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하림지주 전략기획2팀 상무가 아버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도와 야심차게 준비한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의 부진에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씨저널> |
[씨저널] 김주영 하림지주 전략기획2팀 상무가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 부진의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아버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도와 야심차게 준비한 '더미식'이 하림그룹의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
김 상무는 과거 하림펫푸드의 성장을 이끌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 더미식 브랜드 부진의 연대책임
김 상무는 김홍국 회장의 '종합식품기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21년부터 더미식 브랜드의 기획부터 마케팅 실무까지 도맡아왔지만 성과는 시원치 않다.
더미식 사업을 주관하는 비상장 기업 하림산업은 해마다 영업손실이 커지고 있다.
하림산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매출 802억 원, 영업손실 1276억 원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2023년보다 영업손실은 16.5% 늘었고, 최근 5년 사이 영업손실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 2024년까지 누적적자가 4123억 원까지 불었다.
2021년 장인라면 출시 이후 즉석밥·유니자장면·만두·갈비탕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으나 실적 개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림그룹 안팎에서는 김홍국 회장의 지나친 더미식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오히려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김홍국 회장이 자수성가한 기업인인 만큼 브랜드 전개에 독립적 권한을 인정하기보다는 개발 과정에 깊숙이 개입해 출시 흐름을 놓치거나 마케팅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더구나 프리미엄을 강조한 김 회장의 지침은 고물가 시대에 품질 대비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호소력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라면 한 개 2천 원 지적'에 더미식의 프리미엄 라면 제품은 고물가의 상징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더미식 봉지라면 개당 가격이 2200원이었던 것이 주목받았던 것이다.
하림산업은 최근 1천 원 가격대 제품도 내놓았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의견을 극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더미식 브랜드의 부진은 하림산업의 재무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림산업은 최근 부채 증가와 자본 감소를 동시에 만나고 있다.
하림산업의 부채총계는 2020년 2502억 원에서 2024년 7257억 원으로 4755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5529억 원에서 3201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결과적으로 브랜드 확장이 정체되면서 김홍국 회장과 함께 브랜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김주영 상무는 경영부진의 연대책임을 고스란히 지게 됐다.
◆ 김주영, 하림펫푸드 일으켜 세운 공 날아가나
김주영 상무는 하림그룹의 반려동물 사업을 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상무는 하림그룹의 반려동물 식품업체 하림펫푸드 설립 초기부터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
하림펫푸드는 2017년 펫푸드 사업을 시작한 첫해에는 매출 2억 영업손실 34억 원을 봤지만 김 상무가 등기이사에 오른 2022년부터 그의 주도 아래 본격적으로 실적 성장을 이뤄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 520억 원, 영업이익 31억 원을 거두며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상무는 하림펫푸드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할 때 기능성 펫푸드 '밥이 보약' 브랜드 확장에 공을 들여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강아지나 고양이를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 변화를 잘 착안해 해당 브랜드가 성공했다고 바라본다.
김주영 상무는 1988년 김홍국 회장의 장녀로 태어나 미국 에모리대학교를 졸업한 뒤 시카고대학교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대학 졸업 뒤에는 외국계 기업인 IBM에서 컨설팅 업무를 맡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