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미국이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생물보안법’이 지난달 미국 하원과 상원을 통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거쳐 법안이 발효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인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에스티팜에도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 생물보안법 : 중국 바이오기업 견제 목적, 한국 업체에는 기회
생물보안법은 미국 행정부와 관련 기관, 정부 지원금을 받는 기업들이 ‘우려기업(Biotechnology Companies of Concern)’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려기업은 미국 국민의 유전자 데이터와 생물 정보를 수집해 군사 목적으로 활용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을 말한다. 즉 미국인의 생체 정보 등 민감 데이터가 이들 기업을 통해 타국 정부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우려기업’에는 중국 기업들이 주로 포함됐다. 세계 3위 CDMO 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BGI, MGI, 컴플리트 지노믹스, 우시앱택 등이 대상이 된다.
시장에서는 한국의 CDMO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을 대체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내 기업이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해 추가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시바이오로직스의 2024년 매출만 186억7540만 위안(약 3조880억 원)에 이른다.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는 대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꼽힌다. 중견기업 중에서는 동아쏘시오그룹 CDMO 계열사 에스티팜이 거론된다.
◆ 전문경영인 성무제, 에스티팜 장점 살려 원료의약품 CDMO 시장 확대 주력
에스티팜은 애초 저분자 신약 CDMO로 출발했다가 2018년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핵산치료제) 전용 신공장을 반월캠퍼스에 준공하면서 핵산치료제 CDMO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25년에는 제2올리고동을 증설하면서 현재 아시아 1위, 글로벌 3위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CDMO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몇 개에서 수십 개에 이르는 짧은 뉴클레오타이드(DNA·RNA의 구성단위)가 연결된 합성분자로, 특정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아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2020년에는 올리고 CDMO를 통해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CDMO 및 mRNA 기반 자체신약 개발사업에도 진출했다. 이후 글로벌 신약 개발사 및 장비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트랙 레코드를 쌓았고 글로벌 제약사들과도 다양한 협력을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에스티팜은 고분자 화합물의 전 단계인 모노머(단량체) 생산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5대 생산기지 중 하나로 평가된다. 또한 저분자 화학합성 의약품((Small Molecule Drug)도 생산한다.
요컨대 에스티팜은 모노머에서부터 원료의약품(API)인 저분자 화합물,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mRNA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춘 CDMO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에스티팜은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에 따른 최대 수혜기업으로 거론된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과점하고 있는 모노머와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
에스티팜의 경영은 2023년 합류한 전문경영인 성무제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성무제 사장은 1965년생으로, 고려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유기화학 석사학위를, 미국 앨라바마대학교 대학원에서 유기화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스위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서 약 20년간 신약개발 업무를 담당하다가 2023년 에스티팜에 합류해 혁신개발실장(부사장)을 지냈다. 2024년 6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유기화학 학위를 가진 유기화학 전문가이자 신약개발 업무 전반에 능통한 신약 전문가로 평가된다. 노바티스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경구용 유방암 치료제 키스칼리 등 여러 신약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향후 글로벌 제약사들을 상대로 원료의약품 CDMO 수주를 따내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