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골프존홀딩스는 2025년 9월 기준으로 자사주 421만2076주(9.83%)를 갖고 있다. 골프존은 같은 시점에 자사주 27만315주(4.31%)를 보유하고 있다.
골프존홀딩스는 골프존의 지주회사다. 2015년 기존 골프존의 분할을 통해 사업회사인 골프존을 설립하고 존속기업은 골프존홀딩스로 이름을 바꿨다.
골프존홀딩스는 2013년 2월 주식 유동성 증대를 목적으로 당시 보유하던 자사주를 모두 매각했다. 이후 2014년 다시 소량을 사들였으나 임직원 상여 등으로 절반가량을 소진했다. 2015년 말 골프존홀딩스의 자사주 비율은 0.18%에 불과했다.
골프존홀딩스는 2023년 본격적으로 자사주를 대량 매입하기 시작한다. 3년 연속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맺고 2023년 96만2660주, 2024년 127만7300주, 2025년 189만4500주를 각각 사들였다. 그 결과 자사주 비율은 9.83%로 올랐다.
골프존홀딩스 쪽은 자사주 매입 및 보유 목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하고 안정적인 주가 관리를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골프존 역시 회사 분할 직후인 2015년 말 자사주 비율은 0.05%에 그쳤다. 하지만 2022년과 2024년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맺고 자사주를 사들여 그 비율을 4.31%까지 높였다.
골프존 쪽 역시 자사주 매입 및 보유 목적으로 “주가 안정화 도모 및 주주가치 제고”를 들었다.
◆ 자사주 매입 후 소각 계획은 없나
그런데 골프존홀딩스와 골프존은 자사주 매입만 지속해서 하고 있을 뿐 소각 계획을 밝힌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때문에 골프존홀딩스와 골프존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부양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자사주 확보의 다른 목적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는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 아니라면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사들여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권 분쟁 때 우호세력에게 넘기거나, 우호세력 확보 또는 자금 조달을 위해 자사주를 기반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골프존 그룹의 경우 오너의 지배력은 탄탄한 편이다. 오너 부자인 김영찬 회장(10.65%)과 김원일 전 대표(43.37%)의 골프존홀딩스 지분율이 50%가 넘는다.
주주들은 골프존홀딩스와 골프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며 자사주 매입에 이은 소각을 회사 쪽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자본금 변화 없이 발행 주식 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증가시킴으로써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실제로 두 회사의 주가는 매우 낮게 형성돼 있다. 골프존홀딩스의 11월10일 종가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8, 주가수익비율(PER)은 업종PER 15.94에 한참 못미치는 5.09에 그친다.
골프존 역시 골프존홀딩스보다는 덜하지만 저평가돼 있다. 같은 시점 골프존의 PBR은 0.81, PER은 업종PER 22.64에 못 미치는 7.60이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김영찬 회장과 골프존 경영진들이 자사주 소각 등 주가부양책을 더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프존 관계자는 주주환원 및 주가부양책을 내놓을 계획이 있는지 묻는 씨저널의 질문에 “자사주 소각 등 주가부양 계획은 현재까지 정해진 바 없으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