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도 인정한 이오테크닉스 반도체 레이저 기술, 성규동 다세대 주택에서 기술로 키웠다
조장우 기자 jjw@c-journal.co.kr 2025-09-30 07:04:16
삼성전자 애플도 인정한 이오테크닉스 반도체 레이저 기술, 성규동 다세대 주택에서 기술로 키웠다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대표이사가 이끄는 이오테크닉스가 반도체 레이저 기술을 고도화해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삼성전자와 애플, AMD 등 글로벌 유명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주목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국내 반도체 레이저 기업 이오테크닉스다.

이오테크닉스의 창업주 성규동 대표이사는 다세대 주택에서 사업을 시작해 레이저 기술 하나로 3조 원 규모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장비는 삼성전자의 미세 D램 공정과 애플의 M 시리즈 칩에 활용되고 있으며, 7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로 적용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이오테크닉스의 독보적 레이저 기술력

이오테크닉스는 새끼 손톱보다 작은 반도체 칩에 레이저로 글씨를 새겨 넣는 장비(레이저 마킹) 장비로 성장 궤도에 오른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시장점유율 95%, 해외에서는 60%를 보일 정도로 압도적 영향력을 자랑한다.

성규동 대표는 처음에는 레이저 부품을 수입해서 팔아 사업을 유지하면서 신기술 개발에 매달려 1993년 펜타입의 레이저 마킹 장비를 개발해 냈다.

이 제품은 기존의 등사기 타입과 질적으로 달라 초당 1천자를 새겨 넣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지녀 시장의 판도를 바꿔놨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오테크닉스는 현재 반도체 패키지 표면에 모델 번호 등을 새기는 레거시 마커뿐만 아니라 각 웨이퍼에 식별정보를 넣어 공정 전반에서 불량 분석과 고객사별 웨이퍼를 구분하게 하는 웨이퍼 마커도 생산하고 있다.

이오테크닉스는 '레이저 마커'에서 그치지 않고 기술개발에 나서 웨이퍼를 사각 모양으로 자르는 '레이저 그루빙 장비'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 기술은 특히 애플의 M 시리즈 칩에 적용되며 유명해졌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이오테크닉스는 1천조 분의 1초(펨토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에 레이저 파장을 만들어 초미세 가공을 할 수 있는 레이저 그루빙 장비를 애플 M5 칩 제조공정에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오테크닉스는 애플 M4 칩 웨이퍼 절단에 피코초(1조 분의 1초) 레이저 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기업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이오테크닉스가 만든 '레이저 어닐링 장비'에 주목하고 있다.

레이저 어닐링 장비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웨이퍼 표면을 미세하게 가열하고 냉각해 결정구조 손상을 복구하는 장비다.

이오테크닉스는 삼성전자에 1z 나노미터 D램부터 레이저 어닐링 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장비는 앞으로 D램의 미세화와 인공지능 반도체라 불리는 HBM 제조에 큰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순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연구원은 "7세대 HBM인 HBM4E에서부터는 하이브리드 본딩(구리와 구리를 직접 접합해 D램 칩을 쌓는 기술) 작업에서 레이저 어닐링 기술이 반드시 필요해 이오테크닉스의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성규동, 다세대 주택에서 시작해 3조 원 기업으로 키운 저력

성규동 대표는 1957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중공업 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1989년 회사를 차렸다.

결혼 직후였기에 처가와 주변의 반대가 심했지만 전세로 내주던 아파트를 팔고 은행융자를 받아 창업자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말이 회사 창업이었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다세대 주택 2층에 자리잡은 연구실 겸 주거지가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성규동 대표는 직원 3명과 함께 3년 넘게 고군분투하다가 1993년 펜타입의 레이저 마킹장비를 개발하면서 성공가도에 올라탔다. 회사의 사세도 급격히 커져갔다.

2007년에는 세계 최초로 레이저마킹장비 1대에서 4개의 레이저빔을 쏘는 멀티 레이저마킹장비를 개발하며 시장 지배력을 더욱 키웠다.

하지만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려움도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반도체 경기가 고꾸라지면서 임직원 50명을 내보내야 했다.

성규동 대표는 '사람과 기술이 먼저다'는 경영철학 아래 경기가 좋아지자 내보냈던 임직원 20명을 다시 고용했다.

그리고 기술력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임직원의 40%를 석박사급 인재인 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우고 사업에 매진했다.

성규동 대표는 '서 있으면 죽는다'는 말을 평소 임직원에게 곧잘 할 정도로 기민함을 강조했다.

반도체 기술이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그 흐름을 뛰어넘어야 생존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고객군도 넓혀 반도체 시장에서 디스플레이 패널시장, LED 시장, 인쇄회로기판9PCB) 시장 등 레이저 응용기술이 필요한 전자 산업에 진출해왔다.

이제 이오테크닉스는 인공지능 시대를 만나면서 실적이 앞으로도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우선적으로 꼽히고 있다.

성 대표는 한 매체(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세계경기가 흔들릴 때에도 이오테크닉스는 기술력으로 흑자행진을 이어왔던 만큼 앞으로도 끊임없는 기술투자로 세계 최고 자리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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