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메카코리아 조임래 회장(왼쪽)과 박은희 부회장 <그래픽 씨저널> |
이사회 다섯 자리 중 사내이사 몫의 두 자리를 두 사람이 차지하고 있다.
조 회장은 1999년 회사 설립 이래 줄곧 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박 부회장은 2017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들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서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코스메카코리아는 2025년 6월30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9월1일 미승인 통보를 받은 바 있다.
6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이전상장 실패는 오너 일가에 의사결정 권한이 집중된 이사회 구성 등 지배구조 문제가 원인이 됐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상장 심사에서 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를 엄격하게 평가하는 추세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앞서 2024년 5월10일 이사회에서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후 심사 통과를 위해 급하게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했다. 이른바 ‘벼락치기’를 한 셈이다.
먼저 애초 ‘사내이사 3, 사외이사 1’이었던 이사회 구성을 개편하면서 사외이사를 과반으로 늘렸다. 이사회 산하 위원회(내부거래통제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ESG위원회·보수위원회)도 신설했다.
지난해에는 조 회장이 맡던 이사회 의장 자리를 사외이사에게 넘기고,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집중투표제도 도입했다. 이는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의 상장회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8월 통과되기 전 선제적으로 이뤄진 조치였다.
하지만 여전히 오너의 영향력이 강하게 남아 있는 이사회 구성과 ‘가족경영’ 구조가 발목을 잡으면서 이전상장이 무산됐다.
현재 코스메카코리아는 창업주 부부가 사내이사 두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또 상장계열사인 잉글우드랩 역시 차남인 조현철씨가 대표로 있다.
이사회 산하 모든 위원회에 오너 일가가 진입해 있는 점도 문제다. 내부거래통제위원회와 ESG위원회에는 조 회장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보수위원회에는 박 부회장이 각각 들어가 있다. 특히 ESG위원회는 조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의사결정에 두 사람의 영향력이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와 함께 코스메카코리아는 여전히 감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있다. 상근감사 1명이 감사업무를 보고 있고, 독립적인 감사 지원조직도 없다.
업계에서는 이사회가 오너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은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을 코스메카코리아가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메카코리아의 최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 다섯 사람 중 세 사람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조 회장, 박 부회장과 2020년 선임된 부진효 사외이사다.
이에 창업주 부부가 2선으로 후퇴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세울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코스메카코리아가 이전상장 재추진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어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이 배경이 된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가장 높일 수 있는 방향을 최우선으로 판단해, 적정한 시점에 다시 이전상장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다. 매년 1월 있었던 정기 임원 인사도 이번엔 없었다. 지난해 1월 지재성 사장이 부회장으로, 창업주의 장남인 조현석 부사장이 사장으로 각각 승진한 것이 가장 최근 임원인사다. 이 두 사람은 현재 미등기 임원이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와 한 통화에서 “올해 정기 임원인사가 없었고 앞으로 예정된 인사도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