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녕 한세실업 중남미로 생산 핵심거점 이동, 미국 관세 돌파하고 실적 부진 극복 나서
이승열 기자 wanggo@c-journal.co.kr 2025-12-29 09:12:56
김동녕 한세실업 중남미로 생산 핵심거점 이동, 미국 관세 돌파하고 실적 부진 극복 나서
김동녕 한세그룹 회장 <한세예스24홀딩스>
[씨저널] 한세실업은 글로벌세아그룹의 세아상역과 함께 세계 최대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로 손꼽힌다. 

한세실업의 2024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전 세계 7개 나라에 있는 34개 공장에서 1억9천만여 장의 의류를 생산했다. 

그런데 한세실업의 최근 실적은 정체기에 있다. 이 회사는 2022년 매출액 2조2048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과 2024년엔 1조7천억 원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보면 상황이 더 안 좋다. 2024년 1796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23년 1682억 원, 2024년 1422억 원으로 지속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을 800억 원대로  내다본다.

한세실업이 어려운 이유는 매출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 미국 경제의 침체와 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때문이다. 한세실업의 2024년 매출액 중 미국 비중은 95.8%(나머지 4.2%는 한국)에 달한다. 한세실업의 주요 바이어는 타깃, 갭, 올드 네이비, 콜스, 월마트, H&M, 칼하트, 에어로 포스테일 등으로, 주로 미국 업체들이다. 

특히 한세실업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해외 생산기지가 있는 나라 중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베트남(상호관세율 20%, 무역합의 전 46%)과 인도네시아(상호관세율 19%, 무역합의 전 32%)가 높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받은 데다, 미국 고객사들이 한세실업에 관세 분담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한세실업의 생산지 비중은 베트남 39%, 니카라과 30%, 인도네시아 18%, 과테말라 9%, 미얀마 3%였다.

이에 따라 김동녕 회장과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상대적으로 관세가 저렴한 중남미 생산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미국향 수출품에 10%의 상호관세율이 적용되는 과테말라에서 수직 계열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2년부터 준비해온 과테말라 수직계열화 프로젝트는 내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 지역에 원사·원단·봉제를 아우르는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테말라는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납기 단축(니어쇼어링)이 가능한 이점도 있다. 

이와 함께 김동녕 회장과 김익환 부회장은 미국 현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 전략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2024년 9일 미국 합성섬유 원단 제조업체인 텍솔리니를 인수한 것과, 마진이 높은 액티브웨어(요가복, 스포츠의류 등) 비중을 늘리며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관세 부담이 직접 실적으로 반영되는 올해 3,4분기를 저점으로 한세실업의 실적이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본다. 관세가 반영된 새로운 협상 단가를 바탕으로 원재료비를 절감하는 등 회사의 대응 여력이 커질뿐더러, 과테말라 수직계열화가 본격 가동되는 경우 관세 리스크와 공급망 효율 문제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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