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대한제분은 2025년 6월 말 현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17인이 42.33%의 지분율로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인 디앤비컴퍼니로 대한제분 지분 27.82%을 있다. 현재 대한제분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오너 3세 이건영 대표이사 회장이 7.01%로 2대주주다. 나머지는 모두 친인척과 회사 임원들이다.
디앤비컴퍼니는 대한제분 기업집단의 최상단에 있는 지배회사다. 오너 일가가 84.0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파스타 및 와인냉장고 수입판매업, 밀가루 조제품 수출사업을 한다.
디앤비컴퍼니는 이건영 회장의 부친인 고 이종각 명예회장(1932~2022)이 2015년 자신의 대한제분 지분 전량(18.98%)을 현물출자하면서 27.71%의 지분율로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자리잡게 됐다.
당시 오너 일가의 디앤비컴퍼니 지분율은 96.3%로, 이 명예회장의 자녀들이 대한제분에 대한 지배력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편법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명예회장은 부인 김영자씨와 사이에 2남2녀를 뒀다.
디앤비컴퍼니는 2016년부터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종각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고 공시했다. 대한제분의 공시에 따르면 이종각 명예회장의 디앤비컴퍼니 지분율은 2022년 9월 말까지 83.67%였다.
그런데 2022년 말 사업보고서에서부터 디앤비컴퍼니의 최대주주가 장녀인 이혜영 하림장학재단 이사장으로 바뀌었다. 이는 2022년 2월 이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상속 과정에서 장남인 이건영 회장이 아닌 이 이사장이 대한제분의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음을 뜻한다.
당시 이 이사장의 지분율은 25.71%였고 지금도 이 이사장이 21.60%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이 이사장은 대한제분 지분도 0.99%를 갖고 있고, 하림장학재단을 통해서도 대한제분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다. 하림장학재단은 이종각 명예회장이 1993년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이에 따라 대한제분은 사실상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모양새가 됐다. 장녀인 이혜영 이사장이 최대 지분율로 회사를 지배하고 장남인 이건영 회장이 사업을 책임지는 구도가 마련됐다.
이 같은 지배구조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한제분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보고 있다.
◆ 이혜영의 디앤비컴퍼니 지분 향방에 주목
업계에서는 향후 대한제분 지배력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건영 회장의 디앤비컴퍼니 지분 확대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대한제분 오너 일가는 외부 노출을 극히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앤비컴퍼니의 지분구조 역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혜영 이사장의 디앤비컴퍼니 지분율이 2023년 말 25.71%에서 21.60%로 줄어든 사실이 대한제분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줄어든 지분이 어디로 갔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씨저널은 대한제분 쪽에 디앤비컴퍼니의 지분구조와 이혜영 이사장 지분 감소분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다만 여러 경우의 수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추측할 수 있다.
만약 이 지분이 이건영 회장에게 이전됐다면 기업의 지배력을 이 회장에게 넘겨주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이 지분이 이 이사장 자녀의 승계에 활용됐다면 이 이사장이 대한제분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혜영 이사장이 이 지분을 다른 동생인 이소영씨나 이재영씨에게 넘겼을 수도 있다. 이는 형제 간 균등한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볼 수도 있지만, 이건영 회장에 대한 견제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가능하다.
이재영씨는 대한제분에서 해외 및 투자기업 담당(사장대우)으로 일하고 있다. 이소영씨는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혜영 이사장은 1963년생으로, 경력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이건영 대한제분 대표이사 회장은 1967년생으로, 대한제분 오너 2세인 고 이종각 회장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마쳤다.
1996년 대한제분 상무이사로 입사했고, 부사장, 부회장을 거쳐 2018년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