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함영주 1기 공신' 강성묵 재신임 받아, 하나증권 반석 위에 올리고 '로열 로드' 넘본다
윤휘종 기자 yhj@c-journal.co.kr 2025-12-31 10:32:50
하나금융 '함영주 1기 공신' 강성묵 재신임 받아, 하나증권 반석 위에 올리고 '로열 로드' 넘본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 겸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다시 한 번 하나증권의 사령탑에 앉혔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 겸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다시 한 번 신임을 받았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첫 인사에서 발탁돼 하나증권의 2024년 흑자전환을 이끌어내며 함영주 회장 1기의 공신으로 꼽히는 강 사장이 함 회장 2기의 첫 번째 연말인사에서도 재신임을 받았다는 점에서 강 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더욱 탄탄해 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 사장이 하나금융지주의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인 만큼 이번 연임을 통해 강 사장이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강화 전략을 이끄는 동시에 차기 회장 레이스의 기반을 닦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 강성묵 ‘3연임’의 핵심 과제, 수익구조 안정화와 생산적 금융

함영주 회장이 올해 3월 공식적으로 연임에 성공한 이후 첫 연말 CEO 인사에서 강 사장을 유임시킨 것은 ‘안정 속의 도약’을 선택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강 사장을 중심으로 하나증권의 리더십에 안정을 주는 한편 대형 증권사의 위상에 걸맞는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동시에 내려준 것이다.

하나금융은 현재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를 자본시장 중심으로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그 선봉에 서 있는 곳이 바로 하나증권이다.

2025년 9월 말 기준 하나증권의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6조1058억 원으로, 초대형 IB 인가의 기준인 4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다만 2023년에 발생한 대규모 적자가 보여주듯 외부 변수에 취약한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발행어음 사업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증권은 17일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획득했다. 발행어음은 만기가 1년 이내로 유동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특징이며, 확보한 자금을 통해 기업 금융,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IB 실적 확대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함 회장이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도 강 사장이 짊어진 숙제다. 소위 ‘부동산 금융’이라 불리는 금융 구조를 개혁해 실물 경제와 연결된 자본 공급자로서 역할을 강화해 그룹의 질적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계기로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모험자본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강 사장은 발행어음 사업 인가 직후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모험자본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기업의 성장과 미래 산업 생태계 구축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 인가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 모험자본 공급 부문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함영주 1기의 ‘위기 소방수’, 실적 반등으로 증명한 경영 능력

강 사장은 함영주 회장이 2022년 3월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이후 첫 연말인사에서 발탁한 인물로, 2023년 하나증권 대표에 선임됐다. 

강 사장의 취임 첫 해는 순탄치 않았다. 하나증권은 2023년 2924억 원의 당기순손실(지배기업소유주지분 기준)을 냈다. 2022년 당기순이익인 1260억 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강 사장은 바로 다음해인 2024년 225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2022년 영업이익과 비교해서도 약 78.7% 늘어난 것이다.

WM(자산관리) 부문에서 손님 기반을 확대하고, IB(투자은행) 부문을 우량자산 중심으로 재편하며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결과였다.

하나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이번 인사에서 강 사장의 연임을 결정한 배경에도 이러한 강 회장의 위기 극복 능력이 핵심적으로 작용했다. 

임추위는 강 사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비상경영 체제 전환과 조직개편,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면서 실적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 숏리스트 올랐던 저력, 차기 회장 향한 ‘로열 로드’ 걷나

금융권에서는 강 사장의 이번 연임을 승계 구도 측면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 사장은 현재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지주의 투자·생산적금융부문장 부회장 자리를 겸직하고 있다. 그룹 전체의 생산적 금융 전환을 총괄하는 ‘키맨’인 셈이다.

실제로 강 사장은 함 회장의 연임 논의 당시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을 만큼 이미 그룹 내부에서 유력한 승계 후보로 보고 있는 인물이다.

현재 하나금융지주는 강 사장과 이은형 글로벌·ESG부문장 부회장, 이승열 미래성장부문장 부회장 등 3명이 각 부문을 책임지는 부회장단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강 사장이 이번 임기 내에 하나증권을 자본시장 성장의 ‘모범 사례’로 완벽히 안착시키는 동시에 그룹 전체의 생산적 금융 전환에도 큰 역할을 한다면 차기 회장으로 향하는 길은 더욱 선명해질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강 사장이 1기에서 위기 극복 능력을 보여줬다면, 2기에서는 증권과 그룹 전체의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며 “하나증권의 도약이 곧 강 사장의 차기 입지를 결정짓는 결정적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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