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상법으로 DN솔루션즈 상장 부담 커져, 김상헌 중복상장 이슈 돌파할 묘수 고심
이승열 기자 wanggo@c-journal.co.kr 2025-07-22 11:12:14
개정 상법으로 DN솔루션즈 상장 부담 커져, 김상헌 중복상장 이슈 돌파할 묘수 고심
김상헌 DN그룹 회장은 2025년 상반기 DN솔루션즈의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다가 수요예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이를 철회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김상헌 DN그룹 회장은 DN솔루션즈의 2025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추진했다. 

DN솔루션즈는 그룹의 지주회사인 DN오토모티브의 손자회사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회사의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받지 못하자 상장을 철회했다. 증시 여건이 좋아지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DN솔루션즈 상장 추진 당시 ‘중복상장’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중복상장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일축했지만, 2025년 7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DN솔루션즈의 중복상장 이슈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항은 유예기간 없이 즉시 시행된다. 

이에 대해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자회사 중복상장이나 쪼개기 상장이 추진될 경우 주주들이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고발 등 회사에 대한 법적행동에 나설 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 역시 DN솔루션즈 재상장에 대한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재상장을 밀어붙이더라도 DN오토모티브 주가에 미칠 영향을 꼼꼼하게 평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DN그룹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DN솔루션즈는 매물로 나와 있던 회사이고 모회사(DN오토모티브)와 자회사(DN솔루션즈)의 사업이 전혀 겹치지도 않기 때문에 중복상장이 아니라는 입장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 중복상장이 뭘까?

중복상장은 동일한 사업 영역에 있거나 연관 있는 사업을 하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것을 말한다. 모회사가 내부의 특정 사업부를 분할해 자회사를 설립한 뒤 이 자회사도 별도로 상장시키는 ‘쪼개기 상장’과는 구별된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말로, 법규에 규정된 단어는 아니다. 한국거래소에서도 명확한 판단기준은 갖고 있지 않은 상태다. 

중복상장은 기업 입장에서 특정 사업부문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받고 이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회사의 주주들이 자회사의 성장에 따른 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모회사의 가치 하락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중복상장이 한국 증시 저평가의 한 요인이라는 지적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을 엄격하게 막지는 않았다. DN솔루션즈 역시 무난히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다만 한국거래소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논란 이후 ‘물적분할 후 5년 내 상장 제한’을 내용으로 하는 규정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는 쪼개기 상장에만 해당하는 규정으로 볼 수 있다. 

2024년 이후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을 승인하지 않은 경우는 단 한 건뿐이다. 오스코텍이 자회사 제노스코를 상장하려 했다가 2025년 4월 막힌 건으로, 당시 오스코텍 주주들이 극렬하게 반대하면서 한국거래소가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 DN솔루션즈의 경우

증권시장에서는 DN그룹이 2024년 DN솔루션즈 상장을 추진하자 DN오토모티브 가치가 희석돼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복상장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실제로 DN솔루션즈의 수요예측 기간(4월22∼28일)의 마지막 이틀 동안 DN오토모티브 주가가 11.34% 하락하기도 했다. 

DN그룹 쪽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정했다. 두 회사의 주력 사업 분야가 다르고 물적분할 형태로 설립된 회사도 아니므로 중복상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는 4월25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DN오토모티브가 DN솔루션즈를 인수한 배경은 두 회사 간 합병이나 시너지보다는 별도의 다른 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것)”이라면서 “업 자체도 완전히 다르고 전략도, 고객도, 모두 DN오토모티브와 별개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DN오토모티브의 기업홍보(IR) 실시 과정에서 DN솔루션즈의 상장 추진에 대해 설명했을 때도 DN오토모티브 주주 중 상장에 반대하는 주주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정 상법으로 DN솔루션즈 상장 부담 커져, 김상헌 중복상장 이슈 돌파할 묘수 고심
김상헌 DN오토모티브 회장(오른쪽)이 2024년 6월24일 동아대학교에 발전기금 6억 원을 기부하고 이해우 동아대 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아대학교>
◆ DN솔루션즈는 어떤 회사?

DN솔루션즈는 옛 두산공작기계에서 사명을 바꾼 회사다. 1976년 대우중공업으로 처음 설립됐고, 대우종합기계, 두산인프라코어로 변경됐다가 2016년 MBK파트너스가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공작기계 부문을 분리해 인수하면서 두산공작기계가 됐다. 

DN그룹은 2021년 8월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MBK파트너스와 체결하고, 2022년 1월 인수 절차를 마쳤다. 

DN솔루션즈 인수로 DN그룹은 2023년 자산총액 5조 원을 넘어서면서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2025년 기준 DN그룹은 자산총액 5조6230억 원으로 재계순위 80위에 있다. 

DN솔루션즈는 DN그룹 지배구조상에서 DN오토모티브의 손자회사 위치에 있다. DN오토모티브의 100% 자회사인 지엠티홀딩스가 지분 84.83%를 들고 있다. 지엠티홀딩스는 DN오토모티브가 DN솔루션즈를 인수하기 위해 2021년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김상헌 DN그룹 회장은 2025년 5월 상장을 목표로 DN솔루션즈의 기업공개를 추진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기대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하자 상장을 철회했다. 

DN그룹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글로벌 상황과 국내 정치 여건이 좋아지면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계획에서 바뀐 건 없다”고 밝혔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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