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장 이호성은 회장 함영주 뒤를 따라간다, 상고 출신 영업력과 손님 중심 경영철학
조장우 기자 jjw@c-journal.co.kr 2025-05-15 08:29:09
하나은행장 이호성은 회장 함영주 뒤를 따라간다, 상고 출신 영업력과 손님 중심 경영철학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고졸출신으로 함영주 회장과 비슷한 궤적의 사회생활을 보내 경영 스타일도 닮은 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씨저널]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

이 은행장은 고졸 출신 금융 영업전문가로서 함 회장과 닮은 점이 많다. 

더구나 함 회장이 만 68세로 고령임을 고려할 때 이호성 은행장이 후계구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 그의 행보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상고 출신 영업전문가, 두 금융인의 닮은 길

이호성 은행장과 함영주 회장은 걸어온 이력에서 닮아 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대구 중앙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1년 한일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1992년 하나은행에 입사했다.

그 뒤 중앙영업그룹장, 영남영업그룹장, 영업그룹 총괄 부은행장 등을 거치며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특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해외여행 특화카드 ‘트래블로그’를 성공시켜 조직을 카드업계 5위권으로 끌어올리는 등 탁월한 영업실적을 남긴 점이 부각된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상고 출신으로 금융계에 첫발을 내딛어 은행장을 거친 입지전적 인물로 이 은행장과 비슷하다.

그는 충남 부여 출신으로 강경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졸 행원으로 발로 뛰는 영업력과 친화력으로 하나은행장, 나아가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됐다.

두 사람 모두 학력 패널티를 극복하고 영업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최고경영자의 반열에 섰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손님을 우선하는 영업 경영철학에서도 두 금융인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 은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하나은행만의 손님 중심 영업문화 DNA를 회복하고 리딩뱅크 '하나'를 위한 위대한 여정을 함께 하자"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는 함 회장이 예전부터 강조한 '손님 우선주의'와 맞닿아 있다.

함 회장도 여러 차례 손님 중심의 경영 마인드를 임직원에게 강조한 바 있다.

함 회장은 2024년 하나 웨브스 콘퍼런스에서 "하나금융그룹이 핵심 자산은 손님이고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을 맡고 있을 당시부터 자신과 유사한 궤적을 밟아온 이호성 은행장을 크게 신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근에는 이호성 은행장이 키워온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에 대해서도 깊은 애정을 보인 점에서 이런 신뢰를 엿볼 수 있다.

함 회장은 2024년 12월 트래블로그 가입자 수가 700만을 넘긴 것을 기념하는 기념식에서 "트래블로그 가입자 700만 명 돌파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해외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꾼 결과다"며 "2025년에도 트래블로그가 최고의 가치와 최상의 손님경험을 제공하는데 그룹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시골촌놈'이라고 부르는 함 회장은 이른바 '서번트 리더십'이라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이어갈 적임자로 이호성 은행장을 발견한 것으로 풀이된다.

◆ 함영주의 포용적 리더십, 이호성의 지향점 

함 회장이 통합 하나은행을 이끌면서 보여줬던 리더십은 이호성 은행장이 따라가야 할 지향점으로 거론된다.

2015년 9월1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통합은행의 출범과 통합은행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기념식에서 함 회장이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과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을 깊게 껴안은 장면은 통합 하나은행의 수장으로서 함 회장의 리더십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으로 꼽힌다.

함 회장은 두 노조 위원장이 취임을 축하기 위해 꽃다발을 들고 무대 위로 올라오자 두 팔을 넓게 벌려 이들을 꼭 끌어안았다.

예정에 없던 포옹에 두 노조 위원장은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이내 깊게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다.

강한 스킨십으로 통합 의지를 드러냈던 함 은행장은 이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하나금융지주는 2012년 노사합의서를 통해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했지만 2년 뒤 조기 통합을 추진하면서 큰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함 회장은 은행장 내정 직후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마주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하며 외환은행 노동조합 달래기에 힘을 줬다. 통합 이후에도 김지성 전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이들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함 회장은 KEB하나은행 출범식 뒤에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나도 피합병은행인 서울은행 출신”이라며 “가장 빨리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게 뭘까 고민한 끝에 전 외환노조 위원장이자 노조 협상 대표 중 한 명이었던 김지성씨를 파트너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함 회장의 성공 뒤에는 포용력과 리더십, 내부 동료와 조직을 다독이는 친화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그의 포용적 경영스타일은 함 회장이 하나은행장에서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 올라서는데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호성 은행장으로서는 함 회장이 과거 쌓아올린 통합의 메시지 아래 새로운 혁신으로 나아가는 역할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조직에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는 리더십을 보이며 함 회장의 DNA를 계승하고 있다.

전 직원 탁구대회 개최나 직접 과일을 나눠주며 소통하는 ‘호호청과’ 행사 등 조직문화 혁신에도 힘써 직원들에게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 역대 하나은행장들의 거취와 함영주의 후계자로서 이호성의 미래 

하나금융에서는 하나은행장을 맡은 뒤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맡은 사례가 적지 않게 있었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은행장을 거쳐야 한다는 인식도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환은행 인수와 통합작업을 마무리 짓고 최장수 회장직을 맡았던 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하나은행장을 거쳤고, 함영주 회장도 하나은행장을 맡은 뒤 회장이 됐다.

물론 은행장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회장 선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김종열 전 은행장은 유력한 회장 후보였지만 노조와 마찰 이슈로 스스로 물러났고, 김종준 전 은행장도 규제당국의 제재로 연임 중 사퇴해 끝내 회장 도전에 나서지 못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장 출신 인사들은 비록 회장이 되지 않더라도 하나금융 안에서 요직을 맡아 계속 중용되는 경향도 있었다.

지성규 전 은행장이나 박성호 전 은행장의 경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맡아 경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당장 회장에 선임되지 않더라도 은행장을 지낸 경영진을 활용함으로서 경험을 이어가는 구조를 띄고 있는 셈이다.

이호성 은행장으로서는 올해 은행장에 선임되면서 금융지주 회장의 길을 가는데 하나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구나 함영주 회장과 이호성 은행장의 공통점인 ‘실전 영업력’과 ‘현장경험’은 그가 ‘포스트 함영주’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질 수 있는 든든한 기반임이 분명하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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