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미국 전력 수요 증가 기회고 투자금 필요한데, 구자은 에식스솔루션즈 중복상장 비판 어떻게 넘나
조장우 기자 jjw@c-journal.co.kr2025-11-27 08:38:14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노후전력망 교체 수요에 올라타기 위해 미국 권선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LS가 주요 전력망 구축 관련 자회사들을 통해 AI 데이터센터와 노후전력망 교체 수요 증가로 미국 전력 슈퍼사이클에 사업확장 기회를 만나고 있다.
LS그룹이 인수한 미국 권선기업 에식스솔루션즈도 이런 흐름에 올라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권선이란 전기 모터나 변압기 등에 전기를 흐르게 하기 위해 코일 형태로 감아 사용하는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전선을 말한다.
에식스솔루션즈는 AI 데이터센터용 특수 권선, 친환경 전력기기용 고효율 전선 소재, 전기차 모터용 마그넷 와이어 등에서 글로벌 상위권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에식스솔루션즈는 1930년 미국에서 설립된 전선회사로 당초 나스닥에 상장돼 있었지만 LS그룹이 2008년 인수하며 상장폐지된 바 있다.
구자은 회장은 에식스솔루션즈의 성장을 위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에식스솔루션즈의 증설을 위한 자금조달 방법으로 코스피 상장 카드를 집어 들고 있는 것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최근(11월7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신청한 상태다.
에식스솔루션즈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LS→LS아이앤디(LS 지분 95.09%)→슈페리어에식스(LS아이앤디 지분 100%)→에식스솔루션즈(슈페리어 엑시스 지분 78.95%)로 이어지는 구조를 띄고 있다.
에식스솔루션즈의 모회사 슈레리어엑시스는 비상장기업이고, LS아이앤디는 LS가 지분 95% 이상 보유한 비상장기업으로 에식스솔루션즈의 자산과 실적이 LS 주가에 반영되는 형태다.
LS의 소액주주들은 이런 구조적 이유로 에식스솔루션즈가 상장되면 이른바 ‘중복상장’으로서 기존 LS 주주가치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바라본다.
또한 LS 소액주주들은 개정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확대된 점을 근거로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와 함께 탄원서 서명에 나서고 있다.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고 주주이익 보호 및 공평대우 의무를 명문화한 바 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5년 11월18일 기준 1%의 LS 소액주주가 공동행동에 뜻을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소액주주가 결집률 1% 달성하게 되면 상법을 비롯한 법률상 검사인 총회 선임 청구, 유지청구권, 주주대표소송, 다중대표소송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서 유지청구권이란 상법 402조와 424조에 규정된 것으로 이사의 행위가 정관 또는 법령의 위반 소지가 있는 경우 정지를 법원에 요청하는 것을 일컫는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규모 투자나 자산 매각 등에 위법적 소지가 있다면 소액주주들은 유지청구권을 통해 사전적으로 제동을 걸 수 있다고 한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에식스솔루션즈가 기업공개되면 예상되는 시가총액은 2조~3조 원에 이른다”며 “현재 6조 원에 가까운 LS의 시가총액과 비교해 결코 적지 않은 만큼 핵심 자회사인 엑시스솔루션즈의 상장을 강행하면 미래 주주가치를 훼손할 것이 명백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상목 대표는 “액트는 LS가 스스로 상장을 철회하는 때까지 한국거래소에 민원을 제기하는 동시에 소액주주의 뜻을 언론과 국회에 알릴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LS는 에식스솔루션즈가 대규모 설비투자 자금을 독자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는 기업공개(IPO)가 필요하며 이로 인해 창출될 이익이 연결실적에 반영된다는 입장을 지닌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에식스솔루션즈의 사업구조상 설비투자가 많아 지주사 LS의 재무부담이 컸기 때문에 에식스솔루션즈가 상장되면 LS의 재무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바라본다.
LS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에식스솔루션즈는 세계 1위 권선기업으로 전력 쇼티지와 전기차 전환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투자가 시급해 자금을 상장을 통해 확보하려고 한다”며 “자회사의 밸류업으로 LS그룹 전반의 가치가 올라가면 모회사의 주주에게도 추가 배당 등을 실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은 기존 기업을 물적분할 한 뒤 상장한 것이 아니라, 인수합병을 한 기업을 상장하는 것인 만큼 중복상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본다”며 “에식스솔루션즈의 중장기적 성장가능성 및 LS와 시너지를 중심으로 상장을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 초 구자은 회장이 중복상장과 관련해 시장에 내보였던 태도가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에 반감을 되살릴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구자은 회장은 올해 3월 KOC전기, 에식스솔루션즈 등의 동시상장을 추진하던 무렵 있었던 인터베터리 행사에서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발언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절차가 무난하게 진행된다면 내년 초 기업공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자은 회장이 소액주주들을 설득하고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을 순조롭게 진행해 LS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