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해킹의 1년' 간 조용히 반사이익 챙겨, '임직원 정보' 유출 관련 경찰 수사 진행 중
김주은 기자 june90@c-journal.co.kr2026-01-13 09:24:06
LG유플러스가 해킹 사태에 대한 공식적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해킹 사태와 관련한 위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씨저널] 통신3사가 모두 해킹 사고로 홍역을 앓은 가운데 LG유플러스만이 아직까지 해킹에 대한 공식적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차례로 위약금 면제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LG유플러스만 공식 대책 없이 반사이익만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29일 KT와 LG유플러스의 해킹 관련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KT와 달리 LG유플러스의 조사 결과 발표 분량은 짧았다. 과기부에 따르면 LG유플러스에서 서버목록과 임직원 성명 등이 유출된 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과기부는 이러한 내용을 LG유플러스가 제공한 자료에서는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LG유플러스 해킹 사태 공식 사과 없이 일단락되나
LG유플러스는 과기부에 의해 경찰청의 수사를 받게 됐다. 혐의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다. 이는 LG유플러스가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고의로 서버를 폐기한 것이 아닌지 조사하겠다는 것으로 정보 유출 자체에 대한 수사와는 결이 다르다.
이와 관련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혐의가 공무집행 방해라는 것은 해킹에 대한 조사는 일단락 됐다는 의미”라며 “수사 방향은 해킹이 아니라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킹 사안 자체에 대한 조사는 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해킹과 관련해 공식 사과를 발표할 계획은 없지만 조사 결과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과기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으며 앞으로 남은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 SK텔레콤 해킹 이후 그해 최대 번호이동 가입자 받은 LG유플러스
한쪽에서는 LG유플러스가 소극적 해킹 대응으로 경쟁사 해킹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을 보면, 지난해 3위였던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의 해킹 사태 이후 2위로 올라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통신사 두 곳이 위약금 면제 방안을 차례로 발표하면서 LG유플러스의 반사이익도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먼저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해킹 사실이 알려진 이후 7월 열흘간의 위약금 면제 기간을 발표했다.
사안이 알려진 직후인 5월 LG유플러스는 21만6160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받았다. 그해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 가운데 최대 규모다. 번호이동 점유율은 KT가 27.07%를, LG유플러스가 23.16%를 각각 차지했다. SK텔레콤은 3.75%로 비중이 급감했다. 6월에는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점유율이 21.8%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 무단 소액결제 사태 이후 알뜰폰 시장 망 점유율 KT 꺾고 1위 차지한 LG유플러스, 고객 보상안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도
다음으로 KT는 지난해 9월 무단 소액결제 사건이 알려진 뒤 12월 올해 13일까지 14일간의 위약금 면제 기간을 발표했다. KT의 발표 직후 10월부터 12월까지 LG유플러스는 26만337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받아 같은 기간 35만525명을 받은 SK텔레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알뜰폰(MVNO) 가입자 가운데 LG유플러스의 망을 선택한 가입자까지 포함하면 LG유플러스가 반사적으로 얻은 수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알뜰폰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망 점유율은 KT를 뛰어넘어 1위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가 알뜰폰 망 점유율에서 KT와 확연히 격차를 벌리기 시작한 시점은 SK텔레콤 해킹이 알려진 지난해 4월 이후다.
한쪽에서는 LG유플러스가 직접적 보상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는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이지만 LG유플러스는 직원 정보가 유출된 것”이라며 “서로 보상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대응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