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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CJ와 맺은 반쿠팡연대 확장, 정용진 멤버십·물류 강화로 '이커머스 시장' 균열 노린다
정용신 신세계그룹 회장.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이커머스 업계의 고객 유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멤버십과 배송 경쟁력 강화를 앞세워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이커머스 정상화' 전략이 멤버십과 물류 재편이라는 두 축으로 통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정 회장은 CJ그룹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살리기' 나섰지만, G마켓 글로벌 전략 성과는 아직 '검증 단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2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씨저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G마켓 이사회 의장으로 직접 나서며 글로벌 이커머스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글로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G마켓 셀러의 해외 판로를 넓히고,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전략이 중장기적인 수익 모델로 안착할 수 있을지를 두고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글로벌 시장을 돌파구로 삼겠다는 전략 자체는 명확하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이를 위해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했고, 정 회장은 JV의 초대 이사회 의장을 맡아 전략 전반을 직접 챙기고 있다. ◆ 알리바바 통한 해외 판로 확대, 초기 지표는 '의미 있는 성과' G마켓의 글로벌 전략은 알리바바의 해외 이커머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셀러의 해외 판매를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10월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플랫폼 '라자다(Lazada)'와의 판매 제휴를 공식화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현재 G마켓 글로벌 셀러는 약 1만천 곳이며, 이 가운데 7천여 곳이 라자다에 입점해 45만 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G마켓은 셀러 지원을 강화해 상품 구색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단기성과는 수치로 확인됐다. 11월 10일부터 4일 동안 열린 라자다의 대형 할인 행사 기간에 G마켓 셀러 해외 판매량은 전 주 같은 요일보다 319% 증가했고 거래금액도 292% 늘었다.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직진출 전략이 일정 수준 작동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됐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성과가 구조적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할인행사와 메인 노출이라는 특수 요인이 반영된 결과인 만큼 일상적 판매 환경에서도 유사한 성장 흐름이 유지될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향후 성과 판단 기준이 단순 거래 증가를 넘어 반복 구매율, 수익성, 셀러 정착률 등 보다 구조적인 지표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지표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확장 전략은 일회성 이벤트 효과에 그칠 수 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해외 소비자 유입이 플랫폼 락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글로벌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G마켓만의 차별화된 역할과 부가가치가 무엇인지가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G마켓 관계자는 "라자다 판매 연동 이후 한 달 만에 해외 플랫폼 직진출 전략의 효과를 확인했다"며 "해외 소비자가 보다 쉽고 간편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 고도화와 해외 마케팅 강화 등 지원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쿠팡과의 격차, 글로벌 전략만으로 좁힐 수 있나 알리바바와의 합작법인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이 중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AI 기반 유통 시너지와 글로벌 확장 전략이 G마켓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하나의 전략적 실험에 그칠지는 결국 실행력과 차별화 전략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G마켓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쿠팡을 비롯한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구조적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단순한 판매 채널 확대나 해외 거래 증가만으로는 이미 공고해진 플랫폼 간 경쟁 구도를 단기간에 흔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쿠팡은 강도 높은 가격 정책을 통해 사실상 '최저가 입점' 구조를 고착화한 데다,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배송 인프라를 기반으로 소비자와 판매자를 동시에 묶어두는 강력한 락인(lock-in) 구조를 구축해왔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라는 악재가 발생했지만, 이용자 이탈 규모가 제한적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 판도 자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런 환경에서 G마켓의 글로벌 전략이 단순히 거래 규모 확대에 머문다면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판매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데이터 축적과 AI 기반 운영 효율화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구조적 전환으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글로벌 진출이 '외형 성장'에 그칠 경우, 쿠팡과의 본질적인 경쟁 구도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정 회장은 올해 11월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초대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이커머스 조직 재편을 본격화했다. 이사회는 제임스 장(장승환) G마켓 대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알리바바그룹에서 해외 이커머스 사업을 총괄해온 제임스 동 AIDC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사장 등 5명으로 구성됐으며, 주요 의사결정은 만장일치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랜드오푸스홀딩은 최근 사무실을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G마켓 본사가 위치한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이전했고, 1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126억 원으로 늘렸다. G마켓 역시 JV 체제에 맞춰 경영진 구성을 마무리했다. 사내이사는 제임스 장 대표, 김정우 최고제품책임자(CPO), 알리바바 측 인사인 치엔하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구성됐으며, 감사는 이용명 이마트 재무담당이 맡고 있다. 안수진 기자
정용진 정·재계 넘나들며 글로벌 광폭 행보, 신세계그룹 온라인 플랫폼 통한 사업 반전은 언제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오른쪽)이 12일(현지시각) 밴스 부통령의 관저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신세계그룹> [씨저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최근 행보가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정·재계 네트워크을 확장하는 중이다. 이러한 '광폭 외교'가 신세계그룹의 실질적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미국 인싸'로 불릴 만큼 존재감은 커졌지만 그 영향력이 숫자로 증명되지는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 올해만 주요 접촉 4차례 이상, 정용진 정·재계 인맥 급확장 정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미국을 축으로 정치·금융·기술 인사들과의 접점을 빠르게 넓혀왔다. 록브리지네트워크 아시아 총괄 회장 겸 록브리지 코리아 이사로 활동하며 글로벌 정·재계 핵심 인사들과 교류하고 있다. 록브리지 코리아 설립 과정에서는 초기 운영 자금을 사재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기업 총수의 행보로서도 이례적이다. 정 회장이 몸담고 있는 록브리지네트워크는 미국 정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으로 평가된다. 연간 1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운용하며 정치인 후원과 여론 형성, 유권자 조직화 등 미국 정치 전반에 걸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록브리지의 위상은 소속 인사 면면에서도 드러난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비롯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 트럼프 행정부 정책 라인의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활동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 미국 내에서는 사실상 '비공식 권력 네트워크'로 인식된다. 미국 정치권과의 접점 확대도 계속되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미국 보수 성향 투자사 1789캐피털 경영진 등과 연쇄 회동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밴스 부통령이 주최한 성탄절 만찬에 참석했으며, 내년 초 방한 예정인 록브리지 공동 설립자 크리스토퍼 버스커크의 일정에 동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해 들어서만 카타르 도하 국빈 만찬 참석,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 및 스페인 재회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활동이 이어졌고, 이를 계기로 1789캐피털과 협력해 국내 투자 플랫폼인 '1789파트너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대외 행보가 단순한 사교를 넘어 투자와 사업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개인 차원의 글로벌 인맥이 곧바로 그룹의 실질적 사업 성과로 이어지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이커머스 사업과의 연결 고리는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12일(현지시각) 성탄절 만찬 참석과 관련해 "정 회장이 미국 일정에서 AI 관련 인사들을 만나 기술 도입에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협업 논의라기보다는 AI 기술 체계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 정용진의 AI기반 유통혁신 밑그림, 아직은 성과없는 상태 정 회장은 '기술 혁신을 통한 유통 구조 변화'를 기조로 디지털 전환과 이커머스 확장, 리테일 AI 기술 도입 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실적 개선이나 사업 구조 전환으로 이어진 가시적 성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2021년부터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체질 전환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반전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이 시기 네이버와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협업에 나섰으나, 이커머스 기업 'G마켓' 인수를 계기로 협력 관계는 사실상 약화됐다. 지분 교환 뒤 신세계 유통망은 네이버 쇼핑 채널을 통해 일부 확장됐지만, 시장에서 기대했던 멤버십 통합이나 물류 협력 등 구조적 시너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해 6월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함께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섰지만, 네이버가 매각가 부담과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리스크 등을 이유로 중도 이탈하면서 이마트의 단독인수로 마무리됐다. 인수금액은 3조4천억 원으로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였고 당시에도 '무리한 베팅'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정 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인수 이후 시장 환경은 급변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 중심의 독과점 구조로 빠르게 재편됐고, G마켓은 2022년 1분기 적자 전환 이후 2023년 4분기를 제외하면 단 한 차례도 분기 흑자를 내지 못했다. G마켓은 지난해 매출 9612억 원으로 2023년보다 19.7% 감소하며 연간 매출 1조 원 선이 무너졌고, 영업손실은 674억 원으로 적자 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안수진 기자
20년 전 '1mm 서비스'는 정말 AI 원조로 추억될 수 있을까, SK텔레콤의 '국가대표 AI' 꿈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국가대표 AI 프로젝트'의 주관사로 선정된 회사다. 사진은 SK텔레콤 '국가대표 AI 프로젝트' 관계자들이 '2025 파운데이션 모델 테크 워크숍'에 참석한 모습. < SK텔레콤 > [씨저널] '대한민국이 AI 인프라의 허브로 도약하게 하겠다.'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이 11월 열렸던 SK AI 서밋 2025에서 한 이야기다. 정 사장이 SK텔레콤의 AI를 이야기하면서 SK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언급한 것은 일종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국가대표 AI 프로젝트'의 주관사로 선정된 회사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LG AI연구원의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과 달리, SK텔레콤은 주관기관으로 사업 전면에 섰다. SK텔레콤의 AI 분야 독자 경쟁력이 확고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사례인 셈이다. ◆ SK그룹 AI의 프런트 도어, SK텔레콤이 SK그룹 최전선에 서게 된 이유 최근 몇 년 동안 SK그룹 전체에서 AI는 매우 중요한 화두다.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HBM은 AI 연산을 위한 GPU 생산의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고, 얼핏 AI와 큰 접점이 없어 보이는 SK이노베이션마저도 AI 시대에 필요한 소재 개발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SK텔레콤은 SK그룹의 AI 비전에서 '소비자 접점'을 맡고 있는 회사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라는 명성답게 SK그룹 전체에서 소비자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의 AI 연구나 서비스들은 데이터센터 건설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소비자와 만나는 지점에 형성돼있다. 2022년 5월16일 출시한 세계 최초의 한국어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B2C 서비스, 에이닷(A.)이 대표 사례다. SK텔레콤은 일찍부터 성장 동력을 'AI·클라우드·모빌리티'에서 찾겠다고 공언하며 그룹 내에서도 가장 먼저 "통신사가 아니라 AI·플랫폼 회사"라는 정체성 전환을 공식화한 계열사다. 국가대표 AI 사업에서 SK그룹 차원이 아닌 SK텔레콤 단독으로 주관사에 오른 것은, 그룹이 AI 인프라·칩·데이터센터 역량을 뒤에서 지원하고 소비자와 직접 맞닿는 LLM, 그리고 이를 활용한 소비자 접점의 서비스는 SK텔레콤에게 맡기는 일종의 '역할 분담'이 성과를 거둔 것이기도 한 셈이다. ◆ 피처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SK텔레콤의 AI 서비스 SK텔레콤은 일찍부터 AI 연구개발에 투자해 온 회사다.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 시절부터 AI와 관련된 서비스를 시작할 정도로 통신사 가운데 가장 선도적으로 AI 기술을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5년 발표한 '1mm 서비스'다. 윤송이 전 SK텔레콤 상무가 주축이 되어 개발했다. 당시 이 서비스를 출시할 때 SK텔레콤이 내세운 기능은 '자연어 인식 엔진', '개인 맞춤형 서비스', '실시간 대화' 등으로 지금의 AI 서비스 홍보 문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월 1200원을 내면 캐릭터가 사용자의 감정 상태와 위치 등을 파악해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홍보됐다. 결국 '에이닷'도 이때의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챗GPT가 나오면서 AI 서비스가 광풍을 일으켰지만 SK텔레콤은 그보다 먼저 에이닷 서비스를 선보였다"며 "처음에는 SK텔레콤 통화 요약 서비스에 챗GPT의 LLM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자체 개발한 LLM을 쓰는 것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 SK텔레콤은 최후의 2팀이 될 수 있을까 SK텔레콤은 내년 1월15일 발표될 '국가대표 AI 프로젝트(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1차 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과기부는 평가를 거쳐 기존 '국가대표 AI'로 선정된 5팀을 4개 팀으로 압축한다. 발표를 한 달 앞둔 14일 SK텔레콤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는 5개 팀(라이너, 셀렉트스타, 크래프톤, 42dot, 리벨리온)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각 팀의 강점을 홍보하기도 했다. 과기부는 2027년까지 총 세 차례의 중간 평가를 거쳐 '국가대표 AI 프로젝트'의 최종 정예팀으로 2개 컨소시엄만 남긴다. 김주은 기자
SK텔레콤 18년 만에 '사내회사' 체제 가동, 통신·AI 나눠 한명진·유경상·정석근 세 사람에 맡겨
