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윤 율촌화학 대표이사 회장이 포장재사업을 넘어 '전자소재'로 실적의 승부수를 띄웠다. <그래픽 씨저널> |
[씨저널] 신동윤 율촌화학 대표이사 회장이 ‘전자소재’로 사업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신동윤 회장은 농심그룹 창업주 신춘호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농심그룹은 신춘호 명예회장의 세 아들이 회사를 나눠 경영하고 있다. 장남 신동원 회장은 농심홀딩스를, 차남 신동윤 회장은 율촌화학을 맡았다. 삼남 신동익 부회장은 농심미분과 메가마트를 이끈다.
신동윤 회장은 포장재에 치중됐던 율촌화학의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2차전지 소재’ 등 전자소재에 투자해왔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며 그 성과가 드러났다.
신동윤 회장의 장남 신시열 상무는 연구소가 있는 미래전략실을 이끌며 기술개발을 통해 사업기회를 확장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 신동윤의 신사업 본격화, 장남 신시열 ‘디스플레이 소재’ 연구개발로 소재사업 확장
신시열 미래전략실 상무가 신사업 확대의 최전선에 섰다. 신 상무는 ‘2차전지’에 이어 ‘디스플레이용 이형필름’까지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며 소재사업을 넓히고 있다.
율촌화학은 2023년부터 접이식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유연성·비전도성 이형필름을 개발해왔다.
이형필름은 점착물질의 오염과 손상을 방지하는 기능성 필름으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보호 소재를 각광받고 있다.
율촌화학은 앞으로 이형필름을 샤오미와 레노버, 화웨이 등 중국시장에 본격적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율촌화학이 특화한 은나노 와이어를 덧댄 이형필름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율촌화학은 2019년 이미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로욜에 이 소재를 공급한 바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이형필름은 매출 증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율촌화학은 1분기 IR자료를 통해 ‘디스플레이 이형필름’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파우치’ 매출이 전기차 배터리 파우치 매출 감소분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이형필름 시장은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인사이트는 이형필름 세계시장이 2023년 2억9500만 달러에서 2032년 5억1560만 달러로 매년 평균 6.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아시아는 39%의 시장 점유율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신 상무가 소속된 미래전략실은 이형필름 이외에도 율촌화학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소재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신시열 상무는 입사 후 지금까지 연구개발 분야에만 몸을 담고 있다. 1990년생으로 2017년 율촌화학에 입사한 뒤 연구기획팀을 거쳐 2023년 미래전략실 상무에 올랐다.
율촌화학 관계자는 “신시열 상무가 있는 미래전략실은 연구소를 총괄한다”며 “미래전략실 소속 기술연구소에서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상무는 지분율에서도 차세대 경영인으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신 상무는 4월 신동윤 회장에게 율촌화학 17만 주를 증여받아 지분율이 5.33%로 늘었다. 그는 2022년 신규 선임 당시 지분 4.64%를 들고 있었다.
신 상무는 농심홀딩스 지분도 0.29% 보유 중이며, 자녀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구조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 신동윤 전자소재 집중투자로 실적 반등, 율촌화학 체질 개선
신동윤 회장은 2차전지를 비롯한 전자소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사업 다각화’ 과제를 본격적으로 풀어가고 있다.
그 결과 율촌화학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02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기간 매출은 13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늘었다.
실적 증가 주요 요인으로는 ESS용 배터리를 계획보다 빨리 생산하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과 얼티엄셀즈 공급계약 해지 정산수익이 반영된 것이 꼽혔다.
율촌화학은 1분기 실적발표자료에서 “전자소재 매출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며 “전자소재 부문 매출은 2030년까지 7천억 원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율촌화학의 사업구조는 포장재 위주에서 벗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포장재 매출 비중은 2022년 81%에서 2023년 78.1%, 2024년 71.4%로 꾸준히 감소했다.
포장재 부문 매출은 농심의 라면 포장재 거래 실적에 기대왔는데 그 비중도 줄고 있다. 농심과의 내부거래는 2022년 2225억 원에서 2023년 1487억 원으로 33.2% 줄었다.
반면 전자소재 매출은 올해 1분기 전체의 36.3%까지 확대되며 사업구조 전환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전자소재 매출비중은 2023년 22%에서 지난해 28.6%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 회장은 율촌화학의 체질 개선을 위해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얼티엄셀즈와 체결한 1조5천억 원 규모의 리튬이온배터리 파우치 공급계약은 해지됐지만 이를 계기로 사업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에는 경기도 평택시에 파우치공장을 증설했다. 2026년까지 안산공장을 포함해 연간 1억1천만㎡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율촌화학은 투자를 위한 차입금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차입금 규모는 2020년 1451억 원에서 2023년 2488억 원까지 증가했다.
2023년에는 투자재원 마련 목적으로 판지사업을 430억 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매각된 사업은 회사매출 비중의 10%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신 회장은 포승 배터리 파우치 공장가동식에서 “배터리 파우치 설비와 기술력은 율촌화학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미래 에너지를 담는 율촌화학이 되겠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