을 아낀 바 있다.유영상 대표도 5월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위약금과 3년치 매출까지 고려하면 7조 원 이상 손실이 예상된다"고 답하기도 했다.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SK텔레콤 사고에 대한 민관합동조사 결과를 최종 발표하면서 위약금 면제 요건인 회사 측 귀책사유가 인정된다고 했다.SK텔레콤은 이 발표 직후 이사회를 열어 위약금 면제를 전격 결정했다. 정부 판단에 맞서며 더 시간을 끌 경우 회사에 도움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6월 말까지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와 알뜰폰 등으로 이동한 고객 약 60만 명과, 7월14일까지 SK텔레콤 계약을 해지하는 고객들은 위약금을 면제받게 된다.SK텔레콤은 이번 조치에 따라 올해 매출액 전망을 17조8천억 원에서 17조 원으로 8천억 원 하향 조정했다.위약금 면제와 고객 감사 패키지, 정보보호 투자, 신규 영업 중단으로 인한 대리점 보상액 등을 반영했다.영업이익 전망치도 전년 대비 '개선'에서 '감소'로 변경했다.SK텔레콤은 실적 악화를 넘어 대규모의 과징금 또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SK텔레콤의 보안관리 부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조사단은 해킹사고가 발생한 핵심 네트워크 관리 서버(HSS)의 계정정보가 허술하게 관리됐고, 과거 침해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회사의 대응 조치가 부족했다고 판단했다.또 SK텔레콤이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서 암호화를 권고한 유심인증키 값을 암호화하지 않고 저장한 사실도 드러났다.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은 매출의 최대 3%까지 부과될 수 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매출 17조 원을 기준으로 하면 과징금 규모는 5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SK텔레콤은 영업정지도 최대 3개월까지 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 및 전기통신사업법은 통신사에 약관 위반 등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을 때 최대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유영상 대표 개인으로서도 이번 해킹 사고는 중대한 시험대다.아직 연말 인사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이번 사고에 따른 책임을 물어 교체될 것이라는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다만 그동안 SK텔레콤의 견조한 실적과 인공지능(AI) 전환을 이끌어 온 유 대표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신뢰가 유지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된다.유영상 대표는 1970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산업공학과(석사)를 졸업하고 2000년 SK텔레콤에 입사했다. SK텔레콤 사업개발본부장, 전략기획부문장, 코페레이트센터장, 최고재무책임자(CFO), 이동통신(MNO)사업부장, AI 전략 태스크포스 아폴로 단장 등을 거쳤다.2021년 11월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기업 인수합병(M&A), 신규사업 발굴과 신성장동력 개발, 경영전략 수립에 역량을 발휘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이승열 기자
콜마그룹 경영권 다툼은 재계 가족 간 분쟁 종합판, 윤동한 윤상현 윤여원 가족경영의 한계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오른쪽)가 2024년 6월4일 대한약사회와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씨저널] 콜마그룹 오너 집안의 다툼은 재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족 간 분쟁의 다양한 양상을 종합한 압축판으로 평가된다.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 일가 분쟁의 원인은 크게 내부요인과 외부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내부요인은 가족 간 합의 부족, 승계 전략 부재, 가족 간 유대감 약화, 권력 불균형 등이 있다. 외부요인으로는 사모펀드 등 외부세력의 개입, 오너가에 대한 나쁜 평판, 후계자에 대한 시장의 불신 등을 꼽을 수 있다.재계 내 가족 간 분쟁은 대체로 이 중 하나 이상의 요인이 발현해 일어난다.우선 창업주가 명확한 승계구조를 마련하지 않거나 가족 간 합의가 부족해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롯데그룹이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의 경영권 다툼은 신격호 선대 회장이 후계구도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과거 현대그룹 후계자 자리를 놓고 펼쳐진 정몽구·정몽헌 형제의 싸움도 정주영 명예회장 생전에 후계자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한미약품 오너가 분쟁은 가족 간 합의 실패가 원인이 된 경우다.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별세 이후 상속세 마련과 지분 분할 문제로 모녀와 형제 간 갈등이 발생했고, 이를 OCI와 합병을 통해 해결하려 했으나 결국 가족 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전개됐다.가족 간 유대감의 약화에 다른 경영권 분쟁은 대체로 창업주의 자녀와 손자들이 참여하는 2~3세 경영으로 접어든 후 창업 정신과 형제·사촌들의 친밀감이 옅어지면서 발생한다.대표적인 사례가 오너 3세 형제들이 싸움을 벌인 두산그룹이다. 두산은 2005년 가족회의 결과에 따라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한 박용오 전 회장이 동생인 박용성·박용만 형제가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검찰에 진정서를 낸 일을 계기로 '형제의 난'을 겪었다. 이 일로 박용오 전 회장은 형제들과 의절했고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현재 삼촌과 조카 간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동성제약도 가족 간 유대감 약화가 원인이 된 사례로 볼 수 있다.외부세력의 개입과 오너 리스크에 따른 평판이 문제가 된 사례는 한진그룹이 대표적이다.