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연임' 좌우할 KB금융지주 이사회 눈앞, 양종희는 과연 '연임 특별결의'와 '사외이사 단임제' 도입할까
윤휘종 기자 yhj@c-journal.co.kr2026-02-24 08:30:21
[씨저널] 2024년 이사회 여성 의장 선출,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한 소비자 분야 전문가 사외이사 보유,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ESG평가 3년 연속 최상위(AAA) 등급, 스탠다드앤푸어스(S&P)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 9년 연속 포함.
KB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단연 첫 번째로 꼽히는 ‘지배구조 모범생’이다.
그런 KB금융지주의 이사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결정하기 위해 열리는 이사회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 KB금융지주는 그동안 지배구조 측면에서 모범적 행보를 보여왔다. < KB금융지주 >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25일 개최 예정인 KB금융지주 이사회에 그 어느 때보다 금융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금융당국이 금융지주들의 지배구조 개선에 굉장히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 속에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양종희 회장은 그동안 지배구조 측면에서 모범적 행보를 보여왔다. 과연 양 회장이 자신의 연임을 앞에 두고도 ‘모범생’이 될 수 있을지,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이번 주주총회 안건으로 어떤 것을 제시하는지에 달려있는 셈이다.
◆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 선제적 대응 시험대 오른 KB금융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특별 감사에 나섰으나, 이 결과 발표를 금융지주의 주총 이후로 미뤄둔 상태다. 이는 금융지주에게 선제적으로 스스로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자율적 기회를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회장 연임 시 특별결의(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 도입, 사외이사 단임제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기할만한 점은 금융당국이 개선안 도출 전에 금융지주들의 선제적 대응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원장은 12일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확보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운영하고 있으며 조만간 논의를 통해 도출된 개선 방안과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마련될 것”이라며 “그러나 좋은 일이라고 판단되면 그것을 미룰 이유는 없다,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망설임 없이 언제라도 추진하고, 개선이 필요한 것은 반드시 고쳐달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금융지주회사 대표이사가 연임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이사회는 양 회장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정부의 정책적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는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회장은 현재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전북혁신도시 KB금융타운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KB금융지주를 칭찬하기도 했다.
◆ 지배구조 모범생 양종희, 연임 특별결의·사외이사 단임제 화답할까
이번 이사회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금감원의 지배구조개선 TF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회장 연임 특별결의와 사외이사 단임제를 선제적으로 정관 변경을 통해 도입할지 여부, 그리고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 수용 여부다.
양 회장의 임기 종료 시점은 2026년 11월이다.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만약 KB금융지주가 선제적으로 금융당국의 메시지에 정관변경을 통해 화답한다면 그 영향을 가장 처음, 그리고 직접적으로 받게 되는 인물이 양 회장 본인이 된다.
이번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조화준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여정성, 최재홍, 이명활, 김성용 등 사외이사 7명 중 5명(70%)의 임기가 만료된다.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재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아직 베일에 싸인 국민연금 주주제안은 초미의 관심사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 여부는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1일(직전 연도 주주총회 개최일 6주 전)까지 사외이사 후보자 추천 주주제안을 받았다. 주주제안 마감일은 지났지만, 그 구체적 내용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을 했고, KB금융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관련 내용이 이번 25일 이사회 결의에 반영되면서 외부로 알려지게 된다. 과연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을 실제로 진행했을지, 그리고 이사회가 이를 수용했는지가 공개되는 것이다.
다만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가능 범위와 관련해서는 해석이 갈린다. 국민연금은 KB금융 지분 8.28%(2025년 3분기보고서 기준)를 ‘일반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일반투자 목적은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이 아닌 범위 내에서 정관 변경 등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가능하다.
문제는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의 범위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4조는 경영권 영향 목적의 행위 중 하나로 ‘이사회 등 상법에 따른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을 규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 사실상 이사회 구성에 직접 개입하는 것인 만큼, 이 조항이 금지하는 '경영권 개입'의 연장선에 있다고 지적한다.
반대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해당 시행령이 엄격하게 제한하는 '정관 변경' 행위 자체에는 해당하지 않으며, 상법 제363조의2가 보장하는 고유한 주주제안권인 만큼 일반투자 목적이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KB금융지주는 국민연금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일반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아예 불가능한 ‘단순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만약 국민연금이 실제로 주주제안을 했다면, KB금융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 이사회가 해당 주주제안을 거부할 명분도, 실리도 없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정기주주총회 주주제안(사외이사 후보 추천) 접수 마감일 안내’ 공지사항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자에게 ‘금융사지배구조법’ 등에 정하고 있는 결격사유가 발견될 시에는 주주총회에 부의되지 못할 수 있다”라며 “또한,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인원이 과다하다고 판단될 경우 당사 이사회 규모와 집합적 정합성을 감안하여 주주제안과 관련된 이사회의 ‘의견 표명’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