SK텔레콤이 18년 만에 다시 사내회사(CIC) 체제를 가동했다. 정재헌 사장이 해킹 사태 수습에 주력할 수 있도록 통신과 AI 사업 적임자를 CIC장에 앉힌 모양새다. (왼쪽부터)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한명진 통신 CIC장, 유경상 AI CIC장, 정석근 AI CIC장 < SK텔레콤 > [씨저널] 정재헌 SK텔레콤 신임 사장이 선임되면서 SK텔레콤에서 18년 만에 사내회사(CIC) 체제가 출범했다. SK텔레콤은 CIC 체제로의 이행 이유로 사업 경쟁력 강화를 들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정재헌 사장이 법률전문가로서 SK텔레콤의 거버넌스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사업 쪽을 따로 분리해 역할분담을 맡긴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SK텔레콤은 11월13일 통신(MNO)과 인공지능(AI)을 두 축으로 한 CIC 체제로의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당시 정 사장은 이 변화에 대해 "각 사업 특성에 맞춘 최적화된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기 위한 선택"이라며 "통신 사업의 고객 신뢰 회복과 AI 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 누가 AI 전문가인가, 정재헌 사장 vs 유경상·정석근 AI CIC장 SK텔레콤의 CIC 체제 개편과 CIC장 임명, 정 신임 사장 임명은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AI CIC장은 정 사장 선임이 발표된 바로 다음 날 유경상 Corp.Strategy센터장과 정석근 GPAA 사업부장이 공동 임명됐다. AI CIC 조직 자체는 정 사장이 새로 선임되기 직전인 9월 출범했다. SK텔레콤은 "'투톱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AI 전략과 사업 부문에서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경상 AI CIC장과 정석근 AI CIC장은 전문성 영역에서 정 사장과 차별화되는 경력을 갖고 있다. 유 CIC장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구글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SK플래닛의 Global전략그룹장을 맡으며 SK그룹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유 CIC장이 "SK 그룹의 AI 전략과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담당하며 SKT의 전략과 신사업 발굴도 담당해 왔다"고 설명했다. 정 CIC장은 카이스트 전산학과 출신으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를 맡았다. 2023년부터 SK텔레콤으로 옮겨 지난해까지 Global/AITech사업부 담당, 올해 GPAA사업부장을 거쳐 AI CIC장이 됐다. ◆ '통신 본업 주력' 한명진 통신 CIC장 vs '해킹 수습 주력' 정재헌 사장? 통신 CIC장은 정 사장의 선임과 동시에 발표됐다. 한명진 SK스퀘어 대표이사 사장이 통신 CIC장으로 직을 옮겼다. 한명진 CIC장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SK텔레콤에서 Global 사업개발본부장, Global Alliance 실장, 통신사업지원그룹장, Corporate Strategy 담당을 거쳐 지난해부터 SK스퀘어에서 투자지원센터장과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인물이다. 통신과 AI CIC장으로 임명된 한명진, 유경상, 정석근 CIC장은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통신이나 AI 사업 전문성에 초점이 맞춰진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년 경력 법조인'이라는 정재헌 사장의 튀는 이력과는 사뭇 다르다. 세 명의 CIC장이 SK텔레콤의 본업을 담당하고, 정 사장이 법조인 경력을 살려 해킹 사태 수습에 주력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 전사적 지각변동 있을 때 CIC 체제 출범 SK텔레콤이 CIC 체제를 가동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미 2007년 또 한 번 CIC 체제를 가동한 적이 있다. 당시 SK텔레콤은 국내 2위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였던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서 큰 폭의 조직 재편을 단행했다. 기존 조직을 4개 CIC 조직(MNO 비즈컴퍼니, 글로벌 비즈컴퍼니, C&I 비즈컴퍼니, CMS 컴퍼니)로 나눠 각각의 장을 임명한 다음 부사장, 전무, 상무 등의 직위를 없앴다. SK텔레콤은 당시 CIC 조직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 "개별 사업이 전문성을 가지고 자율, 책임경영을 할 필요성"을 들었다. 각 사업의 경영을 CIC장이 맡으면, 대표이사(CEO)는 전사 차원의 이해관계 조정을 담당하는 것으로 업무를 분리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당시 CIC장은 모두 사장 출신이 임명됐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김신배 전 사장이 CMS CIC장을 겸임했다. 이들 가운데 하성민 전 MNO(통신) CIC장은 이후 SK텔레콤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기존에도 대표이사급의 인물이 CIC장에 선임됐던 것을 살필 때, 정재헌 사장과 함께 임명된 한명진, 유경상, 정석근 CIC장이 독자적인 경영을 이어가면서 정 사장이 해킹 사고 수습에 주력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보인다. 김주은 기자
정재헌 SK텔레콤 'AI 거버넌스' 관리는 잠시 잊는다, 20년 법조 경력 살려 해킹 소송 주력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은 'AI 거버넌스'를 내걸고 SK텔레콤 사장에 선임된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20년 법조인 경력이 SK텔레콤이 당면할 해킹 소송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은 '인공지능(AI) 거버넌스'를 내걸고 SK텔레콤 사장에 선임된 인물이다. 사장 선임 이후 대외적 행보도 AI에 맞춰졌다. 하지만 그의 경력을 보면 앞으로는 '해킹 사태 수습'에 훨씬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 첫 공식 업무는 11월3일 열린 'SK AI SUMMIT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SK텔레콤이 추진한 AI 사업의 성과를 언급한 뒤 "SKT는 AI 강국 도약에 기여하는 '국가대표 AI 사업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정 사장 선임을 처음 공식적으로 발표할 때도 정 사장의 이미지는 'AI'와 연결돼 있었다. SK텔레콤은 정 사장이 "'AI 거버넌스'를 정착시킬 적임자"라고 했다. ◆ 20년 법조인 경력, 경영인으로서는 6년차 하지만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그의 이력과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그는 사법연수원 29기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였다. 2019년까지는 대법원 사법정책심의관, 사법연수원 교수, 대법원 전산정보국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부장판사 시절 '최순실 태블릿 PC' 형사 사건 항소심 재판을 맡았고,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팀장을 하는 등 법원에서 '김명수 라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이 기업에 발을 들인 기간은 6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는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텔레콤에 처음 합류했다. 2022년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 2024년 SK텔레콤 대외협력 담당(사장)을 거쳐 올해 말 SK텔레콤 사장이 됐다. ◆ 1년간 'AI 거버넌스' 담당자로서 한 일은 이 가운데 정 사장이 AI와 관련된 업무를 추진했을 가능성이 있는 경력은 바로 지난해 맡은 '대외협력 담당(사장)' 정도다. SK텔레콤은 2023년 12월 '대외협력 담당'을 신설하며 목적 가운데 하나를 'AI 거버넌스 정립'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이 지난해 SK텔레콤 뉴스룸에 기고한 임원 칼럼에 따르면 SK텔레콤의 'AI 거버넌스'란 "글로벌 AI 컴퍼니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 원칙과 체계"를 가리킨다. 이 'AI 거버넌스'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 당시 정 사장은 'AI 헌장'과 'SK텔레콤 AI 행동규범'을 제정했다. 모두 합쳐 A4용지 5장 분량의 문서 내용은 선언문 형식으로 SK텔레콤 구성원이 AI 사업에 임할 때 추구해야 할 가치를 언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임 CEO에게 기대되는 AI 전문성은 기술이나 사업 쪽에 가깝지만 정 사장은 드물게 AI '규범' 영역에서 활동한 인물인 셈이다. ◆ 해킹 소송전 돌입, 법조인 경력 살리기는 이제부터? 한쪽에서는 정 사장의 이력이 통신 사업 쪽보다는 법조계에서 부각되는 점을 들어 SK텔레콤이 다가올 해킹 소송전을 염두에 두고 그를 선임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말을 기점으로 SK텔레콤을 향한 공동소송이 곳곳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SK텔레콤은 정부의 최종 권고안이랄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의 '1인당 30만 원'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거부했다. 사실상 민사소송을 거치지 않고 문제가 종결되기 어려워진 셈이다. 현재 10여 곳에 달하는 법무법인이 각각 SK텔레콤 해킹 사태 피해자들의 공동소송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SK텔레콤이 줄소송 여파에 휘둘리지 않고 통신사로서의 본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법조인 경력을 최대한 살릴 것으로 보인다. 김주은 기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책임론 불어지며 대표이사 사임, 박대준 "사태의 발생과 이후 수습과정 전반에 책임을 통감한다"
박대준 전 쿠팡 대표이사. <뉴스1> [씨저널] 쿠팡의 박대준 대표이사는 12월10일 사임하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태 발생 이후 이어진 그의 공식 발언과 대응과정은 '책임 통감'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쿠팡은 이번 사태 수습 과정에서 사고 성격을 '유출'이 아닌 '노출'로 표현했다. 피해범위는 '3300만 명 이상'으로 밝혀졌지만 초기에는 '4500여 명'으로 발표하며 사고를 축소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시장의 반발을 샀다. 박 대표는 국회의 긴급 현안질의와 청문회에서도 사태에 대한 질의에 명확한 응답을 한 적이 없다. 지난 2일 국회 과방위가 개최한 긴급 현안질의에서 '공동현관 비밀번호도 유출됐느냐'는 질문에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런데 왜 통지문에 그 내용이 쓰여있지 않느냐'고 물었고 박 대표는 '모두 항상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회가 3일 김범석 의장 증인 불출석과 책임론을 지적하자 '(김 의장을)올해 국내에서 만난 적이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김 의장의)귀국 여부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쿠팡의 소극적 대응이 사태의 여파를 키웠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박 대표는 책임을 지는 명목으로 사임했다. 입장문에서는 책임 범위를 '사태 발생'뿐 아니라 '이후 수습 과정 전반'으로 명시했다. 쿠팡은 그의 사임 뒤 해럴드 로저스 쿠팡Inc. 법무총괄 겸 최고관리책임자(CAO)를 임시대표로 선임했다. 쿠팡의 고객정보는 6월24일부터 해외 서버에서 비정상적 접근이 발생하며 유출됐다. 쿠팡은 이를 인지한 시점이 11월18일이라고 밝히며 11월20일 입장문을 냈다. 박 대표의 사임은 그로부터 20여일이 지난 12월10일이다. 쿠팡의 피해자 구제 범위와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화된 논의가 없는 상황이다. 안수진 기자
강병관 신한EZ손보 3년 적자에도 재신임 받은 이유, '흑자로 가는 길' 위에 있다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이사(왼쪽)와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5월12일 서울 강서구 제주항공 서울지사에서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주항공>[씨저널] 신한금융지주가 이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그동안 신한금융그룹의 2+1 임기 관행을 깨고 이미 3년 동안 신한EZ손해보험을 이끌었던 강병관 대표가 1년의 임기를 더 부여받은 것이다.외형적 성과만 놓고 보면 강 사장의 재신임은 의아한 지점이 많다. 신한EZ손보는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으며, 2022년 150억 원, 2023년 78억 원, 2024년 17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특히 올해 3분기 누적 적자는 272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적자보다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그룹 수익성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강 사장을 다시 신임한 배경에는 '질적 성장'이라는 경영철학이 자리잡고 있다.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열린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에서 '절대적 이익'보다 '성과의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익계산서 중심의 성과 측정이 아니라, 그 성과가 어떤 매커니즘에서 발생했는지를 자세하게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신한금융지주 자경위는 강 사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하면서 "2022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강병관 사장이 안정적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진 회장과 신한금융그룹은 강 사장이 지난 3년 동안 기록한 적자가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전환의 일환이었다고 판단한 셈이다.◆ 디지털 손보 성공 해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 보험과 디지털 모두 잡은 디지털보험 전문가강병관 사장의 경력은 신한EZ손보의 '디지털' 정체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1977년생인 강 사장은 포항공과대학교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수학 석사를 취득한 프로그래머 출신이다. 카페24 등 스타트업에서 IT 솔루션 개발 경험을 쌓았다.강 사장이 보험업계에 발을 들인 것은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하면서부터다. 강 사장은 삼성화재에서 광범위한 보험업 경험을 쌓았는데, 그 가운데 가장 특기할만한 경력은 바로 삼성화재에서 디지털 전문 손해보험사 설립 프로젝트를 주도하면서 국내의 카카오, 중국의 텐센트 등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추진했던 것이다.신한금융그룹이 2022년 신한EZ손보를 출범시키면서 당시 45세였던 강 사장을 보험 업계 최연소 CEO로 내정한 것은, 지금까지 성공 사례가 없는 '디지털 손보사'라는 미개척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이다.◆ 강병관의 전략전환, 디지털 손보 모델 한계 넘어선다하지만 신한EZ손해보험은 출범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운전자보험(단기, 소액), 상해보험(일회성) 등 단기·소액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라는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단기 상품은 수익성이 낮을 뿐 아니라 손해율 관리가 어렵다. 특히 최근 자동차보험 시장의 저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적자 구조가 고착화됐다.강 사장은 출범 1년만인 2023년, 신한EZ보험의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라는 정체성을 잠시 내려놓고 수익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장기보험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전환했다.신한EZ손해보험은 2023년 건강보험 판매를 시작으로, 2024년 3분기 4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 2024년 하반기 암보험 출시 등 상품 구조를 다변화하기 시작했다. 또한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고 신한라이프생명보험 대면 조직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대면영업 채널도 확대했다.◆ 데이터 기반 혁신은 지속, '가성비 상품'으로 돌파구장기보험 중심으로 수익 기반을 다지면서도 강 사장은 디지털 혁신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신한EZ손해보험은 올해 11월 디지털 생활보험 플랫폼 '신한 SOL EZ손보'를 전면 리뉴얼하면서 디지털 플랫폼에 걸음 수를 기반으로 건강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쏠walk', 운전 습관 기반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쏠Drive', 그리고 소셜커머스 기능을 추가한 '보험 선물하기'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장기보험으로 수익성 개선을 추구하면서 데이터·디지털 기반의 '가성비 상품'을 통해 고객 확보를 지속하겠다는 강 사장의 전략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신한EZ손보가 보여줄 신한금융 질적 성장 전략의 성패, 2026년이 갈림길진옥동 회장은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회사 인사도 질적 성장을 어떻게 이뤄낼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실적 개선을 요구하기보다 구조적 안정성과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두겠다는 것이다.금융업계에서는 이 '질적 성장' 철학이 실제로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신한EZ손해보험이 수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이 '체질 개선'에 힘쓰는 과정이라는 것,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해 단기적 실적 하락은 어느정도 감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제시한 셈이다.다만 이제 강 사장의 취임 이후, 그리고 신한EZ손해보험의 출범 이후 흘러간 시간이 만 4년을 향해 가고 있는 만큼, 흑자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시적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강 사장과 마찬가지로 임기 도중 계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연임에 성공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가 2027년을 흑자전환의 해로 선언한 것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적 개선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2026년은 신한EZ손해보험이 신한금융지주 '질적 성장' 전략의 성공적 사례가 될 수 있을지 판가름나는 해가 될 것"이라며 "하나손해보험이 흑자 전환의 시점을 못박은만큼 강 사장이 받는 압박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진옥동 신한라이프 '복심' 천상영에게 맡긴 이유, 외형 성장 넘어 '내부 체력 강화' 겨냥한다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2024년 10월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뉴스1 투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뉴스1>[씨저널] "조직관리와 인재 육성 책임자로서 CEO 역할과 절대적 이익이 아닌 성과의 질이 중요하다."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열린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에서 한 이야기다.신한라이프생명보험(신한라이프)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이론의 여지가 없는 탄탄한 실적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 회장은 신한라이프의 리더십을 교체한다는 결정을 내렸다.진 회장이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신한라이프의 최고 경영자로 추천한 배경에 그룹 차원의 전략적 전환이 깔려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그동안 외형 성장에 집중해 온 신한금융그룹이 이제 '질적 성장'과 '내부 체력 강화'로 경영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신한금융지주, 외형 성장 이후 '질적 성장'으로의 전략 전환 신호신한라이프는 이영종 대표 체제 아래에서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가시적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2025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024년 3분기와 비교해 10.1% 증가한 5145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순이익 기준 생명보험사 '빅3'에 진입하기도 했다.다만 통합 이후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재무 안정성과 사업 구조 고도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호실적으로 평가받는 3분기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누적 보험손익은 2024년 3분기 누적보다 오히려 소폭 감소했지만 금융손익이 같은 기간 49.6%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이끈 것을 알 수 있다.투자손익 의존이 확대되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취약해진다는 점에서 소위 '내실 다지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진 회장이 경영관리 전문가인 천상영 부사장을 차기 신한라이프 대표로 추천한 것 역시 천 부사장이 재무전문가이면서도 실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관리형 CEO'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옥동의 '복심' 천상영, 실무와 재무관리 경험 모두 풍부한 관리형 CEO천상영 부사장은 신한금융 내부에서 진옥동 회장의 '복심'으로 불릴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1994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리테일 영업 현장과 카드, 글로벌 사업 등을 거쳤다. 2020년부터 신한금융지주의 원신한전략팀과 경영관리팀, 원신한지원팀에서 팀장과 본부장 등을 지내면서 그룹 전체의 경영관리 조직을 이끌었다.2024년, 진옥동 회장은 천상영 당시 재무부문장을 CFO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천 부사장은 이후 신한금융그룹의 전체의 밸류업 전략과 주주환원 정책을 실무적으로 설계하고 집행하며 진옥동 회장의 경영 구상을 뒷받침했다.