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이른바 '땅콩 회항' 사태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9년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외부세력인 KCGI, 반도건설과 손을 잡고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공격한 사건이다.결국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조 회장이 승리하며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이를 계기로 한진그룹은 호반그룹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는 등 외환에 시달리고 있다.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분쟁도 외부세력이 개입해 오너가의 갈등을 심화시킨 사례로 볼 수 있다.후계자에 대한 시장의 불신으로 가족 간 분쟁이 악화된 사례로는 아워홈을 들 수 있다.아워홈은 구자학 창업주의 사망 이후 승계 과정에서 4남매가 약 10년간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이 과정에서 장자이자 외아들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 회삿돈 횡령 등으로 도덕성에 결함이 드러나 시장의 신뢰를 잃자 세 여동생이 오빠를 축출했다. 이후에도 4남매가 경영권을 놓고 혼전을 벌이다가 결국 경영권을 한화그룹에 빼앗기는 결과를 낳았다.콜마그룹 오너가 세 사람의 분쟁은 재계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온 가족 간 다툼의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놓은 압축판 같은 느낌이 있다.우선 창업주(윤동한)와 두 자녀(윤상현·윤여원)의 3자 합의가 존재하지만 이에 대한 해석이 문제가 됐다는 점에서 창업주가 명확한 승계구도를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또 오너 2세 중 한 사람이 나머지 한 사람을 축출하기 위한 공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가족 간 합의 부족, 유대감 악화의 사례로도 볼 수 있다. 특히 두 사람의 지분 차이에 따른 권력 불균형이 심했던 것도 분쟁의 씨앗이 됐다.아울러 오너경영인(윤여원)의 경영능력에 대해 시장의 불신이 생긴 점, 외부세력인 행동주의 펀드(달튼)가 개입한 점은 가족 간 분쟁에 외부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이 2022년 9월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2 서울뷰티위크'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콜마>◆ 능력 검증된 후계자 선정으로 '가족경영'의 한계 극복해야국내 재계 오너 일가의 분쟁이 이어지는 배경으로는 '가족경영'의 폐해가 지목된다.가족경영은 창업주 일가가 기업 소유와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지속해서 행사하는 지배구조를 뜻한다. 창업주 가족이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의 지분을 보유하고,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그 영향력을 세대 간 승계하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가족경영은 단기적인 재무성과를 넘어 중장기적인 경영성과를 추구할 수 있는 점, 신속한 의사결정과 위기대응이 가능한 점, 일관된 경영철학을 유지할 수 있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하지만 이사회의 독립성 저하, 독단적인 의사결정, 경영 효율성보다는 지배력 유지를 위한 선택,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은 문제가 된다.특히 뚜렷한 승계 기준 없이 검증되지 않은 후계자에게 무리하게 경영권을 넘기려는 시도는 경영권 분쟁을 낳게 되며,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린다.아울러 능력을 검증받지 않은 둘 이상의 자녀들에게 골고루 지분을 나눠주는 관행 역시 경영권 분쟁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몇몇이 힘을 합치는 등의 과정에서 분쟁이 격화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2세 및 그 이하 오너경영인에 대한 철저한 경영수업과 경영역량 검증을 통해 후계자를 선정하는 '합리적 승계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특히 창업주가 생전에 건강할 때 투명한 승계 플랜을 마련하고 정당성을 가진 후계자를 중심으로 지분을 물려주는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이승열 기자
콜마홀딩스 한 배 탄 윤상현과 행동주의 펀드 달튼, 여동생 윤여원 공격은 오월동주인가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2024년 5월10일콜마홀딩스 세종사업장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콜마홀딩스>[씨저널]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2025년 4월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을 이유로 동생인 윤여원 대표가 경영하는 콜마비앤에이치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당시 윤 부회장은 자신과 또 다른 한 명을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에 진입시키려고 했다.이렇게 시작된 갈등은 남매의 부친인 윤동한 회장이 개입하면서 지주회사 지분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됐다.그런데 남매 간 갈등이 불거지기 직전인 3월, 그 연관성에 주목할 만한 일이 있었다. 바로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인 달튼인베스트먼트(이하 달튼)가 콜마홀딩스 지분을 늘린 것이다.이때 달튼은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이어 열린 콜마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달튼의 한국법인 달튼코리아의 임성윤 대표가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했다.이렇게 달튼의 영향력이 확대된 후 곧바로 콜마비앤에이치에 대한 윤 부회장의 개입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그 연관성이 주목된다.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에 대한 경영권 개입을 결심한 데는 달튼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달튼이 콜마홀딩스의 기업가치를 높이라는 압력을 넣으면서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을 문제삼았을 수 있다.