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 겸 최고위험책임자가 LG유플러스의 곳간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미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까. <그래픽 씨저널> |
[씨저널] LG유플러스는 정보보안 이슈에서 자유로울까?
올해 SK텔레콤과 KT에서 해킹사태가 터져 나오면서 LG유플러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위험책임자(CRO)는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를 놓고도 보안 논란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 CFO는 LG그룹 통틀어 최초의 여성 CFO인데 보안투자의 부담을 감당하면서 AX(인공지능 전환) 기업으로서 가는 물적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LG유플러스에 제기되는 정보보안 이슈
LG유플러스에도 정보보안 이슈가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보안전문매체 프랙(Frack)는 해커가 LG유플러스의 서버접근 제어솔루션을 맡은 외주 보안기업 '시큐어키'를 침투경로로 삼아 내부망에 접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8938대의 서버 정보와 4만2526개의 계정, 167명의 직원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내부망까지 공격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알려진 것과 달리 해커가 LG유플러스의 내부망에 접근한 것은 아니며, LG유플러스의 협력회사인 시큐어키가 관리하는 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해킹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협력업체 시큐어키는 올해 7월3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킹사실을 자진신고해 기술지원을 받았다.
이 사안뿐만 아니라 KT의 '유령기지국 해킹사태'에 단초가 됐던 펨토셀(소규모 기지국) 관리에서 LG유플러스도 취약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2만8천대의 펨토셀 가운데 4천 대가 신호를 송출하지 못하는 이상상태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KT의 경우 15만7천 대 가운데 5만7천대, SK텔레콤의 경우 1만 대 가운데 3천 대가 미작동한 것으로 나타나 통신 3사 모두 보안설비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 LG유플러스, 보안체계 투자에 고삐 더욱 죌 듯
LG유플러스는 그동안 보안체계에 투자를 강화해 왔지만 여전히 빈틈이 나타남에 따라 여명희 CFO는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 및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과 협의 아래 관련 투자에 힘을 더 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보안 거버넌스 △보안 예방 △보안 대응의 3단계 체계로 구성된 보안 퍼스트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2023년 7월 최고경영자 직속으로 정보보안센터를 신설하고 이와 관련해 투자와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2027년까지 LG유플러스에 특화된 제로트러스트(모든 접근을 신뢰하지 않고 항상 검증을 수행하는 보안을 의미) 모델을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에 있다.
이런 보안 투자활동 중심에는 여명희 CFO가 자리잡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보호공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2024년 정보보호 분야에 전년보다 31.1% 증가한 약 828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명희 CFO는 홍범식 대표를 보좌하면서 올해 정보보호 투자 규모를 2024년보다 30% 이상 확대하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약 7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명희 CFO는 정보보호 인력에 대한 투자에도 더욱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2024년 정보보호 전담인력을 약 292명을 투입해 2023년 157명보다 86% 가량 늘린 바 있다.
◆ 여명희 CFO는 누구?
여명희 CFO는 1967년 2월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LG그룹에서 경북대학교 회계학과 출신 CFO로는 차동석 LG화학 사장이 있다. 그밖에 재계에서는 김종헌 풀무원 부사장이 경북대학교 회계학과를 나왔다.
여명희 CFO는 1989년 LG유플러스의 전신 '데이콤' 공채로 입사한 뒤 1999년 LG그룹이 데이콤을 인수하면서 LG그룹에 몸담게 됐다.
특히 데이콤 시절 2005년에는 회계팀장을 2009년에는 금융팀장을 맡았는데, 이 시기 데이콤의 신용등급을 BBB+(2006년)에서 AA-(2009년)까지 개선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부터 임원이 된 여명희 CFO는 회계담당으로 2016년까지 일했으며 2017년부터는 경영기획담당을 맡았다.
2020년 말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2022년 말 LG유플러스의 최고재무책임자로서 곳간 살림을 책임지게 됐다.
LG유플러스는 여명희 CFO 재임 뒤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면서 정보보안 투자 진행을 통한 안정화뿐만 아니라 AX(인공지능 전환) 회사의 토대를 만드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여명희 CFO가 취임했던 2022년 말 각각 35.6%, 134%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30.2%, 116%로 개선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기준 130%를 기록하고 있는 부채비율을 6G 도입이 예상되는 시점 이전까지 100% 수준으로 낮추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여명희 CFO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다방면으로 구조혁신을 통해 AI기술을 적극 도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