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대식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 <그래픽 씨저널> |
[씨저널] 롯데온이 그동안 반복되던 ‘외부 전문가 수혈’ 전략에서 내부 충원 체제로 방향을 전환했다.
롯데 이커머스의 통합 과정 전반을 경험한 추대식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이 선임되면서 롯데온의 체질 개선을 주도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롯데온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내부 재정비를 통해 해결하려는 의도로 본다.
롯데온은 출범 이후 줄곧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시도해왔다.
네이버·쿠팡 출신 플랫폼 인력, 글로벌 이커머스 경험이 있는 경영진 등을 불러들여 기술과 조직문화를 빠르게 혁신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공격적 마케팅, 대규모 시스템 개편, 잦은 조직개편이 이어졌음에도 적자 구조는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 추대식 온오프라인 채널 통합 운영 경험, O4O 전략에 ‘실행력’ 더하기
이런 상황에서 롯데온은 롯데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을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하는 O4O(오프라인 포 온라인)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 혜택을 모아놓은 '엘타운'이나 롯데자이언츠 공식 브랜드샵인 '롯데자이언츠샵' 등이 대표적 사례다.
추 대표는 이러한 O4O전략과 직결되는 실무 경험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엘롯데 부분장 시절에는 온라인 자사몰 엘롯데와 본점 행사장을 연계한 상품 프로모션을 꾸준히 진행했다.
‘슈즈 기획전’의 경우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 트랜드를 반영해 오프라인 행사보다 2주 먼저 온라인 기획전을 열며 온오프라인 매출을 함께 끌어올리는 구조를 만들기도 했다.
롯데온 전략기획부분장(상무) 시절에는 롯데백화점 뷰티 브랜드를 모아놓은 이커머스 ‘온앤더뷰티’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당시 “롯데온은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을 온라인에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명품 화장품 업체들은 온라인 판매에서도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 ‘왜 롯데온인가’ 해답 못 찾은 상황, 병목 파악한 내부 전문가가 해법될까
업계에서는 여전히 쿠팡 ‘로켓배송’이나 네이버 ‘검색·페이 생태계’처럼 시장을 주도할 만한 차별화가 없다면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한 상품 구색이나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고객을 장기적으로 붙잡아두기 어렵고, 결국 고객이 한 번 유입되면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구조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선점효과와 가두리전략(락인전략)은 플랫폼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선점효과는 진입초기에 빠르게 고객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접근이고, 락인전략은 견고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 사용자가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를 뜻한다.
반면 롯데온은 확실한 ‘한 방’이 되는 차별화 요소가 부족해 고객이 플랫폼에 머물러야 할 명확한 이유를 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제기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왜 롯데온을 써야 하는가’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부구조와 실행방식의 재설계가 필요한 상황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평가 속에서 추대식 대표가 롯데 이커머스의 강점과 병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는 롯데닷컴·롯데홈쇼핑·롯데마트몰·엘롯데 등 통합 이전의 플랫폼 구조를 모두 경험한 데다, 이커머스사업부에서 구조조정과 혁신 전략 수립을 직접 주도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15년 롯데백화점 차세대영업시스템개발 TF팀장, 2017년 롯데이커머스본부장, 2021년 롯데이커머스 백화점·뷰티본부장, 2023년 롯데이커머스 기획관리본부장을 역임하며 이커머스 사업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