현장 중심의 실무도 두루 경험한 동시에 그룹 전체의 재무관리 경험도 풍부한 인물이 바로 천 부사장인 셈이다.자경위는 천상영 후보를 두고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재무·회계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보험업 특유의 장기 리스크 관리와 자본 건전성 이슈를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천상영에게 부여된 목표, 보험 비전문가 약점 딛고 성공할 수 있을까천상영 부사장에게는 재무 안정성 강화, 수익 구조 고도화라는 목표가 부여돼있다. 보험업의 핵심 경쟁력인 자본 건전성과 장기 리스크 관리 역량을 전면에 내세워 내부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다만 천 부사장이 보험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한쪽에서 나온다. 자산규모 기준 생명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는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나 한화생명과 2위를 놓고 겨루는 교보생명의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각 생명보험사에서 잔뼈가 굵은 보험전문가라는 점과 대비된다는 것이다.반면 천 부사장이 2024년 1월부터 신한라이프 이사회의 일원으로 경영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보험 전문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업계 톱3 가운데 하나인 한화생명 역시 보험업 경험이 없는 재무전문가 권혁웅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라며 "회사가 달성하려는 목적에 따라 보험업 경험이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취임 때 내건 '금융보국', 임기 2기 과제 키워드는 '소비자'와 '사회'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진옥동 현 회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연임 추천하며 사실상 '진옥동 2기'의 막이 올랐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금융보국이라는 창업 정신,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목표를 기억하며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대체할 수 없는 기업 시민으로 거듭납시다."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3월23일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처음 취임하며 낸 취임사의 한 문장이다.최근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진옥동 현 회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연임 추천하며 사실상 '진옥동 2기'의 막이 올랐다.진 회장은 임기 중 두드러지는 실적 개선, 밸류업 등을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진 회장 2기의 과제는 1기의 성과를 계승하면서 취임사에서 이야기했던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목표'를 달성해내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옥동의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목표, 이찬진의 정책 기조와 닿아있다특히 올해 8월 취임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정책 기조가 '소비자 보호와 사회적 책임 강화', '생산적 금융'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점에서, 진 회장이 이야기했던 금융보국,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금융과 일맥상통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이찬진 원장은 취임 직후인 8월28일 은행장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금융 감독·검사의 모든 업무 추진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해 은행의 신뢰를 제고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흔들리지 않는 대원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후 12월10일 열린 금융지주 CEO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이 원장은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이행은 우리 사회의 회복력을 높이고 금융의 새로운 수요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며 "소비자보호 이슈를 그룹 전체의 일관된 내부통제 체계와 조직 소통 아래 관리될 수 있도록 금융지주 CEO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금융회사들이 단순한 이자놀이나 부동산 금융 집중에서 벗어나 사회의 자본이 사회의 생산적 분야로 흐르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생산적 금융' 역시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이 원장은 금융지주 CEO 간담회에서 8개 금융지주 CEO들에게 "생산적 금융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 문제를 해소하고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라며 "금융권 자금이기술혁신기업, 지역경제 활성화 등 생산적 영역으로 폭넓게 흐를수 있도록 금융의 역할을 확장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금융당국과 발 맞춰 나가는 진옥동, 2기에도 생산적·사회적 금융 강화 계속된다진옥동 회장은 현재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보여왔다.진 회장은 11월25일 열린 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사들이 담보 위주의 여신, 부동산 가격 상승에 편승한 쉬운 장사를 하다 보니 선구안이 둔해졌다"며 "어떻게 첨단산업을 이해하고 자금을 공급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찬진 금감원장이 지적한 부분들이 현재 금융업계 전반적 문제라는 것을 시인하고 생산적 금융 전환의 구체적 방안들을 고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이 첨단산업 투자 계획을 내면 금융이 거기에 발 맞춰 가겠다"라며 기업들의 투자 계획과 금융의 자본 공급을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진 회장은 그룹의 미션 가운데 하나로 '따뜻한 금융'을 꼽으며 상생·포용금융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그는 12월9일 신한금융그룹의 '브링업&밸류업' 프로젝트 누적 대출 실행액이 200억을 넘었다고 발표하면서 "그룹의 미션인 '따뜻한 금융'을 바탕으로 상생금융의 선순환 구도를 넓히고,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 사다리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가겠다"라며 "신한만의 포용금융 모델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신한금융그룹은 최근 2030년까지 5년간 총 110조 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공급하겠다는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 계획을 내놨다. 110조 원은 △국민성장펀드 투자 10조 원 △그룹 자체 초혁신경제 금융지원 투자 10조~15조 원 △그룹 자체 초혁신경제 금융지원 기반 대출 72조~75조 원 등으로 구성돼있다.◆ 아직은 금융업계 전체에서 미흡한 '소비자보호', 진옥동 2기의 최대 과제는 내부통제진 회장, 그리고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목표 가운데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바로 '소비자 보호'다. 소비자보호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금융사고와 관련해 현재 완전히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는 금융그룹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올해 2월7일 신한은행에서는 외부인 사기 행위로 약 20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으며 3월7일에는 신한은행 직원이 8개월 동안 약 17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6월에는 한 달 동안 사기 사건 3건이 연달아 발생해 13억4500만 원의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조금 더 거슬러올라가 2024년에는 신한투자증권에서 무려 1300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하던 직원들이 LP 헤지 운용과 무관한 코스피200 선물 거래를 하다가 2024년 8월 1300억 원의 대규모의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통상적인 거래 계약을 맺은 것처럼 허위 등록한 사건이다.금감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올해 10월16일 신한투자증권에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다. 진 회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사고) 금액으로는 라임펀드나 젠투파트너스펀드보다 작지만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내부통제를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진 회장의 방향에 발맞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신한금융지주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근거를 명시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2004년에는 금융업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했으며 임원 외에 부서장까지 책임을 묻는 별도의 내부통제 매뉴얼도 마련했다.진 회장이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고전 독서 및 토론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임직원 윤리의식 강화와 자기검증 문화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도 내부통제가 단순히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윤리 문화와 관련돼있다는 점에서 특기할만 한 사례다. 윤휘종 기자
한화생명 CGO 김동원 인니·미국 이어 중동으로 보폭 확장, '글로벌 선두' 김승연 그룹 비전 따라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8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아부다비 금융주간(ADFW) 2025'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화생명>[씨저널]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해외사업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김 회장은 앞으로 한화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설정했다.김 사장은 한화생명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금융 부문이 한화그룹이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현지시각으로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는 '아부다비 금융주간(ADFW) 2025'가 열렸다.ADFW 2025는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절반이 넘는 62조 달러(약 9경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의 리더들이 참석하는 중동 최대 규모의 행사다.김 사장은 이번 ADFW 2025에 참석해 개회사를 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리더들이 참여하는 초대형 행사에서 개회사를 했다는 의미뿐 아니라 한화생명을 포함한 한화금융 계열사들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행보로 읽힌다.김 사장은 개회사에서 "금융사로서 한국과 UAE의 '100년 동행'을 다음 세대까지 이어가는 데 앞장서겠다"며 "아부다비의 고도화한 시장 인프라를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두 나라 사이 원론적 협력뿐 아니라 가까운 미래 실질적 방안도 제시한 셈이다.김 사장은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의 무게가 점차 무거워지는 상황에서 그 무게에 걸맞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앞으로 한화그룹의 방향성이 각 분야의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뚜렷해졌기 때문이다.김승연 회장은 올해로 창립 73주년을 맞은 한화그룹이 세계 무대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 회장은 창립 기념사에서 "이제 목표는 글로벌 선두"라며 "국가대표 기업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각 분야의 선두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한화그룹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의 계열사를 중심으로 방산, 조선 분야에서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고 있다. 이 분야를 향한 시장의 관심도 크다.다만 김 사장도 자신이 주도하는 금융 부문, 특히 한화생명 해외사업 분야에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한화생명은 앞서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3074억 원을 거뒀고 이 가운데 16%인 491억 원을 해외법인에서 수확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김 사장은 올해 6월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40% 인수, 7월에는 한화생명의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 인수를 바탕으로 해외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2023년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 인수 이후에 노부은행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입지를 굳히는 가운데 미국 본토로 시선을 돌렸고 중동으로도 보폭 확장을 바라보는 것이다.김동원 CGO 사장은 미국에서 세인트폴고등학교와 예일대학교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했다.2014년 3월 한화L&C에 입사해 파견 형태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팀장을 맡다 2015년 12월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디지털혁신실 상무, 미래혁신부 상무,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 등을 지냈다.2020년 11월 전무로 승진한 뒤 2021년 7월 한화생명의 임원직제 조정으로 부사장 직함을 달았다. 2023년 2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한화생명 CGO에 올랐다. 장상유 기자
KT 대표이사 따라가는 슬로건 변천사, 이석채의 '올레' 구현모의 '디지코' 김영섭의 'AICT'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경영 슬로건 'AICT Company'를 내세워 전임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의 슬로건 '디지코'와 차별화했다. < KT >[씨저널]KT만큼 대표이사의 변동이 대외적으로 잘 드러나는 기업도 없다.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생긴 경영 방침의 변화를 기업 슬로건이 드러내고 이것이 광고에 반영돼 대중에게도 알려지기 때문이다.KT의 경영 방침이자 슬로건이었던 'olleh KT'가 대중에게도 친숙한 브랜드처럼 각인되었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민영화 이후 KT를 거친 대표이사는 모두 'olleh' 같은 자신만의 슬로건을 하나씩 내세웠다김영섭 KT 대표이사도 전임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후임으로 선임됐을 때 경영 슬로건 'AICT Company'를 만들어냈다.◆ '디지코(DIGICO)'에서 'AICT(에이아이씨티)' KT로'AICT'란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CT)을 합친 것으로 AI의 중요성을 이전보다 더 강조하겠다는 의미로 만든 것이다.김 대표는 새 슬로건 'AICT' 기존 KT 경영 기조와 크게 차이나는 것은 아니라고 했으나 사실상 이전 경영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자신의 인장을 새기기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디지털 플랫폼 기업이라는 뜻의 디지코는 'Digital Platform Company'의 줄임말이다.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통신을 넘어선 종합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뜻을 담았다.디지코가 '종합'을 지향했다면 AICT는 방점을 AI 하나에 찍어 방향성을 달리했다.이에 따라 김 대표 바로 이전 구 전 대표 시절 슬로건이었던 '디지코(DIGICO)' 전략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광고와 ESG보고서, 주주총회에서 마치 새로운 브랜드명처럼 등장하던 '디지코 KT'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성공한 'olleh'도 과감히 'GiGAtopia(기가토피아)'로이는 KT 대표이사가 바뀔 때마다 패턴처럼 반복돼왔던 현상이다. 구 전 대표 이전 황창규 전 대표의 슬로건 'GiGAtopia'도 새 대표이사가 오면서 말끔히 자취를 감췄다.'GiGAtopia'는 'GiGA'와 'utopia'의 합성어로 당시 기가급 초고속 인터넷망 기술이 퍼지고 있을 때 KT가 네트워크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걸 없애고 구 전 대표가 내세웠던 슬로건이 앞에서 이야기했던 '디지코'다.KT 슬로건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었던 건 이석채 전 대표 시절의 'olleh'다.당시 이 전 대표는 경영 방침을 '올레경영'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자신의 슬로건을 곳곳에서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경영 슬로건이 거의 브랜드 개편 수준의 효과를 거둔 사례다.◆ 대표 수명 주기와 일치하는 KT 슬로건 교체 주기대표이사의 수명을 따르게 되는 KT 슬로건 평균 수명은 자연히 길지 않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연임에 성공한 KT 대표이사가 황 전 대표 1명뿐이다. 대부분 2, 3년 주기로 교체됐다.일반 기업 역시 CEO가 자주 교체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경영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오너의 존재 때문이다. 오너의 경영 방침에 따라 CEO 인사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CEO가 교체되더라도 경영 방향은 크게 변하지 않는 구조다.하지만 KT는 특정한 오너가 존재하지 않는 국민기업이다.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일반 기업보다 강한 공공성을 띤다. 이 두 가지 특수성은 그간 KT가 정치권과 최대주주(현대차, 국민연금 등)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요인이기도 하다.◆ 잦은 슬로건 교체, "사업 연속성 흔들 정도는 아냐"다만 슬로건의 교체가 사업 자체의 연속성을 흔드는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슬로건을 바꾼다고 해서 하던 사업을 접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디지코와 AICT는 똑같이 AI 사업을 강조한다는 연속성이 있다. 초고속 네트워크 통신망을 내세운 'GiGAtopia'의 강조점도 현재 6G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대표이사와 별개로 사업별 연속성을 이어나갈 수 있게끔 조직을 운영한다"며 "대표이사가 바뀐다고 해서 진행하던 사업이 엎어질 정도의 기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김주은 기자
