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차녀인 서호정씨가 최근 자신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홀딩스와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그래픽 씨저널> |
[씨저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차녀인 서호정씨가 최근 자신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홀딩스와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화장품 업계에서 서호정씨와 언니 서민정씨의 후계 경쟁 구도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이번 지분 매각의 배경과 향후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호정씨는 최근 세 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도했다.
우선 지난해 11월 자신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4만6531주(0.81%) 중에서 6만2483주(0.08%)를 매각했다. 서씨의 지분율은 0.74%로 내려갔다.
이어 서씨는 이달 들어 다시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25만6795주(0.22%)를 장내매도했다. 지분율은 0.43%가 됐다.
또한 서씨는 이달 자신의 아모레퍼시픽 보통주도 전량(7880주) 내다팔았다. 지분율은 0%가 됐다.
이로써 서씨의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율은 보통주 0.43%, 전환우선주 12.77%(172만8천 주)가 됐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서씨는 120억 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쪽은 증여세 재원 마련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 서호정 지분 매각으로 서민정-서호정 지분 간격 벌어져
이번 지분 매각으로 서호정씨는 합계지분율(보통주+전환우선주) 측면에서 언니인 서민정씨와의 거리가 더 멀어졌다.
지난해 12월1일 기준 합계지분율은 서민정씨 3.08%, 서호정씨 2.79%로 그 차이가 0.29%p였는데, 2월20일 기준으로 0.56%p(서민정 2.84%, 서호정 2.28%)가 됐다.
서민정씨의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율은 보통주 3.16%, 전환우선주 1.04%다. 보통주 지분율은 동생보다 앞서지만 전환우선주 지분율에서 뒤진다.
하지만 2023년 형성된 자매 간 경쟁구도는 큰 틀에서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의 전환우선주에는 발행 뒤 10년이 지나면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다. 서호정씨가 보유한 전환우선주는 2029년에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되는 주식이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는 2006년 처음으로 전환우선주를 발행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주로 승계 목적으로 쓰이리라고 예상했다. 우선주 가격이 일반적으로 보통주 주가보다 싸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민정씨는 2006년에 발행된 전환우선주를 증여받아 보유하다가 2016년 이 주식이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추가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서호정씨는 2023년 5월 아버지인 서 회장으로부터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7만2천 주와 전환우선주 172만8천 주를 증여받았다. 당시 약 637억 원 규모였다.
당시는 서민정씨가 2021년 이혼 여파로 회사에 휴직계를 내면서 아모레퍼시픽의 후계구도가 요동치던 시점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서 회장과 서민정씨의 갈등이 심해져 후계자 수업을 받던 서민정씨가 서 회장의 눈 밖에 난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다.
이 때문에 서호정씨가 언니를 대신해 유력한 후계자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적어도 이 시점에 아모레퍼시픽 그룹 후계구도가 서민정 단독 구도에서 자매 경쟁구도로 바뀐 것은 확실해 보인다.
다만 서 회장이 1963년생으로 한참 일할 나이이고 두 자매의 경영성과가 아직 부족한 만큼 후계구도를 점치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민정씨는 1991년생, 서호정씨는 1995년생이다.
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향방은 여전히 큰 변수다. 현재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57.12%, 전환우선주 11.65%를 갖고 있다. 합계지분율은 50.28%에 달한다.
서호정씨는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지난해 7월부터 계열사인 오설록 제품개발(PD)팀에서 일하고 있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