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의 2~3분기 실적 전망 역시 그리 좋지 못하다. 동국제강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인천공장이 7월22일부터 8월14일까지 한 달가량 가동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1972년 인천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이래 5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현대제철이 4월 인천 공장을 셧다운하고 6월 포항 공장을 전면 휴업 상태로 돌린 것과 함께 철강업계의 위기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인천공장은 동국제강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인천공장은 대대로 오너의 경영수업 요람이었다.
장세주 회장은 인천공장장을 거쳤고, 그의 아들 장선익 전무도 2022년까지 인천공장에서 생산담당으로 일했다. 포항공장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던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도 지난해부터 인천공장에서 시무식을 열고 있다.
그룹에 상징적 의미가 큰 인천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는 것은 동국제강이 전에 없이 업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철강업계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2023년 기준 철강재 출하비중의 69%를 차지하는 건설, 자동차, 조선 등의 전방산업이 위축된 데다가 저가 중국산 철강이 유입되고 산업용 전기료 상승이 겹친 탓이다.
불황은 동국제강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계열분리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023년 5월26일 동국제강의 시가총액은 1조879억 원 수준이었다. 동국제강(4683억 원)·동국씨엠(1866억 원)·동국홀딩스(2522억 원)로 분할된 후의 시가총액을 합산하면 9071억 원으로 분할 전보다 오히려 16.6% 감소했다.
기업가치도 저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 대비 주식 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도 하락했다. 동국제강의 PBR은 2023년 0.35에서 2024년 0.23으로, 같은기간 동국씨엠의 PBR은 0.22에서 0.18로 하락했다. 동국홀딩스도 0.17에서 0.14로 하락했다.
동국제강그룹은 주주가치 제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주주환원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동국제강은 2024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2천억 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면서 배당자원을 확보했다. 이후 2024년 8월에는 계열분리 이후 첫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동국제강의 배당수익률은 2023년 5.81%에서 2024년 7.50%로 높아졌다. 동국씨엠은 1.41%에서 8.40%로 상향됐다. 동국홀딩스는 6.83%에서 6.78%로 소폭 내려갔지만 분할 전 수익률 5.27%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올해 업황이 역대급으로 안 좋지만, 주주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환원의 요구가 강해지는 대승적 흐름에 부합하기 위한 정책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최소한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는 높은 수준의 배당을 지원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