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대표 임기 '2+1' 마치고 연임한 전례 없는데, 이영종 실적 앞세워 관행 깰까
윤휘종 기자 yhj@c-journal.co.kr2025-11-10 07:05:05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는 신한금융지주 핵심 4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인물이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는 신한금융지주 핵심 4개 계열사(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투자증권·신한라이프)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인물이다.
이 대표는 2023년 1월1일 신한라이프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올해 1월1일 임기가 1년 더 연장됐다. 일반적으로 보험업계 CEO의 연임 관행인 ‘2+1’ 임기를 모두 채운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과 관련해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톱2’에 든다는 목표에 매우 가깝게 다가선만큼 실적 측면만 보면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신한라이프에서 대표이사 사장이 세 번째 임기를 맞은 전례가 드물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이론의 여지 없는 탄탄한 실적, 그룹 내 신한라이프 존재감도 커진다
이영종 대표가 재임하고 있는 동안 신한라이프의 수익성은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 대표의 취임 첫해인 2023년 연결 기준 순이익은 전년 대비 5.1% 늘어난 4724억 원을 기록했다. 대음해인 2024년에는 순이익 5284억 원을 내면서 통합법인(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이 대표가 거둔 성적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올해 상반기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상반기에 연결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3443억 원을 내면서 통합 법인 출범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 국내 생명보험사 합산 당기순이익은 3조3340억 원으로 2024년 상반기보다 오히려 8.5% 줄어들었다는 점을 살피면, 업계에서 단연 두드러지는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순이익 기준 생명보험사 ‘빅3’에 진입하기도 했다.
신한라이프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누적 순이익은 3453억 원이다.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세 번째로 좋은 실적이다. 같은 기간 2위인 교보생명은 5853억 원, 4위인 KB라이프생명보험은 2002억 원, 5위인 한화생명은 1797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3분기 역시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라이프는 2025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024년 3분기와 비교해 10.1% 증가한 5145억 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신한라이프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그리고 2025년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호실적의 영향으로 신한금융지주 내에서 신한라이프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2024년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가 2023년 대비 약 10%포인트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신한라이프는 호실적을 통해 오히려 그룹 내 순이익 비중을 키웠다. 신한금융지주 비은행 부문의 실적 둔화 국면에서 신한라이프가 안정적 이익을 내는 하나의 커다란 축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신한라이프는 비은행 주력 계열사로 부상하고 있다. 그룹 입장에서는 수익원 다변화 측면에서 든든한 카드를 한 장 더 뽑게 된 셈이다.
◆ 이영종 신한라이프 전례 없던 3연임 깃발 꽂을까, 변수는 관행과 내부통제
문제는 관행이다. 통합법인 출범 전 신한생명 시절을 모두 합치더라도 신한라이프에는 사장의 3연임 사례가 드물다.
전임자인 성대규, 이병찬, 이성락 전 대표이사 모두 2연임에서 임기를 마쳤다.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이사는 2019년 신한생명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2020년 말 연임이 결정되면서 2021년 7월 출범한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이사도 맡았다. 이후 2022년 임기를 마치고 이영종 현재 사장에게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자리를 넘겼다.
이성락 전 대표 역시 2013년 취임해 2015년 3월 임기 1년의 연임이 결정됐지만 2016년에는 대표이사 자리를 이병찬 전 대표에게 넘겨줬다.
자리를 넘겨받은 이병찬 전 대표 역시 2018년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2+1의 두 번째 1년 임기를 부여받았지만 그 해 말 발표된 임원인사에서는 3연임에 실패했다.
한쪽에서는 관행 뿐 아니라 내부통제 변수가 이영종 대표의 3연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7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 주의’ 제재와 함께 1억4천만 원의 과징금 및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 결과 보험료가 과소·중복 지급되거나 보험설계사가 수천만 원의 보험료를 대납하는 등 총체적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불공정 거래, 대주주의 의결권 공시 지연 보고 등의 문제도 지적됐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내부통제 역량을 높이고 금융소비자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내부 프로세스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종 대표는 1993년 신한은행에 입사한 뒤 40년 가까이 신한금융그룹에 몸담아온 '신한맨'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전략, 기획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신한은행 시절 조흥은행 합병 실무를 담당하며 노하우를 쌓았으며 이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아시아신탁 인수 등의 사안에서 그룹의 기획, 전략 '브레인'으로 활약해왔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