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범 환인제약 경영수업 20년 만에 최대주주에, 수익성과 신약개발 부진 돌파할 장벽 많다
조장우 기자 jjw@c-journal.co.kr 2025-10-20 07:06:31
이원범 환인제약 경영수업 20년 만에 최대주주에, 수익성과 신약개발 부진 돌파할 장벽 많다
이원범 환인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아버지 이광식 환인제약 대표이사 회장으로부터 지분 10%를 추가로 증여받으면서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이원범 환인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지분을 아버지 이광식 환인제약 대표이사 회장으로부터 추가로 받기로 하면서 명실상부 후계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원범 사장은 단일 최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로서 수익성과 신약 개발에 '빨간불'이 켜진 환인제약의 내실을 다지는데 힘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 이원범 지난한 경영수업 끝, 지분승계로 최대주주 오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거래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이원범 사장은 올해 10월30일 아버지 이광식 회장으로부터 186만 주를 증여받는다.

이에 따라 이원범 사장의 환인제약 지분율은 3.27%에서 13.27%로 확대돼 단일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반면 이광식 회장의 지분율은 20%에서 10%로 감소하게 된다.

이원범 사장은 일찌감치 아버지 이광식 회장과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해 경영전면에 나섰지만 그동안 지분승계는 미완으로 남아 있었다.

이원범 사장은 1974년 태어나 서울대학교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했다. 그 뒤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그는 2006년 환인제약에 입사해 경영지원실장으로 경력을 쌓았고, 2010년 4월에는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무렵 환인제약 지분을 20만 주를 처음으로 취득하면서 지분율 1.08%로 시작했다.

2012년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에도 꾸준히 지분을 늘려 2020년 3월 12만9067주를 취득하면서 지분율을 3.27%까지 올렸지만 그 뒤로는 정체됐었다.

이 때문에 제약업계에서는 이원범 사장이 아버지 이광식 회장의 그늘 아래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오너 2세로서 입지가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왔다.

하지만 올해 10월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면 이원범 사장의 경영보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환인제약 수익성 급락과 신약 개발 부진, 이원범 풀어야 할 마지막 퍼즐

이원범 사장 앞에는 풀기 쉽지 않은 퍼즐이 놓여있다.

환인제약은 중추신경계(CNS)분야에서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는데 수익성 지표는 긍정적이지 않다. 

연결 영업이익은 2023년 302억 원에서 2024년 223억 원으로 25.9% 크게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7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7.8%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2.2%에서 6.4%로 하락하면서 녹록지 않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환인제약의 수익성 지표(2024년 영업이익률 8.2%)는 경쟁사 명인제약(2024년 영업이익률 34.4%)과 비교해도 4분의 1 수준으로 열위에 놓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물론 이는 환인제약의 연구개발비가 매출의 9.1%(236억 원)로 명인제약의 4%(109억 원)보다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원가관리와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원범 사장은 신약 개발에도 신경을 써야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환인제약은 2018년 이후 진행해온 신약개발 과제 가운데 4건이 중단됐고 5건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 비임상 단계에서 수년째 진척없이 정체되고 있다.

개발이 중단된 파이프라인으로는 ADHD치료제 WII-1801GF, 면역항암제 WII-1906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WII-2201, 뇌전증 개량신약 WIE-1901가 꼽힌다. 각각 독성이슈와 효능부족, 약물 효과 및 안정성 미달(PK 미달)로 멈춰섰다.

환인제약이 현재 진행중인 파이프라인 중에서도 파킨슨병 치료제 WII-2002와 WID-2101,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WID-2201, 크론병 치료제 WII-2104, 대장암 치료제 WII-2105 등이 4~5년 째 비임상단계에 머물러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이원범, 앞으로 어떤 성과 보여줄까

이원범 사장은 환인제약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비피더스균을 기반으로 프로바이틱스 원말과 완제품 제조사업을 하는 기업 비피도 인수가 도드라져 보인다.

환인제약은 2024년 8월 150억 원을 투입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비피도의 지분 30%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원범 사장은 직접 비피도 이사회에 들어가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면서 경영참여를 본격화했다.

환인제약이 비피도를 인수한 뒤 실적 성적표는 크게 개선되고 있다. 

비피도는 올해 상반기 매출 111억 원, 영업이익 1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9.97% 증가했고, 영업수지도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원범 사장은 이밖에도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생산본부를 폐지하고 공장장들이 직접 대표이사에게 보고하는 체제로 조직을 개편하기도 했다. 중간 관리층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원범 사장은 시설 확장을 위한 투자도 단행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안성공장에 물류 자동화창고를 완공하고 앞서 2020년에는 한국얀센의 향남공장을 460억 원에 인수하는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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