KT 새 대표는 박윤영 주형철 홍원표 중 누가 될까, 출신·정치·IT 세 가지 관전 포인트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대표이사 후보 3인을 압축했다. (왼쪽부터)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 KT ><주형철 페이스북><뉴스1>[씨저널]KT의 새 대표이사 후보가 3인으로 좁혀지면서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후보 이력 분석이 쏟아지는 한편, 대표 선임 과정 전반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9일 온라인 면접을 마친 직후 공개한 3인의 KT 대표이사 후보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다.이추위는 서류 심사와 온라인 면접을 거쳐 후보 33명을 3명으로 좁혔다. 그 과정에서 각계에서 예측한 유력 인사가 다수 떨어져나갔다.최종 면접은 16일 오전 프레젠테이션 형태로 치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1인은 면접 당일 결정된다.◆ 출신·정치·IT, 세 가지 관전 포인트로 꼽혀세 후보 가운데 누가 대표이사로 선임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KT가 앞세울 메시지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세 명의 이력이 겹치지 않을뿐더러 장점과 리스크 요인도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업계에서 크게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꼽는다. 바로 내부 출신 여부, 정치 경력 유무, IT 전문성 유무 등이다.'내부 출신' 여부는 KT 조직 이해 측면에서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조직 혁신과 멀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위험도 내포한다.'정치 경력' 유무는 정책 대응 능력 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IT 전문성' 유무는 올해 해킹 피해를 기점으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하지만 기간통신사 대표이사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기술적 이해도 이상의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통 KT 출신' 박윤영, 혁신 이미지와 거리 멀다는 약점도 박윤영 전 사장은 후보자 가운데 내부 출신 경력이 가장 두드러진다. 박 전 사장은 1962년생으로 1992년 한국통신(현 KT)에 입사해 전무, 부사장, 사장 등을 거치며 2020년까지 28년 동안 KT에 몸담았다.그동안 B2B(기업간거래)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평가다. 그가 사업 전략을 세웠던 분야는 AI,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으로, 모두 ICT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서 경쟁력으로 꼽힌다.박 전 사장은 근 몇 년 KT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최종 후보 물망에 올랐으며 이번이 네 번째 대표이사 도전이다. 그만큼 조직 내에서 리더십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된다.한편 그가 KT 내부 혁신과 거리가 먼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박윤영 후보의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구현모 전 KT 대표와 같은 혐의를 받았다"며 "KT의 혁신을 이루려면 구태와 단절한 인사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인 출신' 부각된 주형철, 정책 역량 있지만 '낙하산 인사' 우려도주형철 전 대표는 1965년생으로 KT의 경쟁사 SK텔레콤에서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일한 경력이 있다. 주 후보는 통신사 이력보다도 정치 경력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주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맡았고 현 이재명 정부에서도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다.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SK텔레콤에서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다만 2011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맡을 당시 터진 네이트·싸이월드 3500만 건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것을 두고는 시선이 갈린다.한쪽에서는 KT 해킹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대표이사 경력으로는 약점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비슷한 사태를 수습한 경험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IT 전문성' 두드러지는 홍원표, 리더십 역량에는 물음표홍원표 전 대표는 1960년생으로 1994년부터 2006년까지 KT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이후 홍 후보는 삼성전자, 삼성SDS를 거쳐 SK쉴더스 대표이사를 맡았다.홍원표 후보는 미국 미시간대학교 전기공학박사를 수료하고 연구개발본부에서 KT 생활의 첫 발을 내딛는 등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후보자 가운데 가장 전문적 이해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다만 오랜 기간 KT를 비롯해 통신업계를 떠나 있었다는 점에서 KT 조직 내부를 결집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김주은 기자
KT 민영화 후 23년 반복된 대표의 '검찰 수사' 잔혹사, 탈정치-친혁신의 리더가 절실한 이유
KT 대표이사 선임 과정은 기업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체계성이 떨어지고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그 결과 KT는 경쟁력 약화를 대가로 치르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국민기업'으로 불리는 KT 대표이사 자리에 누가 올지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일련의 해킹 사태로 통신업과 보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기간통신사 수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올해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휩쓸고 간 해였다.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를 필두로 KT, 롯데카드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털렸다. 최근 쿠팡 이용자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새나갔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킹 위험에서 자유로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이 같은 상황에서 새로 임명되는 KT 대표이사에게 더 엄밀한 잣대가 요구되고 있다. 그간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심심찮게 받아왔던 자리지만 이번에야말로 통신업에 대한 전문성이 논의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영화 이후 23년간 정치권 입김 계속, 사회적 피로도 한계점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을 기점으로, KT 대표이사의 새로운 이미지에 관한 바람들이 곳곳에서 나온다.KT새노조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는 11월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는 KT를 혁신해 견인할 대표가 올 수 있도록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구현모 전 KT 대표이사는 11월14일 입장문을 내고 "내부 인재가 선택될 때 KT의 지배구조는 비로소 단단해진다"며 "KT 대표이사를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해 응모하는 사람 역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2002년 민영화 이후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치권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KT 대표 선임에 대한 사회의 피로도가 임계점에 이른 셈이다.◆ 역대 KT 대표들 뒷모습 '정권 교체기 검찰 수사 이후 퇴장'으로 닮아정치권의 압박 또는 각종 사건사고와 연관된 KT 최고경영자의 흑역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KT 대표이사 가운데 검찰 수사를 받지 않은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민영화 이후 KT는 현재까지 6명의 대표이사가 이끌었다.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구현모, 김영섭이 그들이다. 이들 중에서 황창규 전 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연임에 실패했다. 황 전 대표조차도 두 번째 임기를 채 마치기도 전에 검찰 수사로 경영권을 위협받았다는 점에서 마지막 뒷모습이 전 대표들과 닮아 있다.KT 대표이사의 경영권이 흔들렸던 시점은 정권 교체기와 맞물린다. 남중수 전 대표는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넘어간 이후 검찰 구속 수사가 시작되자 사의를 표명했다.이석채 전 회장도 연임을 확정지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후 사임한 경우다. 박근혜 정부 초기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물러났다.문재인 정부 때 취임한 구현모 전 대표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연임을 시도했다가 검찰 수사에 밀려 연임을 포기했다.김영섭 대표는 검찰 수사와 관계없이 최근 KT 해킹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경우다.문제는 퇴장 시점이 역대 KT 대표들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김 대표 또한 새 정부 출범 초기에 연임을 포기하게 된 것이다.김 사장이 연임을 포기하게 된 배경에 여당의 사퇴 압박이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이사 선임은 AI 사업 경쟁력과도 맞물려KT는 자산총액 기준 재계 순위 13위, 오너가 없는 기업 가운데서는 3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대표이사 선임 과정은 기업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체계성이 떨어지고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그 결과 KT는 경쟁력 약화를 대가로 치르고 있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진행한 소위 '국가대표 AI'사업에서 통신 3사 가운데 KT만 선정되지 못한 것도 대표이사의 잦은 교체로 인해 AI 사업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이번 대표이사 선임과, 그 대표이사의 이후 행보가 KT의 경쟁력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주은 기자
한독 경영진 '우먼 파워' 돋보인다, 김미연 사장 포함 여성 임원들 요직에 포진
김미연 한독 사장 <한독>[씨저널] 한독은 남성 중심의 영업문화가 강한 제약업계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회사의 요직에 여성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인데, 2025년 9월 말 분기보고서에 공시된 임원 23명 중에서 여성이 10명(43.5%)이나 된다.글로벌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가 11월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 임원 중 여성 비율은 6.5%에 그쳤다.또 지난 7월 언론사 뉴스웨이 보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상위 30개사 여성 임원 비율도 평균 13.5%에 불과했다. 이 회사들 중에서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한독이었다.이 같은 결과는 여성 친화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가져온 김영진 회장의 노력 덕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김 회장은 여성이 결혼하고도 직장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한독은 최근 발표된 성평등가족부 주관 가족친화 우수기업 심사 결과 15년 연속 선정되며 최고 등급인 '가족친화인증 선도기업'에 올랐다.가족친화인증 선도기업은 12년 이상 인증을 유지한 기업 중 법규 준수, 가족친화제도 운영 측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기업에 부여된다.한독의 대표적인 여성 임원으로는 백진기 대표이사와 함께 한독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김미연 사장(사내이사)이 있다.김미연 사장은 1967년생으로 한국화이자 EP(Established Product) 사업부문 총괄, 미국 본사 EP 사업부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한국노바티스 심혈관대사질환 비즈니스 총괄, 한국알콘 대표이사 사장, 제뉴원사이언스 및 제뉴파마 CEO 등을 거쳐 2023년 한독에 합류해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랐다. 2024년 3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헬스케어 분야에서 경영 및 전략기획, 브랜드마케팅, 조직관리 등 다양한 경험이 풍부한 경영인으로 평가된다.김윤미 전문의약품(ETC) 담당 전무도 한독의 핵심 인재다. 1976년생으로 2023년 한독 ETC 총괄에 선임됐다.전문의약품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전문성을 보유한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김 전무는2001년 한독에서 경력을 시작했다가, 한국화이자에서 비아그라, 챔픽스 마케팅 매니저와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항암제 사업부 비즈니스 운영 전략 디렉터를 지냈다. 이어 한독 스페셜티 총괄 상무,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 혈액암 및 항암제 사업부 총괄을 거쳤다.이 밖에도 한독에서 '우먼 파워'를 발휘하고 있는 인재로는 김은주 CM&D(변화관리 및 역량개발) 상무, 곽영희 E&C(윤리경영) 상무, 허은희 커뮤니케이션실 상무, 김현숙 Rare Disease(희귀질환) 프랜차이즈 담당 상무, 현복진 임상연구실 담당 상무, 장미경 BD(사업개발)실 담당 상무, 이인경 RA(규제업무)실 담당 상무, 정혜영 의학부 담당 상무 등이 있다.이승열 기자
한독 실적 2022년 정점 찍고 감소세, 김영진 개발 중인 '신약 3종'으로 수익구조 개선 절실
서울 마곡 소재 한독 퓨처 콤플렉스 전경 <한독>[씨저널] 한독은 2022년 매출액(연결기준) 5438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2023년 5227억 원, 2024년 5074억 원을 기록했다.다만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소폭(2.3%) 상승했다.수익성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고. 2025년에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영업손익도 적자전환했다.한독은 회사의 주력 품목 중 상당수가 해외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약품 또는 제네릭(복제약)이어서 부가가치가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자체 개발로 상용화된 오리지널 신약도 아직 없다.아울러 순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승계 작업을 위한 배당을 무리하게 실시하면서 미래 투자 여력을 낮추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한국신용평가는 2025년 6월 낸 한독에 대한 보고서에서 △2023년 대형 오리지널 의약품(솔리리스, 울토미리스)의 도입계약 종료 이후 판매 공백을 보완하지 못하고 외형이 둔화되고 있으며 △높은 매출원가율 구조와 인건비 등의 고정비 부담 심화로 이익창출력이 저하됐으며 △무리한 바이오벤처 투자로 재무부담 확대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독의 판관비 비율은 2022년 26.70%, 2024년 30.92%로 증가 추세에 있고, 2025년 5월 말 기준 누적 순투자금액은 2100억 원에 이른다.이 같은 이유로 한국신용평가는한독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했다.업계와 증권가에서는 김영진 회장이 회사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을 통해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현재 한독이 자체 개발 중인 신약으로는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제 HL2356, 표적항암치료제 HL5101, 담도암치료제 HD-B001A 등 3개가 있다. 모두 임상 1~3상이 진행 중인데, 한독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HL2356은 현재 중국에서 허가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업계에서는 한독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단기간에 실적에 기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에서도 이 점을 지적했다.이승열 기자
한독 오너3세 김동한 가족회사로 지배력 확보, 자회사 한독헬스케어 실적으로 경영 능력 입증 과제
김영진 한독 회장 <한독>[씨저널] 한독은 창업주 김신권 회장(1915~2014)이 1957년 세운 제약회사다. 소화제인 훼스탈과 붙이는 소염진통제 케토톱으로 대중에 익숙하다.현재 한독은 오너 2세인 김영진 회장(1956년생)이 전문경영인과 함께 경영을 이끌고 있다. 오너 3세 승계는 아직 미완성이다.한독의 지분구조를 보면 김영진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43.38%의 지분율로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그런데 최대주주 지위는 김영진 회장이 아닌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17.69%)이라는 회사가 차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13.65%의 지분율로 2대주주다.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은 한독 지배구조 최상단에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은 종합무역업, 시장조사 및 경영상담업, 교육서비스업 등을 영위한다고 공시하고 있다. 대표이사는 김영진 회장이 맡고 있다.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김영진 회장의 아들인 김동한 전무(31.65%, 1984년생)고, 김 회장은 5.04%로 2대주주다. 나머지 63.31%도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렇게 보면 한독의 지배력은 최대주주의 최대주주인 김동한 전무에게 쏠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영진 회장은 가족회사를 통해 아들 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황이다.다만 아직 김동한 전무의 지배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의 한독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김 전무가 한독 지분을 하나도 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김 회장과 부인 김금희 씨는 부부의 한독 지분(도합 16.90%)를 단계적으로 김 전무 또는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에 물려줄 것으로 보인다.김 전무는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의 지분을 늘려나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지분을 증여받거나 사들이는 방법이 유력하다.자금의 원천은 한독이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에 지급하는 배당과 김 전무가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한독헬스케어에서 지급하는 급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한독은 최근 고액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2021년 이후만 보더라도 2021년 41억 원, 2022년 48억 원, 2023년 55억 원, 2024년 41억 원, 2025년 28억 원 등 213억 원을 지급했다. 2023년과 2024년엔 순적자가 났는데도 배당을 지급했는데, 승계에 속도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김 전무는 2025년 5월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한독헬스케어의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현재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고 있지만, 이곳에서 경영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장차 한독의 경영권도 물려받아야 하기 때문이다.만약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동생인 김종한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이사(1986년생)가 잠재적인 경쟁자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김종한 이사는 현재 한독 및 계열사에서 일하지 않고 있다.◆ 김영진과 김동한은 누구?김영진 한독 회장은 1956년 김신권 명예회장의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MBA)를 받았다.1984년 한독약품에 입사했고, 1996년 한독약품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이어 부회장을 거쳐 2006년 한독약품 대표이사 회장이 됐다.김동한 전무(한독헬스케어 대표)는 1984년생으로, 김영진 회장의 장남이다. 2014년 한독 컨슈머헬스케어&신사업본부 이비즈니스팀으로 입사해, 경영조정실장을 거쳐 2022년 상무, 2024년 전무로 승진했다. 한독 이사회에는 2022년 3월 처음으로 진입했다.이승열 기자
