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취임때 말했던 신한금융 '금융보국', 임기 2기 과제 키워드는 '소비자'와 '사회'
윤휘종 기자 yhj@c-journal.co.kr 2025-12-15 08:42:42
진옥동 취임때 말했던 신한금융 '금융보국', 임기 2기 과제 키워드는 '소비자'와 '사회'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진옥동 현 회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연임 추천하며 사실상 ‘진옥동 2기’의 막이 올랐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금융보국이라는 창업 정신,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목표를 기억하며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대체할 수 없는 기업 시민으로 거듭납시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3월23일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처음 취임하며 낸 취임사의 한 문장이다.

최근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진옥동 현 회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연임 추천하며 사실상 ‘진옥동 2기’의 막이 올랐다.

진 회장은 임기 중 두드러지는 실적 개선, 밸류업 등을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진 회장 2기의 과제는 1기의 성과를 계승하면서 취임사에서 이야기했던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목표’를 달성해내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진옥동의 ‘금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목표, 이찬진의 정책 기조와 닿아있다

특히 올해 8월 취임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정책 기조가 ‘소비자 보호와 사회적 책임 강화’, ‘생산적 금융’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점에서, 진 회장이 이야기했던 금융보국,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금융과 일맥상통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찬진 원장은 취임 직후인 8월28일 은행장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금융 감독·검사의 모든 업무 추진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해 은행의 신뢰를 제고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흔들리지 않는 대원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12월10일 열린 금융지주 CEO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이 원장은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이행은 우리 사회의 회복력을 높이고 금융의 새로운 수요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며 “소비자보호 이슈를 그룹 전체의 일관된 내부통제 체계와 조직 소통 아래 관리될 수 있도록 금융지주 CEO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들이 단순한 이자놀이나 부동산 금융 집중에서 벗어나 사회의 자본이 사회의 생산적 분야로 흐르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생산적 금융’ 역시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CEO 간담회에서 8개 금융지주 CEO들에게 “생산적 금융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 문제를 해소하고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라며 “금융권 자금이기술혁신기업, 지역경제 활성화 등 생산적 영역으로 폭넓게 흐를수 있도록 금융의 역할을 확장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 금융당국과 발 맞춰 나가는 진옥동, 2기에도 생산적·사회적 금융 강화 계속된다

진옥동 회장은 현재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보여왔다.

진 회장은 11월25일 열린 대한상의 금융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사들이 담보 위주의 여신, 부동산 가격 상승에 편승한 쉬운 장사를 하다 보니 선구안이 둔해졌다”며 “어떻게 첨단산업을 이해하고 자금을 공급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적한 부분들이 현재 금융업계 전반적 문제라는 것을 시인하고 생산적 금융 전환의 구체적 방안들을 고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이 첨단산업 투자 계획을 내면 금융이 거기에 발 맞춰 가겠다”라며 기업들의 투자 계획과 금융의 자본 공급을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진 회장은 그룹의 미션 가운데 하나로 ‘따뜻한 금융’을 꼽으며 상생·포용금융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12월9일 신한금융그룹의 ‘브링업&밸류업’ 프로젝트 누적 대출 실행액이 200억을 넘었다고 발표하면서 “그룹의 미션인 ‘따뜻한 금융’을 바탕으로 상생금융의 선순환 구도를 넓히고,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 사다리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가겠다”라며 “신한만의 포용금융 모델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2030년까지 5년간 총 110조 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공급하겠다는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 계획을 내놨다. 110조 원은 △국민성장펀드 투자 10조 원 △그룹 자체 초혁신경제 금융지원 투자 10조~15조 원 △그룹 자체 초혁신경제 금융지원 기반 대출 72조~75조 원 등으로 구성돼있다.

◆ 아직은 금융업계 전체에서 미흡한 ‘소비자보호’, 진옥동 2기의 최대 과제는 내부통제

진 회장, 그리고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목표 가운데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바로 ‘소비자 보호’다. 소비자보호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금융사고와 관련해 현재 완전히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는 금융그룹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올해 2월7일 신한은행에서는 외부인 사기 행위로 약 20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으며 3월7일에는 신한은행 직원이 8개월 동안 약 17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6월에는 한 달 동안 사기 사건 3건이 연달아 발생해 13억4500만 원의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

조금 더 거슬러올라가 2024년에는 신한투자증권에서 무려 1300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하던 직원들이 LP 헤지 운용과 무관한 코스피200 선물 거래를 하다가 2024년 8월 1300억 원의 대규모의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통상적인 거래 계약을 맺은 것처럼 허위 등록한 사건이다.

금감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올해 10월16일 신한투자증권에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다. 진 회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사고) 금액으로는 라임펀드나 젠투파트너스펀드보다 작지만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내부통제를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진 회장의 방향에 발맞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근거를 명시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2004년에는 금융업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했으며 임원 외에 부서장까지 책임을 묻는 별도의 내부통제 매뉴얼도 마련했다.

진 회장이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고전 독서 및 토론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임직원 윤리의식 강화와 자기검증 문화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도 내부통제가 단순히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윤리 문화와 관련돼있다는 점에서 특기할만 한 사례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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