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기 의류 무역회사에서 자산 6조 글로벌세아그룹 키웠다, 세 딸 중 누가 후계자 되나
이승열 기자 wanggo@c-journal.co.kr 2025-05-21 08:28:52
김웅기 의류 무역회사에서 자산 6조 글로벌세아그룹 키웠다, 세 딸 중 누가 후계자 되나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 2024년 8월 글로벌세아와 세아상역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2세경영이 본격화됐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글로벌세아그룹은 그 규모에 견줘볼 때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니었다. 그룹의 주력 회사인 세아상역이 비상장회사인데다 주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주문자개발생산) 사업을 중심으로 B2B(기업 대 기업) 비즈니스를 해 온 탓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이 2022년 중견 건설사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 주목 받게 된다. 이 인수로 글로벌세아그룹은 자산이 2조 원가량 늘었고, 2023년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자산 규모에 따른 재계 순위는 2023년 71위에서 2024년 70위, 2025년 61위로 해마다 오르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의 동일인(총수)은 김웅기 회장이다. 1986년 그룹의 모체가 되는 세아교역(현 세아상역)을 설립하고 37년 만에 회사를 대기업집단으로 성장시킨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2024년 현재 국내 20개, 해외 47개 등 6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계열사들은 크게 봤을 때 의류, 제지, 건설, 에너지 사업군으로 나뉘어 사업을 하고 있다. 

김웅기 회장은 단계적으로 경영 2선으로 물러나는 중이다. 그는 2024년 8월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와 핵심 계열사인 세아상역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그의 세 딸 중 둘째딸인 김진아씨가 회사의 경영전략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았다. 오너 2세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큰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글로벌세아 지분 대부분을 김웅기 회장이 아직 보유하고 있어 이 지분 승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 김웅기 차녀 김진아, 대표이사 올랐다가 4달 만에 사퇴하고 경영협의회 의장 맡아

1951년생인 김웅기 회장은 부인 김수남 세아재단 이사장과 사이에 김세연씨(1982년생), 김진아씨(1984년생), 김세라씨(1991년생) 등 세 딸을 두고 있다. 

세 딸 중 장녀 김세연씨는 미국에서 골프장, 부동산 사업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어, 후계 구도에서는 한발짝 비켜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웅기 회장의 후계자로 사실상 낙점된 인물은 차녀 김진아 글로벌세아 사장이다.

김 사장은 2009년 세아상역에 입사해 2015년부터 글로벌세아에서 전략기획실장(전무)으로 일하며 그룹의 인수합병, 위기관리 등의 업무를 맡아 왔다. 2022년 글로벌세아 그룹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4년 8월에는 글로벌세아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김 사장과 함께 심철식 전 세아상역 경영총괄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다만 김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4개월 만인 2025년 1월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신설된 경영협의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영협의회는 그룹의 방향을 설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김 사장이 내놓을 결과물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삼녀 김세라 부사장은 세아상역에서 전략기획총괄 전무로 일하다가 2024년 8월 인사에서 세아상역 영업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사회에도 처음으로 진입했다. 

◆ 김웅기 글로벌세아 사내이사 사퇴, 사실상 경영 2선으로 후퇴

김웅기 회장은 1986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설립한 작은 의류 무역회사를 37년 만에 자산 6조 원 규모의 대기업으로 키워낸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김 회장은 대규모 OEM 방식의 의류 제조사업을 구상해 실현한 데 이어 업계 최초로 ODM 방식을 도입해 세아상역을 크게 성장시켰다.

세아상역은 언더아머, DKNY, 아베크롬비, 자라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서부터 콜스, 테스코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까지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경쟁사인 한세실업과 함께 세계 최대 의류 제조회사로 꼽힌다. 

김 회장은 의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실(원사)부터 원단,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생산 시스템을 완료했다.

아시아와 중남미 여러 지역에 보유한 완제품 공장에 이어 2010년 인도네시아에 원단생산 자회사, 2015년 코스타리카에 원사생산 자회사를 각각 설립하면서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김 회장은 세아상역의 우수한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 그룹의 외형을 확장했다.

2006년 인디에프(옛 나산)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세아STX엔테크(옛 STX중공업 플랜트 부문), 2020년 태림페이퍼, 2022년 쌍용건설과 발맥스기술을 각각 사들였다. 글로벌세아그룹은 2023년 처음으로 자산 5조 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1951년생인 김웅기 회장이 70대 중반의 고령에 접어든 만큼 승계 시점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그가 2024년 8월 그룹의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와 그룹의 모체인 세아상역 사내이사에서 사임하고 사실상 2선으로 퇴진하면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웅기 의류 무역회사에서 자산 6조 글로벌세아그룹 키웠다, 세 딸 중 누가 후계자 되나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 2022년 4월6일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EY한영이 개최한 ‘EY 최우수 기업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기업가상 마스터상을 수상하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글로벌세아>
◆ 김웅기 회장의 글로벌세아 지분은 누구에게

김웅기 회장이 경영 2선으로 후퇴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룹 내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글로벌세아 지분 84.80%를 들고 있으며, 부인 김수남 이사장 지분(12.36%)까지 합하면 97.16%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 지분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세 딸에게 넘겨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김 회장의 자녀 중에서는 김세연씨와 김진아 사장이 각각 0.59%를 들고 있으며, 나머지 1.66%는 자기주식이다. 막내인 김세라 부사장은 글로벌세아 지분이 없다.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면서 현금 창출력이 가장 우수한 세아상역이 지급하는 배당금이 승계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상역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약 325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왔다. 이 중 글로벌세아가 약 2200억 원, 김웅기 회장의 세 딸이 약 1천억 원을 가져갔다.  

세아상역은 글로벌세아가 최대주주(61.94%)인 가운데 김세연씨(12.94%), 김진아 사장(12.56%), 김세라 부사장(12.56%)이 나머지 38.06%를 나눠 갖고 있다. 글로벌세아와 세아상역의 지분만 놓고 보면 세 자매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들이 같은 출발선상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승계작업은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다. 김웅기 회장은 2015년 11월 옛 세아상역의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사업회사인 세아상역을 신설하고 존속회사를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로 바꿨다.

이후 세아상역은 2018년 세 자매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세아아인스와 합병했고, 세 딸은 이 합병을 통해 세아상역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글로벌세아 관계자는 씨저널과 한 통화에서 “현재 지분 승계와 관련해서 진행되고 있는 부분은 특별히 없다”고 밝혔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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