김종량 체제에서 한양학원 부동산 PF 위기, 한양대 매각설로 번지다
김종량 학교법인 한양학원 이사장.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한양학원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6월 한양증권 지분을 2204억 원에 KCGI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했다. 프레지던트호텔 역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양재단이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김종량 이사장 체제에서 쌓인 부동산 PF 부담 때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재단의 건설·개발 계열사인 HYD한양은 다수의 상업용 부동산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지만, 일부 사업에서 공사 지연·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확대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러한 상황은 최근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의 매각설로까지 번졌다.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전략적투자자(SI)가 한양학원에 부동산 자산을 포함한 '재단 전체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재단 내부에서는 김 이사장 측이 재단 자산 가치를 7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말도 전해진다.한양학원은 서울 성동구의 한양대 서울캠퍼스와 한양대학교병원, 계열사 백남관광 소유의 프레지던트호텔 등을 들고 있다.◆ '매각설'의 실체, 김종량 이사장 체제의 운영권 이전 가능성법적으로 학교법인 자체의 매매는 금지돼 있다.사립학교법 제28조와 시행령 제12조에 따라 교지·교사 등 교육용 재산은 매각이 불가하고, 수익용 재산도 관할청 허가가 필요하다.따라서 시장에서 말하는 '한양학원 매각'은 법인 매매가 아니라 김종량 이사장 체제가 가진 이사 선임권(지배력)을 제3자에게 넘기는 방식이다.대략 3천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입을 조건으로 새 투자자가 이사회를 재편하고, 김 이사장 중심의 기존 구조를 대체하는 형태다.사학 운영의 실질 권한은 학교가 아닌 재단 이사회에 집중돼 있어, 이사회 교체는 곧 김종량 체제의 종료와 새 투자자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한 재단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겉으로는 매각이 아니라고 하지만, 김 이사장 중심의 이사진을 통째로 교체하는 방식이라면 사실상 운영권 이전"이라고 설명했다.◆ 매각설의 출발점, '김종량 체제'가 지배하는 한양산업개발 PF 부실논란의 출발점은 김종량 이사장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열사 구조와, 그 핵심 회사인 한양산업개발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다.한양산업개발 지배구조는 김종량 이사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백남관광은 한양산업개발 지분 93.91% 보유하고 있고, 백남관광은 다시 HBDC(51%)와 한양학원(49%)이 공동 지배하고 있다.HBDC는 대한출판 100% 자회사다. 대한출판은 김종량 이사장(15.9%), 김종식 동생(25%) 등 특수관계인 지배하고 있다.다시 말해 부동산PF 부실의 최상단에는 김종량 이사장 일가가 놓여 있는 구조다.한양산업개발은 물류센터 등 PF 사업에서 연속된 부실을 기록했다.2023년 순손실 725억 원에 이어 지난해도 순손실 496억 원을 냈다.백남관광·대한출판이 PF 프로젝트에 연대보증·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면서, 손실 위험은 사실상 한양학원 전체로 확산됐다.한양산업개발은 재무제표에서 "건설경기 침체로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명시했다.1년 안에 상환해야 할 채무는 330억 원, PF 관련 우발부채는 5024억 원에 달한다.김종량 체제는 이 부실을 메우기 위해 한양증권 매각,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등 주요 자산 정리에 나선 상태다.그러나 프레지던트호텔은 최대 용적률로 지어져 재건축 이익이 크지 않아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아니면 운영권 이전", 김종량 체제의 기로결국 한양학원은 김종량 체제가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성사시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느냐' 또는 '운영권 이전(이사회 교체)을 통해 새 투자자를 받아들이느냐' 라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한 IB업계 관계자는 "PF 구멍을 빠르게 메우기 위해 투자자 접촉이 '재단 단위'로 확대된 것"이라며, 김종량 이사장의 의사결정이 앞으로의 구조 변화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양대 측은 매각설에 대해 "한양학원 매각 추진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그러나 시장에서는 "법적으로 '매각'이라는 표현이 불가능할 뿐, 김종량 체제 이사진의 교체 여부가 실제 쟁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결국 재단의 미래는 김종량 이사장이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통한 '자구책'을 선택할지, 운영권 이전이라는 '지배구조 변화'를 받아들일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수진 기자
롯데온 외부수혈 접고 '롯데맨' 전면에, 추대식 온-오프 연계 'O4O'로 이커머스 부활 온힘
추대식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롯데온이 그동안 반복되던 '외부 전문가 수혈' 전략에서 내부 충원 체제로 방향을 전환했다.롯데 이커머스의 통합 과정 전반을 경험한 추대식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이 선임되면서 롯데온의 체질 개선을 주도하게 됐다.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롯데온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내부 재정비를 통해 해결하려는 의도로 본다.롯데온은 출범 이후 줄곧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시도해왔다.네이버·쿠팡 출신 플랫폼 인력, 글로벌 이커머스 경험이 있는 경영진 등을 불러들여 기술과 조직문화를 빠르게 혁신하겠다는 구상이었다.그러나 공격적 마케팅, 대규모 시스템 개편, 잦은 조직개편이 이어졌음에도 적자 구조는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추대식 온오프라인 채널 통합 운영 경험, O4O 전략에 '실행력' 더하기이런 상황에서 롯데온은 롯데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을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하는 O4O(오프라인 포 온라인)전략을 앞세우고 있다.롯데그룹 계열사 혜택을 모아놓은 '엘타운'이나 롯데자이언츠 공식 브랜드샵인 '롯데자이언츠샵' 등이 대표적 사례다.추 대표는 이러한 O4O전략과 직결되는 실무 경험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롯데백화점 엘롯데 부분장 시절에는 온라인 자사몰 엘롯데와 본점 행사장을 연계한 상품 프로모션을 꾸준히 진행했다.'슈즈 기획전'의 경우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 트랜드를 반영해 오프라인 행사보다 2주 먼저 온라인 기획전을 열며 온오프라인 매출을 함께 끌어올리는 구조를 만들기도 했다.롯데온 전략기획부분장(상무) 시절에는 롯데백화점 뷰티 브랜드를 모아놓은 이커머스 '온앤더뷰티'를 선보이기도 했다.그는 당시 "롯데온은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을 온라인에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명품 화장품 업체들은 온라인 판매에서도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왜 롯데온인가' 해답 못 찾은 상황, 병목 파악한 내부 전문가가 해법될까업계에서는 여전히 쿠팡 '로켓배송'이나 네이버 '검색·페이 생태계'처럼 시장을 주도할 만한 차별화가 없다면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단순한 상품 구색이나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고객을 장기적으로 붙잡아두기 어렵고, 결국 고객이 한 번 유입되면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구조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특히 선점효과와 가두리전략(락인전략)은 플랫폼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선점효과는 진입초기에 빠르게 고객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접근이고, 락인전략은 견고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 사용자가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를 뜻한다.반면 롯데온은 확실한 '한 방'이 되는 차별화 요소가 부족해 고객이 플랫폼에 머물러야 할 명확한 이유를 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제기돼 왔다.업계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왜 롯데온을 써야 하는가'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부구조와 실행방식의 재설계가 필요한 상황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이러한 평가 속에서 추대식 대표가 롯데 이커머스의 강점과 병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그는 롯데닷컴·롯데홈쇼핑·롯데마트몰·엘롯데 등 통합 이전의 플랫폼 구조를 모두 경험한 데다, 이커머스사업부에서 구조조정과 혁신 전략 수립을 직접 주도한 이력을 갖고 있다.2015년 롯데백화점 차세대영업시스템개발 TF팀장, 2017년 롯데이커머스본부장, 2021년 롯데이커머스 백화점·뷰티본부장, 2023년 롯데이커머스 기획관리본부장을 역임하며 이커머스 사업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안수진 기자
롯데마트 베트남선 '승승장구' 국내에선 '위축', 차우철 조직통합으로 실적 승부 건다
차우철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슈퍼 대표). <뉴스1>[씨저널] 차우철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슈퍼 대표)이 국내 실적 회복과 해외 거점 확장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고 경영에 나선다.전임자인 강성현 전 대표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조직 통합과 수익성 개선에 일정 성과를 냈지만 국내 사업 실적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 변화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국내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준비된 통합 시스템을 실제 매출과 이익 개선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차 대표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동시에 베트남 성공 모델을 다른 동남아 시장으로 확장해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두 과제를 모두 달성할 경우 롯데마트·슈퍼는 정체된 국내 유통 시장에서 새로운 모멘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롯데 측은 "차 대표는 롯데GRS에서 수익성 개선, 신사업 강화, 글로벌 확장 등에서 성과를 입증했다"며 "마트·슈퍼 통합 운영 안정화와 e그로서리 경쟁력 확보, 동남아 중심 해외 확장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차우철 롯데마트·슈퍼사업부장, 통합 조직 실적 가시화가 첫 과제국내 그로서리 사업 부문의 구조적 재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차우철 대표가 투입되면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향후 실적을 개선하는 일이 그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전임자 강성현 전 대표는 2022년부터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조직을 정비해왔다.롯데마트와 롯데슈퍼를 통합해 '그로서리 부문'을 구축하고 이에 발맞춰 내부 부서도 신설·개편했다.올해는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과 발주, 상품기획(MD) 시스템까지 완전히 통합하며 3년 만에 하나의 운영 체계를 완성했다.올해 4월 영국 온라인유통업체 오카도와 협업해 온라인 전용 플랫폼 '롯데마트 제타'를 선보이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매출이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설계했다.이를 뒷받침할 오카도 고객풀필먼트센터도 내년 부산에 개설되고, 2032년까지 6개로 확대할 계획이다.다만 제타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조직 개편과 운영 효율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업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롯데쇼핑 그로서리 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3,035억 원, 영업이익 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85.1% 감소했다.이에 따라 차 대표가 조직 개편 성과를 실적 개선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기대감이 모아진다.차 대표는 외식사업 계열사 롯데GRS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실적 내림세를 걷고 있는 상황에 투입돼 실적을 끌어올린 경험이 있어 이번 과제 수행에 적합한 카드로 평가된다.롯데GRS는 2020년 매출 6831억 원에서 지난해 9954억 원으로 1.46배가량 성장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1억 원으로 흑자로 돌아서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실적 반등의 요인으로는 비효율 자산 정리해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상권·고객·환경을 고려한 지점별 차별화 전략으로 고객 유인력을 높인 점 등이 꼽힌다. ◆ 베트남 유통시장 선점효과 누리는 가운데, 동남아 거점 확대는 숙제롯데마트·슈퍼는 베트남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해왔다. 2008년 직접 진출한 뒤 선점효과를 누리며 현재 1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최근에는 한류 확산과 현지화 전략이 맞물리며 매출 성장세에 더욱 속도가 나고 있다.롯데마트 베트남은 올해 상반기 매출 2140억 원, 영업이익 21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7%, 23.5% 증가했다.IR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올해 3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성장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이처럼 베트남의 견조한 성장세가 해외 사업을 떠받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이다.롯데쇼핑 IR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계기준 롯데쇼핑 전체 매출의 88%는 여전히 국내에서 발생했고, 이 가운데 롯데마트·슈퍼의 국내 매출 비중은 38%에 달한다.이에 따라 베트남의 호실적만으로 전체 실적을 견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차우철 대표는 롯데GRS 대표 시절 이미 베트남에서 프리미엄 전략과 현지화, 한류 마케팅 등을 통해 햄버거 브랜드 '롯데리아'를 시장점유율을 1위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그가 이 경험을 토대로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 전역으로 확장 속도를 높이고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수진 기자
롯데백화점 '세대교체의 상징' 평가 받는 정현석, 정체된 오프라인 유통 해결사 역할 막중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 부사장.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롯데백화점이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를전면에 내세우면서 경영의 무게추가 뚜렷하게 이동하고 있다.이를 두고 '상품·브랜드 경쟁력 회복' 중심이던 지난 체제에서, '현장·영업·운영력' 중심의 실전형 리더십으로 전략 단계가 넘어갔다는 풀이가 나온다.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를 중심으로 백화점을 문화복합공간으로 확장 포지셔닝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고급 브랜드 확보 중심의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상황에서 이제는 젊은 세대, 지역 상권, 체류형 콘텐츠를 공략하는 실전형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업계의 진단이 나온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장형 리더를 전면 배치한 것은 지금 필요한 역량을 '영업력'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라며 "상품 경쟁력은 일정 수준 끌어올렸고, 이제는 고객 CRM·VIP 관리·점포별 영업 전략이 중요해진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형' 리더로의 세대교체, 롯데백화점은 무엇을 바꾸려는가정 대표는 전임자인 정준호 대표보다 10살 어린 1975년 생으로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대표이사다. 정현석 대표는 전무 승진 1년 만에 부사장으로 대표 자리에 올랐다.'현장 중심 리더십'은 '젊은 감각'과 함께 정현석 대표의 역량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로 꼽힌다.씨저널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정 대표는 현장 이해·채널 통제력·입지 전략에 강점을 가진 '운영자형 리더'로 분류된다.정 대표가 유니클로 공동대표 시절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운영 역량 때문이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유니클로는 상품·브랜드 전략은 일본 본사 대표가 맡고, 국내 유통·채널 전략은 정현석 대표가 힘을 보태왔다.신규 출점·상권 분석·매장 효율화 등 '한국형 리테일 운영'에서 강점을 발휘했다는 것이다.정 대표는 그동안 점포 운영과 사업 관리 등의 역량을 쌓아왔다.대구점·영등포점·부산점장, 잠실점 영업총괄, 고객전략팀장 등 백화점 현장을 두루 거치며 고객 수요, 상권 특성, 매출 시간대 등 실제 매장의 언어를 몸으로 익혔다.그 뒤 롯데마트 디지털파크 기획팀, 아울렛사업본부장을 맡으며 재고 회전·대량 판매·테넌트 운영 등 오프라인 리테일의 기본기를 강화했다.◆ 정현석의 경험이 롯데백화점에서 만들어낼 시너지정 대표는 앞으로 상권과 고객, 매출 흐름 등 현장 언어를 이해하는 눈으로 점포별 전략을 정교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그는 점장과 영업총괄 출신으로 고객층 변화와 시간대별 매출 패턴, 상권의 세대변화, 테넌트 조합의 적정성 등 현장과 맞닿아 있는 정보를 체득해 왔기 때문이다.이는 백화점의 '지점별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점포 전략을 정교화 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백화점 조직의 의사결정 속도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정 대표가 유통과 매장운영 중심의 경험 속에서 판단과 실행의 간격을 줄여왔기 때문이다.이는 백화점 조직이 전통적으로 브랜드와 기획 중심으로 움직이며 의사결정이 느리다는 점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평가된다.특히 판매동향이 빠르게 바뀌는 패션 소비패턴과 체류형 매장의 변화, 테넌트 재편 등에서 속도감 있는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아울렛식 효율성을 적용해 재고 회전과 중거가 고객 대응 등 최근 백화점이 취약한 '기초 체력'을 보완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백화점 업계는 낮은 재고 회전율과 테넌트 의존도 증가, 중저가 고객층 이탈 등이 약점으로 꼽혀왔다.정 대표가 아울렛사업본부에서 축적한 SKU효율화, 회전율 관리, 테넌트 운영 통제 경험은 백화점의 구조적 취약지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자산이다.또한 국내 유통망과 임대·물류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입점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정 대표는 롯데 내부에서 입지 개발사와 임대 사업자, 복합몰 운영사, 물류·SCM 조직 등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네트워크를 쌓았다.이는 해외 브랜드 유치나 인기 브랜드 선점 경쟁에서 입점조건 협상력을 강화해 매출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이 밖에도 비효율 공간이나 동선, 비용 등을 정리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수 있다.리테일 운영 경험이 많은 리더일수록 비효율 공간 정리와 저수익 테넌트 조정, 동선 최적화, 인력·임대 관리 같은 '눈에 잘 안보이지만 실질적 수익선 개선 요소'를 빠르게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정 대표가 백화점에 가져올 가장 즉각적인 변화도 수익성 방어를 위한 운영 최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왜 지금 '현장형'인가, 정체된 백화점 시장 속 롯데의 고민정 대표의 현장 감각은 롯데백화점이 현 시점에서 안고 있는 고민과 맞닿아 있다.롯데백화점은 최근 타임빌라스 프로젝트를 '미래 동력' 삼아 전국에 매장을 확대할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2030 젊은 세대를 공략한 타임빌라스는 패션, F&B, 엔터테인먼트, 컬처, 트래블&비즈니스가 모두 연결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쇼핑몰의 이지를 전환했다.이러한 입지 설정은 이미 유통업계 전반에서 실행돼 왔다. 이런 변화를 두고 업계에서는 '유통업계의 경쟁자는 다른 유통사가 아니라 야구장이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백화점 산업은 최근 몇 년간 구조적 정체기에 놓여왔다. 매출 성장률은 둔화했고 2030 젊은 세대의 소비패턴은 온라인·체험형 공간 중심으로 이동했다.업계에서는 체험기반, 세대확장형, 장기체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기존 백화점 한계를 돌파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유통업계 안팎에서는 롯데가 복합공간을 확장하는 데 움직임이 비교적 느리다는 평가가 나온다.타임빌라스는 지난해 5월 롯데백화점과 롯데몰 수원점을 통합하며 첫 출발을 알렸다. 이를 기점으로 2030년까지 7조 원가량을 투입해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다만 아직까지 구체적 실행 속도는 더디다. 2호점으로 계획된 롯데백화점 군산점도 내년 하반기 준공 일정이 연기되면서 사업 추진의 탄력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반면 신세계그룹은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를 2016년 하남에서 처음 선보인 뒤, 현재 전국 15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면서 복합문화공간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구축하고 있다. 안수진 기자
