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손태승 그림자' 제거 성공할까, 임종룡 '내부통제 부실' 꼬리표 떼기 여전한 숙제
윤휘종 기자 yhj@c-journal.co.kr 2026-01-07 08:52:28
우리금융 '손태승 그림자' 제거 성공할까, 임종룡 '내부통제 부실' 꼬리표 떼기 여전한 숙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빈틈없는 금융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더불어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빈틈없는 금융환경."

임종룡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금융그룹이 만들어 갈 금융사회의 모습으로 제시한 단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임종룡 2기’ 체제의 문을 열며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로 ‘내부통제 혁신’을 다시 한 번 정조준하고 있다.

손태승 전 회장 시절부터 이어진 ‘내부통제 부실’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소비자보호 압박 속에서 우리금융의 신뢰도를 완전히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제도와 거버넌스의 전면적 쇄신 이뤄낸 임종룡 1기

임종룡 회장은 취임 이후 2025년을 ‘내부통제 혁신 원년’으로 선언하고 조직의 틀을 근본부터 바꾸는 데 주력해 왔다.

임 회장은 2025년 2월27일 본사에서 ‘내부통제 현장점검회의’를 열고 내부통제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회의에 참석한 내부통제 관련 인력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으며 내부통제 혁신을 당부하기도 했다. 

임 회장의 이런 의지는 실천으로도 드러났다. 우리금융그룹은 임종룡 회장의 1기 임기 동안 내부통제를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을 진행했다. 

우리금융그룹은 2025년 초 이사회 안에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경영진의 부당행위를 견제하고 내부통제를 감독하는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다. 기존 감사위원회의 기능을 재편해 이사회가 내부통제의 전면에 나서는 구조를 확립한 것이다. 

조직 문화의 변화도 꾀했다. 2024년 12월에는 그룹 경영진을 감찰하는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2025년 1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임원 친인척의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를 도입했다. 이는 과거 반복됐던 ‘CEO 리스크’와 확실히 선을 긋고 이해상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상징적 조치로 평가받는다.

영업 현장의 평가 지표(KPI) 역시 실적 중심에서 리스크와 준법, 소비자보호 비중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손질하며 ‘영업 압박이 사고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어내는 데 집중했다.

◆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완성’은 아니다, 여전히 미완의 과제인 우리금융그룹 내부통제

다만 이러한 제도적 정비에도 불구하고 임종룡 회장의 1기에 ‘내부통제의 완성’ 단계에 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2024년 6월 드러난 우리은행 김해지점 직원의 179억 원대 횡령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이 직원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고객 명의를 도용해 허위 대출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거액을 빼돌려 가상자산 등에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결재권자 부재 시 실무자가 대출을 대신 결재하던 관행 등 은행 내부의 허술한 관리 체계가 지적됐다는 점은 임종룡 회장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금융감독원은 2025년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한 단계 하향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가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은 것은 2004년 이후 21년만이다. 

다만 2025년에 한정해서 본다면 우리금융지주의 내부통제가 확연히 ‘개선’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2025년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모두 3건으로, 사고 규모는 6월2일 공시된 인도네시아 법인의 무역금융 사기 사건 7850만 달러(약 1136억 원), 11월6일 공시된 인도네시아 법인의 업무상 배임 사고 17억 원, 8월22일 공시된 담보물 임의 매각 사건 24억 원 등이다.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발생한 사건을 제외하면 ‘금융사고 제로’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내부통제 개선의 효과는 확인한 셈이다. 다만 대형 금융사고가 해외 법인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해외 법인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금융지주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내부통제 고삐를 죄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인도네시아 법인의 사기 사건 직후 글로벌내부통제지원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 부서는 각기 다른 글로벌 사업 환경에서도 내부통제가 적절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 손태승 시절의 ‘내부통제 트라우마’, 우리금융 신뢰의 발목을 잡다

우리금융그룹에 있어 내부통제는 단순한 관리 영역을 넘어선 ‘트라우마’에 가깝다. 그 중심에는 손태승 전 회장 시절 발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펀드 사태, 그리고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자리 잡고 있다.

손 전 회장은 DLF 사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중징계)를 받았고, 이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 최종 승소를 거두며 법적 책임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은 ‘경영진이 실적만을 독려하며 내부통제 기준 마련에 소홀했다’는 비판과 함께 시장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사건 규모는 조사에서 350억 원으로 파악됐었지만 올해 조사에서 380억 원(합산 730억 원)이 추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451억 원이 임종룔 회장의 취임 이후 취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라임 사태에서도 추가적인 중징계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손 전 회장은 연임을 포기했고,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부실의 상징’이라는 뼈아픈 이미지를 떠안게 됐다.

손 전 회장의 그림자는 손 전 회장의 퇴임 이후에도 우리금융그룹을 괴롭혔다. 바로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다.

금융감독원은 2020~2024년 우리은행에서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주로 처남·처남 관련 법인)을 대상으로 실행된 616억 원의 대출 가운데 350억 원이 ‘부적정’(심사, 사후관리 미흡)이라며 2024년 8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대출의 규모는 2025년 조사에서 380억 원이 추가로 적발돼 모두 730억 원으로 늘어났다. 

임종룡 회장이 취임 당시부터 ‘리빌딩’과 ‘신뢰 회복’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융권에서는 임종룡 2기의 성패가 ‘손태승 그림자’를 얼마나 완벽히 지워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1기가 제도의 틀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2기는 실제 사고 발생률을 낮추고 소비자 신뢰 지표를 개선해 금융당국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룹 전사적 AX 추진으로 AI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내부통제에도 이를 활용할 것"이라며 "현지 법규와 규제 변화에 대응하는 안정된 내부통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내부통제 업무 플랫폼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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