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경동도시가스 경동나비엔 사촌형제, '소유 중심' 손원락과 '경영 중심' 손흥락
이승열 기자 wanggo@c-journal.co.kr 2025-09-02 07:05:26
'닮은 듯 다른' 경동도시가스 경동나비엔 사촌형제, '소유 중심' 손원락과 '경영 중심' 손흥락
손연호 경동원 회장이 2006년 9월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경동나비엔 CI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경동그룹은 오너 2세인 손경호·손연호·손달호 삼형제가 현역에서 물러날 시점인 만큼 오너 3세들의 승계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상장회사인 경동도시가스와 경동나비엔을 각각 품고 있는 손원락 경동인베스트 부회장(1977년생)과 손흥락 경동나비엔 대표이사 부회장(1981년생)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그런데 두 사람은 현재 상반된 위치에 있다.

손원락 부회장의 경우 지배회사인 경동홀딩스 최대주주에 올라 있으면서도 부친인 손경호 경동홀딩스 명예회장의 소유·경영 분리 원칙에 따라 경동홀딩스와 경동인베스트, 경동도시가스의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손 부회장은 경동홀딩스와 경동인베스트 사내이사, 경동도시가스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이사회에만 발을 들이고 있을 뿐이다. 

반면 손흥락 부회장은 일찍부터 경동나비엔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고 현재 경동나비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 회사 경영을 이끌고 있다.

부친인 손연호 회장, 전문경영인인 장희철 부사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사실상 경동나비엔에서 핵심 위치에 올라선 모습이다. 경동나비엔의 영업·마케팅, 주방기기 브랜드 ‘나비엔 매직’을 지휘하고 있다. 

◆ 손원락, 소유·경영 분리 원칙 아래 경영 관여 최소화

경동그룹은 △장남 손경호 경동홀딩스 명예회장의 경동도시가스 계열 △차남 손연호 경동원 회장의 경동나비엔 계열 △삼남 손달호 회장의 원진 계열 등 세 축으로 나뉘어 있다. 

경동그룹의 세 계열 중에서 경동도시가스 계열은 ‘소유·경영의 분리’ 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소유’는 손원락 부회장, ‘경영’은 송재호 경동홀딩스·경동도시가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분리돼 있다. 

손원락 부회장은 지배회사인 경동홀딩스의 최대주주(37.03%)로서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올라 있다.

경동홀딩스는 지주회사인 경동인베스트의 최대주주(45.17%)이며 경동인베스트는 다시 경동도시가스의 최대주주(37.04%)다. 또한 경동홀딩스도 경동도시가스의 지분을 7.74% 갖고 있다. 손원락 부회장의 지배력은 공고한 편이다. 

다만 손원락 부회장은 계열사 경영에 대한 관여는 최소한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활동도 거의 없고, 두드러진 과거 경력도 공개된 바 없다.

그가 대표를 맡았던 계열사는 2024년 폐업한 전자회로기판 업체 경동이앤테크가 전부였다. 손 부회장이 오히려 주목 받았던 것은 2020년 6월 강서은 전 KBS 아나운서와 결혼할 때였다.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송재호 회장이다. 송 회장은 손 부회장의 큰누나인 손소연씨의 남편으로 손 부회장에게는 큰매형이다. 오너 일가에 속해 있지만 사실상 전문경영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송 회장이 가진 계열사 지분은 경동홀딩스 지분 5.38%뿐이다. 

송 회장은 1967년생으로, 2003년 경동도시가스에 입사해 2005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뒤 줄곧 경동도시가스 경영을 맡고 있다. 2020년에는 경동홀딩스 대표이사도 맡았다.

지주회사인 경동인베스트 역시 전문경영인인 정승진 대표가 회사 운영을 맡고 있다. 

손원락 부회장이 앞장서서 회사 경영을 챙기겠다는 움직임은 현재로선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경동도시가스의 소유·경영 분리 체제가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씨저널은 손원락 부회장의 현재 역할에 대해 듣고자 경동도시가스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닿지 않았다. 

◆ 손흥락, 사실상 경영권 물려받았지만 지분 승계 과제 남아

반면 손흥락 경동나비엔 부회장은 현재 대표이사로서 경영을 이끌고 있다. 경동나비엔 계열의 지배회사인 경동원 이사회에도 진입해 있다. 

손흥락 부회장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경동나비엔에 입사했다. 구매조달총괄 상무, 서비스·구매조달총괄 전무와 부사장, CCM·구매조달총괄 사장을 거쳐 2025년 3월 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 2023년부터 경동티에스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다만 손흥락 부회장에게는 부친인 손연호 회장의 지분을 승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태다.

손 회장은 경동나비엔 최대주주(56.72%)인 경동원의 최대주주(27.45%)이며, 경동나비엔 지분도 0.89% 갖고 있다. 손흥락 부회장의 경동원 지분율은 24.00%이며 경동나비엔 지분은 없다.

이와 관련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손흥락 부회장은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올해 대표이사에 선임됐지만 현재 지분 승계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손흥락 부회장의 누나인 손유진 부사장(1978년생)도 경동나비엔에서 CCM총괄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경동 오너 일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후계 구도에서는 밀려나 있다는 평가다. 경동원 지분율도 9.37%에 그친다. 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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