달튼은 콜마홀딩스에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달성 △주주환원율 50% △지배구조 선진화 등의 기업가치 제고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과정에서 윤 부회장은 달튼의 의견을 수용했다. 기업가치 제고 요구를 받아안았고, 주주제안을 받아들여 임성윤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윤 부회장이 혹시 있을지 모를 경영권 다툼 등의 가능성에 대비해 달튼을 우군으로 끌어들였을 가능성도 있다.실제로 아버지 윤동한 회장이 윤 부회장을 상대로 지분 반환 소송을 제기하자 달튼 쪽은 "적법한 범위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윤 부회장 편에 서겠다는 입장을 냈다.윤 부회장 입장에서는 콜마홀딩스 주주가치 제고와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쇄신, 콜마비앤에이치에 대한 본인의 영향력 확대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결국 윤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명목으로 콜마홀딩스에서 달튼의 영향력과 이익을 키워주고, 달튼은 윤 부회장의 경영권 강화에 힘을 실어주는 '윈윈 전략'이 수립된 것으로 보인다.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씨저널과 한 통화에서 "확인된 사실은 없다"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에 임시주총을 요구하기 전 달튼과 의견 조율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달튼인베스트먼트가 콜마홀딩스 경영에 참여한 과정달튼은 199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설립된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다. 일본과 아시아 신흥시장에 주로 투자해 왔다.달튼은 2024년 한국 진출을 선언하고 첫 타깃으로 콜마홀딩스를 선택했다. 2024년 10월 콜마홀딩스 주식 172만1862주(5.02%)를 장내매수했다. 투자 목적은 '단순투자'라고 공개했다.달튼은 이후에도 콜마홀딩스 주식을 지속해서 매수해 2025년 3월6일에는 지분율을 5.69%(195만2199주)까지 늘렸다. 3월14일에는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달튼은 3월 초 임성윤 달튼코리아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하는 주주제안 의안을 콜마홀딩스에 제출했다. 콜마홀딩스 쪽에서 이 주주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정기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됐고, 달튼은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했다.이를 두고 콜마홀딩스 쪽은 "이사회 내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이번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콜마홀딩스 주가가 폭등하면서 달튼도 큰 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달튼이 지분을 늘린 3월6일 7200원(이하 종가 기준)이던 주가는 6월30일 1만8440원으로 156% 상승했다.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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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발전에 짙게 드리운 '정치색 짙은 CEO 리스크', 강기윤 '명태균 게이트' 연루 논란까지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왼쪽)과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이 6월4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에서 열린 국내 기술기반 차세대 친환경 수소전소 터빈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낙하산 논란, 국정감사 회피 논란, 명태균 게이트까지.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현재 한전 자회사 발전5사(남부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중부발전, 남동발전) CEO 가운데 가장 많은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인물이다. 21대 국회의원 시절 당시 국정감사에서 '막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을 정도로 정치적 색채가 매우 강하다. 임기가 2027년 11월3일까지로 2년5개월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부의 등장과 동시에 강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정부의 등장과 함께 빠르게 신정부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TF나 신조직을 출범시킨 중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등과 달리 남동발전은 현재 이재명 정부의 정책과 관련된 별도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기도 하다. ◆ 정치인 출신 CEO, 낙하산 논란과 국정감사 회피 의혹까지 강기윤 사장은 2002년 한나라당 소속 경기도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정계에 진출했으며 보수정당 소속으로 제19대,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는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2024년 제 22대 총선에서 낙선했으며 이후 한국남동발전 사장에 취임했다. 낙선 직후 발전공기업 사장 하마평에 오르면서 '보은인사', '낙하산' 관련 논란이 불붙기도 했다.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은 2024년 7월 성명을 통해 "(사장 후보에) 또다시 전력산업 관련 지식과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며 "보은성 낙하산식 인사가 결코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강기윤 사장의 선임 날짜와 관련해 국정감사 회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남동발전은 2024년 10월4일 열기로 공시했던 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했다. 