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달 가족회사 '두라푸드'로 크라운해태 승계 끝냈지만, '편법승계' '일감 몰아주기' 주홍글씨 어떻게
이승열 기자 wanggo@c-journal.co.kr 2025-11-24 07:04:14
윤영달 가족회사 '두라푸드'로 크라운해태 승계 끝냈지만, '편법승계' '일감 몰아주기' 주홍글씨 어떻게
윤영달 회장이 이끄는 크라운해태 그룹은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 위에 가족회사인 두라푸드가 자리잡고 있는 옥상옥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크라운해태그룹은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가 크라운제과, 해태제과식품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5.02%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탄탄한 편이다. 

그런데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상단에는 두라푸드라는 회사가 자리잡고 있다. 

두라푸드는 38.08%의 지분율로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이어 윤영달 크라운해태홀딩스 회장 10.51%, 윤 회장의 장남인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및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사장 4.57%, 윤 회장의 부인인 육명희 전 크라운베이커리 대표 1.03% 순이다.  

두라푸드는 크라운해태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회사로, 크라운제과 및 해태제과식품의 양갱과 듀팝스 팝콘 등 스낵을 제조한다. 윤석빈 사장이 59.60%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요컨대 크라운해태 그룹은 지주회사 위에 가족회사가 최대주주로 자리잡고 있는 전형적인 ‘옥상옥’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두라푸드가 옥상옥으로 자리잡기까지는 크라운해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이 때문에 크라운해태 오너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를 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 두라푸드가 옥상옥 자리잡기까지

두라푸드는 1989년 우전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과자류 제조 및 판매 사업을 했다. 

두라푸드는 2000년 처음으로 크라운제과 주주로 등장한다. 2000년 말 기준 지분율은 5.51%였다. 2016년 9월 말에는 지분율을 20.06%까지 높였고 윤영달 회장(27.38%)에 이은 2대주주에 자리했다. 

윤영달 회장은 2016년 4분기 중에 자신의 크라운제과 지분 중 4.07%를 두라푸드에 매각하고 3.05%를 윤석빈 사장에게 증여했다. 인적분할(2017년 3월)과 지주회사 전환(2017년 4월)을 코 앞에 둔 시점이었다. 

그 결과 최대주주가 두라푸드(24.13%)로 바뀌었고 윤영달 회장은 2대주주(20.26%)로 내려앉았다. 윤석빈 사장은 새롭게 지분(3.05%)을 갖게 됐다. 

2017년 크라운제과는 인적분할을 거쳐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크라운제과로 나뉘었다. 이때 두라푸드는 크라운제과 지분을 크라운해태홀딩스 신주와 교환하며 지주사 지분을 늘렸다. 2017년 말 두라푸드의 지분율은 36.13%까지 높아졌다. 

두라푸드의 성장은 크라운해태 그룹 계열사들과의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공시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감사보고서(2008년)를 보면, 당시 두라푸드 매출액 28억 원 중 26억 원(약 93%)이 크라운제과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2024년에는 매출액 203억 원 중에서 199억 원이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식품에서 나와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이 98%로 오히려 높아졌다. 

오너 일가가 소유한 기업에 계열사가 매출을 올려주는 방식은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편취에 해당한다. 두라푸드가 크라운해태 그룹의 법적 계열사는 아니지만,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개인회사·가족회사와의 거래는 규제 측면에서 내부거래로 분류된다.

다만 크라운해태 그룹은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해당하지 않아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 

◆ 윤영달은 두라푸드 어떻게 할까

이 같은 지배구조와 내부거래의 역사 때문에 크라운해태 그룹이 두라푸드의 옥상옥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된다. 

가장 확실한 해소 방안은 두라푸드와 크라운해태홀딩스가 합병하는 것이다. 

다만 두라푸드의 기업 규모가 크라운해태홀딩스에 견줘 왜소하기 때문에 윤석빈 사장의 지분 희석은 불가피하다. 2024년 말 기준 자산총액(별도)은 크라운해태홀딩스가 3563억 원인데 반해 두라푸드는 790억 원에 그친다. 

윤석빈 사장이 두라푸드가 보유한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 방법도 있다. 다만 많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당장에 구조적인 해소가 어렵다면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을 줄이거나 끊어내고 외부 사업 비중을 늘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크라운해태 관계자는 두라푸드와 지주사의 합병 등의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 윤영달 남은 지분 어떻게 하나

윤영달 회장은 여전히 지주회사 및 계열사 지분을 적잖게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은 크라운해태홀딩스 지분율 10.51%, 크라운제과 지분율 20.26%로 각각 2대주주에 올라 있다. 

윤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최대주주를 바꿀 수 있을 만큼 많지는 않지만 지배구조에 영향을 끼칠 만큼은 된다. 만약 특정 개인에게 몰아준다면 윤석빈 사장이 부담을 느낄 만한 수준이다. 

다만 윤 회장은 지난 2020년 크라운해태홀딩스 주식 각 2만 주씩, 총 12만 주를 손자·손녀 6명에게 증여한 바 있다. 

현재 보유 주식도 다시 손자·손녀들에게 나눠 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 윤영달·윤석빈은 누구?

윤영달 회장은 1945년 크라운제과 창업주인 고 윤태현 회장(1919~1999)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1969년 크라운제과에 입사했다가 1980년 독립해 과자포장기계 공장을 세워 운영했다. 

1995년 크라운제과 대표이사로 복귀했고 2005년 해태제과를 인수해 그룹의 외형을 키웠다. 당시 윤 회장은 롯데제과, 오리온 등 선두 제과업체에 맞서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007년 3월 크라운제과 대표이사를 사임한 이후 경영 2선으로 물러났다.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및 크라운제과 대표이사 사장은 1971년생으로, 미국 프랫인스티튜트 산업디자인과와 크랜브룩미술대 3D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디자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크라운베이커리 디자인실장으로 입사했고, 2006년 크라운제과로 옮겨 2010년 각자대표이사에 올랐다. 

2017년 지주회사 설립 후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이사가 됐다. 2020년에는 크라운제과 단독대표를 맡았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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