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 키우려 해도 저축은행도 증권사도 매물 없어, 최윤 갈증 달래며 OK저축은행 자산건전성 주력
김주은 기자 june90@c-journal.co.kr 2025-11-18 07:07:44
OK금융 키우려 해도 저축은행도 증권사도 매물 없어, 최윤 갈증 달래며 OK저축은행 자산건전성 주력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OK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며 인수합병 시장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 OK금융그룹 >
[씨저널]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인수합병을 통해 '러시앤캐시'를 'OK금융그룹'으로 바꿔낸 인물이다. 상상인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인수 시도에서도 보이듯 그의 이런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문제는 상상인저축은행이 결국 KBI그룹의 손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그룹을 키울만한 적당한 매물이 없다는 것이다.

최윤 회장은 현재 인수합병 시장에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그가 주력하고 있는 것은 OK금융그룹의 인수합병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OK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 저축은행에서도, 증권사에서도 마땅한 매물 안보여 ‘종합금융그룹’ 갈증만

최윤 회장이 인수합병에 힘을 기울인 것은 ‘종합금융그룹’이 되겠단 오랜 목표 때문이다. 이 목표 아래 인수합병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전개됐다. 하나는 주력 업종인 저축은행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금융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이다. 

저축은행 확대는 인수합병을 통해 OK저축은행의 영업 권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저축은행은 전국 6개 권역(서울, 인천·경기, 대전·충남·충북, 광주·전남·전북·제주, 대구·경북·강원, 부산·울산·경남)을 기준으로 영업한다.

OK저축은행의 영업권은 3곳(서울, 대전·충남·충북, 광주·전남·전북·제주)이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SBI저축은행이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체 권역에서 활동하는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영업권이 적다.

인천·경기가 영업권인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려고 했던 것도 영업권을 확장하는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인수를 타진했지만 올해 인수 가격과 고용승계 등 세부 사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KBI그룹이 1107억 원에 상상인저축은행을 가져갔다. 

영업권 확장 가능성은 OK금융그룹이 인수 매물을 찾는 제1조건이다. 8월 협상이 결렬된 페퍼저축은행도 인천·경기에 영업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저축은행 가운데 OK저축은행의 영업권과 겹치지 않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매물로 나온 애큐온저축은행은 매각가가 1조 원대로 OK금융그룹과 체급이 맞지 않을뿐더러 무엇보다 영업 권역이 서울에 있어 OK금융그룹으로서는 매력이 떨어진다. 마찬가지로 저축은행 알짜 매물로 언급되는 조은저축은행도 영업 권역이 서울에 있어 인수 유인이 크지 않다. 

머스트삼일저축은행은 영업 권역이 대구·경북·강원으로 OK저축은행과 겹치지 않는다. 하지만 머스트삼일저축은행과 영업 권역이 같은 라온저축은행 인수 때 OK금융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을 볼 때 비수도권 매물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방향으로도 인수 매물이 눈에 띄지 않는 점도 문제다. 

최윤 회장은 10년 전부터 증권사를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사이 마땅한 매물은 점점 사라져갔다. 2015년 LIG투자증권, 2016년 리딩투자증권, 2017년 현대자산운용,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손을 떠났다. 
 
올해 국내 사모펀드 KCGI에 넘어간 한양증권도 OK금융그룹이 인수를 시도했던 증권사다. 국내 6위 증권사인 한양증권은 최윤 회장이 고려했던 매물 가운데 가장 견실한 축에 속한다. 

이제 비슷한 규모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더 줄어들고 있다. 증권사 경험이 없는 OK금융그룹은 일정 수준 이상의 증권사를 인수하지 않으면 사업 안정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 인수합병 실패 거듭하자 자산건전성 개선하며 숨고르기

OK저축은행은 여러 차례 인수합병에 실패하면서 그간 약점으로 지목됐던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실채권으로 불리는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1조49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776억 원에서 23.9% 줄였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87%로 저축은행 업계 평균(9.49%)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상반기보다 2.12%포인트 감소했다.

연체율 또한 7.35%로 주요 경쟁사인 SBI저축은행(4.06%)보다 높지만 지난해보다 2.41%포인트 하락하며 꾸준히 관리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자체 노력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부터 1~5차 공동펀드를 조성해 2조1100억 원의 부실 자산을 축소했다. 올해 말까지 6차 공동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상반기보다 연체율이나 NPL비율이 모두 개선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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