이를 두고 10월14일에 열리는 발전 공기업 국정감사를 피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한국남동발전은 10월1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강기윤 사장의 선임을 의결했으며, 강 사장은 국정감사가 끝난 뒤인 11월4일 공식 취임했다. ◆ '명태균 리스트' 연루 의혹, 커다란 리스크 안고 있는 강기윤 강기윤 사장을 둘러싼 가장 큰 리스크는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이다. 명태균씨는 정치권과의 비공식 관계, 불법 여론조사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로, 강기윤 사장은 그와 연관된 인물들의 목록인 소위 '명태균 리스트'에 포함돼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강기윤 사장은 이와 관련해 MBC경남과 인터뷰에서 "2016년 선거기간 중 단순히 지역 민심 확인 차원에서 지역 사무국장이 자체적으로 비공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최근에서야 보고 받았다"라며 "정치인으로서 하는 통상적 차원의 여론조사였고 명씨와 잘 아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명태균 게이트 자체가 여전히 수사중인 사안인 데다가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공기관장의 특성상 향후 수사 결과 등에 따라 상황이 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강 사장으로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리스크 하나를 지고 임기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셈이다. 강기윤 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024년 3월12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경남 창원 성산 3선 도전과 관련해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 영업이익 급증과 경영평가 A등급, 각종 논란에도 경영능력은 입증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남동발전은 실적 측면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조6719억 원, 영업이익 1417억 원을 냈다. 2024년 1분기보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공기업 경영평가에서도 한국남동발전은 동서발전, 남부발전과 함께 A등급을 받았다. 실적 측면에서는 리더십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경영평가를 두고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장들의 임기 유지를 위한 명분쌓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공기업 다섯 곳 가운데 세 곳(한국전력공사,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의 CEO는 정치인 출신이며 나머지 두 곳 중 한국남부발전의 CEO는 관료출신이다. A등급을 받은 다섯 곳 가운데 네 곳의 CEO에 '낙하산' 논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셈이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월23일 "낙하산, 알박기 임명으로 논란의 대상이던 공공기관장과 감사 등이 A·B등급을 받고 성과급까지 수령하는 것은 국민 앞에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일" 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휘종 기자
광동제약 주요 자리에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 포진, 최성원 같은 학과 동기 후배만 신뢰하나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인재 등용이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 인재를 '좋아하는' 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다. 최 회장 스스로가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기에 동문을 믿는 면도 있지만 지나친 인재 편중으로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광동제약에는 해외사업과 마케팅, 재무관리의 주요 분야에 모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 포진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사업을 맡고 있는 이혁종 최고전략책임자(CSO)의 경우 최 회장과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88학번 동기다. 이혁종 최고전략책임자는 1969년생으로 최 회장과 동갑이며 미국 UC버클리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그는 광동제약의 해외사업 부문의 현안을 검토하고 지휘하는 중요한 역할을 위해 2020년 5월부터 광동제약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 최고전략책임자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 및 생산(CDMO) 전문기업인 바이넥스의 대표이사 회장도 맡고 있어 광동제약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0년 5월에는 바이넥스가 광동제약 자기주식 150만 주를 취득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맺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광동제약은 바이오 신사업 확대의 기회를 얻고 바이넥스는 유동자산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광동제약의 마케팅 부문도 최성원 회장의 서울대학교 인맥이 자리잡고 있다. 최 회장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직속 후배인 최환원 광동제약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전무가 주인공이다. 최 전무는 SPC그룹에서 SPC클라우드 마케팅플랫폼부문장을 역임하면서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하다가 2021년 상반기 광동제약에 영입돼 재직하고 있다. 