청년 고용 한파에도 취업률 최상위권은 어디? 성균관대 한양대 인하대 맞춤형 지원 성과
유지범 성균관대학교 총장이 2023년 1월2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씨저널]청년 고용 지표가 얼어붙은 채 쉽사리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국가데이터처의 고용동향 집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15~29세 고용률'은 44.6%로 1년 전과 비교해 1.0%포인트 내렸다. 모든 연령계층 가운데 유일하게 떨어졌을 뿐 아니라 1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또 전체 취업자 수가 290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만3천 명 늘어난 반면 15~29세 취업자 수는 1년 동안 16만3천 명이 축소됐다.대표적 '청년 인재의 산실' 꼽히는 대학교도 최근 5년 동안 60%대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졸업생 10명 가운데 많게는 4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이런 상황에도 재학생 수 1만 명 이상의 대학교 가운데 성균관대학교, 한양대학교, 인하대학교는 취업률 70%가 넘는 양호한 취업률을 나타내고 있다.성균관대, 한양대, 인하대가 뚜렷한 방향성을 통해 70%를 웃도는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대학교들은 각자의 장점을 살린 취업 전략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직자와 접점 젋히는 성균관대학교, 유지범 9년 연속 취업률 1위 지켜허프포스트코리아가 집계한 2025년 공시 기준(2024년도) 대학별 취업률 자료에 따르면 성균관대학교는 재학생 수 1만 명 이상의 대학교 가운데 가장 높은 취업률 73.8%를 기록했다.유지범 성균관대 총장은 2023년 1월 취임한 뒤 지속해서 최정상의 취업률을 유지하는 데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균관대와 대학알리미 등에 따르면 연간 졸업생 3천 명 이상 종합대학 가운데 9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특히 유 총장은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현직자들과 접촉 기회를 확대해 직무 경험과 각각의 업계만의 특성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힘쓴다.성균관대는 재학생과 현직자 사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졸업선배 직무아카데미', '온라인 멘토링', '졸업선배 릴레이특강'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2024년 채용박람회 진행 횟수 및 캠퍼스를 확대해 45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성과를 이룬 것도 재학생들이 원하는 업계로부터 직접 정보를 얻도록 하는 노력이 배경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성균관대는 앞으로도 졸업생 네트워크를 확대해 현직자가 끌어주는 직무 중심의 취업 정책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유 총장은 취임 이후 성균관대 자체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학교는 학생들을 'Teaching(티칭)'하지 않고 'Coaching(코칭)' 하면서 조언과 가이드를 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도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도 인정받은 한양대학교, 이기정 '정확성·효율성' 정보 제공에 집중한양대학교(서울캠퍼스)는 2025년 공시 기준(2024년도) 취업률 71.8%로 재학생 수 1만 명 이상 대학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자리에 위치했다.2021년 73.5%, 2022년 71.4%로 서울 소재 졸업생 3천 명 이상 대학 가운데 취업률 2위를 달성한 한양대 서울캠퍼스는 이기정 총장이 취임(2023년 3월)한 이후에도 2023년 72.5%에 이어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취업률 2위 기록을 유지한 것이다.이 총장은 정확하고 효율성이 높은 정보를 재학생들에게 제공해 우수한 취업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한양대 서울캠퍼스 커리어개발팀은 취업 등 재학생들의 진로 문제에서는 학과별 특성을 고려해 여러 관점의 통계 속에서 분석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한양대는 영국 고등교육 평가기관 타임즈고등교육(THE)이 발표한 '2025 THE 세계대학 영향력 평가'에서 세계 44위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달성했는데 여기에도 재학생들의 취업률 향상에 힘쓴 결과가 반영됐다.특히 한양대는 이 평가 'SDG8(양질의 일자리 및 경제성장)' 부문에서 세계 6위를 기록했다.실무 중심의 교육, 진로 및 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하대학교 학생의 적극적 참여 이끌어내, 연임 조명우 높은 취업률 성과인하대학교는 재학생 수 1만 명 이상 대학교 기준으로 2023년과 2024년 모두 취업률 4위라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연도별 취업률은 2023년 72.2%, 2024년 71.5%로 모두 70%를 넘어섰다.2018년 9월 제15대 총장으로 취임한 조명우 인하대학교 총장은 2022년 9월 제16대 총장으로 연임이 확정됐고 이후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인하대 취업률은 2022년 60% 후반에서 다음 두 해 70%를 넘어선 것이다.인하대의 취업률 상승은 최대한 많은 학생의 취업 프로그램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인하대가 재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대표적 프로그램으로는 교수학습개발센터의 '인하 Change-Up 멘토링'이 있다. 이는 복학생, 편입생, 전과생 등 환경 변화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학습공동체 프로그램이다.이외에도 인하대는 학업 저성취학생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 전체 학생에게 제공하는 학습컨설팅 등을 병행해 폭넓은 학생을 대상으로 취업 등 학교생활을 지원한다. 인하대는 이런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높은 취업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조 총장은 2년 연속 취업률 4위와 관련해 "이번 결과는 학생들의 우수한 학문과 취업 역량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만든 뜻깊은 성과"라며 "학문적 깊이를 높이는 교육을 지속하며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새 기업은행장에 김형일·서정학 하마평, '내부 승진' 유력한데 '외부 영입' 불씨 꺼지지 않는 이유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새 수장이 임명되면서국책은행 인사의 마지막 퍼즐로 남아있는 기업은행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왼쪽)와 서정학 KDB투자증권 대표이사.[씨저널] 기업은행만 남았다. 9월에 KDB산업은행, 11월에 한국수출입은행의 새 수장이 임명되면서 국책은행 인사의 마지막 퍼즐로 남아있는 기업은행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에서 내부 출신이 연이어 수장에 오르면서 기업은행 역시 내부 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다만 올해 882억 원 규모 부당대출 사고 등으로 불거진 내부통제 리스크는 끝까지 외부인사 카드가 테이블에서 내려가지 않는 불씨가 되고 있다.◆ '전략통' 김형일과 자본시장 전문가 서정학, 복잡해지는 내부 승진 구도9월에 산업은행 회장으로 임명된 박상진 회장은 산업은행 역사상 최초의 내부출신 회장이다. 11월에 수출입은행장으로 임명된 황기현 행장 역시 역대 두 번째 내부출신 수출입은행장이다.이와 달리 기업은행은 그동안 내부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르는 게 오랜 관행이었다. 실제로 2010년대 이후 임명된 23대 조준희 행장, 24대 권선주 행장, 25대 김도진 행장, 27대 김성태 행장은 모두 기업은행 내부 출신 인사다. 유일하게 2020년 임명된 26대 윤종원 행장만이 외부 인사다.금융권에서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수석부행장),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등 내부 인사를 차기 기업은행장 유력 후보로 꼽고 있는 이유다.김형일 전무이사는 현재 기업은행장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있는 인물로 꼽힌다.특히 전무이사가 기업은행에서 행장과 함께 기업은행을 이끌어가는 '2인자'로서의 위치를 갖는다는 점에서 김 전무이사는 기업은행 리더십의 연속성을 가장 잘 유지해나갈 수 있는 인물로 여겨진다.실제로 현 김성태 기업은행장 역시 2020년 3월 기업은행 전무이사로 선임돼 약 3년 동안 전무이사로 일한 뒤 2023년 기업은행장으로 선임됐다.김형일 전무이사는 1992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전략기획부장, 글로벌사업부장 등을 거친 전략, 기획의 전문가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기업은행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치며 조직 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역시 유력 후보로 언급되는 인물이다.서 대표 역시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정통 'IBK맨'이다. IT·글로벌자금시장·CIB 그룹장 등을 거치며 은행에서 경험을 쌓았고, 싱가포르지점, 뉴욕지점에 근무해 글로벌 경험도 풍부하다. 이후 2021년 IBK저축은행 대표, 2023년 IBK투자증권 대표 등 자본시장의 여러 영역을 두루 경험했다.서 대표가 2023년부터 맡아온 IBK투자증권이 서 대표의 임기 동안 실적 반등을 이끌어 냈다는 것 역시 서 대표의 강점이다.서 대표의 취임 직전인 2022년 IBK투자증권은 연결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408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무려 63.6% 줄었다.IBK투자증권은 2023년에는 2022년보다 30.7% 줄어든 28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24년에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024년 IBK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 478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23년보다 69% 늘어난 것이다.IBK투자증권은 올해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누적 순이익 44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증가했다.◆ 882억 부당대출 후폭풍, 조직 문화에 대한 뼈아픈 지적다만 올해 기업은행의 상황을 살피면 단순히 내부 인사 승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내리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올해 1월 882억 원 규모 부당대출 사고가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리스크가 차기 행장 인선의 변수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특히 부당대출 사고에서 문제가 된 것이 사후 대응이었다는 점에서 외부 인사에 의한 쇄신 필요성도 제기된다.금융감독원은 기업은행이 부당대출 사실을 이른 시점에 인지하고도 담당 부서에 즉각 공유하지 않고 순차 감사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사실상 은폐·축소를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조직문화 자체가 문제 해결보다 사고 은폐에 방점이 찍혀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3월25일 관련 브리핑에서 '부당대출 관련 당사자뿐만 아니라 은행 차원의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이후에도 수십억 원대 부당대출 사고가 추가로 적발되면서, 기업은행의 내부통제 리스크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이재명 정부 들어 이어진 국책은행 인사 기조와 그동안 기업은행장 선임 관행의 연장선상에서 '내부 출신 승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외부 쇄신 카드'가 끝까지 테이블 위에 올라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도규상 카드의 명암, 쇄신과 기업은행 독립성 사이외부 인사 후보 가운데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다.도 전 부위원장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청와대 등을 거친 대표적인 금융·경제 관료 출신으로 현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를 잘 이해하고 있어 내부통제와 정책금융 방향성 재정립을 동시에 이끌 수 있는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다만 이재명 정부가 굳이 낙하산 논란을 자처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기업은행 노조 역시 낙하산 인사를 선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은행의 한계와 미래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사람, (기업은행의 독립성 보장에 대한) 합의 이행 각오가 투영된 인사를 임명해달라"며 "자질도 없는 정권 측근 낙하산을 내리꽂는다면 위헌을 저지른 윤석열 정권보다 더 큰 저항과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내부 인사 승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내부 인사로 결론이 난다고 하더라도 내부통제 이슈는 차기 행장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수출입은행 투자·출자 기관으로 정체성 확장 완료, 황기연 생산적 금융 지원 속도 낸다
황기연 한국수출입은행장이 11월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기후환경협력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씨저널]이재명 정부가 '생산적 금융' 대전환과 '실용적 에너지믹스'를 핵심 국정 과제로 내세우면서 두 정책의 달성을 위한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의 역할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특히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수은이 단순 대출·보증 기관을 넘어 벤처·전략산업에 직접 자본을 공급하는 '투자 은행'으로 확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올해 11월 취임한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이 같은 변화를 조직 재정비의 기회로 삼아 수은의 조직과 기능을 미래 전략산업 금융과 디지털 전환 중심으로 고도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정부 금융 정책에서 커지는 수은의 역할이재명 정부는 금융의 중심축을 부동산 담보·가계대출에서 첨단·벤처기업과 지역 경제로 옮기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금융위원회는 이를 위해 부동산 중심 여신에서 첨단·벤처로, 예대마진 중심에서 자본시장 투자로, 수도권 중심에서 지방으로 옮기는 '3대 전환' 로드맵을 발표했다.이러한 정책 방향 속에서 정부는 국책은행, 특히 수은을 향해 '전략산업과 미래산업의 선제적 투자자'로 역할을 재정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이재명 정부의 '실용적 에너지믹스' 에너지 정책에서도 수은은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실용적 에너지믹스 정책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확대하면서도 기존 원전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안전성 검증 범위 내에서 수명 연장과 수출을 병행하는 정책이다.수은은 이러한 정부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2030년까지 ESG 여신 220조 원 공급, 200억 달러 규모의 ESG 채권 발행 등의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친환경·탄소중립 금융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또한 실제 사업 측면에서도 중동 태양광, 해외 해상풍력, 친환경 선박 및 수소·CCUS 프로젝트 등 글로벌 친환경 인프라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보증 지원을 확대하며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수은은 원전 분야에도 손을 놓지는 않고 있다 원전 연료·부품 공급망 금융 제공, 해외 원전 수출 프로젝트 참여 등을 통해 정부의 원전 활용·수출 전략과 연계된 에너지믹스 정책의 금융 축을 담당하고 있다.◆ 수은법 개정, 공급망·벤처까지 여는 '투자·출자 은행'으로의 확장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수은법 개정안은 수은의 기능을 대출·보증 중심에서 벤처·전략산업에 직접 자본을 대는 투자·출자 기관으로 확장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개정안은 그동안 대출·보증과 연계된 경우에만 허용됐던 법인 출자를 대출·보증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렇게 되면 수은은 그동안 진행해왔던 소극적 투자에서 벗어나 초기 단계 혁신기업이나 핵심 인프라 프로젝트에 선제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대출 관계가 없으면 아무리 유망한 기업이라도 수은이 먼저 투자할 수가 없었다.또한 이번 개정안을 통해 수은이 공급망안정화기금(SCRF)에 직접 출연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수은이 위험성이 높지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핵심광물·물류·인프라에 초저리 대출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간접투자 측면에서도 수은이 벤처투자조합, 신기술 사업투자조합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범위가 넓어지면서 수은의 벤처·딥테크·신기술 분야 모험자본 공급 능력이 크게 강화됐다.다만 한쪽에서는 수은의 역할변화 속에서 위험요인도 놓치지 말고 살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 기회가 확대되는 만큼 국책은행으로서의 책임과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위험·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확대와 전략산업 중심 투자는 투자 대상의 재정건전성 리스크와 정치·외교 변수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동반한다"며 "수은이 국책은행인 만큼 수은의 손실은 국민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내부 출신' 황기연 행장, 이재명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금융 얹는다2025년 11월 취임한 황기연 행장은 1990년 입행 후 기획부장, 남북협력본부장 등을 거친 조직 기획의 전문가다. 윤희성 전 행장에 이은 두 번째 내부 출신 행장이기도 하다.황 행장은 취임사에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생산적 금융을 통한 통상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AI·반도체·바이오·방산 등 미래 전략산업과 대미 투자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공급망안정화기금 활용 확대 등을 핵심 키워드로 언급했다.특히 이재명 정부의 'AI 대전환' 기조에 맞춰 피지컬 AI 인프라 구축, 디지털 인프라 프로젝트 지원 등에 금융을 연계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정책금융과 디지털·산업정책을 한 축으로 묶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황 행장은 취임사에서 "AI 대전환을 위한 주요 산업분야의 피지컬 AI 도입과 관련 인프라를 만드는 것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괴롭혀 온 '매각 2제' 박상진은 풀어낼까, HMM은 '노란불' KDB생명은 '일단 멈춤'
