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복심' 천상영에게 신한라이프 맡긴 이유, 외형 성장 넘어 '내부 체력 강화' 겨냥한다
윤휘종 기자 yhj@c-journal.co.kr 2025-12-15 08:42:52
진옥동 '복심' 천상영에게 신한라이프 맡긴 이유, 외형 성장 넘어 '내부 체력 강화' 겨냥한다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2024년 10월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뉴스1 투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뉴스1>
[씨저널] “조직관리와 인재 육성 책임자로서 CEO 역할과 절대적 이익이 아닌 성과의 질이 중요하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열린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에서 한 이야기다.

신한라이프생명보험(신한라이프)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이론의 여지가 없는 탄탄한 실적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 회장은 신한라이프의 리더십을 교체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진 회장이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신한라이프의 최고 경영자로 추천한 배경에 그룹 차원의 전략적 전환이 깔려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외형 성장에 집중해 온 신한금융그룹이 이제 '질적 성장'과 '내부 체력 강화'로 경영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 신한금융지주, 외형 성장 이후 ‘질적 성장’으로의 전략 전환 신호

신한라이프는 이영종 대표 체제 아래에서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가시적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2025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024년 3분기와 비교해 10.1% 증가한 5145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순이익 기준 생명보험사 ‘빅3’에 진입하기도 했다.

다만 통합 이후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재무 안정성과 사업 구조 고도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호실적으로 평가받는 3분기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누적 보험손익은 2024년 3분기 누적보다 오히려 소폭 감소했지만 금융손익이 같은 기간 49.6%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이끈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손익 의존이 확대되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취약해진다는 점에서 소위 ‘내실 다지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진 회장이 경영관리 전문가인 천상영 부사장을 차기 신한라이프 대표로 추천한 것 역시 천 부사장이 재무전문가이면서도 실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관리형 CEO’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진옥동의 '복심' 천상영, 실무와 재무관리 경험 모두 풍부한 관리형 CEO

천상영 부사장은 신한금융 내부에서 진옥동 회장의 ‘복심’으로 불릴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 

1994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리테일 영업 현장과 카드, 글로벌 사업 등을 거쳤다. 2020년부터 신한금융지주의 원신한전략팀과 경영관리팀, 원신한지원팀에서 팀장과 본부장 등을 지내면서 그룹 전체의 경영관리 조직을 이끌었다. 

2024년, 진옥동 회장은 천상영 당시 재무부문장을 CFO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천 부사장은 이후 신한금융그룹의 전체의 밸류업 전략과 주주환원 정책을 실무적으로 설계하고 집행하며 진옥동 회장의 경영 구상을 뒷받침했다. 

현장 중심의 실무도 두루 경험한 동시에 그룹 전체의 재무관리 경험도 풍부한 인물이 바로 천 부사장인 셈이다.

자경위는 천상영 후보를 두고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재무·회계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보험업 특유의 장기 리스크 관리와 자본 건전성 이슈를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 천상영에게 부여된 목표, 보험 비전문가 약점 딛고 성공할 수 있을까 

천상영 부사장에게는 재무 안정성 강화, 수익 구조 고도화라는 목표가 부여돼있다. 보험업의 핵심 경쟁력인 자본 건전성과 장기 리스크 관리 역량을 전면에 내세워 내부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다만 천 부사장이 보험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한쪽에서 나온다. 자산규모 기준 생명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는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나 한화생명과 2위를 놓고 겨루는 교보생명의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각 생명보험사에서 잔뼈가 굵은 보험전문가라는 점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반면 천 부사장이 2024년 1월부터 신한라이프 이사회의 일원으로 경영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보험 전문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업계 톱3 가운데 하나인 한화생명 역시 보험업 경험이 없는 재무전문가 권혁웅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라며 “회사가 달성하려는 목적에 따라 보험업 경험이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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