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회장이 앞으로 티웨이항공을 안고 커진 몸집만큼 ‘소노’ 이름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서준혁 티웨이항공 인수로 항공 네트워크 확보, 발맞춰 국내외 사업 정비도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을 품에 안고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티웨이 항공은 ‘소노항공’의 이름을 달고 국내외 리조트사업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준혁 회장은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뒤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6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서 회장과 친인척, 지인 등이 4명이 신규 이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서 회장은 국내 항공선과 해외 노선을 연결해 해외 거점을 넓히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 한 관계자는 “베트남 리조트와 항공노선을 연결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이야기된 바 있다”고 말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2019년부터 해외사업을 확장해온 만큼 항공업과의 연계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노인터내셔널의 기업공개(IPO)는 해외진출의 투자여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2019년부터 6년 만에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IPO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해 국내외 신규 리조트 개발과 기존시설 리뉴얼, 항공노선 확대 등의 사업자금을 마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준혁 회장은 티웨이항공 인수를 두고 “항공산업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하는 산업군으로서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며 “대형 항공사에 버금가는 서비스와 기재운영 등으로 고객의 합리적 선택지가 되겠다”고 말했다.
다만 티웨이항공 인수와 사업 확장을 위해 차입금 규모를 늘려온 만큼 부채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는 재무적 위험에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노인터내셔널 올해 우리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로부터 각각 2천억 원을 웃도는 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에는 계열사인 대명스테이션으로부터 1년 만기 단기운영자금 500억 원을 빌리기도 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신주를 발행해 빌린 금액을 모두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IPO에 실패한다면 그 영향을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항공사는 인수한 뒤에도 안전설비, 기체리스, 유지보수 등에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티웨이가 안정화되기까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IPO는 필연적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의 부채도 떠안아 재무적 부담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1분기 부채비율 4353%로 지난해 1799%의 두 배를 웃돌았다. 소노인터내셔널도 부채비율 662.83%로 재무상태가 좋다고 보기 어렵다.
리조트 사업 특성상 ‘선수금 부채’가 많아지는 구조적 한계도 있다.
회원제 리조트는 회원들에게 분양 방식으로 미리 대금(선수금)을 받아 부채로 잡아둔 뒤,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할 때 수익 전환하는 사업 구조를 가진다.
이 교수는 이와 관련해 “티웨이항공은 단거리와 장거리 노선을 모두 가진 특수한 사업구조로 단거리 노선만 가진 저가항공사(LCC)보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재무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지만 초기기반을 잘 다진다면 앞으로 LCC를 넘어 제2의 아시아나항공으로 도약할 수 있을 만큼의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항공 사업은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을 겨낭하는 만큼 시장이 큰데다 경제·소득수준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어서다.
이 교수는 항공사업을 두고 “애경그룹도 사업 연관성이 낮은 제주항공에 지분투자를 할 정도로 항공사업은 자체 매력도가 높다”며 “중국 인구 절반만 여권을 가져도 항공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처럼 항공수요는 앞으로도 크게 늘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이 교수는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인수는 기존 사업과의 연계를 기대한 결정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사업으로의 도전인 것으로 보인다”며 “본체보다 훨씬 몸집이 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점에서 감수해야할 위험도 크다”고 바라봤다.
◆ 서준혁 체제 본격화, 앞으로의 과제는 티웨이항공 업고 커진 몸집 ‘내실 다지기’
올해부터 ‘서준혁 회장 경영체제’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랐다. 서 회장은 꾸준히 그룹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22일 주주총회에서는 소노스퀘어의 기타비상무이사에 서 회장을 선임하는 건을 논의한다.
소노스퀘어는 대명소노그룹의 유일한 상장사로 지난해 기준 매출 1335억 원 규모의 회사다. 대명소노시즌에서 회사이름이 변경됐다.
소노스퀘어는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이 최대주주로 지분 34.30%를 들고 있다. 서 회장 지분은 2.67%로 친족 가운데 2번째로 높다.
박춘희 명예회장은 3월 임기를 1년 반 앞당겨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의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의 경우도 서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28.96%로 어머니 박 명예회장 다음으로 많다.
서 회장은 2023년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의 회장이 됐는데 박 명예회장이 기업총수 동일인인 기간에도 실질적 지배력은 서 회장이 행사해왔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서 회장은 창업주 서홍송 명예회장이 타계한 뒤 어머니와 지분을 나눠가지며 일찌감치 경영승계 후계자라서 면모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박 명예회장은 장녀 서경선 대표와 막내 서지영 대표의 상속권을 대리 포기하기도 했다. 어머니도 서 회장 쪽으로 가르마를 타준 셈이다.
지휘봉을 잡은 서 회장은 티웨이항공을 품고 종합 여행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급화’ 전략을 앞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5성급 인증을 목표로 프리미엄 리조트 ‘쏠비치 남해’를 열었다. 4성급 리조트였던 쏠비치 브랜드를 1단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고급화 전략은 기존 리조트 재단장으로도 이어졌다. ‘소노벨 경주’는 ‘소노캄’으로, ‘소노휴 양평’은 ‘소노벨’로 탈바꿈해 다시 문을 연다. 모두 1단계씩 고급화 됐다.
해외에서도 호텔과 골프리조트, 경마장 등 고급 레저를 위한 여행지 거점을 넓히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올해 독일 승마장과 괌 골프리조트를 매입했다. 2019년 베트남 골프리조트 위탁운영권을 따낸 뒤 최근까지 8개 이상의 사업지를 확보했다.
서 회장은 이전부터 소노그룹의 미래 먹거리 찾기에 ‘도적적’ 행보를 보였지만 가시적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 회장은 2007년 대명소노그룹 신사업본부 본부장으로 입사한 뒤 대명코퍼레이션을 차려 영화관과 외식사업을 시작했지만 모두 정리 수순을 겪은 쓰라린 경험이 있다.
영화관 대명문화공장은 수익성 악화로 2018년 대명소노시즌에 흡수합병됐다.
외식사업은 2009년 떡볶이 브랜드 ‘베거백’이 2년 만에 문을 닫고 치킨 브랜드 ‘스토리런즈’, 삼겹살 브랜드 ‘미스터탄둘’ 등도 차례로 영업을 중단하면서 2014년 모든 사업을 마쳤다.
미국에서는 2016년부터 스파·네일사업 매장 10여개를 운영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손실을 입고 손을 떼는 과정에서 재미교포 합작사에 계약위반 손해배상 소송이 걸리기도 했다.
‘소노팻엔컴퍼니’의 반려동물 사업도 2019년부터 1년 만에 적자를 내며 2021년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에 흡수합병됐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