박상진 KDB산업은행 회장은 산업은행 최고의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다. 9월 산업은행 회장에 취임한 박 회장의 앞에는 HMM 매각과 KDB생명의 정상화라는 과제가 놓여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기아그룹, 대우중공업, 대우자동차. 모두 산업은행의 관리를 거쳐간 민간 기업들이다. 박상진 KDB산업은행 회장이 30년 동안 산업은행에서 태스크포스(TF)를 맡아 관리해 온 기업들이기도 하다.그가 맡아온 태스크포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박상진 회장은 산업은행 최고의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다. 전임 강석훈 회장 체제에서 결국 매각에 성공하지 못한 국적 대형 컨테이너선사 HMM의 민영화와 10년 넘게 산업은행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려온 KDB생명의 정리가 박 회장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HMM은 공적자금 회수와 국적선사 경쟁력이라는 정책 과제가 함께 얽혀있고, KDB생명은 만성 부실과 반복된 매각 실패로 산은 체질을 악화시키는 부담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박 회장에게 HMM과 KDB생명 매각 성적표는 단순한 자산 정리의 결과물이 아니라, 향후 산은의 부산 이전 및 생산적 금융 전환 등 중장기 개편 논의 방향을 결정지을 정치·정책 시험대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HMM 매각, 창 다시 열리고 '원매자'도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노란불'인 이유HMM은 3분기 기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각각 35.42%, 35.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국영기업이다.HMM은 국적 원양 컨테이너선사라는 위상,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실적 회복, 그리고 이 실적회복에서 나오는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자랑하는 회사다.반면 실적이 글로벌 경제 환경,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점, 적게는 6~7조 원에서 많게는 10조 원을 넘길 수도 있는 잠재 인수가 등은 매각을 까다롭게 만드는 요인이다.기업의 펀더멘털은 매우 견조하지만 시기와 정책 등에 따라서 기업 가치가 요동칠 수 있는 구조다. HMM 매각이 매물의 매력과 비교해 매우 '고난도'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박상진 회장은 취임 전 내정자 시절부터 "HMM의 민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하면서 취임 후 HMM 매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문제는 '정책'이 도와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HMM 부산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해양수도 부산'의 중요 내용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HMM 노조가 HMM의 부산 이전에 반발하면서 노사갈등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HMM 매각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사무금융노조 HMM지부 육상노동조합은 4일 용산 대통령실 맞은편에서 '본사 강제 이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HMM 육상노조는 기자회견에서 "본사 강제 이전을 강력히 규탄하며 노동자의 생존권 보호를 촉구하고자 한다"며 "정부와 대주주가 노동조합과의 협의 없이 본사 이전 절차를 강행한다면 지체 없이 총파업 태세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다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매수 희망자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하림그룹과의 매각 협상 결렬 이후 1년 넘게 공회전했던 HMM 매각은 2025년 9월 포스코그룹이 회계·전략 자문단을 꾸려 사업성 검토에 착수하면서 다시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2023년 불발됐던 HMM 인수전에 참여했던 동원그룹 역시 최근 검토 조직을 꾸려 HMM 인수와 관련해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HMM 인수와 관련해 커다란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2023년 한양대학교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포스코그룹 역시 강력한 매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언급되고 있는 매수 후보자 가운데 가장 현금동원력이 강력할 뿐 아니라 사업적 시너지가 높기 때문이다.재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이 HMM을 인수한다면 연간 물류비 절감과 원료 조달 안정성, 철강·2차전지 소재와 해운을 묶는 밸류체인 완성이라는 여러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라며 "국내 해운업을 확실히 끌고갈 강력한 매수자를 원하는 정부의 입장과도 방향이 같기 때문에 포스코그룹은 산업·정책 측면 양쪽에서 매우 유리한 후보자"라고 말했다.◆ 10년째 발목 잡힌 '아픈 손가락' KDB생명, 박상진 어떻게 처리할까KDB생명은 2010년 산은이 인수한 이후 10년 넘게 산은의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불려온 기업이다. 2014년 이후 무려 다섯 번의 매각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특히 2023년 진행됐던 다섯 번째 매각 시도에서에는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기대가 커지기도 했지만 실사 후 인수를 포기하면서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하나금융지주가 당시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IFRS17 도입 이후 급격히 악화된 자본 건전성과 추가 자본투입 부담 등이다.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2025년 3분기 보고서 기준 KDB생명의 자본총계는 약 –1017억 원으로 자본잠식률은 120.4%,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 역시 상반기 기준 43.4%로 법정 기준치인 100%에 크게 미달한다. 현재 매각에 나설 수 있는 상태가 아닌 셈이다.산업은행은 11월 51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KDB생명을 살리기 위한 '긴급 수혈'에 나섰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83.3%로 급등한다.문제는 산업은행의 돈이 '공적자금'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공적자금에는 반드시 '회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숨을 붙여 놓는 데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매각 협상에서 이 금액 이상을 회수해야 한다는 압박을 스스로 만들게 된 셈이다.산업은행은 단기 매각 대신 대규모 자본 확충과 체질 개선을 통해 KDB생명을 정상화한 뒤 중장기적으로 재매각을 추진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KDB생명은 이를 위해 요양서비스 등 고령친화 서비스와 연계한 신사업을 확대하며 수익원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하지만 보험 영업력·채널 경쟁력·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KDB생명이 대형 생보사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는 점, 시장 포화로 신계약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살피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체질 개선이 실제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회의적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박상진의 매각 성적표, 산은의 역할 재정의에 던지는 신뢰의 가늠쇠HMM과 KDB생명의 매각, 혹은 정상화는 단순히 두 기업의 운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산업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그동안 산업은행이 국가 전략 산업이나 미래 산업에 대한 발전적 투자보다는 부실 기업의 금전적 지원 등의 역할에 머물고 있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최재호 더희망금융포럼 공동대표는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산업은행이 계속해서 전통적인 산업, 대기업 중심의 자금지원에만 머물 경우, 금융이 기득권 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라며 "경제의 구조가 다층화되고, 산업간 다양한 융합·결합이 자유로워진 디지털 시대에 정책금융도 역동적인 미래산업 생태계 창출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박상진 회장 체제에서 HMM 민영화가 시장의 신뢰를 얻는 방식으로 성공하고 KDB생명의 회생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다면 그동한 꾸준히 산업은행에 제기되어 온 대규모 부실기업에 대한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 낮은 회수율 등의 문제점이 개선됐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시장에 심어줄 수 있다.현재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생산적 금융 전환 등 산업은행의 미래 개편 논의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막강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반대로 HMM 매각이 또 한 번 실패하고 KDB생명의 부실도 계속해서 산업은행이 메꿔야하는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산업은행을 향한 시장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HMM 매각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수익성 좋은 자산은 헐값에 매각하고 만성 부실은 계속 떠안고 간다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재계의 한 관계자는 "HMM과 KDB생명의 미래는 산업은행이 고위험 구조조정 자산을 떠안는 마지막 보루로 남을 것인지, 국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생산적 금융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인지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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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량 학교법인 한양학원 이사장. <그래픽 씨저널> 한양학원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6월 한양증권 지분을 2204억 원에 KCGI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했다. 프레지던트호텔 역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재단이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김종량 이사장 체제에서 쌓인 부동산 PF 부담 때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단의 건설·개발 계열사인 HYD한양은 다수의 상업용 부동산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지만, 일부 사업에서 공사 지연·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확대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의 매각설로까지 번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전략적투자자(SI)가 한양학원에 부동산 자산을 포함한 '재단 전체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단 내부에서는 김 이사장 측이 재단 자산 가치를 7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말도 전해진다. 한양학원은 서울 성동구의 한양대 서울캠퍼스와 한양대학교병원, 계열사 백남관광 소유의 프레지던트호텔 등을 들고 있다. ◆ '매각설'의 실체, 김종량 이사장 체제의 운영권 이전 가능성 법적으로 학교법인 자체의 매매는 금지돼 있다. 사립학교법 제28조와 시행령 제12조에 따라 교지·교사 등 교육용 재산은 매각이 불가하고, 수익용 재산도 관할청 허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시장에서 말하는 '한양학원 매각'은 법인 매매가 아니라 김종량 이사장 체제가 가진 이사 선임권(지배력)을 제3자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대략 3천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입을 조건으로 새 투자자가 이사회를 재편하고, 김 이사장 중심의 기존 구조를 대체하는 형태다. 사학 운영의 실질 권한은 학교가 아닌 재단 이사회에 집중돼 있어, 이사회 교체는 곧 김종량 체제의 종료와 새 투자자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한 재단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겉으로는 매각이 아니라고 하지만, 김 이사장 중심의 이사진을 통째로 교체하는 방식이라면 사실상 운영권 이전"이라고 설명했다. ◆ 매각설의 출발점, '김종량 체제'가 지배하는 한양산업개발 PF 부실 논란의 출발점은 김종량 이사장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열사 구조와, 그 핵심 회사인 한양산업개발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다. 한양산업개발 지배구조는 김종량 이사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백남관광은 한양산업개발 지분 93.91% 보유하고 있고, 백남관광은 다시 HBDC(51%)와 한양학원(49%)이 공동 지배하고 있다. HBDC는 대한출판 100% 자회사다. 대한출판은 김종량 이사장(15.9%), 김종식 동생(25%) 등 특수관계인 지배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부동산PF 부실의 최상단에는 김종량 이사장 일가가 놓여 있는 구조다. 한양산업개발은 물류센터 등 PF 사업에서 연속된 부실을 기록했다. 2023년 순손실 725억 원에 이어 지난해도 순손실 496억 원을 냈다. 백남관광·대한출판이 PF 프로젝트에 연대보증·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면서, 손실 위험은 사실상 한양학원 전체로 확산됐다. 한양산업개발은 재무제표에서 "건설경기 침체로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명시했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채무는 330억 원, PF 관련 우발부채는 5024억 원에 달한다. 김종량 체제는 이 부실을 메우기 위해 한양증권 매각,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등 주요 자산 정리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프레지던트호텔은 최대 용적률로 지어져 재건축 이익이 크지 않아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아니면 운영권 이전", 김종량 체제의 기로 결국 한양학원은 김종량 체제가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성사시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느냐' 또는 '운영권 이전(이사회 교체)을 통해 새 투자자를 받아들이느냐' 라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PF 구멍을 빠르게 메우기 위해 투자자 접촉이 '재단 단위'로 확대된 것"이라며, 김종량 이사장의 의사결정이 앞으로의 구조 변화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측은 매각설에 대해 "한양학원 매각 추진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법적으로 '매각'이라는 표현이 불가능할 뿐, 김종량 체제 이사진의 교체 여부가 실제 쟁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재단의 미래는 김종량 이사장이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통한 '자구책'을 선택할지, 운영권 이전이라는 '지배구조 변화'를 받아들일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수진 기자
구광모 LG그룹 '안정'과 '쇄신' 갈림길에, 선대 구본무 측근들 용퇴 후에도 뚜렷한 성장세 부재
