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호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 부회장 <코스맥스> |
[씨저널]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세계 1위 업체인 코스맥스는 2023년 자체 브랜드(PB)인 쓰리와우(3WAAU)를 선보이며 B2C(기업 대 소비자) 시장에 도전했다.
쓰리와우는 1대1 맞춤형 뷰티 브랜드로, 소비자가 온라인 문진에 답하면 인공지능(AI)을 통해 개인의 피부 고민에 최적화된 제품을 제조해 주는 플랫폼이다. 주로 헤어케어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이 같은 초개인화 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이 시장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쓰리와우는 ODM으로 성장해 온 코스맥스가 B2C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려는 신호탄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코스맥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존 대형 고객사의 주문이 감소하자 기존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에서 벗어나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을 새롭게 세우고 중소형 인디브랜드 또는 인플루언서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메가히트작으로 손꼽히는 ‘가히(KAHI) 멀티밤’이다.
◆ 이병주·허민호 함께 신사업 발굴
코스맥스그룹의 B2C 진출 등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은 지주회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를 함께 이끌고 있는 허민호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병주 대표이사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전문경영인인 허민호 부회장은 2025년 3월 새로 영입한 인물로, 그의 영입 자체가 코스맥스의 신사업 의지를 상징한다는 평가가 많다. 허 부회장이 신세계와 CJ올리브영, CJENM 등 B2C 영역에서 성과를 내온 경영인이기 때문이다.
허민호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신세계백화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신세계인터내셔널 해외상품팀장을 지냈고,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동화면세점 영업·상품 총괄본부장을 역임했다.
2008년 CJ그룹으로 옮겨 CJ올리브영 대표이사와 CJENM 오쇼핑 대표이사를 지냈다.
특히 CJ올리브영에 재직하는 동안 그전까지 드럭스토어 개념이던 기존 올리브영을 H&B(Health and Beauty)숍으로 탈바꿈하며 국내 H&B 시장의 새 지평을 연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CJENM에서는 홈쇼핑이 TV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주도하고자 TV홈쇼핑(CJ오쇼핑)과 온라인몰(CJ몰)을 통합한 ‘CJ온스타일’을 출범했다.
코스맥스 쪽은 ‘신규사업 강화’라는 허 부회장 영입 목적을 숨기지 않았다. 회사 쪽은 “허 부회장 영입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신규 사업을 확장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코스맥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허 부회장 역시 취임 당시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코스맥스의 향후 10년은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혁신과 속도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 K-뷰티 성장의 중심에 코스맥스가 서도록 경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너 2세 이병주 사장도 허 부회장과 함께 그룹 신사업 탐색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사장은 미국에서 인디브랜드들과 함께 사업을 확장하는 데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장은 그간 본인이 주도했던 미국 사업이 큰 성과 없이 부진했던 만큼 새로운 결과를 통해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 사장은 2014년 코스맥스USA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올라서면서 미국 사업을 주도해 왔다. 이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9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코스맥스USA는 2014년 설립 이후 줄곧 순적자를 내 왔다. 2025년 상반기에도 242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