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손경호 경동홀딩스 명예회장, 손연호 경동원 회장, 손달호 원진 회장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경동그룹은 2025년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계열사 29개를 거느리고 있는 중견그룹이다. 주로 에너지, 광물, 보일러, 친환경 소재, 건축자재, 내화물 등의 사업을 한다.
손도익 경동그룹 창업주(1921∼2009)는 1967년 12월 왕표연탄(현 원진)을 세웠고, 이후 탄광(경동), 도시가스(경동도시가스), 보일러(경동나비엔)로 사업을 확장했다.
손도익 창업주의 아들인 손경호 손연호 손달호 삼형제는 2002년 독립경영을 위해 원진을 경동홀딩스, 경동원, 원진(존속회사)으로 분할하고 이 순서대로 회사를 가져갔다. 장남은 경동도시가스 계열, 차남은 경동나비엔 계열, 삼남은 원진 계열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경동그룹은 △장남 손경호 경동홀딩스 명예회장이 경영하는 경동홀딩스-경동인베스트-경동도시가스로 이어지는 계열 △차남 손연호 경동원 회장의 경동원-경동나비엔-경동에버런으로 이어지는 계열 △삼남 손달호 회장의 원진-원진월드와이드·경동개발로 이어지는 계열 등 세 축으로 나뉘어 있다.
다만 지분관계를 완전히 정리하지 않아 큰 틀에서는 아직 경동그룹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독립경영을 꾀하고 있다.
◆ 교차 지분 보유하고 있는 경동 삼형제
우선 경동홀딩스는 경동도시가스 계열의 최상단에 있는 지배회사다. 현재 최대주주는 손경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손원락 경동인베스트 부회장으로 37.03%를 들고 있다.
그런데 차남 손연호 회장이 경영하는 경동원과 경동에버런도 각각 경동홀딩스 지분 8.96%, 9.63%를 갖고 있다. 아울러 손달호 회장의 아들 손형서 원진 대표도 7.97%를 보유하고 있다.
경동도시가스의 지주회사인 경동인베스트 역시 경동나비엔(1.39%)과 경동에버런(0.40%)이 특수관계인에 올라 있다.
손연호 회장 계열의 경동원도 손달호 회장이 8.45%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기타 주주(28.84%)에도 형제의 가족이나 계열사들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경동원은 손연호 회장과 친족 및 특수관계법인이 94.43%를 소유하고 있다고 공시하고 있는데, 최대주주인 손연호 회장의 경동원 지분율은 27.45%에 그친다. 이어 손연호 회장의 자녀인 손흥락 경동나비엔 부회장(24.00%), 손유진 경동나비엔 부사장(9.37%) 순이다.
손달호 회장 계열의 최상단에 있는 회사인 원진의 지분 구조는 정확히 공시돼 있지 않다. 손달호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99.94%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역시 삼형제의 가족이나 계열사들이 일부 지분을 소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 경동그룹 오너 일가가 계열분리 완료하지 않는 이유
경동그룹은 창업주의 아들 삼형제가 각자 사업영역을 나눠 경영하면서도, 완전한 계열분리를 이루지 않은 채 핵심 계열사 지분을 공동으로 보유하며 가족회사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계열분리를 굳이 하지 않는 이유는 배당을 통해 이익을 나누는 형태로 가족 간의 유대를 유지하고 상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목적일 것으로 보인다.
일부 가족이 지분 정리를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계열분리가 이뤄지면 중요한 수익 창출 통로를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경동은 한 가족이니까 어느 정도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겠다는 선대 회장님의 말씀이 있어서 지분관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경영은 완전히 분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승열 기자