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시장 둔화에 실적 곤두박질, 박인원 '박정원 회장 강조 AI' 들고 미래 준비한다
장상유 기자 jsyblack@c-journal.co.kr 2026-01-09 11:57:39
두산로보틱스 시장 둔화에 실적 곤두박질, 박인원 '박정원 회장 강조 AI' 들고 미래 준비한다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사장. <두산로보틱스>
[씨저널] 두산그룹은 2020년대 초반부터 지주사 두산의 자회사 3곳에서 신성장동력 육성에 힘을 쏟았다. 물류 부문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과 수소드론 부문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그리고 로봇 부문의 두산로보틱스다.

이 가운데 특히 두산로보틱스의 성과에 재계의 시선이 모였다. 3곳의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오너경영인인 박인원 사장이 경영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로봇 분야가 글로벌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박 사장이 이끄는 두산로보틱스는 당초 그룹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사장 취임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영업손실 폭이 커졌을 뿐 아니라 외형도 후퇴했다.

다만 박 사장은 단기 실적 부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인공지능(AI)를 접목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 오너4세 박인원 리더십 이후에도 협동로봇 시장 부진에 막힌 두산로보틱스 성장

두산로보틱스는 2023년부터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박 사장이 두산로보틱스 대표에 오른 시점과 맞물린다. 박 사장은 2023년 1월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두산로보틱스 연결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은 2023년 530억 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468억 원을 지나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매출 200억 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2억 원, 412억 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 1~3분기 이미 430억 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협동로봇 시장의 성장이 둔화한 점이 지목된다.

국제로봇협회(IRF)의 2025년 세계 로봇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협동로봇 신규 설치량은 2017년 1만1107대에서 매년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며 2022년 5만7966대까지 5년 동안 5배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2023년 5만7148대로 규모가 오히려 후퇴했고 2024년에도 6만4542대의 협동로봇이 새로 공급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이후 자동화 수요가 많아지는 흐름 속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산업용 로봇과 비교해 속도가 느리고 많은 물량이 필요하지 않아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협동로봇 시장점유율 1위인 덴마크 유니버설로봇도 역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2022년 12월 박 사장을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사”라며 “성장기에 접어든 협동로봇 분야에서 국내외 핵심고객 발굴을 비롯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성장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제가 성립되지 않아 박 사장도 기대에 부응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박 사장은 신임 대표로서 실적 반등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오너4세 경영자로서 긴 호흡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라는 2차 목표 달성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지능형 로봇 솔루션과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중심에는 박정원의 ‘AI’

두산로보틱스의 실적 부진 이면에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성격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협동로봇을 생산하는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가동률은 2023년과 2024년 60%대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16%까지 급락했는데 이는 시장 전반의 부진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 1~3분기 수익성 지표를 보면 우선 매출원가율은 84%를 나타냈다. 제품 생산에 들어간 비용이 매출보다 적은 것으로 생산원가는 건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는 매출(200억 원)을 2배 이상 뛰어넘는 461억 원을 나타냈다. 판관비가 증가한 주요 요인은 중장기 사업 전환을 위한 원엑시아(OnExia) 인수합병(M&A) 관련 일회성 비용 및 신규인력 채용 비용이다.

박 사장은 두산로보틱스의 사업 구조를 하드웨어(협동로봇) 중심에서 ‘지능형 로봇 솔루션’과 최근 로봇 분야에서 각광받는 ‘휴머노이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능형 로봇 솔루션은 협동로봇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기능을 통합한 형태로 작업 경로와 순서를 최적화하고 다수의 협동로봇 사이 협업을 가능하게 해 정밀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3분기 로봇시스템 통합 및 첨단 자동화솔루션 기업 원엑시아를 인수한 일도 지능형 로봇 솔루션 사업 역량 강화의 일환이다.

두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사업 진출을 위해서 지난해 대규모 경력공채, 연구개발(R&D) 전문조직 신설 등도 진행했다. 또 9월 경기 성남시에 개관한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의 주요 역할 가운데 하나가 휴머노이드 관련 기술개발이다.

두산로보틱스 AI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위해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 기반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완전히 다른 선상에 있게 될 것”이라며 “빠른 인공지능 전환(AX)으로 기존 제품의 지능화, 새로운 사업모델 창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1973년생으로 2009~2012년 두산그룹 8대 회장을 역임한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셋째 아들이고 박정원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두산로보틱스에서 김민표 부사장, 조길성 전무와 함께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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