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끄는 엘앤에프가 인공지능 붐 속에서 급등하는 에너지저장장치 수요에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전기차 캐즘으로 어려움을 겪던 배터리 소재기업 엘앤에프에 기회가 찾아왔다.
인공지능 붐 속에서 전력인프라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급등하고 있어서다.
최수안 엘엔애프 대표이사 부회장은 배터리 밸류체인의 변화를 일찍이 감지하고 사업구조를 다각화했는데 그 결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 AI 산업에서 부는 훈풍에 전력인프라 에너지저장장치 수요 급등
인공지능 산업에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 갈수록 중요해짐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도 급등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데 필요한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 1대는 일반 클라우드 서버와 비교해 전력소모가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의 주요 데이터센터는 ESS를 전력공급 안정화의 필수 인프라로 채택하고 있다.
ESS는 대형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저장해 두어 수급을 일정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발전능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2024년 235GWh(기가와트시)에서 2035년 618GWh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ESS 시장은 2024년과 비교해 8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미국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주춤했던 국내 2차전지 업종에 ESS 기대감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 최수안의 ESS공급망 구도 변화 예측 맞아 떨어져
최수안 부회장은 배터리와 ESS를 비롯한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변화가능성을 내다보고 이에 발맞춰 대응책을 짜왔다.
엘앤에프는 ESS 공급망에서 중국이 주도하던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양산체제를 준비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최 부회장의 안목은 적중했다.
엘앤에프는 최근 두 곳의 고객과 ESS용 LFP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엘앤에프는 대구 국가산업단지 안에 5300억 원을 들여 신규 LFP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6년 3분기부터 3만 톤, 2027년에는 6만 톤까지 단계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정책과 중국정부의 배터리 수출 허가제 등이 겹치면서 ESS 시장에서 탈중국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엘엔에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양극재 및 음극재, 배터리 제조장비 등을 두고 단계적으로 수출허가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B증권에 따르면 2024년 미국 ESS용 배터리 시장의 87%를 중국기업들이 차지했는데,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미국의 대중관세(2026년 품목관세 58.4%)와 더불어 수출허가제 시행에 따른 비즈니스 불확실성까지 고려하면 ESS 시장 안에서 탈중국 수요는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비중국 ESS 공급망에서 중국이 주도하던 LFP(리튬인산철)의 경우 양산을 준비하는 업체는 엘앤에프가 유일해 최수안 부회장은 사업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 관련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력인프라로서 ESS의 중요도가 급부상했다"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ESS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엘앤에프는 최대 수혜기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이사 부회장은 1970년 태어나 수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화학공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화학공학 전문성과 연구개발 리더십을 통해 엘앤에프를 반석 위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