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LF는 2007년 옛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로부터 계열분리될 때 혈혈단신이었다. 소속 계열사는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2025년 9월 말 현재 LF의 계열사는 60개로 늘어났다.
구본걸 회장은 2014년 사명을 기존 LG패션에서 LF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LF는 당연히 LG패션에서 따온 말이지만 구 회장은 ‘Life in Future’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글로벌 생활문화 기업’을 표방했다.
현재 LF는 패션, 식품, 금융, 기타(방송 등) 등 크게 4개 부문의 사업을 영위한다.
구 회장의 사업 다각화는 LF의 외형 성장을 가져왔다. 2007년 7380억 원이던 LF의 매출액은 2024년 1조9563억 원으로 성장했다.
문제는 사업 다각화에 따른 부작용도 크다는 것이다. 특히 2007년 설립한 100% 자회사 LF푸드가 주도하는 식품 사업은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2019년 이후 실적만 보더라도 LF푸드는 2022년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고, 2024년에는 순적자를 기록했다.
유럽 버터, 치즈 등 유럽 식자재 수입·유통 사업을 하는 구르메에프앤드비코리아, 주류 판매 사업을 하는 인덜지 등도 지난해 순적자를 냈다. 외식 사업을 하는 퍼블리크는 법인 청산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패션 전문채널인 동아티브이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그런데도 구 회장은 2025년 8월 시즈닝(조미) 분말과 소스류 제조 및 판매회사인 엠지푸드솔루션 지분 100%를 5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다만 2019년 인수한 부동산금융 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은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LF의 실적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이 2023년 31억 원에서 2024년 360억 원으로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패션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을 고려할 때 LF 역시 신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 다만 일부 자회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고려해 내실을 다지는 데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구 회장이 LF의 기존 패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 다각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LF 패션 사업의 매출 비중은 여전히 70% 이상을 차지한다.
본업인 패션 부문에서 구 회장은 중국 등 해외 진출과 온라인 유통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