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량 학교법인 한양학원 이사장. <그래픽 씨저널> |
[씨저널] 한양학원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6월 한양증권 지분을 2204억 원에 KCGI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했다. 프레지던트호텔 역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재단이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김종량 이사장 체제에서 쌓인 부동산 PF 부담 때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단의 건설·개발 계열사인 HYD한양은 다수의 상업용 부동산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지만, 일부 사업에서 공사 지연·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확대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의 매각설로까지 번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전략적투자자(SI)가 한양학원에 부동산 자산을 포함한 ‘재단 전체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단 내부에서는 김 이사장 측이 재단 자산 가치를 7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말도 전해진다.
한양학원은 서울 성동구의 한양대 서울캠퍼스와 한양대학교병원, 계열사 백남관광 소유의 프레지던트호텔 등을 들고 있다.
◆‘매각설’의 실체, 김종량 이사장 체제의 운영권 이전 가능성
법적으로 학교법인 자체의 매매는 금지돼 있다.
사립학교법 제28조와 시행령 제12조에 따라 교지·교사 등 교육용 재산은 매각이 불가하고, 수익용 재산도 관할청 허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시장에서 말하는 ‘한양학원 매각’은 법인 매매가 아니라 김종량 이사장 체제가 가진 이사 선임권(지배력)을 제3자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대략 3천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입을 조건으로 새 투자자가 이사회를 재편하고, 김 이사장 중심의 기존 구조를 대체하는 형태다.
사학 운영의 실질 권한은 학교가 아닌 재단 이사회에 집중돼 있어, 이사회 교체는 곧 김종량 체제의 종료와 새 투자자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한 재단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겉으로는 매각이 아니라고 하지만, 김 이사장 중심의 이사진을 통째로 교체하는 방식이라면 사실상 운영권 이전”이라고 설명했다.
◆매각설의 출발점, ‘김종량 체제’가 지배하는 한양산업개발 PF 부실
논란의 출발점은 김종량 이사장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열사 구조와, 그 핵심 회사인 한양산업개발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다.
한양산업개발 지배구조는 김종량 이사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백남관광은 한양산업개발 지분 93.91% 보유하고 있고, 백남관광은 다시 HBDC(51%)와 한양학원(49%)이 공동 지배하고 있다.
HBDC는 대한출판 100% 자회사다. 대한출판은 김종량 이사장(15.9%), 김종식 동생(25%) 등 특수관계인 지배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부동산PF 부실의 최상단에는 김종량 이사장 일가가 놓여 있는 구조다.
한양산업개발은 물류센터 등 PF 사업에서 연속된 부실을 기록했다.
2023년 순손실 725억 원에 이어 지난해도 순손실 496억 원을 냈다.
백남관광·대한출판이 PF 프로젝트에 연대보증·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면서, 손실 위험은 사실상 한양학원 전체로 확산됐다.
한양산업개발은 재무제표에서 “건설경기 침체로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명시했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채무는 330억 원, PF 관련 우발부채는 5024억 원에 달한다.
김종량 체제는 이 부실을 메우기 위해 한양증권 매각,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등 주요 자산 정리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프레지던트호텔은 최대 용적률로 지어져 재건축 이익이 크지 않아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프레지던트호텔 매각 아니면 운영권 이전”, 김종량 체제의 기로
결국 한양학원은 김종량 체제가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성사시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느냐’ 또는 ‘운영권 이전(이사회 교체)을 통해 새 투자자를 받아들이느냐’ 라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PF 구멍을 빠르게 메우기 위해 투자자 접촉이 ‘재단 단위’로 확대된 것”이라며, 김종량 이사장의 의사결정이 앞으로의 구조 변화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측은 매각설에 대해 “한양학원 매각 추진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법적으로 ‘매각’이라는 표현이 불가능할 뿐, 김종량 체제 이사진의 교체 여부가 실제 쟁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재단의 미래는 김종량 이사장이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통한 ‘자구책’을 선택할지, 운영권 이전이라는 ‘지배구조 변화’를 받아들일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