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보험계열사에서 수장으로서 내부통제를 성공적으로 꾸려온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은행에서도 파고를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씨저널] KB국민은행이 최근 6년 간 금융사고 발생현황에서 불명예스럽게 선두권을 차지하게 됐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보험계열사에서 내부통제를 안정적으로 꾸려나간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파고를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KB국민은행, 최근 6년간 금융사고 규모 '불명예 2위'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019년부터 2025년 4월까지 최근 6년간 약 912억 원 규모, 39건에 이르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우리은행에 이어 2위, 건수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사고를 기록하며 금융사고 다발 은행으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KB국민은행은 크고 작은 금융사고에 따른 이미지 실추와 고객신뢰 하락이라는 심각한 난관에 부딪히게 된 셈이다.
특히 단일 규모로는 약 136억 원에 이르는 부당대출 및 업무상 배임 사건도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체계의 허술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 이환주, 내부통제 강화 ‘최우선 과제’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이런 악재를 해결하기 위해 첫 행보부터 '고객 신뢰 회복'과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를 최우선 경영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환주 행장은 은행장 내정 뒤 첫 출근길에서 '신뢰'라는 단어를 다섯 번이나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KB국민은행장 취임식에서도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서 신뢰를 파는 은행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을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이 행장은 취임사에서 "엄격한 윤리의식에 기반한 정도경영을 통해 'KB국민은행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고객이 신뢰하고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의 기본은 신뢰'라는 가치 아래 임직원 모두가 '휘슬블로어' 정신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뚜렷하게 한 셈이다.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그의 의지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구체적 실행계획으로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내부통제를 전담하는 조직인 ‘책무관리실’을 신설하고, 지역별 내부통제팀 역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술에 기초해 이상거래를 탐지하는 시스템(FDS)을 고도화하는 등 조직 전반에 걸친 내부통제 역량 대폭 강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환주 행장은 내부 통제뿐 아니라 KB국민은행의 조직문화를 쇄신하려는 의지 또한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그는 과거 금융사고가 단순히 직원 개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 문화와 시스템 부재에서 비롯된 만큼 전사적 분위기 변화 없이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이환주 행장의 지휘 아래 전체 직원 대상 윤리경영 교육을 확대하고, 위법 또는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임직원 모두가 준법과 윤리 의식을 지닌 조직문화 정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이환주, 보험사 안정경영 경험에서 내부통제 해법 찾나
이환주 행장은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KB국민은행에서 내부통제의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행장이 KB라이프생명보험에 대표로 재임하고 있던 시절에는 큰 금융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금융사고 관련 '국내 금융업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2018~2024년 8월)' 자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가운데서는 삼성생명이 금융사고 규모가 16억9100만 원(5건)으로 가장 컸고, 이어 미래에셋(15억7600만 원/7건), 흥국생명(15억 원/1건) 순으로 나타났다. KB라이프생명보험은 순위권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환주 행장이 KB국민은행장 후보로 발탁됐을 당시 금융권 안팎에서 내부통제의 혁신을 이룰 적임자로 꼽았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비은행권에서도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점에 비춰볼 때 이환주 은행장이 내부통제를 성공적으로 이끌 경영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융위원회가 2024년 9월 개최한 ‘보험개혁회의’에 자료에 따르면 보험사에서도 금융사고가 꾸준히 발생해왔다.
2018년 이후 연평균 약 14.5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으며 규모는 약 88억 원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은행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지만, 보험사 역시 건전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이 절실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이환주 행장은 재무전문가이자 전략가로서 보험업권에서 내부통제 실효성 강화와 윤리경영 내재화를 이루어냈고 보험사 통합 과정에서도 ‘소통의 달인’으로 불리며 철저한 내부통제 체계와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금융사고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환주 행장의 이런 경험은 KB국민은행 내부통제 신뢰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로 꼽힌다.
그의 ‘실력과 실행력’에 기반한 내부통제 강화정책은 KB국민은행이 금융사고 불명예 선두권이라는 오명을 씻고 내부통제 선도은행으로 도약하는 데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