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 KT 대표 취임 앞두고 포트폴리오 재편 주목, IPTV 이탈 막고 통신·금융·미디어 세 축 지켜낼까
김주은 기자 june90@c-journal.co.kr2026-01-05 14:30:58
박윤영 차기 KT 대표이사 사장 후보의 과제 가운데 하나로 IPTV 사업 정체를 극복하는 것이 꼽힌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박윤영 KT 대표이사 사장 최종 후보가 KT의 차기 사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3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KT는 현재 내부적으로 새로운 사장을 맡기 위한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의 앞에는 무단 소액결제 사건의 수습, AI 사업 경쟁력 확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IPTV 사업이다.
KT는 2008년 국내 최초로 IPTV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태평양전기통신협의체(APT)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IPTV 시장 점유율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순으로 각각 57%, 26%, 17%로 나타난다. IPTV 서비스 도입 초기 시장은 KT의 독주 체제로 보일 만큼 KT와 후발주자로 양분돼 있었다.
그러나 KT가 확보한 가입자가 점차 경쟁사들로 흘러들어가며 1~3위 간의 격차는 균질한 수준으로 좁혀졌다.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IPTV 시장 점유율은 KT가 50.0%, SK브로드밴드가 28.2%, LG유플러스가 21.8%를 기록하며 KT의 독주 체제가 서서히 깨지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약 10년 후인 2025년 3분기 기준 KT는 43.3%, SK브로드밴드는 30.5%, LG유플러스는 26.1%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KT를 제외한 경쟁사 모두가 점유율이 증가한 반면 KT만 점유율이 감소했다. 초기 시장 점유율과 비교하면 KT의 가입자가 경쟁사로 흘러들어간 모양새다.
◆ OTT 제휴 타이밍 놓쳤지만 KT스튜디오지니 설립으로 콘텐츠 사업자 발돋움
KT 이용자가 경쟁사로 유출된 가장 큰 계기로 글로벌 OTT와의 제휴가 한발 늦은 점이 꼽힌다. 점유율 3위 LG유플러스가 2018년 IPTV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어 KT의 이용자를 끌어들인 반면, KT는 2020년에서야 넷플릭스와 제휴를 발표했다. 그동안 100만 명 넘는 가입자가 KT를 빠져나갔다.
대신 KT는 콘텐츠 사업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2021년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했다. 이후 매출은 2021년 118억 원을 처음 기록한 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흥행 콘텐츠를 발표하며 2022년 1015억 원, 2023년 2213억 원으로 성장해오다가 2024년부터 1371억 원으로 꺾였다. 2025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169억 원으로 집계돼 성장세 회복 시점이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 KT스튜디오지니 경쟁력 위기 속 숏폼, 유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발버둥
특히 2025년은 KT가 IPTV와 콘텐츠가 포함된 미디어 부문을 통신, 금융과 함께 그룹의 3대 포트폴리오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해다. KT는 2025년 4월 미디어 사업 부문의 전략을 발표하는 ‘KT 미디어 뉴웨이’에서 KT스튜디오지니를 ‘AI 제작 명가, 넥스트 IP 스튜디오’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당시 발표회에는 기존 추진하던 콘텐츠 사업 방향을 전면적으로 재정립하는 내용이 포함돼 미디어 사업에 대한 KT의 위기의식을 잘 드러내주고 있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숏폼 전문 스튜디오’를 표방하며 숏폼 장르에 새롭게 진출하는 한편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FAST)’ 서비스 등 콘텐츠 유통 분야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2025년 3분기 KT스튜디오지니의 매출 가운데 콘텐츠사업 매출 구조는 크게 변화했다. 2023년, 2024년은 모두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판매하는 제작매출이 전체 매출의 90% 넘게 차지하고 있었다면 2025년 3분기에는 제작매출 비중이 67.1%로 감소했다.
반면 2023년 0%였던 유통사업매출 비중은 22.9%로 뛰었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 전무가 발표회에서 “KT 미디어만의 방식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듯, 미디어 영역에서 KT가 살길을 찾는 과정에서 포트폴리오 재편이 시도되는 것으로 읽힌다.
◆ 해킹 수습과 AI 강조하는 박윤영, 미디어 사업도 살필 수 있을까
미디어 부문은 2020년 전후로 KT의 유선 사업 영역의 적자를 메우는 캐시카우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 기대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IPTV 시장 정체와 콘텐츠 사업의 경쟁 심화에 따른 실적 둔화가 KT의 발목을 잡았다.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이 정식 선임되면 통신, 금융, 미디어라는 포트폴리오의 3각 축이 유지될 수 있을지, 비중이 어떻게 변화할 지도 관심사다.
박 전 사장은 1992년 네트워크기술연구직으로 한국통신(현 KT)에 입사해 전무, 부사장, 사장 등을 거치며 2020년까지 28년 동안 KT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특히 B2B(기업간거래) 분야에서의 경력이 두드러진다. AI,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에서 사업 전략을 세워본 경험이 이사회에서 높게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박 전 사장의 당면 과제로 KT의 무단 소액결제 사태 수습과 AI 경쟁력 확보 두 가지를 꼽고 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신임 사장이 통신 본업에 우선순위를 두면서도 미디어 사업 등 그 외 포트폴리오의 경쟁력 강화도 함께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