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정체된 IPTV 시장 뒤흔들까, 김성수 AI 들고 '3사 과점' 체제 균열 시도
김주은 기자 june90@c-journal.co.kr2026-01-05 14:31:32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사장이 2026년 신년사에서 IPTV 시장의 정체를 AI를 무기 삼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SK브로드밴드 >
[씨저널] “핵심 서비스와 고객 접점에 AI를 실질적으로 적용해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겠다.”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사장이 2일 신년사에서 한 얘기다. IPTV 시장의 정체를 인공지능(AI)을 무기로 삼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김 사장의 메시지는 그간 SK브로드밴드의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보다 분명해진다. 실적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한편 성장 속도는 둔화돼왔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의 실적은 최근 5년간 한 번도 빠짐없이 상승세를 그렸다. 2020년 SK브로드밴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7135억 원, 2309억 원이었다. 2024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4089억 원, 3524억 원을 기록해 5년간 18.7%, 52.6%씩 상승했다.
이와 함께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보다 커졌다. SK텔레콤 IR자료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7%에 이른다. 직전 해 3분기 24.4%에서 1년 만에 4.3%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4월 해킹 사태를 거치면서 SK브로드밴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됐다. 해킹 여파가 반영된 SK텔레콤의 별도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521억 원 적자를 냈지만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포함된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484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 SK텔레콤, IPTV 성장률 둔화에도 SK브로드밴드 지분 최대로 확보
같은 시기에 맞물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지분을 확대했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SK브로드밴드 지분은 99.14%다. 2025년 5월 SK텔레콤이 100% 가까이 지분율을 늘리며 SK브로드밴드는 실질적으로 SK텔레콤의 완전 자회사가 됐다. SK텔레콤이 2008년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한 지 18년 만에 최대 지분을 확보한 것이다.
문제는 SK브로드밴드의 주력 사업인 IPTV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며 가입자 증가폭이 둔화되고 통신3사의 과점 체제가 지속돼 시장 역동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2018년과 2024년 IPTV 가입자 수를 비교하면 각각 1802만 명과 2183만 명으로 400만 명 가까이 차이나지만 각각 직전 해와 비교한 가입자 증가폭은 142만 명, 25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3사의 과점 체제로 돌아가는 IPTV 시장의 특성상 점유율 순위도 뚜렷한 반등 기미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의 IPTV 시장 점유율은 2018년 각각 47.3%, 28.5%에서 2024년 각각 43.3%, 31.2%로, 1위와 2위의 격차는 18.8%포인트에서 12.1%포인트로 줄어들었다. SK브로드밴드가 꾸준히 점유율 격차를 좁혀왔음에도 1위와 2위의 차이가 비교적 공고한 상황이다.
◆ AI 강화로 SK텔레콤과 결속력 높이는 SK브로드밴드, 정체된 IPTV 시장 파이 확대할까
이러한 상황에서 김성수 사장이 꺼내든 카드가 AI다. SK브로드밴드의 AI 강화 전략은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과의 협력을 한 차원 강화하려는 방향과도 맞아떨어진다.
2024년 SK그룹 전략 회의에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DC) 사업에 5년간 3조4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말 AI DC 사업부가 신설되기도 했다. 다음 해인 2025년 SK브로드밴드가 SK C&C의 3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인수한 것도 SK텔레콤과의 협력 관계 강화의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2025년 ‘국가대표 AI’ 프로젝트 주관사로 선정되며 그룹 차원에서 AI 기술을 이끌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과 AI 측면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현재 정체된 IPTV 시장을 돌파할 가능성을 AI에서 찾고 있다는 의미다.
◆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 출신 김성수 선임한 이유는
김성수 사장은 1966년 생으로 2025년 10월 SK브로드밴드의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 사장은 SK텔레콤에서 스마트디바이스본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2021년부터 SK브로드밴드에 합류한 인물이다. 2025년부터는 SK브로드밴드 유선·미디어사업부장을 맡아 미디어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관리했다.
결국 김 사장은 SK텔레콤에서 통신 사업에 잔뼈가 굵었던 인물이다. 그가 SK브로드밴드 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SK텔레콤과의 AI 사업 연계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그의 선임 당시 SK브로드밴드에서 강조한 것도 AI와 디지털전환(DT)이었다. 김 사장의 대표적 성과로 꼽히는 것 역시 2024년 출시된 AI 기반 미디어 포털 서비스 ‘AI B tv’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