구광모 회장이 LG그룹에 지속적으로 '쇄신'의 바람을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 <그래픽 씨저널> LG 구광모 회장 체제가 출범한 지 7년을 넘었다. 총수 자리에 오른 게 지난 2018년 6월이다. 이후 LG그룹의 실적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반등 가능성을 열어 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등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던 계열사들이 회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등 다른 주요 계열사들은 여전히 실적 정체 구간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말 권영수 전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구본무 선대회장 시절 '유산'으로 꼽히던 LG그룹의 부회장단이 모두 물러난 이후 2년이 흘렀지만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확실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는 셈이다.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적지 않은 변화를 준 구광모 회장이 앞으로 그룹 경영에서 과거 기조처럼 안정을 택할지, 혁신의 속도를 높여갈지 주목된다. ◆ LG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 엇박자, 에너지솔루션·디스플레이 반등 신호탄-전자·화학은 아쉬워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탓에 지난해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던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를 앞세워 당장의 실적 개선과 향후 전망을 모두 밝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5조6196억 원, 영업이익 5754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73.4% 급감한 것이다. 올해도 외형은 후퇴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익성을 크게 회복한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4305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48.6% 뛰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배터리 수주잔고를 올해 상반기 말 50GWh(기가와트시)에서 3분기 말 120GWh로 크게 확대했을 뿐 아니라 미국에서는 2분기부터 현지에서 ESS용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 테슬라, GM, 현대자동차 등 주요 고객사들의 전기차 판매 상황이 다른 완성차업체와 비교해 양호하다는 장점으로 꼽힌다. 3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던 LG디스플레이는 4년 만에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7766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지난해 5천억 원대 적자를 대폭 만회하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제품 물량 공세에 불황이 겹치며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지만 그간 진행해온 올레드(OLED) 중심의 사업재편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LG그룹은 LG전자와 LG화학이라는 두 축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고 있지 못하다. LG전자는 올해 연결기준 매출 88조9003억 원, 영업이익 2조5695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3% 늘지만 영업이익은 24.8% 감소하면서 2년 연속 수익성이 후퇴하는 것이다. 3분기까지 확정된 실적을 보면 연결로 잡히는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특히 TV를 중심으로 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부문이 올해 1~3분기 영업손실 4894억 원으로 7천억 원이 넘는 이익을 깎아먹은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9168억 원에서 올해 1조5303억 원으로 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이는 연결실적에 포함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향이 절대적으로 자체 사업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화학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올해 1~3분기 영업손실 1178억 원을 냈다. 불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3년 연속 적자를 볼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첨단소재 사업부문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1959억 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전기차 캐즘을 맞닥뜨리며 2022년(9067억 원), 2023년(5845억 원), 지난해(5102억 원)에 이어 4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축소될 것으로 점쳐진다. ◆ 해체된 부회장단과 변화의 조짐, 구광모 '쇄신' 기조 이어갈까 LG그룹에서는 2023년 말 권영수 부회장을 끝으로 '구광모 체제' 초기 '박진수·조성진·한상범·하현회·차석용·권영수'라는 선대회장을 보좌했던 잔뼈 굵은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은 모두 일선에서 물러났다. 2년 전 권 부회장이 마지막으로 용퇴한 뒤 구 회장의 '친정체제'가 강화한 셈이다. 그러나 LG그룹의 성장이 만족할 만큼 이뤄지지 않은 만큼 구 회장은 강도 높은 변화를 단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LG그룹에서 '부회장단'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해체됐다. 앞서 11월 말 이뤄진 LG그룹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거치며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용퇴해 LG그룹 부회장으로는 2021년 말 승진한 권봉석 LG 각자대표이사만 남게 됐다. 재계 안팎에 따르면 부회장단의 축소 또는 해체는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직체계를 갖추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변화'의 주요 모습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올해 LG그룹 인사를 뜯어 보면 구 회장은 더욱 '쇄신'으로 방향성을 전환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구 회장은 부회장단 수를 줄여왔음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을 기반으로 한 인적변화를 추구해 온 총수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가 교체된 2023년 말 임원인사에서도 정철동 당시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LG디스플레이 대표로 자리를 옮기는 등 혁신에 가까운 인사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연구개발(R&D) 임원을 역대 최대인 218명으로 늘렸지만 대부분의 계열사 수장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올해는 변화의 폭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읽힌다. 가장 상징적 세대교체는 신 부회장의 용퇴라는 평가가 많다. 신 부회장은 구 회장 취임 이후 외부에서 영입된 1호 대표이사이자 '믿을맨'으로 꼽혔다. LG화학 첫 외부 출신 대표이사이자 부회장으로 영입된 신 부회장은 '구광모 시대'의 시작을 상징하는 인사로도 여겨졌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의 교체도 예측 밖이었다는 시선이 많다. 주 전 사장은 LG전자의 실적 부진에도 그간 전장사업을 성장 축으로 올려놓은 점, 올해 10월 인도법인의 현지 증권시장 신규 상장 등의 성과를 토대로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점쳐지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절박함', '골든타임' 등 위기감의 수위를 높여온 구 회장이 앞으로 쇄신에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그룹은 '원포인트' 인사 등에 비교적 보수적 태도를 보여왔다. 다만 올해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시점이라면 '수시 인사'를 실시하는 등 임원인사를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구 회장은 3월 진행한 올해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일부 사업의 지지부진한 성장을 지적하면서 "절박감을 지니고 과거의 관성, 전략 및 실행의 불일치를 떨쳐내자"며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장상유 기자
새 기업은행장에 김형일·서정학 하마평, '내부 승진' 유력한데 '외부 영입' 불씨 꺼지지 않는 이유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새 수장이 임명되면서 국책은행 인사의 마지막 퍼즐로 남아있는 기업은행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왼쪽)와 서정학 KDB투자증권 대표이사. 기업은행만 남았다. 9월에 KDB산업은행, 11월에 한국수출입은행의 새 수장이 임명되면서 국책은행 인사의 마지막 퍼즐로 남아있는 기업은행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에서 내부 출신이 연이어 수장에 오르면서 기업은행 역시 내부 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올해 882억 원 규모 부당대출 사고 등으로 불거진 내부통제 리스크는 끝까지 외부인사 카드가 테이블에서 내려가지 않는 불씨가 되고 있다. ◆ '전략통' 김형일과 자본시장 전문가 서정학, 복잡해지는 내부 승진 구도 9월에 산업은행 회장으로 임명된 박상진 회장은 산업은행 역사상 최초의 내부출신 회장이다. 11월에 수출입은행장으로 임명된 황기현 행장 역시 역대 두 번째 내부출신 수출입은행장이다. 이와 달리 기업은행은 그동안 내부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르는 게 오랜 관행이었다. 실제로 2010년대 이후 임명된 23대 조준희 행장, 24대 권선주 행장, 25대 김도진 행장, 27대 김성태 행장은 모두 기업은행 내부 출신 인사다. 유일하게 2020년 임명된 26대 윤종원 행장만이 외부 인사다. 금융권에서 김형일 기업은행 전무이사(수석부행장),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등 내부 인사를 차기 기업은행장 유력 후보로 꼽고 있는 이유다. 김형일 전무이사는 현재 기업은행장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있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전무이사가 기업은행에서 행장과 함께 기업은행을 이끌어가는 '2인자'로서의 위치를 갖는다는 점에서 김 전무이사는 기업은행 리더십의 연속성을 가장 잘 유지해나갈 수 있는 인물로 여겨진다. 실제로 현 김성태 기업은행장 역시 2020년 3월 기업은행 전무이사로 선임돼 약 3년 동안 전무이사로 일한 뒤 2023년 기업은행장으로 선임됐다. 김형일 전무이사는 1992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전략기획부장, 글로벌사업부장 등을 거친 전략, 기획의 전문가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기업은행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치며 조직 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역시 유력 후보로 언급되는 인물이다. 서 대표 역시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정통 'IBK맨'이다. IT·글로벌자금시장·CIB 그룹장 등을 거치며 은행에서 경험을 쌓았고, 싱가포르지점, 뉴욕지점에 근무해 글로벌 경험도 풍부하다. 이후 2021년 IBK저축은행 대표, 2023년 IBK투자증권 대표 등 자본시장의 여러 영역을 두루 경험했다. 서 대표가 2023년부터 맡아온 IBK투자증권이 서 대표의 임기 동안 실적 반등을 이끌어 냈다는 것 역시 서 대표의 강점이다. 서 대표의 취임 직전인 2022년 IBK투자증권은 연결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408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무려 63.6% 줄었다. IBK투자증권은 2023년에는 2022년보다 30.7% 줄어든 28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24년에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024년 IBK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 478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23년보다 69% 늘어난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올해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누적 순이익 44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증가했다. ◆ 882억 부당대출 후폭풍, 조직 문화에 대한 뼈아픈 지적 다만 올해 기업은행의 상황을 살피면 단순히 내부 인사 승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내리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1월 882억 원 규모 부당대출 사고가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리스크가 차기 행장 인선의 변수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부당대출 사고에서 문제가 된 것이 사후 대응이었다는 점에서 외부 인사에 의한 쇄신 필요성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기업은행이 부당대출 사실을 이른 시점에 인지하고도 담당 부서에 즉각 공유하지 않고 순차 감사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사실상 은폐·축소를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조직문화 자체가 문제 해결보다 사고 은폐에 방점이 찍혀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3월25일 관련 브리핑에서 '부당대출 관련 당사자뿐만 아니라 은행 차원의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수십억 원대 부당대출 사고가 추가로 적발되면서, 기업은행의 내부통제 리스크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 이어진 국책은행 인사 기조와 그동안 기업은행장 선임 관행의 연장선상에서 '내부 출신 승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외부 쇄신 카드'가 끝까지 테이블 위에 올라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 도규상 카드의 명암, 쇄신과 기업은행 독립성 사이 외부 인사 후보 가운데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다. 도 전 부위원장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청와대 등을 거친 대표적인 금융·경제 관료 출신으로 현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를 잘 이해하고 있어 내부통제와 정책금융 방향성 재정립을 동시에 이끌 수 있는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굳이 낙하산 논란을 자처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업은행 노조 역시 낙하산 인사를 선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은행의 한계와 미래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사람, (기업은행의 독립성 보장에 대한) 합의 이행 각오가 투영된 인사를 임명해달라"며 "자질도 없는 정권 측근 낙하산을 내리꽂는다면 위헌을 저지른 윤석열 정권보다 더 큰 저항과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내부 인사 승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내부 인사로 결론이 난다고 하더라도 내부통제 이슈는 차기 행장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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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부터 글로벌 도약까지, 셀트리온 성장 끌어온 서정진의 오른팔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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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연구자 출신 삼성 첫 여성 전문경영인, 분할독립 삼성에피스홀딩스 초대 대표 겸해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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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과 금융위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갈등, 내년 상반기 입법 가능성에 촉각
더불어민주당이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을 내년 1월 발의하기로 방향을 잡으며 가상자산 제도화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제도 금융권의
엘앤에프 글로벌 2차전지 소재기업으로 도약하고 싶다, 최수안 캐즘 돌파 전략 펼쳐
전기차 캐즘으로 침체를 겪어온 2차 전지 소재 기업들은 최근 급성장 중인 ESS 시장에서 반등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곳이 엘앤에프다.
기관 투자자가 비트코인 '버팀목', 시세 10만 달러 회복 낙관하는 이유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 안팎의 박스권에 갇혀 상승 동력을 되찾는 데 고전하고 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굳건한 수요가
미국 금리 인하했지만 비트코인 시세 상승 효과는 없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뚜렷한 상승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금리 인하 전망이 이미 시세에 충분히 반영됐고 투자자 심리도 크게 악화한 만큼 강세장이
crown
CEO UP & DOWN
기아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의 첫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더 기아 PV5’가 한국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 상을 받았다. 기아는 19일(현지시각)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세계 상용차 박람회 ‘솔루트랜스’에서 PV5가 ‘2026 세계 올해의 밴’을 수상했다고 20일 밝혔다. 1992년부터 세계 올해의 밴을 선정한 이래 한국 브랜드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전기 경상용차 가운데서도 최초 수상이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PV5가 데뷔와 동시에 ‘세계 올해의 밴’에 선정된 것은 기아가 글로벌 경상용차 시장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전 세계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어갈 것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 총괄사장
박철희
호반건설이 ‘경영권 부당 승계’ 오명을 벗게 됐다. 건설사가 수익이 날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단순히 낙찰 받은 공공택지를 계열사에 양도한 것이 ‘부당한 지원행위’라는 공정거래위원회 규제에 법원이 판단을 달리한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0일 호반건설이 공정위 제재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과징금 608억 원 중 364억6천여만 원을 취소하라”고 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다만 공공택지 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 무상 지급 보증을 한 행위에 대해서는 ‘시공사가 시행사에 지급 보증을 서는 것은 업계 관행’이라는 호반건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휠라홀딩스 대표이사
윤근창
‘K패션’ 업계가 불황 터널을 지나는 가운데 미스토홀딩스(구 휠라홀딩스)의 호실적이 두드러진다. 미스토홀딩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882억 원, 영업이익 1319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 41.2% 증가했다. 이호연 미스토홀딩스 CFO는 “3분기에도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효율적 자산 운용을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5대 패션사(삼성물산, LF,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코오롱FnC)는 전년도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폭이 확대되는 등 올해 3분기 실적이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장인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유해가스가 유출돼 작업자 3명이 중태에 빠졌다. 포스코그룹에서 올해만 노동자 6명이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20일 포항제철소 STS 4제강공장에서 50대 용역업체 작업자 2명과 40대 포스코 직원 1명이 가스를 흡입해 쓰러졌다. 당국은 슬러지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에 작업자가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포스코이앤씨,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등 포스코그룹 내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만 6명이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반복된 사고를 막기 위해 8월1일 안전특별진단 TF를 가동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쿠팡아이엔씨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
김범석
쿠팡에서 4500여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첫 개인정보 노출 시점으로부터 열흘 넘게 이를 인지하지 못하다가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은 “18일 고객 4500여명의 개인정보가 비인가 조회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회된 정보는 고객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 등 배송 정보와 최근 5건의 주문 정보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의원실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제출받은 침해사고 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6일 오후 6시38분 자사 계정 정보에 대한 무단 접근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침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12일이 지난 18일 오후 10시52분으로 기록돼 있다. 쿠팡이 침해 사실을 열흘 넘게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확한 유출 시점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