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글로벌 진출의 강력한 무기 '웹툰', 정신아 웹툰에서 네이버 어떻게 추격할까
김주은 기자 june90@c-journal.co.kr 2025-09-11 07:13:04
카카오 글로벌 진출의 강력한 무기 '웹툰', 정신아 웹툰에서 네이버 어떻게 추격할까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개별 사업을 두고 ‘글로벌’을 강조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사진은 정 대표가 3월18일 카카오그룹 15주년을 맞아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경영 워크숍 '원 카카오 서밋'에서 발언하는 모습. <카카오>
[씨저널] “앞으로 픽코마와 엔터테인먼트의 스토리 사업은 웹툰과 웹소설,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의 근원인 국내를 포함해 일본을 핵심 거점으로 글로벌 확장 전략을 전개하겠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한 말이다. 

정 대표가 개별 사업을 두고 ‘글로벌’을 강조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카카오그룹의 주요 제품과 서비스는 대부분 국내 사업에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다음, 카카오T, 카카오페이, 멜론 등은 모두 국내 이용자 위주로 펼쳐지는 카카오의 대표적 사업이다.

◆ 콘텐츠,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이 통하는 유일한 사업부문

그러나 콘텐츠 부문에 들어서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카카오 콘텐츠 부문에서 스토리 영역을 보면 픽코마,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등의 서비스가 글로벌 이용자에게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공용어인 그림으로 소통할 수 있는 웹툰은 콘텐츠 부분에서 글로벌 소구력이 높은 분야다.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카카오에 가장 중요도가 높은 시장은 정신아 대표의 말처럼 일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일본 만화 산업 동향’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본 만화시장 규모는 6937억 엔(약 6조5637억 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으로 여겨진다. 

한국 웹툰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국가도 일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출국 가운데 일본의 비중이 40.3%로 가장 높다. 

카카오의 일본 콘텐츠 플랫폼 ‘픽코마’의 매출은 2024년 기준 5666억 원으로 전체 카카오 스토리 부문 매출의 65%가량을 차지한다. 

◆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네이버에 밀려

문제는 경쟁사 네이버에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웹툰은 2013년 ‘라인망가’ 서비스를 통해 일본에 먼저 진출했다. 이에 비해 카카오의 일본 시장 진출은 3년가량 늦었다. 이 차이는 매출 규모 차이로 이어졌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엔터테인먼트의 2024년 매출은 13억4848만 달러(약 1조8707억 원)이다. 카카오의 스토리 부문 매출 8736억 원보다 약 2.14배 많다. 

이 차이는 2023년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2023년 기준 카카오의 스토리 부문 매출은 9223억 원이었고, 웹툰엔터테인먼트 매출은 12억8275만 달러(약 1조7802억 원)로 약 1.93배 많았다.

카카오가 웹툰 사업의 주력 무대로 보고 있는 일본에서도 두 회사의 차이는 나타난다. 

2024년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일본에서 5억9430만 달러(약 8261억 원)의 ‘유료 콘텐츠(paid content)’ 매출을 냈다. 픽코마의 2024년 매출(5666억 원)보다 많고 카카오의 스토리 부문 전체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차이가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 경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단적인 예로 2023년 기준 네이버 ‘라인’의 이용자 수는 2억 명이고 카카오 ‘카카오톡’의 이용자 수는 5500만 명이다. 

한국 메신저 시장에서 카카오톡 점유율이 97%인 점과 카카오톡 이용자의 약 90.1%가 한국에 있다는 것을 살피면 카카오의 주력 사업이 네이버보다 훨씬 국내에 집중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웹툰 앱 매출에 한정해서 본다면 일본에서 픽코마가 네이버의 라인망가보다 앞서나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앱 정보 분석 서비스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픽코마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소비자 지출이 많은 앱’ 1위(게임 제외)를 차지했다.

올해 7월 일본 임프레스가 발표한 '전자서적 비지니스 조사 보고서 2025'의 ‘이용자 실태 조사’에서도 픽코마는 이용경험 1위, 과금 경험 2위에 올랐다. 

◆ 웹툰 2인자 벗어날 열쇠 일본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정신아 대표는 2024년 5월 주주서한에서 “(카카오그룹의 글로벌 매출이) 주주 여러분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지만 다행인 것은 콘텐츠 중심 서비스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카카오픽코마는 앞으로도 일본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 및 사용자의 소비 성향 변화에 발맞추어 사업을 확장해 가려 한다”고 말했다.

정신아 대표의 콘텐츠, 특히 웹툰 서비스의 전략의 방점은 결국 ‘일본’에 찍혀있는 셈이다. 

카카오는 새로운 IP 발굴, 일본의 IP공룡들과의 협력, 한국 콘텐츠와의 연계 등을 통해 일본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의 일본 전략에서 핵심 계열사는 픽코마다. 2016년 카카오가 픽코마를 론칭할 당시 업계에는 사업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 시선이 많았다. 일본 만화 플랫폼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평가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픽코마는 모바일에서 만화를 감상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일본 주요 출판사와 협력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종합 콘텐츠 기업 카도카와와 협력해 전자 만화잡지 망가바를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한국 웹툰의 글로벌 진출 통로도 활발히 개척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산하에 둔 스튜디오원픽, 셰르파 스튜디오를 통해 한국 웹소설이 원작이고 한국에서 제작한 작품을 해외에서 서비스하도록 했다.

현지에서 공모전을 열어 오리지널 IP도 발굴한다. 2023년부터 열린 ‘픽코마 노벨즈 대상’은 참신한 작품을 발굴해 원소스멀티유즈(OSMU) 작품으로 확장시킨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실제로 첫회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소설 ‘연하 남편의 미래를 위해 이혼장을 남기고 나간 결과’는 동명의 웹툰으로 제작돼 지난해 픽코마 스마트툰 부문 신작 순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다양한 작품이 많은 독자를 만나고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도록 작품 접근성과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하겠다”며 “이와 같은 노력은 한국 작품의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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