최 전무는 광동제약의 전체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음료사업 비중이 높은 광동제약의 일반 소비자 대상 광고업무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그는 광동제약의 광고회사 케이디엠코의 대표도 겸임하고 있어 최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케이디엠코는 연간 300억 원 규모의 광동제약 광고집행을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재무분야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 책임지고 있다. 광동제약 재무기획실장인 설상현 상무는 197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광동제약에서 18년간 전문성을 키운 '광동맨'이다. 그는 케이디엠코의 감사와 광동생활건강 감사, 프리시전바이오 감사를 겸임하고 있다. 광동생활건강은 최성원 회장이 지분 56.33%를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법인으로 사실상 최 회장의 개인회사로 평가받는다. 또한 프리시전바이오는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으로 광동제약이 2024년 7월 아이센스로부터 지분 29.7%를 매수해 인수한 기업이다. 이처럼 광동제약의 핵심계열사에 설상현 상무가 감사로 임명된 것은 그만큼 최성원 회장의 신뢰가 두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외에도 모과균 전 광동제약 사장도 최성원 회장의 경영학과 선배였으며, 염신일 사외이사와 양홍석 전 사외이사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출신이다. 최성원 회장의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 인재 사랑은 오너일가의 의중을 신속하게 그룹에 전달하고 일사분란하게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런 편중된 인재 고집은 자칫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인재편중 현상이 단순한 학연 네트워크를 넘어 조직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저해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특정 학교 출신의 인사를 고집하는 것은 긍정적 측면도 분명 존재하지만 자칫 조직 내부의 분열과 공정성 및 혁신성 저하라는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며 "최근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는 이유도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 다양한 인재를 균형있게 배치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광동제약 자사주 25%로 최성원 약한 지배력 방어,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 추진 '발등에 불'
이재명 정부가 '자사주 소각'을 뼈대로 하는 상법 개정을 추진할 뜻을 내비치면서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 활용해온 광동제약과 같은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 씨저널> 이재명 정부가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 구상을 내놓으면서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 활용해온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은 국내 제약업계 오너 중에서도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자사주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 이재명 정부의 자사주 소각 정책 배경과 추진 현황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코스피 5000 시대 실현'을 목표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공약으로 제시해왔다. 이 대통령은 2025년 4월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 계정에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했다. 다만 6월5일 발의된 상법 개정안에는 자사주 소각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후속 입법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도 이미 단계적으로 자사주 관련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자사주 소각계획 의무공시 대상을 기존 발행주식 5% 이상에서 1% 이상으로 확대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력 개정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 방침이 2026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 자사주 소각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태세를 보이면서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많은 비용이 투입된 것도 문제인데다가 지배구조의 강화방안으로 자사주를 활용한 경우 경영권 방어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 광동제약의 취약한 지배구조와 자사주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국내제약업계에서도 특히 취약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2025년 1분기 기준 최성원 회장의 개인지분은 6.59%에 불과하고 특수관계인(가산문화재단 5%, 광동생활건강 3.51%, 기타친익척 1.59%)을 모두 포함해도 18.2%에 그친다. 일반적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이 되어야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배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광동제약이 보유한 자사주의 비중은 25.07%로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에 달한다. 이는 제약업계에서 자사주 비중이 높은 대웅제약(29.67%), 현대약품(18.33%), 환인제약(17.92%)과 비교해도 특이한 구조로 평가받는다. 다른 제약사들의 경우 오너 일가의 지분이 자사주 비중을 웃돌지만, 광동제약은 자사주 비중이 최대주주 지분보다 높은 유일한 제약사로 알려져 있어서다. 