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용 특수가스 생산기업 후성이 인공지능으로 촉발된 반도체 호황으로 사업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씨저널> |
[씨저널] 반도체용 특수가스 생산기업 후성이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사업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민 후성 대표이사 총괄부회장은 인공지능으로 촉발된 반도체 수요 증가에 올라타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 후성, 반도체 미세화 공정과 3D공정 발달로 수혜 가능성 높아
후성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용 특수가스 육불화부타디엔(C4F6)와 WF6(육불화텅스텐)을 제조하는 회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후성에 따르면 C4F6는 반도체 에칭가스로 반도체 공정에서 일정한 회로패턴을 만들기 위해 필요 없는 부분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식각공정에 쓰인다.
식각공정은 매개체로 가스를 쓰는 건식 식각과 액상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습식 식각으로 구분된다. 특히 건식식각은 C4F6를 비롯한 가스를 활용해 정교한 회로를 세길 수 있어서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정으로 꼽힌다.
여기에 C4F6를 비롯한 불화탄소(CF)가스는 전체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가스 가운데 90%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빈도가 높다는 특징을 지닌다.
또한 WF6는 반도체에 배선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금속을 접착시키는데 활용되는 특수가스로 안정성이 우수한 소재로 꼽힌다.
특히 낸드플래시 메모리에서 3D공정이 심화되면서 WF6의 수요는 급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200단 이상의 3D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하고 있다.
반도체 미세화 공정과 3D공정이 심화될수록 C4F6와 WF6의 수요는 증가하게 될 수밖에 없어 후성의 사업기회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김용민, 아버지 김근수의 기술경영 잇는다
김용민 후성 대표이사 총괄부회장은 아버지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의 기술경영을 이어받아 반도체 호황에 올라탈 채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근수 회장은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여동생 정희영씨와 김영주 전 한국프랜지공업(현재 한국무브넥스)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현대건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김근수 회장은 1980년 한국내화를 인수한 뒤 1983년 울산화학을 사들이면서 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해 독자행보를 시작해 '범현대가'로 꼽힌다.
후성은 1983년 6월에 울산광역시 남구 장생포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화공사업부가 별도법인으로 독립하면서 창립됐다. 창립 당시 회사이름은 울산화학이었고, 2008년 후성으로 회사이름을 바꿨다.
후성이라는 이름은 김근수 회장의 호에서 따온 것으로 김 회장이 후성에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표와 같은 것으로 읽힌다.
김근수 회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반도체 특수가스 부분에서 기술력을 키워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후성그룹을 매출 1조 원 기업집단으로 일궈낸 인물로 2012년에는 아들 김용민 총괄부회장에게 후성의 대표자리를 물려주었다.
김용민 총괄부회장은 1976년 태어나 미국 워싱턴대학교를 졸업하고 코넬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그 뒤 현대해상 뉴저지지점을 거쳐 2008년 후성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은 바 있다.
김용민 총괄부회장은 경영권을 이어받은 뒤 반도체 특수가스의 사업확대와 이차전지 소재로 다각화하는데 노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후성을 통해 일본기업과 반도체 특수가스 합작공장을 짓고 있어 반도체 호황에 대응할 체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후성은 일본 센트럴글래스와 합작으로 낸드플래시용 가스와 세정가스공장을 짓고 있다"며 "반도체 D램과 3D낸드 플래시의 핵심소재인 기존 C4F6와 WF6 가스 외에도 합작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