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장녀는 서경배 눈 밖에 나고, 차녀 서호정 보유 우선주 12.77%는 승계 보증수표일까
윤휘종 기자 yhj@c-journal.co.kr 2025-05-12 10:15:12
아모레퍼시픽 장녀는 서경배 눈 밖에 나고, 차녀 서호정 보유 우선주 12.77%는 승계 보증수표일까
2021년 5월21일 올라온 주식증여 공시는 재계의 황금 혼맥으로 주목받았던 서민정 씨와 홍 대표의 결혼이 파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리는 메신저이자,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승계 구도가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신호탄이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2021년 5월21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아모레퍼시픽그룹(현재 아모레퍼시픽홀딩스)의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가 올라왔다. 

홍정환 당시 보광산업투자 투자심사 총괄(현재 폴스타파트너스 대표)이 보유한 10만 주의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에게 증여한다는 내용이었다.

홍 대표는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의 남편이었다. 홍 대표가 서 회장에게 증여한 주식은 결혼 당시 서 회장이 사위가 된 홍 대표에게 줬던 주식이다. 

이 증여 공시는 재계의 황금 혼맥으로 주목받았던 서민정씨와 홍 대표의 결혼이 파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리는 메신저이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승계 구도가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신호탄이었다.

◆ 한때 승계 후보로 유력했던 서민정, 하지만 분위기는 달라졌다

서민정씨는 오랫동안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어 왔다. 

2017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으며 '후계자 수업'을 밟았다. 미국 코넬대학을 졸업한 후 실무를 경험하면서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하지만 2021년 이혼 소식이 전해진 뒤 2년 후, 2023년 서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에 휴직계를 제출했다. 재계 한쪽에서는 서민정씨가 재혼을 하려했고 서경배 회장이 이와 관련해 크게 화를 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같은 해 서경배 회장은 차녀인 서호정씨에게 아모레퍼시픽그룹(현재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7만2천 주(0.97%)와 우선주 172만8천 주(12.77%)를 증여했다.

재계에서 서민정씨가 이혼과 재혼설 등으로 부친의 눈 밖에 났고, 그래서 서경배 회장이 서호정씨에게 그룹을 물려주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서호정씨가 보유한 우선주 12.77%가 향후 지배구도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서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홀딩스의 보통주 2.93%, 우선주 1.04%를 보유하고 있다. 보통주 지분율은 서호정 씨(0.97%)보다 높지만, 경영 승계 구도에서 예전만큼 명확한 '1순위'로 보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호정씨가 보유한 우선주 12.77%의 존재감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 조용히 존재감 키우는 서호정, 지분 구조의 변화 신호인가

차녀 서호정씨는 아모레퍼시픽홀딩스의 우선주 12.77%를 보유하고 있다. 

서호정씨가 보유한 우선주 12.77%는 단순한 우선주가 아니라 발행일로부터 10년 뒤 보통주로 전환되는 우선주다. 보통주 지분은 아직 미미하지만, 우선주 12.77%를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홀딩스는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에서 이 주식을 ‘의결권 있는 주식으로 전환될 주식‘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서호정씨가 보유한 우선주가 장기적으로 서호정씨가 보통주 지분을 대폭 확대하며 지주회사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그동안 아모레퍼시픽 우선주는 상속세 절감 수단이라는 지적을 받아오기도 했다. 현재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가치가 낮아 증여하더라도 증여세 부담이 크지 않지만, 발행 10년 후 보통주로 전환되면 회사의 지배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우선주를 서경배 회장이 차녀인 서호정씨에게 증여했다는 것은, 서 회장의 마음이 차녀에게로 기울었다는 강력한 신호인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장녀는 서경배 눈 밖에 나고, 차녀 서호정 보유 우선주 12.77%는 승계 보증수표일까
아모레퍼시픽 승계구도는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서민정 씨는 한때 유력한 후계자였지만 현재 존재감이 옅어졌고, 서호정 씨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예'에 가깝다. 사진은 장녀 서민정 씨. <그래픽 씨저널>
◆ 승계 구도는 여전히 안갯속, 변수는 ‘서경배의 마음’

서경배 회장은 1963년생으로 아직 은퇴를 논의할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승계 구도를 정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기업의 승계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민정씨는 한때 유력한 후계자였지만 현재 존재감이 옅어졌고, 서호정씨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예'에 가깝다.

지금까지 드러난 지분 구조만 보면 서호정씨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재벌가의 전통적 사고를 감안하면, ‘장녀’가 갖는 상징성과 기대감이 여전히 승계 구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서경배 회장은 한때 상당히 서민정씨를 신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서경배 회장이 2020년에 그룹에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하는 임원진 세대교체를 한 적이 있는데, 이 세대교체가 서민정씨에게 그룹을 물려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딸 모두에게 실질적 경영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지분과 혈연만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기에는 아모레퍼시픽이 마주한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 침체, 국내 뷰티업계 경쟁 심화 등 여러 리스크를 안고 있고, 그룹의 후계자에게는 이런 상황을 타개할 능력과 리더십이 요구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서호정씨가 보유한 우선주 12.77%는 향후 아모레퍼시픽 지배구도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라며 "하지만 두 딸이 아직 나이가 매우 젊은 만큼, 추후 어느 정도의 능력을 보여주고 시장의 신뢰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종 승계 구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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