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원 하나생명 '첫 연임 대표' 기록, 함영주가 맡긴 '아픈 손가락' 성장 미션 수행 중
윤휘종 기자 yhj@c-journal.co.kr 2025-12-31 10:31:05
남궁원 하나생명 '첫 연임 대표' 기록, 함영주가 맡긴 '아픈 손가락' 성장 미션 수행 중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1월2일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하나생명>
[씨저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하나생명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던 ‘CEO 연임’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남궁원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다시 한 번 신임하면서 하나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보험업의 체질 개선을 맡긴 것이다. 

흑자 전환이라는 1기 과제를 완수한 남궁 사장은 이제 ‘덩치 키우기’를 통한 그룹 내 존재감 확보라는 무거운 2기 과제를 안게 됐다.

◆ 12년 ‘연임 금단’ 깬 남궁원, 함영주 회장의 ‘안정 속 도약’ 선택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는 최근 남궁원 사장을 차기 하나생명 대표이사 후보로 연임 추천했다.

이번 인사는 하나생명이 2013년 하나HSBC생명보험에서 하나생명보험으로 재출범한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CEO 연임 사례라는 점에서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남궁 사장의 연임은 함영주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보여준 ‘대내외 불확실성을 돌파할 수 있는 안정감 있는 리더십’ 기조를 가장 잘 드러내는 사례다.

함 회장이 12년 동안 이어진 관행을 깨고 남궁 사장을 재신임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현재 하나생명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연속성 있는 성장전략의 추진이라는 판단,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남궁 사장이 하나생명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 ‘숫자’로 증명한 경영 능력, 2년 적자 끊고 흑자 전환 성공

이 가운데 두 번째 판단의 근거는 바로 실적이다. 남궁 사장은 취임 첫 해인 2024년, 2년 연속 적자 늪에 빠졌던 하나생명을 흑자로 돌려세우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이듬해인 2025년에도 3분기 기준으로도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하나생명의 순익익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31억 원 적자, 2023년 55억 원 적자로 2년 연속 부진하던 하나생명의 당기순이익은 남궁 사장 취임 이후인 2024년 124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흑자 기조는 2025년 들어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48억 원으로, 2024년 상반기 8억 원과 비교해 18.5배 급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02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인 171억 원보다 76.6% 늘었다.

본업인 보험부문 손익이 개선된 것은 물론, 자금 전문가답게 투자부문 손익을 2024년 31억 원에서 2025년 109억 원으로 끌어올리며 수익성 회복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보장성 강화’로 체질 개선, 헬스케어 등 신사업 영토 확장

남궁 사장 1기 체제의 핵심 전략은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이었다. 이를 통해 보험사의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 잔액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실제로 남궁 사장은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제휴를 확대하고 방카슈랑스(금융기관 보험대리점) 채널에서 보장성 보험 판매를 독려하며 판매 채널을 다각화했다. 2025년 6월에는 하나생명 최초의 종합건강보험인 ‘하나로 누리는 건강보험’을 출시하며 제3보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시니어 라이프케어 브랜드인 ‘하나더넥스트’를 중심으로 헬스케어와 시니어 케어 영역까지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임추위 역시 남궁 사장의 연임과 관련해 “취임 이후 판매 채널 다각화 등을 통해 경영 실적 개선을 이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그룹 순이익 기여도 ‘1% 미만’의 존재감, 2기 체제 핵심 과제는 ‘덩치 키우기’

실적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하나생명이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하나금융지주가 2025년 3분기 누적 순수익 3조4334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하나생명의 순이익 기여도는 여전히 1% 미만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업계 내에서의 점유율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자산 규모나 수입보험료 등 외형 지표에서 상위권 ‘빅5’ 생보사들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순이익 기준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2320억 원에 이른다. 2위와 3위인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역시 각각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8844억 원, 7689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생명과 함께 하나금융그룹 보험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손해보험이 아직까지 적자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하나생명의 작은 덩치가 더해져, 하나금융그룹의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보험 부문은 여전히 ‘몸집이 너무 작고 존재감이 약하다’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남궁 사장이 흑자 전환으로 기초 체력을 다져놓은 만큼, 남궁 사장 2기 체제의 최우선 과제는 단연 ‘외형 성장(덩치 키우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점유율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려 그룹 내 이익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2025년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본업경쟁력을 강화했던 한 해였다면 2026년은 좀 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외형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성장과 건전성을 동시에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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