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현 백석대학교 총장(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이 2024년 11월12일 충남 천안 백석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국 기독교 140주년 기념 한국교회 비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백석대학교> |
[씨저널] 장종현 백석대학교 총장은 학교 소속기관이 아닌 별도의 평생교육기관, 백석대학교평생교육신학원(백석신학원)에 장남을 앉히고 이익을 부당하게 몰아준 혐의로 고발당해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2020년 장 총장과 아들을 배임과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교육부의 감사 내용에 따르면, 백석대는 교육용 기본재산으로 분류되는 서울캠퍼스 건물 일부를 아들이 운영하는 백석신학원에 부당하게 임대했다. 또한 백석대 교수 43명이 백석신학원에서 강의하도록 협약을 체결하고 1억4053만 원의 백석대 교비를 부당하게 강사료로 지출했다.
백석대 교원이 이곳에서 강의하면 강의 시수(時數)를 면제해 주기도 했다.
장 총장은 백석대의 설립자이자 총장이며,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교단의 총회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씨저널은 이 고발건의 진행 상황에 대해 묻고자 교육부 사학감사담당관실에 수차례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 횡령 유죄로 복역 후 총장 복귀
장종현 총장은 과거에도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장 총장은 공사대금을 부풀리고 리베이트를 받는 방식으로 약 60억 원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2012년 6월 구속됐고, 2015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하지만 2016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으로 출소했고, 2017년 백석대 총장으로 복귀했다.
이와 관련해, 비리로 복역했던 대학 총장이 단기간 내에 돌아온 데 대해 사회적인 비난이 일었다.
당시 사립학교법 제22조(임원의 결격사유)에 따르면 학교의 장에서 해임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임원 취임의 승인이 취소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학교법인의 임원이 될 수 없었다.
다만 장 총장은 특별사면을 받았기 때문에 복귀에 장애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립학교법 제22조가 2020년 개정되면서 지금은 비리 임원의 복귀 기간이 기존보다 두 배(6년, 10년)로 강화됐다.
하지만 아예 비리 임원의 학교 복귀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교 경영 관련 범죄를 저지른 경우 해당 인물의 학교법인 임원 자격을 영구적으로 박탈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사립대학교수노동조합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법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백석대 관련 여러 논란
백석대와 장종현 총장은 교육부 감사를 통해 여러 건의 부적절한 내부비리 사안이 드러난 바 있다.
백석대는 2018년 임직원의 복리 증진을 명분으로 지정 기부금 9억6천만 원을 사용해 제주도와 천안의 골프장 회원권 6건을 사들인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 골프장 회원권 사용자는 대다수 교직원이 아닌 일부 특정인에게 제한됐다.
또 백석대는 법인 소유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백석예술대학교의 특정 교직원에게 특혜성으로 임대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는 2010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후 2년마다 시장 가격보다 낮은 보증금으로 계약을 갱신해 줬다. 이 교직원은 장 총장의 자녀에게 이 아파트를 전대하기도 했다.
백석대는 2015∼2016년 채용과 임용 과정에서 모든 교원 자격을 기독교인으로 제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고용정책기본법, 고용안정법, 교육공무원법 등을 위반한 것이다.
특히 전임교원 재임용 조건으로 백석대학교회 출석과 온 가족의 천안 이전을 명시하고 이에 대한 각서와 이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일부 교원들은 대학교회에 출석하지 않아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 장종현은 누구?
장종현 총장은 1949년생으로, 천안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총신학원(현 백석학원), 1993년 천안외국어전문대학(이후 천안대학교, 현 백석대학교)을 각각 설립하고 총장을 지냈다. 2016년에는 백석문화대학교 총장까지 겸임했다.
2015년 12월 횡령 혐의로 징역 3년형을 받고 복역하다가 2016년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후 2017년 총장으로 복귀했다.
2020년에는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을 맡았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