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영 농협은행장이 1월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민주당-은행권 현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씨저널] 최근 한 대형 인터넷 여성 커뮤니티에 “가장 세련된 이미지의 은행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약 26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이 가운데 세련된 은행으로 농협은행을 꼽은 댓글은 단 1개에 불과했다.
농협은행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소위 ‘올드’하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 농촌사회와 맞닿아있다는 특성상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이미지가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고 있다.
◆ 강태영, 농협 디지털 혁신의 선봉에 선 ‘디지털 인생’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농협은행 ‘디지털 혁신’의 선봉에 서 있는 사람이다.
농협 내에서도 손꼽히는 디지털 전문가로 꼽힌다.
농협중앙회 시절 카드마케팅부에서 카드상품개발을 담당하며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을 연구했고, 이후 농협은행의 올원뱅크 사업부, 디지털전략부, DT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왔다.
농협은행의 DT부문장을 맡고 있을 때는 농협금융지주의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하며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했다.
강 행장이 단순한 ‘디지털 전문가’를 넘어 고객 접점에서 디지털 경험 설계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전략가’로 평가받는 이유다.
◆ ‘디지털 리딩뱅크’ 향한 강태영 전략 본격화
강태영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디지털 전환을 농협은행의 핵심 경영목표로 삼았다.
강 행장은 2025년 경영협약을 통해 디지털 선도은행으로의 도약을 공식 선언했다. 또한 자산관리(WM), 플랫폼, 기업금융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디지털 기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 구축에 착수하며 한발 앞선 디지털 혁신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고객 일상 속 자연스러운 금융”을 내세우며 비대면 채널 중심의 고객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강태영 NH농협은행 DT부문 부행장(왼쪽)이 2023년 7월28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사에서 박용희 소프트베리 대표이사와 생활금융 서비스 및 전기차 충전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 NH농협은행 > |
◆ 농협은행의 태생적 과제, 디지털 격차 해소
이러한 강 행장의 전략과 행보는 조직 내부와 금융업계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농협은행의 디지털화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바로 노령층과 젊은 세대 사이의 ‘디지털 격차’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지역 농민과 고령 고객층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은행이다. 여전히 지역 농촌에는 현금을 직접 들고 은행에 가서 업무를 보는 노령층 고객들이 적지 않다.
최근 사회적으로 노년층이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농협은행마저 디지털 전환에만 치중할 경우 이러한 디지털 격차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학생 봉사단의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해 꾸준히 어르신들의 디지털 환경 적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현장에서도 창구직원들이 어르신들에게 애플리케이션 사용 방법 등을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