최 회장은 광동제약의 자사주 비중을 높게 가져감으로써 나머지 유통주식에서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의 실질적 지분비중을 높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광동제약을 통해 2004년부터 자사주 매집을 시작해 현재까지 한 번도 소각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제약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전략적 활용에 중점을 둔 조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자사주는 당장 의결권은 없지만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우호세력인 다른 기업의 자사주와 맞교환할 경우 의결권을 되살릴 수 있어 경영권 방어에 중요한 수단으로 꼽힌다. 더구나 광종제약처럼 오너 일가의 지분이 낮은 상황에서는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에 절실한 도구될 수 있다. 현재 광동제약에는 외국계 기관투자자인 피델리티 퓨리탄 트러스트가 지분 9.99%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최 회장이 선뜻 자사주를 소각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피델리티는 2013년 광동제약 창업주 최수부 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대거 광동제약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현재까지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보유 목적을 명시하고 있지만 제약업계에서는 앞으로 이른바 변심을 하여 '경영권 참여'를 노릴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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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IP 메어지리그' 일본으로 간다, '개발자' 김창한에게 더욱 매력적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일본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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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각각 인천에 최고 수준의 복합쇼핑몰을 짓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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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하이브 방시혁 검찰 고발 방침,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될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기구인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
크래프톤 인도·일본에서 미래 찾는다, 김창한 글로벌 IP 전략 성공할까
[비즈니스포스트]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가 ‘배틀그라운드’에 의존하는 원게임 리스크를 벗어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김 대표는 인도의 젊은 게임 시장과 일본의
crown
CEO UP & DOWN
하이브 이사회 의장
방시혁
금융감독원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소환조사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3일과 4일 하이브 주가가 각각 4.75%, 5.16% 급락했다. 방 의장은 2020년 하이브 상장 당시 투자자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고 속이고 회사 상장을 추진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6월30일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해 하이브 상장심사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주가는 2일 종가 30만5천 원에서 4일 종가 기준 27만5500원까지 하락했다.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가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1일 장중 9만700원까지 치솟았다. 상법개정안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지주사와 증권·은행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상법개정안 통과로 소액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는 장치가 강화되면 지주사와 증권·은행사를 중심으로 주주환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롯데지주 대표이사 겸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주요 신용평가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가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롯데지주·롯데물산·롯데렌탈·롯데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하향 사유로 장기간 영업적자, 확대된 재무부담 등을 들었다.
HD현대 대표이사 회장
권오갑
HD현대그룹이 건설기계 계열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을 추진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합병을 발표한 HD현대건설기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23% 오른 8만7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HD현대인프라코어 주가도 1만319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5.52% 상승 마감했다. 증권사들은 2026년부터 글로벌 건설기계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두 회사의 합병이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의 주요 공장이 셧다운에 들어간다. 인천 철근공장이 7월21일부터 8월31일까지 문을 닫는다. 인천공장과 함께 봉형강 생산 거점인 포항2공장은 6월7일부터 무기한 가동중지한다. 당진 철근공장은 여름철 보수 작업을 위해 6월29일부터 7월15일까지 휴업한다. 철근 유통 가격은 톤당 72만 원으로 손익분기점 70만 원 후반대를 밑돌았다. 현대제철은 감산을 통해 공급량을 줄여 더 이상의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심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