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재생에너지 전환 조직개편, 관료 출신 에너지 전문가 김준동 접점 찾아
윤휘종 기자 yhj@c-journal.co.kr 2025-07-01 08:34:53
남부발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재생에너지 전환 조직개편, 관료 출신 에너지 전문가 김준동 접점 찾아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왼쪽)이 5월2일 서울 aT센터에서 개최된 '2025년도 한국품질경영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글로벌품질경영인대상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 
[씨저널]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이 그동안 사장 후보로 언급됐던 에너지 공기업의 이름들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공기업들의 사장 자리에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김 사장의 이름이 꾸준히 언급됐을 정도로, 김 사장은 자타공인 최고의 관료 출신 에너지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28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줄곧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다뤄왔으며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 시절에는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오랜 공직 경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2024년 11월 한국남부발전 사장이 됐다. 관료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인사라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 '에너지 공급 안정' 우선 순위, 실용주의 정부와 접점 찾을까

김 사장은 박근혜 정부 산업부의 에너지자원실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는 현재 이재명 정부가 산업정책의 핵심 축으로 내세우는 반도체, AI, 첨단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전력 공급 안정성과도 맞닿아 있는 일이다. 

비록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그리고 윤석열 정부에 의해 사장에 임명된 보수 관료 출신이지만 정치적 배경과 무관하게 김 사장이 에너지 수급 안정, 발전 설비 최적화, 인프라 관리 등에서 실용주의 정책과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최근 강조되고 있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공급 안정과 친환경 전환이라는 두 축을 조화시키는 데 김 사장의 경험이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남부발전은 이재명 정부의 출범 이후 발빠르게 신정부의 정책을 선도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전사적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김 사장은 신정부가 탄생한 직후인 6월4일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인 ‘친환경 재생에너지 대전환’에 발맞추기 위해 재생·신에너지 사업을 통할하는 미래성장본부를 신설하고 미래 성장본부장으로 류호용 전무를 임명했다. 

또한 이재명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기후 위기와 에너지정책에 대한 전사적 컨트롤 타워인 탄소중립처도 신설했다.

◆ ‘4대강 로봇 물고기’의 실패에서 보여주는 관료적 한계 극복은 과제

다만 현장 혁신보다는 계획과 기획에 역량이 집중된다는 관료적 한계는 김 사장이 극복해야 하는 과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김 사장이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진 ‘4대강 로봇 물고기’ 개발 사업이다.

이 사업은 미래형 수질감시 기술 개발을 통해 독일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수질관리 기술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홍보됐지만, 57억 원의 세금을 투입해 만들어진 로봇 물고기는 이후 제대로 헤엄도 치지 못하는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14년 7월30일 전문가들과 로봇물고기 성능을 시험한 결과 로봇물고기 9대 중 7대가 고장이었고 2대만 작동하며 7개 목표 항목 가운데 3개는 애초 발표된 수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김 사장이 직접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사건은 아니었지만, 좋은 기획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의 유연성과 기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현재 에너지 정책 환경에서 김 사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부발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재생에너지 전환 조직개편, 관료 출신 에너지 전문가 김준동 접점 찾아
김준동 당시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 2019년 12월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화학 금융기관 공동 2차전지산업 육성 산업 금융 협력프로그램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보수정부 인사라는 프레임, 남부발전 경영에 영향 줄까

한쪽에서는 김 사장이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보수 관료 출신의 인사라는 점에서 한국남부발전의 정책 추진이나 정부와의 협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김 사장이 적극적으로 현 정부의 정책에 발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김 사장의 이력 역시 단순한 낙하산 인사로 보기는 어려운 만큼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남부발전은 실적 측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2025년 1분기에 2024년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34.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6월20일 발표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도 김 사장의 경영능력은 A등급이라는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앞으로 중요한 것은 한국남부발전이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 등의 핵심 과제에서 어떤 실용적 전략을 펼쳐나갈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며 “김 사장의 리더십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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